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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탈린이 되었다-79화 (79/300)

# 79

79화

동부전선에서 독일 포병은 항상 대량의 화포를 동원한 기습적인 일점 집중사격을 교리로 삼았다.

결정적 일점에 최대한 집중 사격을 퍼부음으로써, 적은 물량으로도 소련군의 공세를 돈좌시킬 수 있을뿐더러 소련의 관측 및 대포병사격을 최소한도로만 허용해 방어적인 측면에서도 이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몇 개의 포대에서 쏟아지는 포격은 탄흔 관측을 어렵게 했고, 어찌어찌 루프트바페를 피한 소련군 항공기가 독일 포대를 찾으려 해도 순식간에 쏟아지고 끊기는 사격은 대포병사격을 위한 관측을 어렵게 했다. 물론, 실제 역사에서는 그랬지만.

“와! 이 무전기들이 다 우리한테 보급된 겁니까?”

“그렇다니까? 이제 각 전차하고 포대마다 무전기 한 대씩은 준다는데?”

소련군의 경직된 지휘체계는 많은 부분 통신 수단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었다. 무전기를 통해 유연하게 그때그때 명령을 전달할 수 없었기에 소련군은 적의 포격이 쏟아지는 곳으로 병사들을 돌격시켜야만 하는 상황을 자초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 소련군은 수만, 수십만 대의 무전기를 각 단위 제대에 배포했다.

“와하하하하! 역시 미제가 최고야!”

“으음, 이거 진짜 미국인들한테 훈장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렌드리스를 통해 블라디보스톡으로는 50만 대의 무전기와 수만 킬로미터 분량의 구리선이 전달되었다. 이렇게 확충된 통신 인프라는 소련군의 혁신을 유발했다.

잘 먹고 잘 무장시켜 놓은 소련군은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 조국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는 항상 배에 든 음식물과 손에 든 무기에 의해 뒷받침되는 법. 서기장은 수많은 관료들을 야근과 철야로 갈아 넣었고, 보급강군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어머니 조국을 사수하라! 우라! 우라! 우라!”

이렇게 감투정신이 높은 병사들로 인해, 죽음으로 위협해서 후퇴 금지 명령을 내리고 전선 사수를 지시해야 할 필요도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제대 지휘관들은 조금이나마 더 자율성이 보장되었다.

수준이 높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주어진 명령을 바보처럼 따르며 제 목이 날아갈까 봐 두려워하는 지휘관들은 금방 사라졌다.

독일군들은 이제 멍텅구리처럼 포화 앞에 묵묵히 돌격하는 소련군을 학살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소련의 포병화력이 순식간에 엄청난 규모로 증강됨에 따라, 독일군이 치고 빠지는 식으로 포병을 운용할 경우 단위 시간 동안 충분한 화력을 전 전선에 제공할 수 없게 되었다.

소련군의 전면적 공세 앞에서 아군부대를 보호해야 할 포병 화력이 드문드문 끊기는 것은 보병이 그대로 막강한 화력 앞에 노출됨을 의미했고, 이는 그야말로 전선에 파국을 불러왔다.

안 그래도 부족한 화포를 차출당해 만성적인 화포 수량 부족에 빠져 있던 독일군 포병은 어쩔 수 없이 끊임없는 화력 지원을 해 주어야 했고, 이는 화포의 소모율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시켰다.

“이렇게는 전선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더 많은 포병이 필요합니다!”

“알겠네, 알겠네… 하지만….”

지속적인 포격은 포신을 마모시키고, 이로써 손실되는 화포의 수량이 상당했다. 워낙 추운 날씨 때문에 포신이 금방 냉각되기는 했어도 내부가 마모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뿐 아니라, 화력 지원이 계속 이어짐에 따라 독일 포대 위치를 포착한 소련군은 독일군이 차마 운용할 생각을 못 한 대구경 중곡사포들을 대량으로 운용하며 장거리에서 하나하나 독일군 포대를 제거해 나갔다.

“빌어먹을, 이거 대체 어디서 날아오는 거야!”

“저 개 같은 오함마는 사거리가 대체 몇 킬로미터나 되는 건가? 우리 공군은 어디서 뭘 하는 거지? 발 닦고 주무시고 계시나?”

“이 좆같은 기후에 비행기를 띄우라고요? 당신 미쳤습니까?”

원래대로라면 제일 먼 거리에서 화력을 투사할 수 있는 포병인 공군이 이를 저지해야 했지만 역시 악천후로 인해 제대로 기동할 수 없는 상황.

간신히 쥐어짜내 투입한 슈투카들이 예상외로 조밀한 대공화망 앞에 갈가리 찢겨 버리자 이마저도 시도하기 어렵게 되었다.

일선 장교들은 비명을 질렀고, 사령관 만슈타인 역시 총사령부로 향하는 전화통에 대고 비명을 질렀다.

“개새끼들아! 포병 내놔! 전차 내놔!”

양키놈들은 대체 무전기를 몇 대나 찍어냈는지, 소련 전차와 포병들은 가장 낮은 단위 제대인 개별 전차와 포대까지도 무전기를 보급받은 상태였다.

바르바로사 작전 시작 직전에는 사단을 훑어야 몇 대 나올까 말까 하던 무전기가 수십 대씩 발견되는 걸 보면서 독일군은 기가 찼다. 그만큼 포병화력과 전차의 운용은 정교해졌고, 소련군의 명장으로 유명한 이반 코네프는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뽑아먹고 있었다.

“돌격! 돌격이다! 소비에트 우라!”

“우라! 우라! 우라아아아아아!”

“흐이이이익!”

독일군의 기갑 운용은 혁신이었다.

이들은 거대한 작전제대를 기계화시켜 소규모, 작전술 이하 단위 기갑제대나 느린 기동성을 가진 전통적인 보병이 하지 못하는 것을 이뤄 내는 데 성공했다. 이를 지켜본 많은 독일군 장교들은 기갑―기계화 제대의 집중운용을 신봉하기 시작했다.

실제로도 뭉쳐진 전차부대는 강했다.

이들은 전선을 돌파해 먼 후방까지 엄청난 속도로 진격할 수 있었고, 상대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똑같이 거대한 전차부대를 들고 오거나 훨씬 더 많은 수의 보병을 투입하며 막대한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그에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것이 소련군이었으니, 소련군 역시 교훈을 몸으로 배우고 뼈에 새긴 차였다.

“저 개 같은 파쇼들만 전차들이 있는 게 아니지. 이제 우리 전차가 더 많다고!”

그래서 소련군 역시 강력한 대규모 기갑―기계화제대를 만들었고, 사령관의 비장의 한 수가 되어 독일군의 전선을 돌파, ‘종심 작전’을 현실에 실현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우랄과 레닌그라드, 돈바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계화 전력이 모조리 저것에만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소련군의 수뇌부는 전차가 가지고 있던 최초의 기능, 보병을 보조하는 움직이는 토치카이자 기관총에 대항하는 진지 역할에도 주목했고, 경전차를 개조해 보병 전투를 지원할 중화기가 탑재된 보병전투차를 양산해 냈다.

박격포, 고속유탄발사기, 기관총 몇 정같이 보병화기를 탑재한 전투차량들은 소련군의 화력과 기동성을 보조했다. 독일군은 안 그래도 본격적인 전차제대를 막기에도 부족한 기갑전력과 대전차 전력을 보병전투차를 파괴하기 위해 할애해야 했다.

“헉, 허억… 빌어먹을….”

“소련군이 너무 많습니다! 아군의 전력으로는 적의 기갑부대를 저지할 수 없습니다! 저희 포위된 것 아닙니까?”

[3연대 방면으로 갈 증원 전력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말한다. 3연대는 반드시 현지를 사수하라!]

“개 씨발 새끼들!”

모든 전선을 틀어막을 만큼의 예비대는 당연히 없었다. 한번 형성된 돌파구로 소련군이 봇물 터지듯 밀려 들어와 돌파구가 확대되었고, 질서정연한 후퇴는 기대할 수 없었다.

물론 만슈타인은 명장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무질서한 패주를 수습하여 전선을 재건하고 공세를 저지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사용했다.

눈 쌓인 전장에서 푹푹 꺼지는 땅을 헤쳐 가며 간신히 후퇴한 독일군 병사들은 점점 차게 식어 감각이 사라져 가는 팔다리를 질질 끌며 땅을 파고 진지를 구축해야 했다.

눈폭풍이 몰아치고 꽝꽝 얼어붙어 돌덩이처럼 변한 동토의 땅에 삽질을 하던 독일군 병사들은 욕설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크리스마스까지는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라던 기대 섞인 농담 따먹기를 하던 게 어제 같았다.

북부집단군에 배속되어 북으로 북으로 레닌그라드를 향할 때, 한여름에는 날씨가 시원해 좋았다. 그러나 화창하던 6월의 날씨는 곧 지랄 같은 진흙탕으로 땅이 뒤덮이는 러시아의 라스푸티차로 돌변했고, 또 잠시 11월에는 선선해지며 땅이 굳는가 했더니 동장군이 눈폭풍의 군대를 몰고 와 독일군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소련군 로켓들과 함께.

휘이이이이이익! 휘이이이이유!

“또 좆대가리야?”

“개 좆같은 새끼는 좆이 몇 개나 달려있는 거야?”

“아… 오늘 저녁은 그럼 또 순무인가?”

심심하면 날아오는 스탈린의 *대가리와 오함마가 보급고를 불태우고, 진지를 깨부쉈다. 크리스마스에는 이들은 특식으로 뜨뜻미지근한 순무 스튜와 쇼카콜라 두 조각씩을 먹을 수 있었다.

“아니, 저희도 이제 겨울을 날 식량이 부족합니다! 더 이상의 공출은 저희 보고 굶어 죽으라는 소리 아닙니까?”

“자, 자, 그러지 말고… 어음 가격은 더 쳐 줄 테니….”

“그 종이 쪼가리를 가지고 어디에다 써먹는답니까? 허허….”

처음 독일에 협조했던 발트의 민간인들도 지속적인 물자 공출 앞에서는 점점 돌아설 뿐이었다.

독일군이 소련군을 몰아내고 진주했을 때에는 흰 빵과 소금을 들고나와 환영하던 이들은 시간이 지나자 흑빵에 톱밥을 섞어 던져 주기 시작했다.

군납물품에 사보타주를 한 혐의로 몇몇 마을 이장들이 본보기로 끌려가 총살당하자 발트인들은 민병대를 구성해 독일군과 소련군 모두를 향한 게릴라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물론 발트인 민족주의 민병대는 소련군 파르티잔과 독일군, 그리고 발트 출신의 SS 의용군 지원자들 모두를 적대한바 금방 사냥당해 처형당했다. 하지만 이들을 처형한 것이 독일군에게 다시 발트인들의 마음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개 같은 소련의 하수인 새끼들, 모조리 처형해야 해!”

“….”

소련의 하수인은 누구를 지칭하는 말일까?

답이 돌아오지 않는 전화통을 붙들고 씩씩대는 연대장을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독일을 적대하는 친소 파르티잔이나 소련군이 잠입시킨 특수부대들, 혹은 발트 민병대들까지. 북부지역에서는 끝없는 상잔이 자행되고 있었다.

대체 누가 독일군의 통신선을 끊었는지 이들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우리 것을 되찾겠다고 보급물자 수송행렬을 습격해 연대로 와야 할 물자를 약탈해 간 발트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연대에서 배포한 2선급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었다.

상부에서는 이들을 무장시켜 소련과 싸우는 군대로 만들고자 했으나, 이들은 점점 안면 몰수하고 도둑놈 근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친독파들은 대부분 SS 의용군으로 입대해 벌써 독일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고 있으니 남은 것은 소련을 싫어해도 독일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이들.

북부집단군은 수렁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 * *

발트 3국의 인구는 대략 합쳐서 600만가량. 이 중 1%가 넘는 6만여 명이 무장친위대 5사단 비킹, 7사단 노르트, 8사단 오스트란트 등에 입대해 싸우고 있었고 비슷한 수가 독일인에게 협력하는 히위(Hilfswilfiger), 부역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 반항적인 촌락들을 불태우면 자칫하면 아군에 입대한 이들이 배반할 마음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초토화 작전은 불가능합니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최소한 마을 내부에 반항적인 놈들이라도 잡아 족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놈이 누구 형제고 누구 아비인지 어떻게 안단 말입니까!”

게릴라들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한 마을에서도 형제가 이념이 달라 싸우기도 했고, 이웃사촌들끼리 이데올로기로 인해 총질을 해대며 서로를 죽여 댔다.

물론 얼마든지 반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독일군에 협조하다가도 형제가 독일군의 손에 죽어 총구를 돌린다든가 하는.

이 와중에 소련군 특수부대들은 흰 위장복을 입고 유령처럼 숨어들어와 온갖 파괴공작을 저질렀다.

“대 독일제국에 반항한 너희 반역자들은 죽어 마땅하다!”

“아이고, 살려 주십시오… 제발….”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히 이들은 독일군을 도왔는데, 독일인들이 갑자기 나타나 마을 주민들을 공격한 것이다.

물론 이들은 사실은 위장한 소련군이었다. ‘반역자’라는 부분은 이들에게는 진실이었기에, 스페츠나츠들은 거리낌 없이 국가 반역자들을 처형했다. 소문을 퍼트릴 몇몇은 일부러 남겨 둔 채로.

이들은 온갖 종류의 배후 공작을 펼쳤다.

독일군 말살부대인 척 위장해 발트계 마을에서 학살을 저지르고 독일군에게 혐의를 덮어씌운다던가, 발트 민병대인 척 위장해 가볍게 무장한 독일군 보급부대를 협박하고 약탈한다던가.

들킨다 해도 이들 역시 나름의 변명이 있었다.

“어차피 저놈들은 반역혐의로 처형 아니면 시베리아 유형인데 그게 뭐가 잘못됐습니까?”

“독일군들이 하는 짓을 우리라고 못 할 게 있습니까?”

이런 위장공작은 상상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않게 되면, 머릿수가 많은 쪽이 손해를 본다. 여기가 독일의 후방인 만큼 피해는 독일이 훨씬 많이 입었다.

사실 발트인들이 보급부대를 약탈했다 해도 그들이 진짜 민병대인지, 친소 파르티잔들이나 소련군 특수부대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보급품만 뺏고 차량은 곱게 돌려보내 주면 민병대인가보다 하고 기어이 차량을 폭파시키고 독일군 보급부대원을 모두 죽여 버리면 소련군인가 하는 정도일 뿐.

그리고 전선이 급박해지며 목 안에 걸린 가시 같았던 이들은 점점 더 북부집단군의 목을 조여왔다.

“뭐? 철도가 폭파됐다고?”

[치…치칙… 그렇… 치익….]

독일군의 전선은 점점 후퇴하고 있었다.

중장비들을 실어나를 트럭은 보급에도 부족했고, 말들은 혹한에 몽땅 얼어 죽어 장병들의 특식이 된 지 오래였다. 기껏해야 한 사람당 한두 점씩이나 돌아가는 수준이었지만.

이 상황에서 병사들은 낑낑대며 견인포, 대전차포 등 중장비들을 밀고 당기며 후퇴를 위해 만들어진 임시 화물적재소까지 끌고 와야 했다.

그러나 그들이 만난 것은 비참한 소식뿐이었다.

“씨발… 여기까지 저걸 끌고 왔는데 그냥 버리고 가라고?”

“이럴 줄 알았으면 대충 망가트려 놓고 올걸….”

소련군 특수부대는 종잡을 수 없이 신출귀몰하게 나다니며 독일군의 배후를 헤집고 다녔다.

넓디넓은 북러시아에는 숲과 늪지와 구릉지가 널려 있어 감시자들의 시계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특수부대는 눈의 색깔인 백색 위장복을 입고 때로는 초병들의 눈을 피해, 때로는 초병들을 처치하며 철도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

여름 동안 쾌속 진격하며 애써 개보수한 철도는 군데군데 뜯겨 나갔다.

가끔 대담한 이들은 주변에 몰래 숨어있다 열차가 지나갈때를 노려 폭발물을 기폭시켰다.

철로를 끊는 동시에 열차를 탈선, 전복시켜 파괴하는 데 성공한 소련군 특수부대원 한 명을 잡기 위해 눈 속을 헤집고 다녀야 했던 독일군 부대에서는 수십 명이 결국 동상으로 후송되어야 했다.

“응답하라! 응답하라!”

“제기랄, 우리 포위된 것 아닙니까?”

흰 위장복을 입고 자동소총을 든 채 몰래 접근한 소련군에 의해 사살당하기까지 독일군은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와들와들 떨어야 했다.

소련군은 기민하게 고립된 부대들 사이로 침투했다. 눈폭풍으로 시계가 제한되고, 경계하는 병사들도 손발이 얼어붙어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는 동안 자동화기로 무장한 스키부대가 전선의 틈 사이로 침투했다.

결국 독일군은 보급이 끊기고 고립된 채 무의미한 항전을 하든지, 포로가 되어 시베리아의 굴라그로 끌려가든지, 아니면 얼어 죽든지. 셋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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