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테스트서버-115화 (115/151)

115화

강기찬이 방금 등록한 게시글.

그 글을 읽어내려갈수록…….

“하… 대단하다.”

주은은 경악했다.

[제목 : 보물 고블린 잡은 유저입니다...]

[내용 : 보물 고블린을 잡고 얻은 보따리를 열어보았더니 보물창고로 이동했습니다.

거기서 본 것들을 여러분들께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첨부) 보물창고 사진 1

(첨부) 보물창고 사진 2

(첨부) 보물창고 사진 3

(첨부) 보물창고 사진 4

.

.

.

보시다시피 에픽 등급 아이템이 대다수고 레전드 등급 아이템도 상당수 있습니다.

아래는 아이템 목록 사진이랑 이름.

(첨부) 보물창고 아이템 목록 사진 1

(첨부) 보물창고 아이템 목록 사진 2

(첨부) 보물창고 아이템 목록 사진 3

(첨부) 보물창고 아이템 목록 사진 4

.

.

.

이것들 이제 다 제꺼죠 ㅎㅎ

제일 기분 좋은 건 이겁니다.

보물 고블린 잡았다고 이거 줬습니다.

(첨부)보물 고블린을 잡아서 얻은 스킬 (사진 1)

----

[절대 잡을 수 없는 보물 고블린을 잡았습니다.]

[불가능한 업적을 달성합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줄 보상, ‘공간이동’이 주어집니다.]

《 공간이동 》

[분류] 스킬

[등급] 이벤트

[설명] 절대 잡을 수 없는 보물 고블린을 잡은 데에 대한 보상.

[효과] 원하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조건] 가본 곳만 가능.

[제약] 없음.

[쿨타임] 24시간

----

공간이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죠.

ps. 아… 보물 고블린 하나 더 잡고 싶네. 하나만 잡을 수 있더라고요. 시스템상으로…….

운영자한테 물어보니까...

보물 고블린 하나당 보물창고가 하나라고...

나머지 하나는 누가 잡게 되려나?]

주은이 글을 다 읽었을 즈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말했던 게 이거구나.”

“어,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는 것, 그 마무리가 이거지.”

“네가 보물 고블린을 잡는 걸 대중에게 보여줘서 나도 잡을 수 있겠다는 심리를 불어넣고…….”

“보물 고블린을 잡으면 무엇을 가질 수 있는지까지 알려주는 거지.”

강기찬이 보상을 찍어서 올린 것.

이건 유저들에게 아주 큰 자극이 될 것이다.

이때까진 막연하지 않았나.

보물 고블린을 잡으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단순히‘보물’을 얻을 수 있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보물 고블린을 잡음으로써 보상을 구체화 시킨 것이다. 보물 고블린을 잡았을 시 얻는 보상에 대해서.

더군다나 보물을 팔면 돈을 벌 수 있다, 의 수준이 아니다.

그 보상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녔다면?

다른 것도 아니고 공간이동이다…….

세계에 단둘 존재하는 대마법사도‘원하는 위치’로 공간 이동할 수는 없다. 기껏해야 앤드류처럼‘지정한 상대’에게 공간 이동하는, 사실상 반쪽짜리 공간이동만 쓸 수 있다.

그런데도 인간이라면 모두 그 스킬을 부러워했다.

하물며 보물 고블린을 잡았을 시 얻는 공간이동은?

쿨타임만 빼고는 다 완벽했다.

누구나 상상 속으로 꿈꿔왔던 그 공간이동 말이다.

모두에게 동기부여가 되기 충분했다.

주은이 실소를 흘렸다.

너무 기가 차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 확실히 이렇게 하면 방문자가 급증할 수밖에 없겠는데?”

좀 전에 강기찬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 오늘 무조건 20만 명을 끌어들인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땐 오기 부리는 거라고 여겼다.

어제의 영광을 되찾고만 싶고,

오늘의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데에서 오는…….

그런데 막상 그의 계획이 실현되는 과정을 보니 절로 수긍하게 되었다.

이건 된다.

아니, 이건 될 수밖에 없다.

대마법사가 아닌데도 대마법사를 뛰어넘는 공간이동을 가질 수 있다.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다.

모든 유저가 반드시 보물 고블린을 잡아야겠다는 마음을 품을 것이다.

“원래 이벤트 참가할 생각이 없었던 사람도 생각을 고쳐먹고 올 수 있을 정도지.”

“그럼 아까 생방송 한다는 건?”

“내 게시글 들어가 봐.”

강기찬의 요구에 주은이 게시글을 눌러보았다.

“들어가 보면 이런 게 있을걸?”

주은이 댓글을 쭉 훑으며 내려갔다.

그러다가 어느 대목에서 손가락이 정지했다.

- 조작 100% 조작임.

- 이런 걸 증거라고 가져오나?

- ㅋㅋ 다 사진뿐인데, 이거 합성 가능함.

- 나도 당장 30분 안에 이런 거 만들어오는 거 가능함.

- 나도. 만렙 돌파 사탕 만들 수 있음.

그때쯤 강기찬이 중얼거렸다.

“… 조작 의심하는 그런 댓글이…….”

주은이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떼고선 강기찬을 쳐다보았다.

“진짜 있어.”

이건 놀랄 게 아니다.

충분히 의심할 만했으니까.

그동안 이런 식으로 조작을 해왔던 전례가 있지 않나.

“그래서?”

그다음이 중요했다.

“그래서 생방송 하자는 거야.”

“아!”

주은도 깨달았다.

강기찬이 왜 생방송 하자고 했는지.

그녀는 알지 않나.

강기찬이 올린 사진들, 조작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대중은 모른다.

아니, 진짜라고 믿었던 이들도 조작인 줄 알 거다.

수많은 댓글에 선동당해서.

강기찬은 생방송을 통해 그런 의심을 털어버리자는 거다.

“생방송을 하면 홀로그램을 띄울 수 있으니까.”

아이템을 꾹 잡고 10초가 지나면 그 위로 아이템 설명창이 뜨지 않나. 빛나는 반투명한 홀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스템상으로 조작할 수 없다. 그것은 영상으로 띄워도 마찬가지. 조작하려 해도 티가 날 수밖에 없다.

고로, 이것만큼 사실 여부를 가리기 좋은 방법은 없었다.

“그런데 말이야…….”

“뭐?”

주은이 의아하다는 듯, 입술을 어루만졌다.

“게시글 올리면 조작 의심을 받을 걸 알았던 것처럼 들리는데?”

“그렇지. 알고 있었어.”

“그걸 알면서 왜 굳이 게시글을 올렸지? 처음부터 생방송으로 했었으면 조작 의심이 생겨도 곧바로 잠재울 수 있었을 텐데?”

“조작 의심을 곧바로 잠재워서 뭐하게?”

“…뭐……?”

“처음부터 생방송으로 했었으면 곧바로 조작 의심을 잠재울 수야 있었겠지. 그런데 그랬으면 지금처럼 화제는 덜 됐을걸? 안 그래?”

강기찬의 되물음에 주은이 눈을 빛냈다.

“더 화제가 되게 하려고 일부러 게시글부터 올린 거야?”

“어, 나는 의심 받고 논란이 일어나는 과정도 원했거든.”

“아…….”

“내 생방송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봤으면 하니까. 그 전에 어그로부터 끌었던 거지. 아마도 지금쯤이면 각종 커뮤니티에 도배가 되고 있을 거야. 오늘 이만큼 화젯거리는 또 없을 테니까.”

당장 사실 여부를 가리기 어려운 논란을 일으키는 것.

시작부터 팩트만 던지는 것보다 더 화제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괜히 영화 개봉 전에 예고편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에.

“… 일종의 예고편이라 이건가?”

“어, 예고편이지. 그리고 기왕 예고할 거, 의심 논란을 일으켜서 나쁠 게 없고.”

“하긴…, 의심 논란이 안 생기는 것보단 생기는 게 더 화제를 모을 수는 있겠지.”

“이 상태에서 방송을 켜면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겠지. 처음부터 생방송으로 밝히는 것보다는 말이지.”

“네 말이 맞네…….”

주은은 놀랐다.

강기찬은 꽤 멀리 내다보고 있었다.

‘대체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거지?’

물론 이번 것은 누구나 생각은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건 또 다른 영역이다.

‘나 같았으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어도 조작 소리 들을 게 싫어서 곧바로 동영상으로 조작 아닌 걸 드러냈을 거야…….’

실리를 취하기 위해서 고의로 욕을 먹을 짓 하는 것 아닌가.

아니, 사실상 익명이기에 욕을 먹어도 상관없을 것이다.

‘진짜 영리하면서도 영악하다니까…….’

한편, 강기찬이 말을 이어나갔다.

“불씨를 키웠으면 이제 장작을 넣어야지.”

그러면서 스마트폰으로 새 게시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제목 : 보물 고블린 잡은 유저입니다. 조작 논란… 해명하겠습니다.]

[내용 : 좀 이따가 주은 방송에 출연할 겁니다. 거기서…….]

주은이 이를 보고 말했다.

“… 2차 예고편이네.”

“어, 이제 이거 퍼 나르기 시작할 거야.”

조작 논란 해명방송.

다른 사람은 몰라도 조작 의심했던 이들은 반드시 볼 것이다. 고정 시청자를 확보한 셈.

잠시 후, 조회수를 확인했다.

[조회수 : 194,801회 • 10분 전]

‘대박 확정이네.’

* * *

강기찬은 주은의 생방송에 출연해 조작 의심을 잠재웠다.

보물 고블린을 잡으면 어떤 보물을 얻을 수 있는지…….

또 공간이동을 얻은 것 역시 사실로 밝혀진 것.

그 덕분에 또다시 열풍이 불었다.

[오늘 방문자 수 : 253,570명]

[총 수익 : 25,357,000,000,000원]

25조 3,570억 원을 벌었다.

253,570명이나 온 덕분에.

강기찬은 만족스러웠다.

[계정 통합 비용 : 33,057,000,000,000 / 100,000,000,000,000원]

계정 통합 비용인 100조 원까지 66조 9,430억여 원 남았다.

‘아주 많이 남았지만… 더 신경 쓰면 모을 수 있겠네.’

한편,

“이야…….”

주은은 감격한 듯 눈물을 훔쳤다.

“어제 100,018명이 와서 10조 18억 원을 벌었을 때는 그게 내 인생 마지막 대박인 줄 알았어…….”

강기찬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네 대박이 아니라 내 대박이라니까 그러네.”

“네 대박이 내 대박이야…….”

“그렇게 생각하던지.”

주은에게도 커다란 콩고물이 떨어질 테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상할 건 없었다.

아니, 이미 커다란 콩고물을 먹었다.

[오늘 총 후원금 : 993억 9,552만 원.]

[오늘 총 조회수 : 4,745만 회 • 1시간 전]

우투브 동영상 업로드로…….

“이대로라면 주작길드를 재건할 수 있겠어. 네 덕분이야…….”

“다 끝났다는 듯이 얘기하지마. 아직 멀었으니까.”

“뭐?”

주은은 잠깐 멈칫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직 보물 고블린은 잡히지 않았으니까… 이대로 며칠만 더 끌어도 돈이 얼마야…….”

상상만 해도 침이 고이는지 꿀꺽 삼킨 뒤 말했다.

“내일부터는 방문자 수가 떨어지긴 해도 그래도 10만 명은 오겠지. 흐흐!”

강기찬이 정색했다.

“아니, 내일은 30만 명 이상 찍어야 해. 최소한.”

“그건 너무 욕심일 거 같은데…….”

“왜?”

“보통 이런 이벤트는 첫날 이후로 내림세야. 가파르겠냐 완만하겠냐 그 차이지. 더 큰 이슈가 있으면 모를까…….”

그 이상은 없지 않냐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그때 강기찬이 호언장담했다.

“없긴 왜 없어.”

“?”

강기찬이 만렙 돌파의 광석을 내밀었다.

“이게 있는데…….”

아이템 설명창이 뜨고 그걸 본 주은이,

“으아아악!”

괴성을 질렀다.

“만렙 돌파의 광석?! 이, 이거 뭐야? 어디서 났어?”

“길 가다 주웠어.”

“으악! 무슨 길로 다니길래 이거… 이걸…….”

“여하튼 이거면 되겠지?”

“어! 어어! 되고말고…….”

강기찬이 싱긋 웃었다.

“이번엔 네가 직접 홍보 안 해줘도 돼.”

“? 그러면?”

“홍보대사는 따로 구해두었으니까.”

“누군데?”

주은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또 무엇으로 자신을 놀라게 해줄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