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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테스트서버-51화 (51/151)

51화

* * *

어둠이 걷히니 모든 게 다 보였다.

지형지물, 겁먹고 얼어붙은 신규 유저들.

그리고 그들을 노리는‘몬스터’까지도.

‘이렇게 생겼구나…….’

강기찬도 저‘몬스터’는 처음 보았다. ‘시련의 공간 – 어둠’에만 존재하니까.

누군가 저‘몬스터’를 보려고 강한 빛을 터트린 적 있었는데, 그 빛이 다 터지기도 전에 어둠에 잡아먹혀서 실패한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내가 최초로 보는 건가?’

자신이 유저 중 저‘몬스터’를 처음 목격한 걸 거다.

본 건 외향만이 아니다.

그 외에 이름, 레벨, 스킬도 다 알았다.

이 역시 여태껏 베일에 감춰져 있었던 것들이었다.

‘이름은 아수라 도깨비. 레벨은 6,000…….’

모든 걸 알게 되니 어이가 없었다.

‘지금 신규 유저들 상대로 6,000레벨 몬스터를 붙여둔 거야?’

신규 유저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어떨까?

억울해할 자도 있을 터.

하지만, 억울할 건 없다. 레벨만 몰랐지 아주 강력한 몬스터가 있음은 예측했을 테니.

명색이 대마법사 전직 시련이다. 상대가 신규 유저라고 그에 맞춰 하향된 난이도를 제공할 순 없는 노릇. 대마법사를 양산하고 싶은 게 아닌 다음에야…….

‘결론은 끼리끼리인 건가??’

양측 다 잘못이 있었다.

레전드스토리 게임사는 돈에 눈이 멀었고.

신규 유저는 대마법사 전직 시련을 우습게 본 거다.

‘나도 우습게 보긴 했지만…….’

강기찬은 또한 대마법사 전직을 우습게 보았다.

하지만,

‘난 우습게 볼만하지 않을까?’

우습게 보았다고 누가 꾸짖겠나. 빠르고 쉽게 열쇠 찾았는데.

사실상, 이 시련은 통과한 거나 다름없다.

‘탈출구로 나가면 끝.’

그런데도 아직은 나갈 생각이 없었다.

‘여기서 할 일이 더 남아 있지.’

이 어둠 속에서 자유로운 건 자신뿐.

이 유리한 환경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대청소가 필수였고.

청소부 역할을 해줄 썬을 소환했다.

“신규 유저들 다 처리해.”

- 써어어언!

직후, 썬이 날아갔다.

“어! 어어어, 이거 무어…….”

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비명과 함께 사망하는 신규 유저들.

어차피 저들은 어둠을 헤치고 열쇠를 찾을 깜냥이 없었다. 그럴 마음이 털끝만큼이라도 있었다면 진작 움직였겠지.

아무것도 못 하는데 남아서 뭐하겠나, 시간만 축낼 터. 빨리 나가주는 게 서로에게 좋았다.

청소가 끝난 썬이 돌아왔다.

“잘했어.”

강기찬은 곳곳에 떨어진 아이템을 보았다.

신규 유저들이 사망하며 떨어뜨린 것들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림의 떡이다. 갓 죽은 이의 유품은 10분간 소유권이 남아 있었기에.

그전까진 무슨 수를 써도 주울 수 없다.

드랍 아이템의 소유권이 소멸하길 기다리는 사이,

슉! 슉! 슉! 슉!

신규 유저 두어 명이 들어왔다.

그중 하나는…….

“어?”

나타남과 동시에 바닥의 아이템을 발로 밟았다. 본인도 이질감을 느꼈는지 밟고 있는 걸 확인하려 허리 숙였고 그때…….

“이게 뭐……억!”

빠-득.

강기찬이 신속히 다가가 상대의 목을 비틀었다.

짧지만 굵은 신음을 들어서일까?

나머지 한 명도 눈을 부릅떴으나-

슉- 퍽!

목이 표창에 꿰뚫려 즉사했다.

그리고 10분 뒤,

[사망자의 소유권이 사라졌습니다.]

[1억 원을 얻었습니다.]

강기찬은 참가비를 고스란히 회수했다.

‘횡재했네…….’

돈이 좀 많은 유저가 죽었던 모양.

하긴, 여기 들어오는 것도 1억이고, 나중을 위해서라도 여분의 돈을 더 챙겼을 수도 있겠다.

‘루팅하는 맛이 있겠네.’

새 주인을 기다리는 아이템이 널려있었다. 얼른 주워주는 게 예의다.

* *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신규 유저가 대거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한 시간 1시간이 다 되어갔던 모양.

거의 다 들어온 걸 확인하자마자…

숙- 수-우욱-

… 강기찬은 신규 유저들을 몰살시켰다.

‘이제 남은 건 아수라 도깨비뿐이네…….’

앞으로의 계획에 방해되는 두 부류.

그중 신규 유저를 다 쫓아냈다.

현재 아수라 도깨비만 남은 상황.

‘쟤네들도… 쫓아내야지.’

아수라 도깨비도 쫓아내고자 했다.

현실적으로 죽여서 쫓아낼 수는 없기에…….

그리고 순수한 의미로 쫓아내는 것도 본인이 직접 할 수는 없기에…….

강기찬은 썬에게 또 다른 요청을 했다.

“… 부탁해!”

- 써어어언!

썬이 허공으로 올라가더니,

번쩍!

몸 전체에서 빛을 뿜었다.

그 빛은 삽시간에 어둠에 집어 삼켜졌지만.

- 우어어!

어그로는 끌었다.

쿵- 쿠-우우웅!

아수라 도깨비들이 썬 쪽으로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덩치가 아파트 5층 높이라 그런지, 이동은 느렸다.

강기찬은 열쇠로 탈출구를 열었다.

활짝 열린 그곳으로, 슝- 썬이 나갔다.

이윽고, 아수라 도깨비도 썬을 쫓았다.

그러고 얼마 안 가서…

…썬이 되돌아왔다.

아수라 도깨비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상황.

애처롭게 썬을 뒤쫓는 게 보이려던 찰나.

쾅!

강기찬이 거세게 탈출구를 닫았고.

쿵- 쿵!

아수라 도깨비들이 탈출구를 두들기는 소리만 들려왔다.

‘끝.’

이로써 방해되는 것들은 다 치웠다.

‘슬슬 시작해볼까…….’

이 영역은 이제 온전히 강기찬의 것이 되었다. 시련 중에는 NPC하인스도 난입할 수 없으니까.

그런 까닭에,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데선 절대 안 되는, 오직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을 할 예정이었다.

이곳의 어둠은 특별하지 않나. 본래는 빛이 어둠을 잡아먹는데 여기선 어둠이 빛을 잡아먹으니까.

이 특수성을 이용해 돈을 벌기로 했다.

‘얼른 돈 벌어서 VIP 캐시 상점에 입장해야지…….’

작금의 돈 버는 목적은 하나, VIP 캐시 상점 입장이었다.

며칠 전, 허수아비 논밭에서 유저들한테 장사한 덕에 45억 원을 챙겼었다. 그리고 좀 전에 유저들이 드랍한 현금이 약 6억여 원…….

그런데도 VIP 캐시 상점에 입장하려면 한참 남았다.

무려 1조 원이지 않나.

경석 아버지 재산을 털어도 턱없이 부족한 액수.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적어도 100억 이상은 챙기려 했다.

그래봤자 1조 원의 발끝에도 못 미칠 테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긍정적으로 보기로 했다.

‘매 순간순간, 기회가 생길 때마다 모으면 뭐, 언젠가는 1조도…….’

하나, 다행 중 불행히도 이 공간을 오래 쓸 수는 없다.

제한 시간 3시간에 지금은 2시간 42분 남았다.

그 안에 최대한 뽕을 뽑아야 했다.

그러기엔…….

‘아기천사가 좋겠지.’

아기천사의 드랍아이템, 아기천사의 눈물.

거래가, 개당 1억 원.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높은 수요, 낮은 공급.

아기천사의 눈물 드랍율이 0.001% 이하다.

심지어 아기천사 처치는 하드 난이도.

신생아만 한 작은 체구, 날개로 인한 날렵한 기동과 회피.

한 마리 잡는데, 100명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정도였다.

반면.

강기찬은‘아주 쉽게’ 아기천사를 처치할 자신이 있었다.

[이벤트 스킬, 소환을 사용합니다.]

[아기천사를 소환합니다.]

스스로를 기계라고 여기며 지속해서 아기천사를 소환해나갔다.

한편,

- 오잉? 여긴 오디야?

- 여긴 오디지?

아기천사가 입을 열었다.

살아생전 처음 보는 어둠일 거다.

항상 천상계에서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살았을 테니.

- 어? 너도?

- 어! 나도!

서로가 혼자만 온 게 아닌 걸 알아차렸다.

- 대체 무순 일이징?

- 아까까지만 해도 구름의 언덕에서 미끄럼틀 타고 있썼써!

- 아, 아피 안 뽀여!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다들 당황한 기색이었다.

- 일따-안! 빛을 뿜짜!

- 쪼아- 쪼아!

그러나 꽤 침착하게 문제점을 해결하려 했다.

그럴 능력이 있으니까.

그것도 잠시.

번쩍!

빛이 채 퍼지기도 전에 어둠에 잡아먹혔다.

본 거라곤 자기네들 얼굴이 전부.

여기가 어딘진 여전히 모른다.

- 어?!

믿던 도끼에 발등 찍혔을 때, 저런 소리를 낼까?

좀 전보다 더 당황스러워했다.

- 다들! 힘을 합쵸!

- 으아아압!

힘찬 함성과 함께 재차 시도했다.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빛이 계속 사그라지는 게 아닌가.

- 오오?!

- 어떠케?

난감했다.

그때였다.

- 으억! 무, 무야!

- 내 옆에 누가 있…까앙!

설상가상, 습격당하기 시작했다.

빛을 발산해 누군지 알아냈다.

- 아, 앙마! 앙마다! 다들 피햇!

극상성이라 불리는 아기악마의 등장이었다.

강기찬이 아기악마를 소환한 것이다.

어차피 경험치 욕심은 눈곱만큼도 없고 오로지‘아기천사의 눈물’만 관심이 있어서 아기천사를 누가 죽이든 상관없었다.

그렇다면 아기악마가 제격이었다. 아기천사와 원수지간인지라 이렇게 판만 깔아주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아기천사를 죽여주니까.

처음엔, 아기천사도 맞서 싸웠다.

그러다 깨우쳤다. 밀리고 있다는 걸.

이상했다.

본래 대등한 실력을 지녔었는데? 왜 이렇게 밀리는 걸까?

간단했다.

과거, 양측은 각자의 진영에서 싸우지 않았다.

그랬기에 공평하게 서로 버프 안 받고 싸웠었다.

하나, 지금은 한쪽만 버프를 받고 있다.

바로 아기악마.

‘시련의 공간 – 어둠’은 누가 봐도 아기악마들의 무대였다.

반대로 아기천사는…….

- 이상하넹? 왜 내 힘이 약해지징?

- 나… 좀 몸이 무거워졍…….

디버프가 적용되고 있었다. 빛 & 성 속성이었기에 이곳과 상성이 안 맞는 것이다.

전세가 불리하니 더이상의 싸움은 무의미했다.

- 무, 물러낫!

- 피해해-에에엣!

아기천사들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났다.

하지만, 달아날 데가 없다.

서로 부딪치고 추락하고 난리가 났다.

아기악마들은 다치건 말건 괘념치 않고 아기천사들을 쫓는 데만 집중했다.

추격전에서도 아기천사가 불리했다. 나머지 제약을 다 제쳐두고 앞이 안 보이는 게 가장 컸다.

반면, 아기악마는 앞이 잘 보였다. 애초에 이런 어둠 속에서 살고 있기에.

일방적인 학살, 결과는 아기천사의 전멸이었다.

허공에서 아기천사의 눈물이 몇 개 떨어졌다.

띠링!

[아기천사의 눈물을 얻었습니다.]

[아기천사의 눈물을 얻었습니다.]

[아기천사의 눈물을 얻었습니다.]

.

.

강기찬은 썬과 함께 열심히 수거하러 다녔다.

[아기천사의 눈물(X215)]

‘215억……!’

2시간에 거쳐 215억 원어치 아이템을 얻었다.

물론 이 돈은 쓰지 않고 모아야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한편, 아기악마들은 뒤늦게 강기찬을 발견했다.

- 저건 또 뭐야?

- 크크큭! 나약한 인간 발견!

- 먹자! 잡아먹자!

- 먹으러 가자! 가는 거야!

- 다리는 내꺼!

- 나는 퍽퍽살!

- 줘도 안 먹어, 씨댕아.

수십만의 아기악마들이 강기찬에게 달려들었다.

강기찬이 웃었다.

‘내가 이거 예상 못 했을까 봐?’

1차원적으로 생각하면 탈출구로 나가면 그만이다.

하나 지금 나갈 생각은 없었다.

아기천사의 눈물이 1억 원이다.

아기악마의 눈물은? 똑같다.

‘200억 더 챙기자.’

덜컥-

탈출구가 열었다.

“들어와.”

이이제이라는 게 뭔지 보여줄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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