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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테스트서버-52화 (52/151)

52화

아기악마들은 탈출구로 쏘아졌다.

강기찬이 거기 있었기에.

그런데,

- 오잉?

- 어디 갔나!

- 왜 갑자기 안 보이냐!

아기악마들이 근접했을 즈음.

강기찬이 종적을 감추었다.

탈출구로 나갔나?

아니다.

여전히 여기 있다.

그런데도 못 보는 것은…

[스킬, ‘어둠으로 동화’를 사용합니다.]

[어둠 속에 스며듭니다.]

… 암살자 스킬을 발동해서다.

쿠-우우-----웅!

열린 탈출구로 아수라 도깨비가 뛰쳐 들어왔다.

- 으, 어어?!

- 저건 뭐야!

아기악마가 아수라 도깨비를 보고선 경악했다. 아수라 도깨비가 돌진하면서 뭉쳐있던 아기악마 떼를 치고 지나갔다.

콰-아아-아앙!

한 번의 돌진에 수천 마리가 중상을 입거나 사망했다.

- 뒤로! 빠져 빠지라고!

워낙 수가 많아 후퇴가 지체되었다.

- 후-우우우웅!

아수라 도깨비는 도깨비방망이를 막무가내로 휘둘렀다. 쫓겨난 것에 대한 울분, 그리고 그 원흉인 썬을 찾았다.

번쩍!

썬이 도발했다.

그러고선 아기악마 떼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

자연히 아수라 도깨비의 타격지점이 정해졌다.

- 씨, 씨블!

아기악마가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 저 미친 새대가리가……!

- 죽으려면 혼자 주거!

- 써-어어언!

아기악마들은 더는 불평을 터트리지 못했다. 아수라 도깨비가 다가와 방망이질에 들어갔기에.

퍽- 퍼퍼퍽! 후-우웅, 퍽!

썬의 유인은 성공했다.

아수라 도깨비가 무차별 폭격을 퍼부었다.

아기악마들의 등이 터져나갔다.

그 사이, 썬 혼자만 쏙 빠져나갔다.

하나, 누구도 쫓지 못했다.

이동속도의 격차로.

아기악마들은 깨우쳤다. 본래 살던 곳은 지옥이 아니었음을… 이곳이야말로 지옥이었다.

‘좋아.’

썬의 활약을 보며, 강기찬은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허공에서‘아기악마의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 * *

‘금방이네.’

강기찬이 시간을 확인했다.

아기악마들이 전멸했다.

그때까지 걸린 시간은, 아기악마들이 아기천사들을 전멸시킨 시간의 반의반도 걸리지 않았다.

‘썬 덕분이지.’

아수라 도깨비 혼자였다면 아기악마들을 전멸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애초에 아기악마들을 전멸시킬 의도도 없었고 작정하고 숨어들면 어디 있는지 모르기에.

마지막 한 마리가 남을 때까지 썬이 계속 빛으로 뿜어 안내를 해주었기에 남김없이 깔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아기악마들 눈엔 자신들은 악마가 아니었다. 아수라 도깨비도 아니었다. 썬이었다.

‘고마워!’

강기찬은 썬을 기특히 여겼다. 자신이었다면 하지 못했을 테니까. 무엇보다…….

[아기악마의 눈물을 얻었습니다.]

마지막에 죽은 녀석이 아기악마의 눈물을 떨어뜨렸기에

‘운 좋다. 겨우 한 마리라고 안 잡았으면 어쩔 뻔 했어.’

강기찬은 부지런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아기악마의 눈물을 주웠다.

띠링!

[아기악마의 눈물을 얻었습니다.]

[아기악마의 눈물을 얻었습니다.]

[아기악마의 눈물을 얻었습니다.]

.

.

[아기악마의 눈물(X245)]

‘245억……!’

25분 만에 거쳐 245억 원어치 아이템을 얻었다.

아기천사의 눈물까지 합치면 총 460억 원을 번 것.

‘역시 직접 하는 것보다 남을 시키는 게 제일 효율적이네.’

아기악마들을 이용해 아기천사를 사냥했다.

그리고 아기악마들을 아수라 도깨비로 사냥했다.

이이제이하고 또 이이제이한 꼴.

- 쿠오-오오오!

아수라 도깨비가 울었다. 썬이 자취를 감추었기에. 얼마나 얄밉겠냐. 기껏 다 때려잡았는데 쏙 빠지는 게.

강기찬은 아수라 도깨비를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슬슬 아수라 도깨비를 잡아볼까.’

아수라 도깨비는 여태껏 단 한 번도 잡힌 적 없었다.

애초에 잡으라고 만든 몬스터가 아니기도 했다. 마법사 전직 시련을 위해 배치한 거니까.

그리고 잡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시련 깨는 데만 전념에도 모자랄 판에. 심지어 안 보이기까지 하니 더더욱.

오히려 그랬기에 아수라 도깨비를 잡으려 했다.

‘아수라 도깨비를 잡으면 최초 업적으로 보상받을 건 자명한 일이지…….’’

부-우우웅.

강기찬은 허공으로 떠올랐다.

아수라 도깨비의 눈높이까지 가서야 멈추었다.

그런데도 들키지 않았다.

여전히 어둠 속에 스며든 채였고, 이는 단순히 안 보이는 것을 넘어서‘기척’까지 숨길 수 있어서.

“썬.”

강기찬의 호명에 썬이 빛을 터트렸다.

번쩍!

강기찬이 말을 하며 존재감이 드러났지만, 그보다 썬의 빛이 더 존재감이 컸다.

아수라 도깨비가 일제히 빛을 보았다.

그때까지도 썬은 제자리에 떠 있었다.

빛이 꺼져도 켜고 꺼져도 켜고…….

끈질기게 빛을 밝혔다.

그러다 아수라 도깨비가 다 모였고…….

썬이 한 아수라 도깨비 정수리 위에 안착했다.

그러자 나머지 아수라 도깨비가 그곳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도깨비방망이를 치켜들었다.

썬을 노리기 위함이리라.

그리로 도깨비방망이를 휘둘렀다.

후-우웅 - - ---

동시에, 썬이 빛을 끄며 튀어 올랐고.

이미 휘두른 도깨비방망이는 멈출 수 없었다.

빠-아악!

- 우어어어어억!!

어둠 속에서 아수라 도깨비가 비명이 울렸다.

다시 썬이 빛을 밝히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수라 도깨비들이 썬을 치려다가 그만 맞은편 아군의 얼굴을 쳐버린 것.

한 마디로 아군 팬 거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 우어어!

-맞은 놈은 화가 나는 법.

안면이 피로 얼룩졌지만,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르는 데는 문제 없었다. 그대로 반격에 나섰다.

퍽, 퍼퍼퍽!

시원하게 상대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 옆에 놈도 한 대, 또 옆에도 한 대씩. 자신을 때린 것들을 때린다고 때린 거다.

이젠 가해자의 얘기도 들어볼 차례.

잘못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실수 아닌가? 한데, 맞았다고 때린다? 불쾌했다.

- 우오오오!

가해자가 피해자를 한 대 더 쳤다.

이내, 쌍방 폭행이 시작되었다.

강기찬은 웃었다.

‘역시 동족이라 그런지 데미지가 잘도 박히네.’

아수라 도깨비들의 생명력이 쭉쭉 닳았다.

‘이이제이가 안 되는 건 다른 몬스터를 데려와서 못 하는 거지, 자기네들끼리 하는 것도 내 기준에선 이이제이지…….’

타 종족이 안 되면 같은 종족끼리 싸우게 하면 되었다.

웬만하면 동족끼리 안 싸우지만, 뚜껑 열리면 시어머니가 말려도 소용없는 법이다.

‘저 중 하나는 반드시 내 손으로 잡아야 한다.’

레벨 격차가 너무 나서 데미지가 안 들어갈 것이다.

지금 2차 전직인 대마법사가 된 것도 아니고.

만약 되더라도 유저에게만 통할 터.

대신, 다른 방법이 있었다.

이 방법은 유저고 몬스터고 다 통한다.

어려울 뿐이지.

급소, 혹은 생명력이 5% 미만일 땐, 레벨 격차를 무시하고 데미지를 넣을 수 있지 않나.

한데 급소는 어딘지 모른다.

그래서 생명력이 5% 미만일 때만을 기다렸다.

아수라 도깨비들의 머리 위에 뜬 생명력 막대바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지금……!’

아수라 도깨비 세 마리가 생명력이 5% 미만이었다.

“됐다! 썬 가자!”

강기찬은 가장 가까운 놈에게 짓쳐 들었다. 썬도 함께였다. 오거나 말거나, 아수라 도깨비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자기네들끼리 싸우는 데에 몰입해서.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강제로 전투가 중단되었다.

썬이 한 것이다.

번쩍!

아수라 도깨비의 눈앞에서 빛을 뿜었다.

- 우어어어어억!!

도깨비방망이로, 얼굴 맞았을 때 만큼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눈앞에 대고 강렬한 빛을 터트린다? 부모님이라도 욕 나온다. 어둠에 익숙하다는 건 빛에 취약하다는 걸 의미하니까.

‘눈뽕으로 조지기, 성공.’

아수라 도깨비가 눈을 질끈 감으며 뒤로 벌러덩 드러누웠다. 주변 아수라 도깨비들도 똑같았다. 양손으로 눈을 가리며 데굴데굴 굴렀다. 저러면 한동안 앞을 못 볼 터.

강기찬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수라 도깨비의 입 근처로 날아갔다.

한창 비명을 지르느라 벌린 입.

거기에‘아기악마의 눈물’을 던졌다.

연달아‘아기천사의 눈물’도 던졌다.

‘잘 가라, 내 2억!’

‘아기악마의 눈물’과 ‘아기천사의 눈물’이 아수라 도깨비의 목구멍으로 들어가더니 터졌고…….

- 커어헙!

아수라 도깨비가 목을 움켜쥐었다.

두 눈물은 상극이었다.

그게 체내에서 터지며 섞여 독이 된 것이다.

- 컥, 컥!

목이 따가운지 연신 기침해대다가 피를 토하기까지!

강기찬은 아수라 도깨비 생명력 막대바를 보았다.

독극물의 효과로 생명력이 찔끔찔끔, 깎이는 중이었다.

노린 거다. 너무 팍팍 깎이면‘막타’를 치기 어려우니. 직접 막타를 쳐야 업적으로 인정받지 않나.

그런 까닭에 일부러 눈물을 두 개만 쓴 거다. 물론 생명력이 바닥날 때까진 오래 기다려야 하긴 하지만, 그건 문제 될 거 없고.

그동안, 강기찬은 아수라 도깨비의 머리로 갔다. 아주 조심스러웠다. 아수라 도깨비가 손가락 한 번 튕기는 거로 강기찬의 몸은 박살 날 수 있어서.

아수라 도깨비의 머리 위에서 자세를 잡고선 칼침을 꽂았다. 그렇게 데미지를 확인했다.

‘0.000000001…….’

강기찬이 아수라 도깨비에게 입힌 데미지 수치였다. 현재로서 낼 수 있는 최고 데미지의 공격이었음에도 형편없었다.

‘이 정도 데미지로 정확한 타이밍에 공격할 수 있으려나…….’

아수라 도깨비의 생명력이 정확히 0.000000001 남았을 때 쳐야 죽인 거로 인정될 터.

‘불가능할 거 같은데…….’

[아수라 도깨비의 생명력] 100 / 532,000,000,000

마침내 아수라 도깨비의 생명력이 100까지 떨어졌다.

이제부턴 정말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는 것이다.

[아수라 도깨비의 생명력] 99.84 / 532,000,000,000

[아수라 도깨비의 생명력] 99.83 / 532,000,000,000

.

.

[아수라 도깨비의 생명력] 10.23 / 532,000,000,000

[아수라 도깨비의 생명력] 10.22 / 532,000,000,000

.

소수점 두 자리 아래로 표시가 되면 모를까, 현 상태로는 정확하게 막타를 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렵겠어… 지속딜이만이 해답이겠네.’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지속딜’을 먹이는 것이다.

그러면 정확한 타이밍에 공격하지 않아도 직접 처치한 게 될 테니.

하지만,

‘나한테 지속딜을 줄 만한 스킬이 있나? 없는 거 같은데…….’

강기찬은 불가능했다.

암살자는 순간적으로 강력한 공격을 꽂아 넣는‘폭딜’스타일이다. 물론, 아수라 도깨비한테는 폭딜이 아니지만,

어쨌든 너무 아쉬운 상황이다. 지속딜은 데미지가 낮아도 독데미지와 섞여서 직접 처치한 게 될 텐데.

[아수라 도깨비의 생명력] 0.99 / 532,000,000,000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다.

그때였다.

해결책이 떠오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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