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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테스트서버-37화 (37/151)

37화

* * *

미국, 텍사스주의 필드.

한 길드가 보스몬스터 레이드 중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으악!”

“제임스!”

보스몬스터, 대지를 머금은 골렘.

상상 이상의 강적이었다.

비벼볼 만하면 누군가 죽고.

[보스몬스터, 대지를 머금은 골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 대지를 머금은 골렘은 레벨업하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점점 기세가 기울었다.

다들 지쳐갔다.

이곳은 필드라 진짜 체력이 떨어진다.

전투 중 체력 회복?

어렵다.

물약도 힐러의 마력이 바닥난 지 오래.

그 여파로 탱커, 근 & 원거리 딜러, 죄다 한 번씩 죽었다.

로그아웃 당해서 일반인이 된 것.

한 번 더 죽으면 실제로 죽는다.

그들을 제외한 10명 남짓이 로그인 중이지만 이들로는 부족했다.

그렇다고 재로그인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다. 두세 시간 걸리니 그 안에 전멸할 터.

쿠-아아아악!

“피, 피해!”

일반인은 힐러보다도 약하다.

최소한의 저항도 불가능.

길드원들은 신속히 퇴각했다.

하지만,

“아, 안 돼!”

빠-아악!

골렘의 발길질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일반인이 암만 달려도 거대한 골렘의 한걸음에 못 미쳤다.

몇 명의 희생 끝에 선두그룹이 출구에 다다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 어어엇…….”

선두에서 뛰어가던 힐러가 당황스러운 외침을 내뱉었다.

“이, 추, 출구가!”

출구를 자이언트 골렘들이 막고 있었다.

“망할…….”

“끝인가…, 이대로?”

전방, 후방 다 막혔다.

털썩.

다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다 포기한 듯, 눈을 질끈 감았고…….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슬며시 눈을 떴다.

이상해서.

‘죽어도 진작 죽었어야 했는데? 그리고 조용해. 너무.’

그렇게 눈 뜨고 본 풍경은…….

“어!”

텅 빈 출구였다.

거기도, 그리고 뒤편에도…….

“없다!”

골렘이 없어졌다.

“그 많던 골렘이 없어졌어!”

“빠, 빨리 나가자.”

“돌아올지도 몰라. 골렘이…….”

“뛰어!”

생존 희망에 없던 힘까지 생겼다.

다다, 다다다다!

“사, 살았다!”

“오! 하느님. 맙소사!”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근데 어떻게 된 일이지? 이게 대체?”

뒤늦게 이성을 차린 이들이 의구심을 가졌다.

“몰라! 시, 신이 도우신 거야!”

* * *

강기찬은 초기엔 잡몹 위주로 소환했었다.

점차 욕심이 났다.

기왕 하는 거, 더 큰 효율을 추구하자고.

잡몹에서 엘리트 몬스터로, 그리고 보스몬스터까지, 범위를 넓혔다.

단, 철칙을 세웠다.

남의 건 건드리지 말기.

예외도 두었다.

당사자들이 감당 못 하면 건드리기.

바로 지금처럼.

“자, 준비하세요!”

강기찬의 외침.

곧 몬스터가 온다는 신호였다.

이윽고…….

슉, 슈슈슈슉!

허공에서 몬스터가 떼거리로 나타났다.

다수의 자이언트 골렘, 그리고 대지를 머금은 골렘이었다

“공격!”

집중타격이 이어졌다.

콰콰콰콰콰-! 콰직!

골렘이 떼로 박살이 났다.

“부길드장님! 여기 있습니다.”

A길드원은 사망 직전인 것들을 가져왔고,

강기찬은 제 자리에서 숨통만 끊으면 되었다.

* * *

세 시간 후.

[본 계정 레벨 : 1,020 …▶ 1,043]

[부 계정 레벨 : 330 …▶ 622]

‘세 시간 사냥해서 본계정은 23레벨이 올랐고. 부계정은 312레벨이 올랐네. 오늘 빼도 30일이 남았어. 이 페이스만 유지하면 무난하게 2,000레벨 달성한다.’

강기찬은 만족했다.

“오늘 사냥은 여기까지 하죠.”

소기의 목표치를 달성했다.

더 욕심이 났지만, 이쯤 하기로 했다.

‘혼자 사냥하는 게 아니니까.’

A길드원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강기찬이 소환할 때부턴 사냥 강도가 약해졌지만, 그 전부터 피로는 쭉 쌓여왔으니.

특히,

‘이제 곧 자정이다.’

12시가 되어간다.

GM미르에게 이동한계선 왕복권을 넘겨주러 가야 했다.

저벅, 저벅.

강기찬에게 A길드원들이 모였다.

그중 대표로 길드장, 윤형식이 악수를 청했다.

척.

“강기찬님, 수고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수고는 여러분들이 하셨지요.”

강기찬이 A길드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제가 경험치를 독식해서…….”

A길드원들이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대신 저희도 아이템을 쏠쏠히 챙기지 않았습니까?”

“예, 강기찬님 아니었으면 3시간에 이만큼 아이템 못 얻었을 겁니다.”

“양만 따져도 석 달 치 레이드 뛰었을 때 획득량은 되는 듯합니다. 질은 또 어떻고요,”

“진짜 득템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러다가 부자 되겠어요!”

A길드원들이 강기찬에게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아부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태도였다.

“단순히 아이템만 챙긴 것도 아니지요.”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보스몬스터를 잡은 건 처음입니다.”

보스몬스터 레이드는 인기 콘텐츠였다.

반면 인기 사냥터는 한정되어있고.

그 때문에 예약제로 운영되었다.

운이 좋아야 한 달에 한 군데 돌 정도.

그런데,

“한 10마리는 잡았나?”

“아니, 11마리일 걸?”

강기찬 덕분에 보스몬스터를 11마리나 해치웠다.

그것도 3시간 안에.

“와…….”

“3시간 안에 거의 1년 치 보스몬스터를 잡았습니다.”

던전 밖에선, 던전 예약, 대기 및 준비 기간…….

던전 안에선, 길 찾기, 함정 회피 및 제거, 몬스터 처리…….

보통, 보스몬스터를 만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 인력 등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시간은 돈 주고도 살 수 없지 않나.

덧붙여,

“값진 경험도 했습니다.”

보스몬스터 한 마리당 얻는 경험도 무시 못 한다.

무려 11마리를 잡았으니 짧은 시간 내에 실력향상과 직결되는 귀한 경험을 한 셈.

무엇보다 A길드원들을 신나게 했던 건 따로 있었다.

“나이트 와이번! 그건 브라질에서만 나오는 보스몬스터였지요!”

“그거 잡으려면 3년은 기다려야 한다던데…….”

A길드원이 잡은 몬스터 중엔 외국에서만 존재하는 것들도 더러 있었다.

“그것도 예약조차 안 되는 거라서…….”

그리고 몇몇은 외국인은 아예 잡지 못한다. 국내인에게만 허용되어서.

“대단했지!”

“진짜 최고였어!”

이후로도 흥분된 마음은 쉽사리 가라앉지 못했다.

“그럼, 다행입니다…….”

강기찬이 미소를 지었다.

‘아이템은 다 양보하길 잘했네.’

그도 레벨업이 목적이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아이템의 소유권도 주장할 수 있었다.

하나 굳이 그러지 않았다.

A길드원들에게도 열심히 해야 할 동기를 만들어주고자.

‘내가 궁핍한 것도 아니고.’

경석의 재산,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집안의 재산이 제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사치를 부리는 성격도 아닌지라, 그 정도 돈이면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터.

욕심내서 A길드원에게 줄 수 있는 것까지, 챙기고 싶진 않았다. 정말 탐나는 거라면 몇 개 정도는 챙겼을지도 모르지만, 그만한 건, 나오지 않았고.

윤형식이 강기찬은 눈치를 보더니 조심히 말했다.

“저희가 염려스러운 건, 혹시 강기찬님이 경험치를 만족할 만큼 못 드신 건 아닌지…….”

“아… 아닙니다. 저도 만족스럽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그런 소환술을 지니셨다니…, 그걸 밝히셔도 될는지.”

“뭐,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도 아니고, 너무 노골적으로 제 위주로 소환되는데 아닌 척하는 것도 우습잖습니까.”

“아, 하하. 하긴 그렇죠. 저 많은 몬스터들이 이곳에만 소환된다는 게, 그것도 강기찬님이 잡기 좋은 레벨로만 골라서…….”

“예, 숨길 바엔 다 까고 시작하는 게 좋았고 그래서 더 효율적이었잖습니까.”

“맞습니다.”

강기찬은 소환 전에 어떤 몬스터를 부를지 미리 알렸다. 덕분에 A길드원들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비할 수 있었다.

“어떤 몬스터를 부를지 미리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30%는 덜 잡았을 겁니다.”

“…….”

“아, 그리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예?”

“소환에 관한 건 외부에는 비밀로 하겠습니다. 안 그러냐? 얘들아?”

““예!””

“아…,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지금 한창 바깥이 소란스러울 테니까…….”

한국 한정해서도 갑자기 몬스터가 사라진 거로 떠들썩할 터. 하물며 외국까지 영향을 미쳤으니.

“저를 찾고 있겠군요.”

그 일을 벌인 자가 자신이라는 밝혀지면 귀찮아질 것이다.

“사실 저희도 비밀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강기찬은 보석이다.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자기들만 알고 싶은.

그들도 안다.

강기찬이 말이 부길드장이지, 일반적인 종속관계가 아님을. 얼마든지 길드에서 나갈 수 있음을.

그렇기에 그의 가치가 널리 퍼지는 걸 꺼렸다.

윤형식 길드장이 말했다.

“한데,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죠?”

“여기가 필드다보니 저희 사냥을 본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필드는 개방되어 있기에 목격자들이 제법 되었다.

즉, 이 사태의 근원지가 이곳인 건 숨길 수 없단 얘기.

“제가 한 거로 하겠습니다.”

윤형식은 자신이 소환한 거로 하자고 했다.

“어차피 A길드원 중 누군가가 저지른 거라는 의심은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괜한 루머를 퍼트리는 것보다는 이쪽에서 먼저 선수 쳐서 밝히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강기찬이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똥파리가 한두 마리 달라붙는 게 아닐 텐데…….”

“그보다는 강기찬님의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하니까요.”

“아뇨.”

“……?”

“제가 거절하겠습니다.”

강기찬의 거절에 윤형식이 의문을 표했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한 거라고 밝히세요.”

“그, 그러면…….”

“어차피 제가 저지른 일 아닙니까, 굳이 길드장이나 A길드가 피해를 보게 할 수는 없죠.”

강기찬이 사전에 협조를 구한 것도 아니다.

본인의 필요로 소환을 쓴 것.

그로 인해 피해자가 생기는 건 싫었다.

반면,

‘뭐…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윤형식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물론, 지극히 당연한 거다.

일 저지른 자가 책임지는 게.

하나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었다.

‘부끄럽지만, 나였으면 강기찬님처럼 못 했을 거다…….’

밑에 사람이 귀찮은 일을 자진해서 떠맡는다는데 거절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아니, 자진하지 않아도 억지로 귀찮은 일 떠맡게 하고 꼬리 자르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경석 그 또라이랑은 너무 다르다…….’

경석과 비교가 되었다.

‘경석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했지.’

이렇다 할 직책도 없는 백수가 길드장인 자신을 아랫사람 대하듯 온갖 심부름을 다 시켰었다.

강기찬이 된 사람으로 보일 수밖에.

‘경석이 강기찬님 반만 닮았어도 내가 길드장 자리 뺏기는 거 기분 덜 더러웠을 텐데…….’

그때였다.

“여기서 피하십시오.”

“예?”

강기찬이 뜬금없는 말을 했고, 이를 이해 못 한 윤형식이 물었다.

“옵니다.”

“누가 말입니까?”

“썬더버드가.”

“예? 써, 써써썬더버드가요?”

썬더버드(Lv. 9,999).

자연 재해급 필드 보스몬스터였다.

아직, 단 한 번도 잡히지 않았다는.

“빠, 빨리 피신하시죠!”

이동할 때‘번개’ 그 자체로 변해서 이동한다.

달리 말하면, 번개 같은 속도로 이리로 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 먼저 가십시오!”

“예? 강기찬님은 어쩌고요?”

“이대로 보내면 위험합니다.”

맵핵으로 본 경로상, 썬더버드는 도심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도시 하나 궤멸시키는 건 일도 아닐 터.

‘아……!’

윤형식은 단박에 이해했다.

그러나,

“그래서 어쩌려고요?”

이대로 보내면 위험하다?

그럼, 뭘 어쩐단 말인가.

자연재해다.

랭킹 1위도 못 막는.

안 보내기라도 할 건가?

“제가 막아야죠.”

“아, 아니, 뭘 막습니까, 같이 도망가야…….”

슉.

갑자기 강기찬이 사라졌다.

남은 윤형식과 길드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마, 막는다면서? 제일 먼저 도망가네…….”

“근데 암살자가 공간이동 쓸 수 있습니까?”

“모, 몰라. 일단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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