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5화 (108/126)

§

우다영.

다음 날.

벌써 4월이 눈 앞으로 다가온 날이었다.

"섹파되길잘 했어

섹파가 되고나서 원없이 시우와 섹스를 할 수 있었다.

더 이상 피임약을 먹지 않고 매일 같이 몇 번이고 안에 시우의 정액을 받았다.

우다영은 배를 문지르며 안에 가득 찬 시우의 정액에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소율씨랑 사귀고나서 많이 줄었었는데……

''그런 걱정을 왜 하냐. 이제 그런거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옆에서 잠이 깼는지 시우가 그녀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말했다.

8년 동안 시우와 여러 일들이 생각이 났다.

그동안 해왔던 여러 플레이들.

걱정없이 그 플레이들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게 그녀를 행복학 만들었다.

우현이와의 결혼도 좋지만 그녀는 깨달았다.

우현이만큼이나 섹스 없이는 절대 살 수 없다는것을.

그리고 들키게 되면 굉장히 위험한데도 자신의 맹세를 받아준 시우를 보며 감사함이 느껴졌다.

"고마워…. 내 섹파가 되어줘서••••••

"……풋, 네가그런 말하니까웃기다. 걱정마, 우리 찐친이잖아."

대수롭지 않게 말을 하고는 있었지만 얼마나 시우가 고민하고 또 고민을 했는지 알고 있었기에 더욱 감사했다.

"아, 맞다. 다영아…. 오늘은 진짜 방 빼야되잖아."

"으응."

"가기 전에…, 사놓은거 있어."

부스스한 머리로 일어난 시우의 눈밑에 다크서클이 잔뜩 끼어있었다.

침대에서 내려 걷는데 시우의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고 있었다.

자신을 만족시켜준다고 며칠 동안 밤새서 안에 싸줬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거."

"이거 뭐야……?"

시우가 건네준 작은 박스를 든 우다영은 써져 있는 글씨를 읽었다.

"어, 임테기네?"

''응, 피임 없이 계속 안에 쌌잖아. 한 번 체크해봐."

섹파가 되었으니 이제 임신도 우현이가 아닌 시우의 결정에 따라야했다.

몇 년 전 부터 임신 시키고 싶어했기에 피임은 당연히 시우의 결정에 따라 못 했었다.

걱정 반 기대 반을 안고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으씨…. 만약에 임신하면……

사랑하는 우현이의 아이로 키워야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여온 배덕감이란 존재는 그녀를 오싹거리게 만들었다.

쪼르르

소변을 누고 탈탈 털며 잠시 기다리자 젖어들어가면서 한 줄이 나타났다.

서서히 두 번 째 줄을 향해 젖어들어가는 임테기.

스윽.

곧 두 번째 줄에 선명하게 그어지는 선을 보며 우다영이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우현이를 속이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뱄다는 생각에 오싹할 정도로 강한 전율이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어떻게 됐어?"

달칵

시우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물었고 우다영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두 줄이 나타난 임테기를 그에게 내밀었다.

"앗! 지, 진짜로?! 오…! 나 고자는 아니었네.,'

"흐응, 그게 할 소리냐아진짜……. 임신 시킬줄이야……

"그런거 치고는 엄청 꼴려하는 표정인데?"

8년 동안 모든게 바뀐 우다영의 가치관, 개념, 생각과 신체는 이런 스릴감과 배덕감에 보지가 눅진하게 풀리도록 만들었다.

''내 섹파가 너무 변태라 무조건 임신 시켜야겠다며〜.',

''푸흣, 너도 좋잖아? 우현이 볼 때마다 오싹하겠네.''

이 상황에서도 장난을 치는 시우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으그〜, 너도 정말 너다〜. 시우야〜. 축하해, 네가 원하는대로 네 아기 가졌어."

더 이상 기존의 우다영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남은건 우현이를 더 없이 사랑하는 만큼 시우의 자지만을 생각하는 그녀만이 남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작가의 말 : 15 시나리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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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scenario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등급 : 대작]

[영향력 : 1735]

[명성 : 1551]

[평]

[: 완벽한 전개와 마무리]

[첫 만남부터 마지막까지 바뀌어가는 모습이 관전 포인트]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감독! 모르는 사람은 간첩!]

[사람은 언제나 고민하고 판단한다. 그것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지라도]

[point: 26]

[다음 작품에서 몰입도+99%]

[다음 작품에 서 위화감 -99%]

[대기시간: 16d 18h52m]

대작이 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순간 벙쪘다.

나름 길게 찍었으니 좋은 등급은 받겠지 싶었지만 가장 티어가 높은걸 받을 줄은 몰랐다.

대 며0 거S수 평 망 । I rL [ [ [ rL

내가 아는 한 시나리오 북의 등급은 6개로 나뉜다.

그 중에 대작이란것은 가장 높은 등급이란 얘기였다.

그 와중에 영향력과 명성은 1000씩 올랐다.

''가장 높은 점수가 천 점이구나……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무심하게 시나리오 북을 쳐다봤다.

처음 책을 얻었을 때와 다를바 없이 낡은 양장으로 만든 평범한 공책이었다.

어떻게 보면 빈티지라 볼 수도 있었다. 책을 펼치면 연필로 적혀진 듯 몰입도와 위화감 그리고 배우들의 이름이 적혀져 있 었다.

그 중에서 내가 본건 당연히 우다영이었다.

[배우]

[우다영]

[#7scenario 한 지붕 한 자매(평작)][28]

[대작: 1]

[명작: 이

[걸작: 1]

[수작: 1]

[평작: 5]

[망작: 1]

[네임밸류 : 55%]

예전에 얻은 특성으로 처음으로 영향력의 쓸모에 대해 알았다.

"드디어……

한 지붕 한 자매 대신에 그 자리에 이번 시나리오를 집어넣었다.

[배우]

[우다영]

[#15scenario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대작)][이

처음으로 찍은 대작이란 글자가 나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영향력.,'

지금까지 쌓아올린 내 영향력을 전부 끌어다가 작품에 넣었다.

[영향력이 최대치를 넘어섰습니다.]

[최대 1000으로 입력하겠습니다.]

사각사각

글자가 공책위로 적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배우]

[우다영]

[#15scenario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대작)][10이

[대작: 1]

[명작: 이

[걸작: 1]

[수작: 1]

[평작: 5]

[망작: 1]

[네임밸류 : 55%]

숫자는 딱 100이었다.

영향력에 대해 100%받는다는 의미 같았다.

"뒤에 기호는 넣어야 알아먹을거 아니냐. 진짜."

언제나 불친절한 시나리오 북을 보면서 인상을 찡그렸다.

이쯤되면 불친절한게 아니라 미완성이 아닐까 싶었다.

[100를 달성했습니다. 특성 페르소나를 부여합니다.]

[우다영 - (페르소나)]

[특성]

[페르소나: 감독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며 완벽히 수행해내는 마음의 동반자]

역시나 설명은 미진했다. 그럼에도 입가에는 썩어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페르소나란 단어를 모를 수가 없었다.

"내전용 배우란 얘기구만."

체감도 길었고 실제로도 길었던 시나리오가 끝나니 속이 후련했다. 완벽하게 유종의 미를 걷은 덕에 마음은 매우 홀가분했다.

''이런게 홀가분이란 거네."

단어에 참뜻을 알게된 보람찬 시 나리오였기에 입가에는 만연하게 웃음꽃이 활짝폈다.

이제 남은건 우다영의 반응을 알아봐야했다.

정말 시나리오가 현실에서도 적용이 되는지는 미지수였다.

처음으로 대작을 쓰기도 했거니와 영향력이 얼마나 힘을 발휘하는지를 몰랐다.

''반응을 봐야겠어."

혹시라도 대놓고 섹파취급을 했다가 적용이 안 됐다면 분명히 뒤지도록 욕을 먹을게 분명했다.

게다가 우현이와의 관계도 급속도로 냉각될게 뻔했다.

§

출근을 하고나서 슬쩍슬쩍 눈치를 살폈다.

일단 영향력 100은 찍은 상태였지만 불안한게 있었다.

''무슨 생각해요…?,’

옆에 있던 소율이가 말을 걸었다.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살짝 어색했다. 하지만 소율이의 기억은 이미 합리화가 되어 빈 공 백에 아무런 위화감도 느끼지 못했다.

시나리오 북의 장점은 이거였다.

시나리오 동안 생긴 시간의 공백을 합리화 시켜준다는 것.

"응? 아아, 왠지 오랜만에 출근한 기분이 들어서."

"그래요?"

다행히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다.

우다영의 반응도 확인도 해야했지만 밀린 일들을 처리하는것도 내 할 일이었다.

"스읍…, 많이 쌓였네……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는건 소율이나 유찬이가 대신 해줬지만 나만 할 수 있는게 있었다.

결국 오전에는 확인 보다는 일을 하는데 집중했다. 신경은 우다영 쪽으로 가 있었지 만.

물을 받기 위해 텀블러를 들고 정수기로 향했다.

"앗, 시우야〜. 나도."

물을 반쯤 받았을 때 나를 본 우다영이 쫑쫑 다가왔다.

평소처럼 얘기를 하는 우다영의 모습은 아직도 헷갈렸다.

"줘봐. 뜨거운 물 받아줘?',

응〜. 티백 우려 먹을려고. 이거 맛있는데 줄까?"

"응? 아냐, 괜찮아."

도저히 모르겠다. 제대로 된건가?

조급함에 괜히 티를 내서 거사를 망칠 수는 없었다.

차분하게 기다리는것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 그런 일 있었잖아

우현이와 얘기를 하는 우다영의 모습도 평소랑 다를게 없었다.

설정 자체를 평 범하게 해놓은게 문제였다.

나와 단 둘이 있을 때만 싸보이도록 만든탓에 다 같이 있을 땐 확인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티나게 둘이 어디 카페라도 갔다오자 이럴 수도 없었다.

급하게 말리는 담배에 머리를 긁적이며 1층으로 내려갔다.

치익.

"후우…."

골목길에서 담배연기를 뱉으며 푸른 하늘을 쳐다봤다.

이제 4월이라 그런지 선선한 바람이 골목길 사이로 불었다.

툭툭

담뱃불을 끄고서 위로 올라가자 분위기가 약간 어수선했다.

"뭐야, 유찬아 뭔일이여."

"아, 형님. 다영이 선배임신하셨대요.'’

”뭐? 진짜?”

거짓말처럼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이 나왔다. 시나리오 내에서는 내가 임신을 시켰지만 과연 그녀는 어떻게 생각할까.

먼저 우현이를 쳐다봤다.

자신의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에 세상을 다 가진듯 웃고 있었다.

옆에 서 있는 우다영도 그런 우현이를 보며 눈에서 하트를 보내고 있었다.

정말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문제는 이제 다영이가 인식하는게 합리화를 통해 우현이의 아기를 가졌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제대로 적용이 되서 내 아 기로 인식을 하느냐.

"어우, 축하해."

그래도 일단은 축하를 해줬다.

"고맙다, 시우야."

''그럼 결혼은 어떻게 되는겨?,’

''식? 그건 아마 낳고서 해야할거 같아…. 내년에……. 식장이 다 가득차서……

축하를 해주고나서는 다시 평범하게 일을 하는 소리가 사무실에 울렸다.

어떤 능력은 상태창도 보여주고 스탯도 보여주고 하는데 망할 내 능력은 그런게 없었다.

적용이 제대로 된건지 골머리를 썩히는 동안에 하루가 지나갔다.

''시나리오 보면 제대로 된거 같은데 반응을 보면 아닌거 같기도 하고……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았다.

적용이 제대로 됐다면 시나리오상 임신을 한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상태였고 이 집에서 나간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출근한 회사는 여느때와 별반 다르진 않았다.

평범하게 일을 하고 쉴 땐 담소를 나누고.

다시 며칠이 지났다.

사이사이에 둘이 있을 시간을 만들려고 했는데 임신을 한 탓에 우현이와 항상 붙어 있었다.

설정상 분명히 섹스에 다영이가 안달이 났을 시간인데도 조용했다.

"……쯧. 이거 완전 불량품이네.,

앞에 놓인 시 나리오북을 발로 툭하고 찼다.

힘을 줘 던지기에는 시나리오 북의 능력이 너무 아까웠다.

혹여라도 찢어지면 돌이킬 수가 없었다.

"그냥시나리오 내에서 즐겨야 되면……

시나리오 밖 현실에서도 섹파로 즐길 생각으로 가득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포기해야 할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기획을 했던 우다희와 소율이에 대한 시나리오도 대폭 수정을 해야했다.

보름 넘게 투자를 한 내 시간이 아가웠다.

"……섹스를 매일 해대서 그렇게 아깝진 않은데……

시나리오 북의 용량이 한정되어 있었기에 우다영에게 쏟아부은 것들을 잘게 쪼개서 여러 시나리오로 디테일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게 조금 아쉬웠다.

체념을 하고나니 흥미가 대폭 줄어들었다.

"쯧, 다희 누나한테 위로나 받아야겠다.',

역시 위로를 받는데엔 유부녀만큼 안락한게 없었다.

세계관을 다시 정립하고 캐릭터를 짜면서 간소화 해나갔다.

왜냐하면 시나리오 북의 페이지를 최대한 아껴가면서 쓰고 싶었다.

일찍 퇴근해서 소율이하고 데이트나 할까하는데 밀린 일 때문에 잔업이 생겨버렸다.

"소율아, 미안하다. 오늘은 혼자 가야할거 같은데?"

"아, 넵. 히…. 괜찮아요. 도와드릴까요?"

여자친구가 되고나서 내게 좀 더 신경을 써주는게 보였다.

소율이에게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주며 먼저 퇴근을 시켰다.

''괜찮아, 천천히 하려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 요새 매일 나하고 저녁 같이 먹었었잖아.,’

"네…."

''아쉬워하지말구.,’

소율이에게는 여전히 자상하고 다정한 남자친구의 연기를 하고 있었다.

성욕은 다른 곳에서 풀고 있었으니 굳이 그녀에게 다급하게 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여유있는 어른의 모습을 연기할 수 있 었다.

그렇게 혼자 남아 불도 한쪽만 키고 일을 하고 있었다.

띠 릭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며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다만 갑자기 불이 켜지는 바람에 고개를 드니 우다영이 후다닥 자신의 자리로 달려가는게 보였다.

체념을 한 탓에 무덤덤한 얼굴로 물었다.

"뭐 놓고감?"

n우응〜. 점심에 커피 마시고 카드를 걍 서랍에 넣어놨거든."

"그래, 들어가라."

심드렁하게 대답을 해주고 이어폰을 꽂는데 그녀가 다가왔다.

뭔가 싶어서 한쪽 이어폰을 빼자 그녀가 파티션에 몸을 기대고 내 귓가에 속삭였다.

''요새 양쪽 부모님들께 인사하느라 진짜 바빠〜.,'

''그래서."

''뭐야아〜. 너는 아무렇지도 않은거 같다? 나 임신시켰다구 끝이야?"

그녀의 말에 각성제를 먹은 것 처럼 정신이 깨어났다.

동시에 입꼬리가 귀에 걸릴듯이 쭈욱 올라갔다.

"당연히 아니지."

"뭐야, 미소가 쓰레기 같아."

체념한 탓에 우울했던 내 미소는 다시 썩어문드러진 미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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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럼 갈게~.조금만 봐줭

요염하게 미소를 흘리고서 그대로 나가버렸다.

홀로 남은 사무실에 앉아 실소를 터뜨렸다.

"프핫! 하핫…!',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진짜로 됐다는 사실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스읍! 하아…!"

숨을 깊게 내뱉으며 겨우 진정을 시키고서는 한쪽 입꼬리만을 크게 올렸다. 가방에서 시나리오북을 꺼내들고는 양장 위에 입을 맞췄다.

"최고다! 시발!"

방금전까지 미완성품이라고 욕했던 나를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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