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
45화
부슬부슬 내리는 11월의 찬비 속에서, 관 하나가 땅 속으로 내리워졌다. 몇몇이 흐느끼는 가운데, 남은 이들은 삽으로 한 삽씩. 흙을 떠 관 위로 뿌렸다.
국왕 조지 6세가 가장 먼저 삽을 떴다. 왕좌의 제1 후계자 엘리자베스 공주가 그 다음. 수상 윈스턴 처칠 경과 영국 내각의 중신들이 그 다음. 왕실의 친척들이 그 다음.
"아··· 루이!"
그의 관이 흙으로 조금씩 덮여가는 것을 보며, 고인의 부인, 에드위나 마운트배튼 여사는 결국 빗속에서 혼절하고 말았다. 질척거리는 진흙 위에 무너진 미망인을 왕실의 경비대원들이 조심히 모셔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우리는 결코 항복하지 않습니다! 저 사악한 독일인 악마들은 비열하게도 인도인 자객을 고용하여..."
처칠의 사자후는 어쩐지, 평소의 그 위엄을 잃은 듯 초라했다. 찬 비 속에서 몇몇이 벌써 감기가 든 듯 기침을 했고, 또 몇몇은 비를 피해 어디론가 사라졌다.
살아 생전의 루이 마운트배튼 백작과 친했거나 혹은 그를 흠모했던 이들, 그것도 아니라면 기자들의 눈치 때문에 자리를 지키는 이들을 빼고서는 늙은 사자의 으르렁대는 추도사에 관심을 주는 이는 없었다. 처칠 역시 그것을 아는 듯 했다.
흐지부지 마무리되어가는 추도 연설 도중 누군가 고함쳤다. 당신이 루이 마운트배튼을 죽였어! 너희들 모두가! 웅성대는 사람들 사이로 누군가가 일어서서 처칠과 각료들이 앉아있는 방향을 향해 마구 삿대질을 했다.
"의미없는 싸움 속에 우리 군대와 함대를 모조리 털어넣고, 더러운 빨갱이들과 협력하다니. 이게 다 당신들 때문이야!"
"닥치시오! 그 입 닥쳐!"
윈저 공작, 한때는 에드워드 8세였으며 퇴임한 이후 바하마의 총독으로 사실상 유배당한 그는 갑작스럽게 터진 왕실 가족의 장례로 본국에 돌아와 있었다.
그의 친독, 친나치 성향은 유명했던 바, 그의 입장을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장례식 자리에서까지 그럴 줄 누가 알았겠는가. 몇몇 왕실의 노인들은 충격으로 휘청거리는 듯 했다.
내각의 대표적인 대독 강경파로, 윈저 공작이 한때 '총살해야 한다' 라고까지 말한 앤서니 이든은 아예 일어서서 얼굴을 붉힌 채 그에게 삿대질을 했다.
"이는 파시스트들에 대한 성전이오! 저들의 비열한 수작을 보시오!"
"비열하기로 따지면 처칠 씨만 할까? 빨갱이들과 손잡은 처칠은 물러가라!"
엄숙하고 경건해야 할 장례식은 이제 독일전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절반으로 나뉘었다. 아니, 절반으로 나뉘었다기엔 대독 주화파의 숫자가 훨씬 적기는 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그만큼 크고 높아져 있었다.
당장 영국으로 들어오는 물자의 절반이 크릭스마리네의 잠수함대에 의해 대서양의 차가운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빵과 감자의 가격은 몇 배로 뛰다 못해 정부가 배급제를 실시해야만 하는 수준이 되었다.
영국인의 반수 이상은 만성적으로 배를 곯고 있었고, 정부는 전쟁에 미쳐 굶주린 사람들을 징집해 전장으로 끌어내려 했지만 사람들은 결코 전쟁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이든 세대는 지난 대전의 승리자라는 자부심과 함께 타국에 대한 뿌리깊은 멸시를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직접 총을 잡고 전장에 끌려갈 일이 없었다.
가장 위험해봐야, 산발적인 루프트바페의 폭격이 떨어지는 런던의 저택이나 그마저도 올 일이 없는 시골의 별장에서 난롯가에 앉아 라디오를 들을 뿐. 그들은 마음놓고 대영제국의 영광을 위해 전쟁을 계속하려는 처칠 행정부의 강철같은 의지를 지지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자랑스러운 대영제국의 영광 이전에 당장 '형제'나 다름없는 도이치 민족, 같은 게르만 인들과 총을 겨누고 싸우고 서로를 죽이거나, 죽어야 했다.
공황에 시달리고 전쟁에 지친 이들에게 총통 히틀러가 주장하는 아리아인들의 사회는 꽤나 매력적인 대안이었다.
"유태-볼셰비키들과 내통한 반역자들! 더러운 볼셰비키들의 개가 될 참이냐!"
"더 이상 전쟁에서 젊은이들을 죽이지 말라! 얼마나 더 많은 피가 뿌려지고서야 전쟁은 멈출 것인가?"
"피에 굶주린 학살마, 처칠은 물러가라!"
장례식장의 곳곳에서 젊은이들이 벌떡 일어나 소리치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며, 왕실경비대원들은 총을 뽑아들었다. 쏴 볼테면 쏴 봐라! 어차피 전장에서 흐를 피가 여기서 흐를 뿐! 너희들의 손에 묻은 피는 결코 지울 수 없다!
내각의 인사들은 결코 자기가 예수를 못박은 로마 총독, 폰티우스 필라투스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먹잇감이 걸려들까 고대하는 황색 언론들의 기자 앞에서 아무리 무례한 불한당들이라 한들 저들의 피가 흐르게 하는 것은 자충수 중의 자충수였다.
메리 왕대비나 엘리자베스 왕비 같은 왕실의 여인들은 신속하게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피신했다. 하늘은 이제 비를 쏟아붓듯 내리퍼붓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서로 들리지도 않는 고함을 쳐대기 시작했다.
저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수도 없는 가운데 우산을 들고 서로 가리켜 찔러 대던 와중, 누군가 돌을 던졌다.
"빨갱이! 빨갱이 놈들!"
"독일에 나라를 팔아먹는 빌어먹을 매국노들!"
경비대는 싸움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누가 어느 편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기자들이 마구 플래쉬를 터트리며 싸움의 사진을 찍는것을 막으려다가 한 기자의 카메라가 땅바닥에 내팽개쳐졌고, 또 그것을 보며 기자들은 다시 특종이라며 플래쉬를 터트렸다. 이 모든 사람을 다 진압할 수는 없다.
내각의 각료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퇴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도 암살자가 섞여 있을지 모른다. 그 모습을 보며 경비대장은 친독파들의 테러행각에 대비해 그들을 한쪽으로 몰기 시작했다.
체격도 훨씬 크고, 어디선가 몰려나왔는지 인원도 훨씬 많은 경비대에 둘러싸인 이들은 점점 궁지에 몰린 짐승이 이빨을 드러내듯 폭력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꺼져라! 꺼져라! 반역자들!"
"내가 누군지 아느냐!"
"처칠은 지옥으로!"
퍽, 누군가가 던진 돌이 경비대원의 광대에 정통으로 맞았다. 퍼붓는 장대비 속에서 붉은 피가 흘러 옷을 적시고, 자랑스럽게 쓴 높은 모자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이미 빗물로 더럽혀진 제복이지만 피와 진흙이 묻어 완전히 옷을 망쳐버렸다.
삽시간에 그를 비웃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고, 경비대원들은 이를 악물었다.
퍽, 퍽, 돌과 진흙이 훨씬 더 많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린 이들은 발악적인 웃음과 비명을 토하며 경비대원들을 공격했다.
"휘이이이이익! 전원 착검!"
경비대장은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 호루라기를 불고 의장용 총에 착검할 것을 명령했다. 정부 인사들은 대부분 빠져나갔다.
기자들도 험악해지는 사태를 보다 못해 다수 경비대의 인도를 따라 퇴장했다.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두 집단이 대치했다. 착검한 채 비무장인 친독파 '시위대' 를 겨누는 경비대들, 누군가는 그것을 카메라 속에 담고 있었다.
마운트배튼 백작의 장례식에서 발생한 '참사'는 다음날 아침 모든 신문의 1면을 휩쓸었다. 수상 처칠은 스스로가 언론의 고삐를 완벽히 잡고 있다고 자부하며, 빗속에서 관저로 돌아온 후 주요 언론의 편집장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자중할 것'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요청'을 완벽하게 무시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 데일리 미러, 더 타임즈, 뉴스 오브 월드, 더 피플, 선데이 익스프레스..."
공보국장은 처칠의 요청을 무시하고 참사를 보도한 언론들을 죽 읽어내려가고 있었다. 아침새 이 참사를 1면에 다룬 일간지들을 싹 걷어온 공보국 직원들은 신문 뭉치를 회의실로 낑낑거리면서 가져왔다.
"햐, 어느 놈은 아예 호외로 뿌렸구만?"
애틀리는 감탄했다. 동시에, 걱정이 되었다.
"어제의... '대치'에서 두 명의 왕실경비대원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고, 불한당들 중 넷이 중상, 열세 명이 경상으로 현재 왕립 성 빅토리아 병원의 특수병동에 입원중입니다. 이에 대해 재건 영국 파시스트 연합은 정부의 성명을 촉구..."
"성명은 빌어먹을 놈의 성명!"
처칠은 회의실의 탁자를 쾅 내리쳤다. 파쇼 분자들은 아예 대놓고 그들의 깃발을 걸고 어둠이 깔려가는 거리를 행진하고 있었다.
<깃발을 높여라! 대열을 견고히 갖추라!
돌격대는 행진한다, 보무도 당당히!>
횃불을 들고 호르스트 베셀의 노래를 부르며, '순교'한 그들의 동지들을 사면하고 전 당수 오스왈드 모즐리를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들의 구호가 어렴풋이 내각의 각료들이 토론하는 중인 회의장 안으로도 들려왔다.
그들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자금으로 런던의 부랑자들과 불량 청소년들을 모집해 완장을 채워주고 시위에 동원했다. 나치들이 대체 어디서 저런 자금이 나왔지? 독일? 인도의 불순분자들? 미국이나 아니면 소련? 급속도로 성장한 이들이기에 정보국은 아직 감조차 잡고 있지 못했다.
"1기병사단을 런던에 배치하도록 하지. 내 눈앞에서 저런 것들이 설치는 꼬라지는 두고보지 않아! 빌어먹을 시위대놈들이 다시 한번 기어나온다면 그냥 짓밟아 버리도록 하지."
"수상 각하!"
각료들의 비명이 터졌다. 강경 진압이라니? 이미 마운트배튼 백작이 폭사했다. 혼란과 강경 진압 속에서 저들이 무엇을 더 저지를 수 있을지 모른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인도인들의 독립에 대해 탐탁찮아했지만 처칠 정권에 대해서는 더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여기에 강경진압을 명령하는 것은··· 무엇을 일으킬 지 모른다.
"시위는 단순히 런던에서만 터지는 것이 아닙니다. 버밍햄과 리버풀처럼 폭격이 집중된 곳에서 가장 시위가 크게 발생하고 있고, 포츠머스, 글래스고, 벨파스트, 맨체스터 등에서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운집하고 있습니다. 노동당은... 일부 노동조합이 파업을 선언하며 합류중이지만 이를 저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애틀리는 고개를 푹 숙였다. 언제 날아들 지 모르는 폭격 속에서 전쟁물자를 생산하라고 명령받은 노동자들이 파업을 선언했다.
노동당은 보수당과의 거국내각에 협력하고자 했지만 노동당의 기반인 노동조합들은 결코 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완고한 처칠을 싫어했고 자기네들의 아들들이 전쟁에 나가 전사하는 것은 더더욱 싫어했다.
많은 노동계급 청년들이 죽었다. 물론 비율로 따지면 초급 장교들의 사상률이 훨씬 더 높았다. 그리고 초급장교는 주로 중산층이나 상류계급의 청년들이었기에 굳이 따지자면 보수당이 더 전쟁을 반대해야 옳았다.
그러나 이런 숫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상류계급의 청년들은 팔다리가 잘리고 눈을 잃은 채 돌아와도 가족의 부로 평생 끼니 걱정을 할 일이 없겠지만 노동계급의 청년들이 그랬다는 것은 가족의 몰락을 의미했다.
아버지는 폭격으로 사망하고, 아들은 독일과의 전쟁에서 병신이 되어 돌아온 수난 2대! 언론들은 이런 자극적인 사례들을 퍼날랐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노동당원으로서 그는 저들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오늘도 뚱뚱보 처칠은 관저의 요리사가 만들어주는 포크 찹이나 로스트 비프를 저녁으로 먹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형편없는 맛의 미국산 스팸을 튀겨 먹거나, 좀 더 여유가 있다면 달걀 한두개 정도를 먹을 것이다. 순무, 감자, 당근, 지난 전쟁 시기가 생각나게 하는 그 형편없는 것들을 먹으며 또 하룻밤을 불안하게 버텨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자들은 그들의 심정에 공감할 수 없겠지.
"시위대를 물리력으로 진압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들의 요구 사항을 진지하게 검토..."
"그럼 휴전을 하자는 말인가? 우리 단독으로? 아니면 모즐리를 석방하라는 건가? 그러면 저들이 잠잠해지겠나, 더 날뛸 뿐이지!"
할 말이 없었다. 사실 저들의 핵심 요구들은 결코 들어줄 수 없었다. 첫 시작은 인도인 테러리스트들이 마운트배튼을 죽이며 자기네들의 세를 과시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식민제국이 붕괴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들불처럼 늘어났다.
독일과 손을 잡고 식민제국을 유지하자는 것이 시위대가 생각하는 방향이었다. 물론 독일이 그렇게 내버려 두겠냐는 것이 내각, 아니 처칠의 의견이었지만.
"소련과의 단교는..."
"지금 소련과 단교하면 대체 뭐가 되는 것입니까? 대독 휴전 없는 대소 단교는 어디에 쓴다는 말입니까!"
보수당 각료 하나가 조심스럽게 개중 자기 입장에서 제일 만만한 안을 꺼내들었다가 으르렁거리는 애틀리를 보고 금방 꼬리를 내렸다. 처칠의 정실 인사들은 처칠과 꼭 같은 반공주의 이데올로기를 공유하고 있었다.
반공주의만 공유할 뿐, 처칠의 배짱과 완고한 근성은 그닥 가지고 있지 못했지만.
"무력 진압도 안 된다, 요구안도 못 들어주겠다. 그럼 어쩌겠다는 말입니까!"
"다른 방식은 없겠습니까? 당장 배급량이 부족한 것이 시위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배급량만 적절한 수준으로 늘려도..."
하! 이곳 저곳에서 코웃음이 터져나왔다. 본격적인 전쟁을 위한 비축물자에 손을 대지 않는 선에서, 혹은 야금야금 까먹는 선에서 배급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 배급을 늘린다면 곧 더 심각한 상황에 빠질 것이 분명했다.
"애틀리 경, 저희의 이전 계획안에 맞추어 배급한다면... 90일 전후로 비축물자가 모두 소진될 수 있습니다. 해로 운송이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미국이 또 구축함 50척을 넘겨준다면 조금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그 흐려지는 말꼬리 뒤에 뭐가 있는지는 그도 알고 있었다. 더 이상 넘겨줄 것이 없었다. 북아프리카는 상실했다. 카리브해의 해양기지들은 처음에 넘겨주었다. 이라크에서 버마에 이르는 남아시아의 식민지들은 점점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었다. 인도에 이르면...
당장 그 해역에는 전함이 한 척도 없었다. 본토 방위를 위해 전함을 미국에게 꾸어와야 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차출할 전함도 없었다.
소련은 일본이 동남아를 침략하려 한다며 귀띔해주었지만 안다 하더라도 막을 전력이 없었다. 최대로 쥐어짜봐야 중순양함 정도?
"루즈벨트 대통령에게는 내가 직접 전하겠소. 비축량을 여기서 획기적인 전기 없이 무작정 늘릴 수는 없고, 저들을 진정시킬 다른 방법은 없겠소이까?"
처칠은 결국 미국에 기대는 것을 선택했다. 그는 이판사판이라 생각하는 듯 했다. 빚쟁이가 진 빚이 커지면 오히려 빚을 준 놈이 돌려받기 위해 어떻게든 계속 꿔주게 되는 법. 물론 이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미국같은 부자 입장에서는 아예 물려버리느니 약간 잃었다 치고 손을 끊고 아예 관심을 끊어버리는 수도 있었다. 아니면 독일이 내가 대신 갚겠소! 하면서 영국을 혼자 날름 회쳐먹겠다고 달려들거나.
"수상 각하! 수상 각하!"
장교 하나가 회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한눈에 보아도 시뻘겋게 변한 얼굴에 숨을 헐떡이는, 어디 멀리선가 한달음에 달려온 꼴을 하고 있었다.
정복의 넥타이는 숨이 찬 지 헐겁게 풀려 있었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한시라도 빨리 소식을 전달하려다 그 한시에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상륙입니다! 상륙!"
"뭐? 그게 무슨 말인가? 누가! 어디에?"
크흡, 크흡, 장교는 계속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각료들은 제각기 웅성거렸고, 애틀리는 그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리며 물 한잔을 건네주었다. 벌컥벌컥 물을 들이킨 그 장교는 가벼운 감사의 인사를 하고 각료들에게 비상사태를 알렸다.
"독일군이 해안선에 나타났습니다! 남부 해안에 독일 함대가 바글바글합니다! 비상 사태입니다!"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