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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로 인생 역전-77화 (77/130)

[제77화] 롤러코스터

계란 장수와 같은 구수한 멘트였다.

“포인트 도착! 포인트 도착!”

선장의 안내 방송에 우르르 밖으로 몰려나온 우리는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갑판 위에는 아이스박스와 낚싯짐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고, 바닥은 온통 바닷물 천지였다.

“흠뻑 젖었구만.”

“장난 아니네요.”

파도가 높아 배 안으로 물이 튀어 벌어진 현상이다.

거치대에 꽂아 놓은 낚싯대며, 바닥에 내려놓은 보조 가방이며 온통 바닷물에 젖어 있었다.

먼바다를 둘러보던 백정철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 너울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예전에 바이킹을 타면서도 너끈히 고기를 잡았거든.”

“바이킹요?”

“불쑥 솟아올랐다가 가라앉으면 사방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구만. 하하핫.”

라떼 운운하는 그의 말이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 너울은 낚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풍랑 주의보는 없답니다. 낚시 시작하세요.”

경험이 많은 선장의 말도 내게는 별로 위안이 되지 못했다. 나는 사심희에게 단단히 주의를 당부했다.

“난간 근처에는 절대로 오지 마. 그냥 멀리서 찍거나 힘들면 아무 데나 고정시키고 선실로 들어가.”

“아유, 알았어요. 다들 괜찮다는데 엄살이 좀 심하네요.”

나보고 엄살이란다.

사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낚시를 다니다 보면, 가끔씩 성난 파도와 맞닥뜨리는 경우도 일어나곤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악천후에서의 낚시를 철저히 피해 왔다. 병적으로 너울을 무서워하게 된 계기가 있기 때문이다.

선상 낚시에 입문하고 한창 재미가 들렸을 무렵이었다.

기상이 좋지 않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헛된 욕심에 무리하게 승선한 낚싯배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때도 오늘처럼 먼바다 침선 낚시였다.

아침부터 꼴랑거리는 바람에 뱃멀미가 올라왔지만, 나는 난간을 붙잡고 꾸역꾸역 낚시를 이어 갔다.

결국 한 마리도 못 잡고, 점심 무렵 조기 회항을 하는 동안 나는 선실 안에서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다.

바이킹은 저리 가라고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배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동안 사방에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오는 광경은 실로 공포 그 자체였다.

결국 나는 그날 귀항까지 두 시간이면 충분할 거리를 무려 다섯 시간 동안이나 긴 항해를 하고 돌아왔다. 배에서 내려 방파제의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 나는 드디어 살았다는 감격에 찔끔 눈물이 날 뻔했다.

아무튼 그날 이후로 나는 한동안 낚시를 쉬었다. 그리고 다시 바다로 나갈 무렵에는 철저한 원칙을 세워 두었다.

출조 5일 전부터 미국과 일본에서 발표하는 해상 예보까지 꼼꼼히 찾아보는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확인에 확인을 거듭했다.

예보상으로 장판처럼 잔잔한 바다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무난한 기상이 예고되었다. 그런데 변화무쌍한 먼바다는 예상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자네. 오늘은 이걸 써 보지 그러나.”

갑자기 백정철이 뭔가 내미는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가 미끼로 가져온 주꾸미였다.

“좋죠. 얼린 것도 아니고 생주꾸미네요.”

“서해에는 주꾸미 낚시가 끝물이네만, 남도에는 아직 한창이라네. 친구가 먹으라고 보내 준 건데 조금 남겨 왔네.”

“그 귀한 걸 미끼로 써도 되겠습니까?”

“개우럭만 구할 수 있다면 뭔 짓을 못 하겠나. 하하.”

나는 주꾸미를 몇 개 집어 바늘에 걸기 시작했다. 어떤 놈은 너무 커서 세로로 반을 잘라 써야 했다.

“오늘은 제일 젊은 제가 선봉을 맡겠습니다.”

황선태 프로가 의기양양하게 맨 앞자리를 맡았다.

그는 서해 낚시에서는 보기 드문 5단 채비를 가져왔다.

침선이 진입하기 좋게 나란히 붙어서 하는 게 좋겠다는 선장의 말에 따라, 백정철이 다음 자리에 섰다. 맨 끝의 자리는 내 차지였다.

“자아, 그럼 진입해 보겠습니다. 12미터 침선.”

선장의 멘트가 울려 퍼졌다.

예전 같으면 바닥을 찍고 몇 미터 올리라고 해 줄 법한데, 선장은 침선의 높이만 알려 주었다.

프로 조사들이니까 알아서 대처하라는 의미였다.

낚싯대를 손에 쥔 세 남자가 좌현에 나란히 섰다.

곧 다가올지 모를 짜릿한 입질을 상상하면서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배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나는 은밀하게 제3의 시야를 펼쳤다.

음…….

옆으로 누운 침선의 하단 부근에 숨바꼭질을 하듯 줄지어 다니는 시커먼 물고기 떼가 눈에 띄었다.

적지 않은 우럭의 개체수에 내심 안도했지만, 기상이 좋지 않아서인지 아래쪽에만 꽁꽁 뭉쳐 있는 게 문제였다.

입질을 받으려면 바닥에서 최소한 5미터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

채비를 바짝 내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살펴보니, 그들 또한 아주 낮은 곳에서 주꾸미 미끼를 흔들고 있었다.

역수 고수들이라 다르다. 예감이 좋다.

시작부터 대물들을 줄줄이 엮어 올리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던 바로 그때였다.

“어이쿠!”

선두에 있던 황선태가 뒤쪽으로 발을 헛디뎠다. 갑자기 밀려온 큰 너울에 몸의 균형을 잃은 것이다.

때마침 포인트에 진입한 그의 채비에 튼실한 우럭이 달려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봉돌은 그대로 침선의 난간에 부딪히고 말았다.

“아아, 저는 작살났어요. 다들 조심하세요.”

황선태가 울상을 짓자, 백정철은 채비를 얼른 걷어 올려 다행히 밑걸림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럭들은 자연스레 멀리 사라져 가는 그의 미끼를 외면하고 말았다.

나라도 잡아야 한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낚싯대를 꽉 쥐었다.

쿠궁!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었다. 갑자기 배가 또 한 번 크게 출렁이는가 싶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 보니 내가 보기 좋게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있었다.

“괜찮나?”

“아이고…….”

그 와중에도 낚싯대를 놓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민망한 모습을 감추고 다시 일어섰을 때는 채비가 몽땅 침선에 엉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까스로 채비를 뜯어내고 났을 때는 배 안에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오늘 쉽지 않겠어.”

“그러게요.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어서야…….”

“슬슬 멀미가 올 것 같아요.”

모두들 처음보다는 한풀 기가 꺾인 모습이었다.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하시고. 똑같은 위치로 진입합니다. 12미터. 12미터.”

선장의 멘트에 우리는 다시금 전열을 정비하고 나란히 섰다. 황선태는 한 손으로 난간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낚싯대를 든 채 엉거주춤 서 있었다.

쿠구쿵!

이번에는 포인트에 진입하기도 전에 배가 흔들렸다. 바짝 긴장한 두 사람은 아예 밑걸림에 대비하여 채비를 높이 올리고 방어 모드로 전환했다.

안타까운 모습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여전히 채비를 바닥에서 3미터를 유지한 채로 정면을 쏘아보고 있었다.

“어어. 왔다. 왔어요!”

황선태가 운 좋게도 가출한 우럭의 입질을 받은 모양이다. 자세가 영 불편해서 그런지, 그는 욕심내지 않고 곧바로 전동릴을 작동시켰다.

이어서 채비를 너무 높게 조정한 백정철은 이번에도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채비 회수를 시작했다.

투둑!

처음으로 내 초릿대를 흔드는 우럭의 약한 입질.

괜찮은 씨알 한 마리였지만 나 또한 곧바로 채비를 걷을 수밖에 없었다.

유속이 빨라 더 지체했다가는 통으로 날릴 게 빤해 보였다.

위잉~ 위잉~

먼저 올라온 황선태의 3짜 우럭이 오늘의 첫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내 4짜 우럭이 뒤이어 올라왔다.

백정철이 머쓱해하며 두 사람의 첫수를 축하해 주었다.

“역시 젊은 사람들이 낫구먼. 우럭이 있다는 건 확인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잡아 보세나.”

배는 크게 한 바퀴 돌아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똑같은 포인트로 진입하면서 선장은 어탐기를 확인한 결과를 알려 주었다.

“바닥에서 3미터 정도에 어군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들 긴장하시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채비를 바짝 내리면서, 우리는 세 번째 진입을 시도했다.

쿠궁! 쿠구쿵!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었다. 배가 두둥실 떠오르는가 싶더니 사정없이 아래로 처박혔다.

선수 부근에서 바닷물이 튀어 오르며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황선태는 아예 바닥에 쪼그려 앉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바닷물을 잔뜩 뒤집어쓴 채 사색이 되어 버린 나를 발견하고 백정철은 결단을 내렸다.

“채비 걷자! 낚시고 뭐고 너무 위험해!”

백정철의 다급한 외침에 뱃전에는 요란한 전동릴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그가 선장에게 달려갔다.

“다른 포인트로 이동해야겠어요. 너울이 약한 곳 없을까요?”

“그럼 침선은 포기해야 합니다. 섬 근처의 여밭이 그나마 잔잔할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그렇게라도 합시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온 마당에 쉽게 귀항 결정을 하진 못하고, 결국 우리는 근처의 섬 부근으로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아깝다. 개우럭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림의 떡을 뒤로하고 나는 일단 선실로 피신했다.

“아이고, 죽겠다.”

황선태는 선실에 들어서자마자 길게 누웠다.

백정철이 근심 어린 얼굴로 나를 위로했다.

“여밭에서 의외로 대물들을 만날 수도 있을지 몰라. 바람이 좀 잦아지면 다시 침선에 도전할 수도 있고.”

“그랬으면 좋겠네요.”

30여 분을 달린 배가 스르르 멈췄다.

선실 입구에 벗어 던진 신발을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였다. 백정철이 누워 있는 황선태의 어깨를 흔들고 있었다.

“일어나게. 다 왔네.”

“으음. 죄송하지만 속이 울렁거려 못 일어나겠어요. 조금 더 쉬다가 가야겠습니다.”

“……알았네.”

첫 번째 낙오자 발생.

최근에 배스나 가물치에 열중하느라 선상 낚시를 멀리한 탓인가 보다. 황선태가 뱃멀미 증상을 보이며 일어나지 못했다.

밖으로 나와 보니 섬 하나가 그럭저럭 바람을 막아 주는 위치였다. 그래도 바람은 적지 않아, 바다 표면이 거칠게 일어나 보였다.

“아까보다는 낫구만. 한번 해 보세.”

“좋습니다.”

얼른 3단 채비를 정렬하고 아래를 살펴보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낱마리의 고만고만한 우럭들이 돌 틈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었다.

이거라도 잡아야겠다.

나는 곧 마음을 비우고 주르륵 채비를 내렸다. 이른바 이삭줍기. 놈들의 머리 위에서 주꾸미 미끼를 흔들었더니, 마지못해 기어 나오는 한 마리의 자잘한 우럭.

위이잉~

옆에 있던 백정철도 한 마리를 용케 주웠나 보다. 그는 빠르게 회수한 채비에서 작은 우럭을 떼어 내고 곧바로 낚싯대를 담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백정철과 나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점심 드시고 하세요!”

“벌써 그렇게 되었나?”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선장이 준비해 온 도시락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잠시 후 사심희는 작은 우럭 세 마리로 후닥닥 회를 쳐서 접시에 담아 왔다.

“그래도 사심희 님의 회 맛은 보게 되어 다행이군. 황선태도 불러야 하지 않을까?”

“제가 다녀올게요.”

내가 얼른 달려가 황선태의 상태를 살폈지만 너무 곤히 잠들어 그냥 두는 게 낫겠다 싶었다.

“황 프로는 나중에 먹이는 게 좋겠어요.”

내가 말하자, 사심희는 회를 약간 덜어 내고 도시락도 하나도 따로 챙겨 놓았다.

“이야! 정말로 맛이 다르네. 힘들게 잡은 우럭이라 더 그런가? 헛헛.”

회 한 점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백정철은 헛웃음을 지었다. 반나절 동안 두 사내가 파도와 싸워 잡은 우럭이 자잘한 놈으로 열 마리에 불과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식사 도중에 주변을 둘러보던 백정철이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바람이 잦아들 생각이 없는 듯하네. 아무래도 오늘 낚시는 이것으로 마치는 게 좋겠어. 어차피 개우럭은 얼굴도 보지 못할 테고.”

“정말이십니까?”

“그나마 자네가 처음에 잡은 4짜 한 마리가 있으니 혁준이가 좋아할 걸세.”

“…….”

“아쉬운 모양이로군. 하지만 어쩌겠나. 귀항하면 어시장에서 몇 마리 사서 보태기로 하지.”

짧은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뱃머리를 돌려 귀항을 시작했다. 무적의 삼인조가 잡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조과였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선실 안에 누워 있던 나는 화장실을 다녀올 생각으로 잠시 밖으로 나왔다.

잠시 후 화장실을 나와 문을 닫고 주변을 둘러보니, 주변에 낯익은 부표가 눈에 띄었다.

나는 조용히 휘파람을 불어 바닷속을 들여다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오전에 처음에 세 번이나 진입했다가 실패했던 침선이었다.

내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우럭 시즌은 끝이다. 어시장에 가 봐야 개우럭은 없을 것이다. 김혁준에게 낚시로 잡은 자연산 개우럭을 보내 주려 떠나 온 출조가 아니었던가.

다행히 아까보다 너울이 더 심해지지는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시도해 보는 거다.

나는 곧바로 달려가 조타실의 문을 활짝 열었다.

“선장님! 여기가 아까 그 침선 있는 곳 맞죠?”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딱 한 번만 해 보겠습니다. 안 나오면 바로 포기하겠습니다.”

갑작스러운 내 요청에 선장은 눈을 휘둥그레 치켜떴다.

선실 안에서 내 말을 들은 백정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나무랐다.

“아침에는 그렇게 벌벌 떨더니 왜 그러나? 그러다가 사고 나는 거야.”

“아닙니다. 너울은 있지만, 더 심해지지는 않았어요.”

내 말을 받아 준 사람은 오히려 선장이었다.

그가 뱃머리를 크게 회전시키면서 껄껄 웃었다.

“대단한 프로 조사님들이 오셨는데 그래도 개우럭 한 마리는 잡아야 하지 않겠어요? 안전은 내가 책임지겠소. 어차피 지나가는 길이니까 딱 한 번 훑고 가겠습니다!”

뒤이어 선실을 나온 사심희에게 들어가 있으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한사코 말을 듣지 않았다.

“사시미 님은 그냥 선실에 있어.”

“이걸 꽉 잡고 있으면 괜찮아요.”

백정철도 가만히 두고 볼 수만 없었는지, 자리로 돌아와 낚싯대를 꺼내 들었다.

“정 그렇다면 한 마리라도 보태 보겠네.”

“제가 선두에서 하겠습니다.”

나는 낚싯대를 들고 맨 앞쪽의 자리로 옮겼다. 거치대를 보니 황선태의 낚싯줄에 늘어져 있는 5단 채비가 눈에 띄었다.

어차피 단판 승부.

나는 그것을 떼어 내어 내 낚싯줄에 단단히 매었다. 그리고 봉돌을 풍덩 바다에 빠뜨리며 침선의 밑바닥을 노려보았다.

연줄처럼 길게 이어진 낚싯줄을 끌며 묵직한 봉돌이 앞장서서 그곳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바닥의 어군에 닿을 수는 있다. 문제는 빠른 유속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신속하게 채비를 끌어내느냐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둥근 형태로 뭉쳐 있는 대물 우럭의 무리가 김혁준의 눈동자처럼 새카맣게 일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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