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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탈린이 되었다-74화 (74/300)

# 74

74화

신년이 되었다 한들, 미국 내의 찬전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하게 불타올랐을 뿐.

특히 미국인들은 일본에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독일의 파나마 선제공격은 ‘이해’의 범위 내에 있었다. 가툰 댐이 무너지고, 미국 선적 선박에 공격이 가해져 가라앉았다 한들 미국인의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애초에, 법적으로 미국령일지언정 파나마는 대부분 미국인들의 생각에서 <우리 땅>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그리고 미국도 그다지 떳떳하게 독일과 싸워 온 것은 아니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었지만 미국은 중립국임을 자임했으면서 영국에게 일방적인 지원을 몰아주었고, 독일 잠수함들을 공격하곤 했다.

“미국은 그저 우리의 자랑스러운 유보트 승조원들을 바닷속에 수장시킨 대가를 치를 뿐입니다!”

괴벨스는 선전방송에서 그렇게 외쳤다.

물론 그게 사실이라 할지언정 독일을 지지하는 내용을 입 밖에 낼 수 있을 정도로 작금의 미국 여론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무시하고 인구의 거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계들을 모조리 반역자 취급하기도 어려웠다.

지난 대전에서도 많은 독일계는 미국에 대해 충성을 바쳤다는 것을 미 정부는 분명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진주만 기습은 달랐다. 선전포고를 전달한 방식도 비슷했고, 기습을 가했다는 것까지는 비슷했다.

하지만 미국의 자랑이던 태평양함대가 기습 한 번에 모두 고철 더미가 되어 진주만 앞바다에 가라앉아 버린 것이다. 그것도 단 어제까지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손바닥을 비비며 비굴하게 굴던 빌어먹을 노란 원숭이 놈들에 의해.

“우리는 쪽발이들을 죽이고, 더 많은 쪽발이들을 죽이고, 그래서 전쟁을 포기할 때까지 쪽발이들을 죽일 것입니다!!”

“눈 찢어진 원숭이들에게 죽음을! 미국인 한 명의 피마다 원숭이 1백 명의 죽음을!”

연일 과격한 가두시위가 이어졌다. 집권당인 민주당이든 야당인 공화당이든 이러한 여론을 잠재우려 노력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부채질할 뿐.

민주당은 자기네들이 주도하는 전쟁에서 시민들의 지지를 얻고 싶어 했다. 공화당은 반대로, 행정부의 무능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했다.

시위는 연일 끝도 없이 이어졌고 전국을 가릴 것 없이 주요 도시와 마을마다 가두행진과 횃불, 플래카드를 건 데모가 벌어졌다. 몇몇 양식 있는 자들은 독일이 저질러 온 학살과 악행들을 열거하며 이는 인종적 편견에 의거한 차별행위일 뿐이라 일축했지만 그런 자들은 곧 쏟아지는 욕설과 돌멩이 앞에 입을 닫아야 했다.

“본 정부는 이에 행정명령 9066호를 발효,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정세는 불안하게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소규모 충돌들이 각지에서 연이어 벌어졌다. 일본계들은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거주지들에서 습격당했다.

가게 유리창에는 끝도 없이 돌덩이들이 날아들었고, 일본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대부분 휴업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집에만 숨어 있을 수도 없었다. 동네 악동들부터 퇴역 군인들까지, 일본인들의 집에 횃불과 화염병을 던지는 ‘의거’를 저지르곤 했기 때문이다.

습격자들의 양상은 다양했다.

그동안 일본과 전쟁 중이던 중국 출신자들이 본인들에게 혹시나 쏟아질지 모르는 공격이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종종 앞장을 섰다.

남부에는 거의 일본계들이 없었지만, 그 몇 없는 이들에 대한 공격은 주로 지역 KKK단이 개입되어 있었다. 이들은 형식적인 조사를 위해 경찰에 끌려가기는 했지만, 결국 웃으며 배웅하는 경찰서장이나 보안관을 뒤로하고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 미국 만세! 를 외치며 당당히 걸어 나올 수 있었다.

피해자들은? 엄포를 놓고 협박하는 경찰과 야유하는 시민들을 피해 경찰서 뒷문으로 도망치듯 걸어 나갔다.

루즈벨트 정부는 이를 겨낭한 듯 일본계 미국인들을 ‘조사’와 ‘보호’를 위해 모두 수용해 버리겠다는 행정명령 9066호를 발효했다.

모든 ‘적성국’ 출신자들을 감금해 버리면 미국은 그냥 멈춰 서야 했다. 당장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네 나라 출신들을 모두 배제해 버린다면 미국 인구의 3할가량을 어딘가 산골짜기에 가둬야만 했다. 그러나 한 줌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일본계는 충분히 가둬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명분’ 역시 존재했다. 일본인들은 집중적인 테러와 공격에 노출되어 있었고, 미국 정부는 이들의 신체와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 실제로 그럴지에 대해서는 별건으로 하고서라도.

* * *

일본계 주민들의 반응은 양극단의 두 가지로 갈렸다.

“하! 더러운 코쟁이 양키 놈들! 자유고 나발이고 너희들 역시 똑같이 개만도 못한 종자들이야!”

당장 어제까지 자유와 공존을 약속하던 미국 정부는 일본계들만을 수용소에 처넣어 버리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유럽 출신자들은 너무 많다고, 그리고 백인이라고 차별하지 않지만 유색인종만을 핀포인트로 잡아내어 가둬 버리는 행위에 대해 많은 일본계들은 치를 떨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들의 불만을 누가 들어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배신자는 너희들 아니냐며 펄펄 뛸 뿐. 일본계들의 ‘배신행위’는 이미 언론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공습이 가해진 하와이에 불시착한 일본 전투기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해 일본계 이민자 청년 몇 명이 하와이섬 원주민들과 총격전을 벌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충격받은 미국인들에게 퍼져 나가 여론에 불을 지피는 데 일조했다.

그들의 이름과 신상을 까발리고 비난 행렬에 참가한 언론들 중에는 싸구려 타블로이드들뿐이 아니라 유수의 정론지들마저 끼어 있었다. 아니, 일본계를 제외한 다른 모든 미국인들이 그들을 잡아 죽이려 하고 있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미합중국의 법률 집행을 수호하는 검사로서 이 피고인들은 일말의 동정을 할 가치가 없는 반역자임을 확신합니다! 이들에게 법정 최고형, 사형을 구형하는 바입니다.”

“사형! 사형!”

“와아아아아!”

그들에 대한 재판은 신속했고, 판사가 싸늘하게 피고인들을 노려보는 가운데 검사는 모든 피고인들에 대한 사형을 구형했다. 법정에서는 정숙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방청객들은 사형을 연호했다. 더러운 노란 원숭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려라! 판사마저도 이들의 소란을 방치했다.

하와이에는 일본계 이민자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이들 중 꽤 많은 수는 일본국 군인연맹에 후원금을 보내고 있었다.

또 적잖은 수가 ‘제국 동지회’에 가입하여 미국의 전쟁에 협조하지 않을 것을 천명한 뒤였기에 여론은 그야말로 불타올랐다.

불시착한 조종사들은 이미 분노한 주민들에게 살해당한 뒤였고, 여섯 명의 일본계 1세, 2세 젊은이들 중 셋 역시 살해당했다. 그러나 법정에 끌려온 것은 ‘살인자’들인 원주민들이 아니라 일본 조종사들과 함께 있었던 일본계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은 미국에 대한 일본제국의 기습에 동조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피난처를 제공하고자 한 스파이 혐의 및 하와이 원주민에 대한 계획적인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판사는 검사가 구형한 사형을 선고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한 중형을 셋 모두에게 선고했다.

그리고 진주만 공습에서 살아남은 미 육군은 일본계 주민 수만 명을 모조리 찾아 본토의 수용소로 보내 버리기 시작했다.

몇몇은 재산을 처분하고 동포들이 사는 남미로 이주하려 했으나 스파이 혐의로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우리는 미국인입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랐으며, 우리 조상이 어디 출신이든 미국인으로서 미국에 충성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일본계가 미국에 대한 충성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많은 일본계 2세, 3세들은 스스로가 일본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들을 격리수용소로 데려가려 했으며, 이들은 집단적으로 반발했다. 우리는 전쟁을 피하지 않겠다, 차라리 입대시켜 달라! 우리의 충성을 증명해 보이겠다!

이러한 일본계들의 반발을 보았지만 미군은 부정적이었다. 미군 정보부와 FBI는 반쯤 일본계들의 협조가 진주만 공습의 성공에 결정적이었다고 단정 짓고 있었으며, 이들이 입대 이후 일본을 위한 스파이로 활동할 것을 경계했다.

FBI 국장 에드가 후버는 입대하고자 하는 이들 중에 스파이가 있을 것이라며 격렬하게 반대했다.

“스파이들, 스파이들, 빌어먹을 스파이들! 미국 안에는 이런 기생충들이 암약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기생충이 군대로 옮아갈 수 있도록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 국방부 역시 부정적인 인식을 공유하는 것은 다를 바 없었다. 결국 미국에 충성하는 이들은 충성을 ‘검증’받기 위해 별도의 수용소에 모이게 되었다.

수용소라고 해도,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끌려가야 했던 중부 내륙의 황량한 땅에 건물만 덜렁 세워진 곳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미군 기지에 준하는 수준이었지만 경계는 삼엄했다. 특히, 하와이 해안경비대 출신의 일본계들은 독방에 배정되어 중무장한 미군 병사들의 감시를 받아야만 했다.

육군의 모 장군은 이들에 대해 관심을 표했지만… 그 역시 군 정보국의 조사를 받고 나서부터는 애써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만 했다.

“일본계 부대에서 집단 탈영이 발생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 당신도 미국의 적을 도우려는 것입니까?”

FBI의 후버 국장이 보이는 격한 반응 앞에 그는 꼬리를 내려야만 했다.

* * *

“뭐? 그런 일이 있었나?”

실제 역사의 진주만 공습에서도 니하우섬에 착륙한 조종사 한 명을 보호하려다 소위 ‘니하우 사건’이 터지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계를 모조리 수용소에 처박아 버릴 줄은 나도 상상하지 못했다.

루즈벨트 아저씨 어지간히 열받으셨나 보다.

물론 이해할 수는 있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실제 역사보다도 태평양함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단 한 척의 항공모함도 상실하지 않고, 전함들만 착저했던 실제 역사와 달리 여기서는 초기 반격의 핵심이었던 항공모함들을 엔터프라이즈 한 척 빼고 모두 상실한 데다가 전함들 역시 타격을 받아 버려서 태평양함대가 아예 증발해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휴… 말을 해 주어도 못 막는단 말인가?”

이래서는 태평양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미군이 전선을 유지할 수 있는 항모는 한 척 빼고 모조리 날아가 버렸다. 역사상 최고의 수훈함 엔터프라이즈라고 해도 고작 한 척이었다. 여기에 별로 도움은 안 되었다지만 아무튼 동맹국인 영국도 박살 나버렸다.

미국의 물량이 터져 나올 43, 44년까지 미국은 아마 고생 좀 할 것이다.

우리 소련도 짜증 나지만 일본을 살살 잘 꼬드겨야 할 것이고. 방방 뛰는 건 히틀러 아닐까? 기껏 영국에 파나마까지 박살 내줬는데 일본은 여전히 소련하고 칭목칭목이나 하면서 통수를 치다니. 베를린에서 히틀러는 뒷목 잡고 날뛰고 있지 않을까, 하하.

“그나저나, 일본에 대한 여론은 그야말로 활활 타오르는 것 같군 그래?”

“그렇습니다, 서기장 동지. 일본인들을 아예 다 굴라그에 넣어 버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원역사의 미국은 미국에 충성을 서약한 일본계 부대, 니세이(2세) 부대를 편성하고, 이들은 스스로의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엄청난 분전을 펼치고 전쟁에서 제대로 활약한 바 있다.

그런데 그런 부대의 창설마저 막아 버리는 건 어쩐지 자충수처럼 보였다. 뭐, 그다지 신경 쓸 것은 없을 것 같다. 어차피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의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면… 무슨 개짓거리를 하든 독일과 일본이 막을 수는 없을 테니.

핵폭탄이 개발되는 순간 미국이 도쿄―핫을 찍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전쟁이 더 일찍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내부에 분열의 씨앗은 남을 것이다. 자유와 민권을 중시한다는 미국이 우리 소련처럼 굴라그를 만들어 자국민을 처박는다…. 나중에 미국이 이쪽에 써먹을 수 있는 비난거리가 하나 줄었다.

“베리야 국장, 자네가 가서 우리의 선진적인 굴라그 운영 기술을 전수해 주는 게 어떤가?”

“푸흡, 푸흐흣….”

몇몇이 갑자기 나온 농담에 푸흡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베리야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얼굴을 눈에 새기려는 듯, 안경을 밀어 올리며 하나하나 바라보자 곧 허겁지겁 꼬리를 내리고 안 웃은 척을 했지만… 그러게 왜 웃고 그랬니.

루즈벨트가 내린 행정명령 9066호, 실제 역사에서는 ‘적성국’민을 수용할 수 있다는 그 명령이 일본계만을 타겟하는 법률로 바뀌어 버린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유럽전선은 영국, 아일랜드, 소련 빼고는 모조리 적국이 됐으니.

그러나 미국인들은 과도하게 분노하고 있었고, 시베리아 굴라그 수준은 아니지만 황무지에 일본계들을 모조리 처박아 버리겠다는 듯 굴고 있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가져다 처박아 버리고 있었다.

하와이 인구의 1/3 가까이를 차지하는 일본계 이민자들과 그 2세들은 모조리 애리조나와 유타의 사막으로 끌려갔다고 한다.

일본계 2세 여자들, 그중에서도 백인이나 원주민 등 ‘미국적’인 사람과 결혼한 사람들을 빼고는 젖먹이 어린아이들까지 전부 반국가 스파이 행위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끌려갔다고 하는데….

대체 어디서 배워 먹은 수법이냐 하면 그다지 할 말은 없다. 소련이든 독일이든 일본이든 다 그 짓거리 하고 있었으니까.

물론 독일이나 일본이 만든 것처럼 학살/절멸수용소나 우리 소련의 노동수용소라기보다는 그냥 좀 시설이 안 좋은 편일 뿐인 격리수용소이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어쩐지 내 생각엔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 같았다.

“아, 미국에 이것 또한 전달해 보게. 조선 출신들이 일본의 식민지라는 이유로 일본계로 몰려 수용소에 가는 일이 없도록 관리를 ‘부탁’한다고. 혹여나 입대를 거부당한 조선계가 있다면… 우리 조선인 군단은 언제든지 그들을 환영한다고 알려 주도록 하게.”

2차 대전의 전쟁영웅 중 하나인 김영옥 대령 같은 인사도 혹시 실무 책임자들의 무지 때문에 불이익을 입을 수 있다. 미국이 조선계와 일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일선에 있는 모든 사람들까지 다 그 정도로 사려 깊고 주의하는 사람일 리 없었다.

설령 입대한다 쳐도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일본계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유무형의 불이익을 입느니 조선인들로 구성된 소련군 부대에 입대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여기 역시 소련계와 중국계, 만주 출신, 심지어 일본군에 징집당했다가 도망쳐 온 본토 출신들까지 섞여 있어서 나름의 갈등이 있는 듯했다.

물론 감히 대놓고 각을 세우지는 못했고, 맹렬하고 가혹한 훈련 속에서 전우애를 키워 가는 듯했지만… 여기에 미국계까지 추가한다면? 위에서 보기엔 재밌고 흥미로운데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골때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뭐 어때? 내가 실무 책임자 아닌데 낄낄낄. 일본을 자극할 수는 있어도, 미국과의 향후 관계 개선에는 소련인들을 ‘전우’라고 생각하는 군인 출신들이 많은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예! 서기장 동지의 명령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암, 암 그럼.”

일본을 자극한다 쳐도, 일본이 감히 전쟁을 걸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중국 상대로 전쟁을 벌이면서 말 그대로 수백만 육군을(유라시아 반대편에 있기는 해도) 굴리는 소련과도 전쟁을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그걸 생각하는 애들이 아니라 치자, 그렇다 해도 극동에서 시베리아 넘어서 유럽 러시아까지 오게?

렌드리스는 끊어지겠지만 이제 기반 설비들을 쏙쏙 받아 온 효과가 슬슬 나고 있어 생명줄이 끊기는 수준까지는 아니게 되었다.

“오늘 회의는 이만하고, 다들 영화 어떤가? 볼샤코프 동지가 우리 친구, 미국인들이 만든 영화를 준비해 놨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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