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 * *
강기찬은 몬스터를 소환 후, 구경만 하지 않았다.
열두 번째 퀘스트.
그때부턴 썬이 처치한 몬스터 사체에 영혼을 주입했다.
《 영혼 주입(Lv.0) 》
[분류] 스킬
[등급] 노멀
[습득] 네크로맨서 전직 기본 스킬.
[설명] 사망한 몬스터에 영혼을 주입하여 일으켜세운다.
[효과]
- 영혼이 주입된 몬스터는 사용자의 권속이 된다.
---
[영혼 주입 소요 시간] 60분
[영혼 주입 성공률] 1%
[영혼 주입 동시 개체 수] 1
[마력] 100(개체 수 당)
[쿨타임] 60분
처음 쓰자마자 극도의 답답함을 느꼈다.
[마력 100을 소모했습니다.]
[몬스터에게 영혼을 주입 중입니다……]
[예상 영혼 주입 소요 시간 : 60분]
[영혼 주입 중… 1%]
[영혼 주입에 실패했습니다.]
[영혼 주입을 재시도합니다.]
[쿨타임이 차지 않았습니다.]
[60분 후, 재시도 가능합니다.]
.
.
느려빠진 영혼 주입 속도.
한 개체씩 영혼 주입하느라 그랬다.
번거롭고 시간까지 많이 든다.
그마저도 높은 실패율, 그리고 초기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그것도 60분 뒤에나 가능하니…….
NPC네크가 없었다면 진작 욕이 튀어나왔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지…….’
다행히 저 문제점들을 즉석에서 해결할 방안이 있었다.
[보유 스킬 포인트 : 2,019]
바로 스킬 포인트를 쓰는 것.
스킬 레벨을 올릴수록 제약이 한 꺼풀씩 벗겨질 터.
스킬 포인트 1당, 스킬 레벨을 1 올릴 수 있다. 숙련도를 쌓아서 올릴 수도 있으나…….
‘언제 기다려서 다 올려?’
강기찬은 한국인이었다.
빨리 빨리의 민족으로서 느린 건 용서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2,019레벨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안 쓴 스킬 포인트가 있지 않나.
바로 스킬 포인트를 분배했다.
[스킬 포인트 99를 분배했습니다.]
[영혼 주입(Lv.0) …▶ 영혼 주입(Lv.99)]
[잔여 스킬 포인트 : 2,019 …▶ 1,920]
[영혼 주입의 스킬 레벨이 한계치를 찍었습니다.]
[영혼 주입(Lv.99(Max))]
[더는 영혼 주입의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없습니다.]
[영혼 주입 소요 시간이 0초가 되었습니다.]
[영혼 주입 성공률이 100%가 되었습니다.]
[영혼 주입 동시 개체 수가‘무한’이 되었습니다.]
[쿨타임이 1분이 되었습니다.]
다른 건 다 좋아졌지만, 딱 하나 안 좋아진 게 있었다.
[소모 마력이 1,000으로 올랐습니다.]
[소모 마력] 100 …▶ 1,000
소모 마력이 100에서 1,000으로 올랐다.
하나, 이것도 문제없었다.
스탯 포인트 역시 많았으니까.
[스탯 포인트 2,019를 마력에 분배했습니다.]
[마력] 100 …▶ 20,290
[잔여 스탯 포인트] : 2,019 …▶ 0
여태껏 모은 스탯 포인트를 마력에 분배했다.
네크로맨서는 마력만 필수였다.
몬스터 사체에 영혼 주입.
그 수를 늘리고 현상 유지 시키는 것.
싹 다 막대한 양의 마력이 소모되니까.
또한, 몬스터 사체의 질보단 양으로 승부하는 직업이라서 군대를 양성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최대 마력통이 커야 했다.
[프리 스탯 포인트 400을 마력에 분배했습니다.]
[마력] 20,290 …▶ 24,290(+400)
프리 스탯 포인트 400도 추가했다.
이제 2,019레벨에 2,419레벨의 마력 스펙이 되었다.
물론 진정한 스펙은‘무기 & 방어구’에서 오는 법. 어떻게 얻는지 잘 알았다.
‘퀘스트.’
작금의 퀘스트로 네크로맨서 전용‘무기 & 방어구’를 얻게 될 것이다.
‘자, 이제 써볼까.’
영혼 주입의 스킬 레벨을 한계치를 찍었다.
제약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더는 답답한‘영혼 주입’을 안 해도 되었다.
[‘영혼 주입(Lv.99(Max))’을 사용합니다.]
[마력 1,000을 소모했습니다.]
[몬스터에게 영혼을 주입 중입니다……]
[예상 영혼 주입 소요 시간 : 1초]
[영혼 주입 중……]
[영혼 주입에 실패했습니다.]
‘뭐가 문제야?’
[현재 영혼 주입 가능한 개체 수는‘0마리’입니다.]
[‘영혼의 빈자리’ 스킬 레벨을 올려주십시오.]
다행히 이 역시 문제없었다.
[보유 스킬 포인트 : 1,920]
‘또 만렙을 찍지 뭐…….’
《 영혼의 빈자리(Lv.0) 》
[분류] 스킬
[등급] 노멀
[습득] 네크로맨서 전직 기본 스킬.
[설명] 사망한 몬스터에 영혼이 존재할 자리를 추가한다.
[효과]
- 영혼 주입 가능한 개체 수를 늘릴 수 있다.
- 1레벨당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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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없음
[쿨타임] 없음
바로 스킬 포인트를 분배했다.
[스킬 포인트 240을 분배했습니다.]
[영혼의 빈자리(Lv.0) …▶ 영혼의 빈자리(Lv.240)]
[잔여 스킬 포인트 : 1,920 …▶ 1,620 ]
[영혼 주입 가능한 개체 수가 늘어났습니다
[영혼 주입 가능한 개체 수] 240마리.
딱 잔여 스킬 포인트 240만‘영혼의 빈자리’에 썼다.
‘부족하면 그때 더 채우면 되니까.’
네크로맨서 스킬이 이게 다가 아니었다.
다른 스킬도 있다.
거기에 쓸 스킬 포인트도 남겨놓는 것이다.
[‘영혼 주입(Lv.99(Max))’을 사용합니다.]
[마력 24,000을 소모했습니다.]
[몬스터에게 영혼을 주입 중입니다……]
[예상 영혼 주입 소요 시간 : 1초]
[영혼 주입 중……]
[영혼 주입에 성공했습니다.]
[사망한 몬스터, 구울을 일으켜 세웁니다.]
[구울, 24마리가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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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24,000 / 24,290(+400)
[영혼 주입 가능한 개체 수] 24 / 300
[다음 영혼 주입까지 쿨타임이 1분 남았습니다.]
구울 24마리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로이 태어났지만, 외관은 그대로였다.
썬의 번개로 꺼멓게 탔던 피부가 돌아오지도, 떨어져 나간 팔이 붙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이전처럼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 무감각한 듯, 일어나고선 그저 정면만을 응시할 뿐.
명령만을 기다리는 거다.
“서로 죽여라.”
강기찬이 생애 첫 명령을 내렸다.
저벅, 저벅.
구울이 서로 마주 보며 손에 쥔 방망이를 휘둘렀다.
후- 웅! 퍽, 퍼-어억!
거침없다.
왜 죽여야 하는지, 이유 따윈 궁금치 않다는 듯.
픽, 픽!
구울이 하나둘씩 쓰러져갔다.
24마리가 한 마리가 될 때까지 계속 싸움을 붙였다.
그러는 사이, 썬이 또 다른 몬스터, 자이언트 앤트를 처치했다.
사체 산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강기찬은 자이언트 앤트의 사체에 영혼을 주입했다.
그런 다음,
“서로 죽여.”
또 싸움을 붙였다.
그러면서 구울 진영을 보았다.
유달리 전투를 잘하는 녀석이 보였다.
다 같은 레벨 1임에도 실력 차가 나는 까닭? 초기화로 레벨이 같은 것일 뿐, 살아생전엔 각자 다른 개체였다. 생김새, 성격, 전투 감각, 다 달랐으니까.
강기찬은 그중 최고를 뽑으려 했다.
레벨이야 올려줄 수 있지만, 없던 전투 감각을 일깨워주는 건 별개. 노동 대비 효율이 낮다. 재능이 전혀 없는 경우엔 허탕 칠 확률도 높고.
그럴 바엔 싹수가 보이는 한 놈 뽑고 집중해서 키우는 게 효율적이었다.
‘쟤는 1번이다.’
임시 이름까지 붙였다.
1번은 시원하게 상대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빠-아악!
마지막 일격.
이로써 1번만 남았다.
재차 구울 수십 마리를 소환했다. 구울 잡기, 퀘스트 조건을 달성했음에도.
그런데도 더 불러낸 건 1번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전투 감각이 뛰어난 건 봤고, 이젠 레벨 올려줄 차례지…….’
영혼 주입한 몬스터 사체끼리 죽여선 레벨이 안 오른다. 살아있는 순정 상태의 몬스터를 처치해야만 했다.
“저것들 다 잡아.”
1번이 구울 수십 마리를 향해 달려갔다.
강기찬은 그걸 지켜봄과 동시에 자이언트 앤트 진영을 보았다. 거기도 얼추 수가 줄었고, 두각을 드러내는 녀석이 몇몇 있었다.
한편, 썬도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 중이었다.
그때였다.
썬이 얕은 한숨을 내쉬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얼핏 본 거라 확실치 않지만.
“썬, 힘들어?”
- 써어어언!
“더 할 수 있다고? 좋아.”
“저기…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
잠자코 지켜보던 NPC네크가 물었다.
“네? 아뇨.”
강기찬이 당당히 말했다.
“근데 안 힘들지 어떻게 알지?”
“우린 마음으로 통합니다. 맞지 썬?”
- 써어어언?!
“그렇답니다.”
“그, 그래…….”
당사자가 그렇다는데…, NPC네크가 입을 다물었다.
강기찬은 NPC네크가 보낸 새 퀘스트를 보고선 처치해야 할 몬스터를 소환했다. 그것들을 썬이 맡아주었다.
퀘스트가 진행될수록 신경 쓸 데가 늘어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방식을 포기할 수 없었다. 한정된 시간에 급격한 성장을 하려면 뇌, 몸, 둘 중 하나는 혹사해야 했기에.
- 애-애앤트으!
잠깐 숨 돌리던 찰나, 이번에는 자이언트 앤트 쪽에서 신호가 왔다. 자이언트 앤트가 한 마리 남은 것. 레벨이 낮은 자이언트 앤트 수십 마리를 소환해주었다.
“잡고 있어.”
- 애-앤트!
각 몬스터 별로 대표를 선출하고 성장시키는 중이었다.
* * *
NPC네크의 퀘스트를 24번째 클리어하던 참이었다.
[남은 시간] 00시 2분 42초.
나갈 시간이 다 되어갔다.
‘시간을 참 알뜰하게도 썼네.’
마무리를 어떻게 맺느냐??
이에 따라 이 2분도 알뜰하게 쓸 수 있을 터.
“다 집합.”
구울, 자이언트 앤트, 고블린 등등…….
열 마리의 몬스터를 모았다.
나름대로 추려낸 정예 몬스터였다.
“너희들의 던전과 필드로 돌아가라. 그리고…….”
- 구울!
- 고블!
- 앤트!
강기찬의 계획은 간단했다.
저들이 살아생전 있던 곳의 세력을 통합하고 장악하라고 했다.
저 구울이 우두머리가 되면 그 구역의 구울 전체가 강기찬의 휘하로 들어오게 될 터.
아무리 하찮은 구울이라 해도 그 수가 커지면 무시 못 할 것이다. 그렇게 불린 세력은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고.
물론 혼자라는 점을 감안해 성공률을 대폭 높여주기로 했다.
“구울!”
- 구울!
“자…….”
구울에게 화염방사기를 지급했다.
그리고 사용법을 숙지시켰다.
“반항하는 것들은…, 이걸로 다 태워버려라.”
강기찬이 네크로맨서로서 생성한 권속들이 또 다른 부하를 거느리게 되는, ‘다단계 군대’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남은 시간] 00시 00분 11초.
이제 정말 나갈 시간이 다 되었다.
NPC네크에게 작별인사는 하고 나가야 예의 아니겠나.
“저…, 지금 나갑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NPC네크가 눈을 크게 뜨며 빨리 말했다.
“아! 나 오늘 너희 서버로 가! 그때 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
[이용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로그아웃합니다.]
이땐 몰랐다.
또다시 세계를 발칵 뒤집을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