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3화 (96/126)

§

다음 날.

금요일 퇴근 후 마지막으로 체크를 한 후에 나는 마지막 시나리오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후우, 긴장되네."

마침표를 찍고 내일이 되면 이제 스무살의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

지어진 건물이나 시간, 달력 같은 경우에는 바뀌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삭제했고 시나리오 안에서도 시간을 나만 볼 수 있게 설정 을 짜놓았다.

짜악

내 두 볼을 때리며 다짐을 했다.

''나는 스무 살이다……, 나는 스무 살이다……

0T가 끝나고 개강하기 직전으로 돌아간다.

이후에 벌어진 시나리오들의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끝낸 후에 시나리오 북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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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분량인 만큼 로딩이 올라가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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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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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딩 완료]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작가의 말 : 내일부터 [상담 클리닉]도 연재가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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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 99%]

[위화감 : 1%]

[매소드]

[: 감정, 표정, 신체의 표현 증가]

쓸 수 있는 포인트는 전부 다 때려박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이번 시나리오에 진심이었다.

"古 ”

시나리오 당일 아침에도 확인을 하고나서야 조금 들뜬 마음을 진정할 수 있었다.

우다영과 나의 관계를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정립을 하는 시작점이기에 준비를 최대한 디테일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스무살이다…, 나는 스무살이다……

자기 최면을 걸고서 집을 나섰다.

§

우다영.

20 살.

드디어 성인이 되고 뭐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학생이 되었다. 다만 문제는 서울의 살인적인 월세였다.

"서울 산다고 기숙사에서 떨어지다니……• 하아……

그렇다고 다니는 학교와 사는 집이 멀어서 등하교하기에는 벅찬 감이 있었다.

우다영은 풋풋한 표정으로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바로 쉐어하우스였다.

아주 싼값에 같은 학교 같은 과의 학우와 같은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남자라는데……,괜찮겠지……?"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남자랑 같은 집에서 같이 산다는 것.

아무래도 공유를 많은 부분 할 수 밖에 없었다.

대신에 조건을 하나 걸었다. 다른 친구들에게는 비 밀로 하기로.

당연히 가족들에게도 비밀을 꼭 지켜야했다.

취익.

버스에서 내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서 고개를 들었다.

앞에 보이는 아파트.

아파트를 쉐어하우스로 고를 수 있다니 정말 다행 중에 다행이었다.

I三 己르 --―I •

캐리어가 인도에 끌리는 소리를 들으며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

"아…, 제발 정상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

걱정이 되는 한편 아주 자그마한 기대감도 솔직히 조금은 갖고 있었다.

대학의 로망.

여고를 나온 그녀에게는 남사친들과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지내는 그런 생활은 동경 그 자체였다.

언니는 배우를 하러 일찍 집을 나가서 많은 남사친들이 있었다.

어린 마음에 그런 것들이 부럽기도 했다.

"잘하면 괜찮을거야……

긴장은 되도 같은 과 동기와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20살의 아직 철 없는 어린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여기서 보기로 했는데……

입구에 서서 핸드폰을 들고 번호를 찾았다.

[남시우]

침을 꿀꺽 삼키며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음이 울리자마자 바로 받아주는 그.

"아…, 네. 도착했어요……

낯선, 그것도 남자와 대화를 한다는 사실에 말소리 가 작았다.

''여기에요〜."

수화기가 아닌 음성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앞에 사진으로 봤던 친구가 있었다.

"남시우에요."

''안녕하세요, 우다영입니다."

그도 처음이라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쑥쓰러운 얼굴로 꾸벅 인사를 해왔다.

자신과 비슷해보이는 모습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일단은 착해보이는 얼굴이라 다행이었다.

''집주인한테 키를 받긴 했는데……. 들어갈까요?,’

"아…, 네네."

I三 己르 ---―I •

바닥에 캐리어가 끌리는 소리만 들렸다. 굉장히 어색한 기류.

우다영이 그걸 참지 못하고 먼저 물었다.

"같은...과죠?"

''네네, 동기라고 들었는데……. 같은 학번……

"네네. 맞아요."

뭔가 어색했다. 집값이 싸서 선택했는데 약간의 후회가 밀려왔다.

띵동.

엘레베이터가 열리고 그가 들고 있는 키로 문을 열었다.

"어…, 와…."

집에 들어가니 이미 가구들이 전부 다 있었다.

"오...,가구가 다 있네요••••••?"

남시우도 처음 보는건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러게요……?"

"잠시만요……

신발을 벗기 전에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종이를 꺼냈다.

"계약서인데 생활 규칙 같은게 있어서……

"아, 네…."

그녀가 보기 편하게 손목을 살짝 틀어 공유했다.

남자랑 이렇게 붙어 있는게 처음이다보니 뭔가 설레기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하고 그랬다.

"일단 청소는 하루에 한 번씩 할 것…. 선계약자는 저라서 저한테 월세 입금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 네."

"그리고……

이후에 여러 생활규칙들을 읽은 후에야 집 안으로 들어섰다.

마치 아까까지 사람이 살았던 것 처럼 온기가 남아있었다.

"오늘 아침에 살던 분들이 나갔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따뜻하네요.,’

"그러니까요……

서로 어색하게 웃으며 방부터 살펴봤다.

"저희 둘이지낼 방이네요."

"네? 아, 네."

안방에 있는 침대.

쉐어하우스의 마지막규칙.

[침대 하나에서 같이 잘 것]

침대 하나에서 잔다는 이상한 규칙에 위화감이 살짝 들었지만 금세 수긍을 하게 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럼 짐 부터 풀까요?"

서랍장을 여니 텅텅 비어있었고 있는 헹거에도 옷들이 다 비어 있었다.

그곳에 가지고 온 옷들을 하나씩 정리해서 넣었다.

''서랍장 위에가 편해요 아니면 아래가 편해요?"

"으음…, 저는 아무데나 괜찮아요."

''그럼 제가 위에 쓸까요?,’

생활규칙 외에도 둘이서 하나씩 규칙을 만들어갔다.

정리를 다 끝내고나서 잠시 붕뜬 시간에 소파에 뻘쭘하게 앉았다.

"집에서 청 가지고 왔는데 드실래요?"

그가 캐리어에서 유자청을 꺼냈다.

''앗, 감사합니다……

뜨거운 물에 타준 유자청을 들고서 앉는데 많이 뻘쭘했다.

''그…, 혹시 괜찮으시면 말 놓을까요……?"

그가 먼저 물었다. 그녀도 어색한게 싫어서 곧바로 대답했다.

"네, 좋아요."

"어…, 말 놓을게……?"

"네? 아…, 으응…."

말을 놓았음에도 느껴지는 어색함.

태어나서 가족, 친척 혹은 선생님 말고는 남자와 얘기를 해본 적이 없으니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왜 우리 과에 들어온거야? 뭐 하고 싶은게 있었어?,’

그도 어색한건 싫었는지 질문을 해왔다.

''가족들이랑 여행 가는거 좋아하는데 직접 편집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어? 나도! 부모님은 기계치라서 나도 내가 해보고 싶었어. 나중에 PD가 되는게 꿈이긴 한데."

''정말? 나둔데! 울 부모님도 기계치거든. 나두 PD 하고 싶긴한데……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는게 신기했다.

따뜻한 유자청을 들고 얘기를 하고 있으니 마음의 벽도 스르르 녹는 것 같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게 인물 영상 찍는거 좋아하거든. PD 아니어도 카메라 감독도 재밌겠단 생각도 들어."

역시 같은 과라 그런지 말이 제대로 통하는게 신기했다. 무엇보다 앞에 있는게 남자라는게 신기했다. 생각보다 애가 괜찮은 것 같았다.

''음, 그럼 잠시만."

갑자기 그가 일어나더니 안방에서 무언가를 들고 왔다.

"뭐야…?"

우다영이 눈을 크게 뜨고서 손에 들린 케이스를 쳐다봤다.

''알바해서 산 카메라. 뜯고나서 아직 한 번도 안 썼거든. 개강하고 쓸려고 했었어."

''우와…. 알바도 했었어? 우리 집이 조금 엄해서 그런거 못 했는데……

커다랗고 빛나는 카메라를 보면서 우다영은 부러운 눈초리를 했다.

그가 싱긋 웃으며 카메라를 들었다.

''우리 친구 된 기념으로 한 장 찍을까? 앉아 있어봐봐."

"아…, 좀 부끄러운데……

카메라 앞에 서 있다는게 조금 민망했다. 배우인 언니와는 다르게 카메라 앞에 서는게 울렁거렸다.

그러자 그가 활짝 웃으며 신나서 말하는게 보였다.

''지금 우리가 첫 만남이라 어색한게 있잖아. 나중에 미r 시간 지나서 지금 찍은 사진 보면 되게 웃기지 않을까?" ''어? 아…. 푸흣!"

생각해보니 그랬다. 대학교 4년 동안 같이 지내게 될 텐데 4년 뒤에 본다면 어떨까 궁금했다.

''대신에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보여주면 안 돼. 알았지?"

"에이, 당연하지."

삼각대를 설치하고서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찰칵.

맞춰둔 타이머에 의해 사진이 찍혔고 다시 들고와 확인했다.

"와…, 우리 되게…….어색하다……

''쿡쿡, 그러니까아. 진짜아…."

사진을 보는데 서로 어색한게 보일 정도였다.

"한장다시 찍어볼까?"

찰칵.

다시 찍으니 처음 사진보단 나은게 보였다.

''나중에 카메라 필요하면 말해, 빌려줄게."

"어? 비싼건데 그래도 돼?"

''당연하지, 서울 올라와서 첫 친구잖아.,’

오글거리는 말이겠지만 그걸 듣는 우다영은 조금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히히…, 고마워."

진심이 담긴 시우의 말에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아, 근데 원래어디 사는데?"

"나? 충청도."

''진짜? 나 옛날에 태안가봤어."

"……태안은 아니야. 아산 사람이야."

미안하지만 정말 처음 듣는 도시의 이름이었다.

"천안은 알지?"

모르는게 얼굴에 표가 났는지 다시 물어봐주는 시우.

"어, 아, 알지. 천안삼거리."

서울에서만 살아서 가족끼리 여행간 곳을 제외하면 모르는 곳 투성이었다.

"그래, 다행이네."

''미안……

''아냐아냐, 미안할게 뭐가 있어."

아직 몇 마디 얘기를 해보진 않았지만 괜찮은 친구라는건 알았다.

''내일 모레 첫 등교라……, 조금 긴장된다아……

우다영의 말에 시우도 공감하며 얼굴을 푹 숙였다.

''서울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나도 학교에 아는 사람이 없어……

둘 다 시무룩해졌다. 감정을 공유하는게 형제 같아서 만약 남동생이나 오빠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맞다, 부모님한테는 우리 둘이 사는거 말했어?,’

시우가 고개를 들더니 물었다. 당연히 그의 대답엔 고개를 저었다.

"안 돼에. 들키면 나 진짜로 죽을지도 몰라

n

"나도…….우리 집도 엄해서……

"그러니까아……

이런 부분까지 닮아있다니. 설마 우리 부모님의 형제가 충청도에 있는건 아닌가 하는 어이없는 생각도 해보았다.

"시우야, 그럼여자친구 있어?"

"응? 왜?"

"아, 아니. 절대 그런건 아니구, 그냥 궁금해서."

''없지이……. 좋은 친구 있으면 소개 좀 해주라."

학교에서 생긴다면 꼭 소개를 해주고 싶었다.

연기를 하느라 죽을 것 같았다.

원래라면 그녀는 기숙사에서 떨어져 힘들지만 등하교를 했었다.

지금은 나와 쉐어하우스를 하는걸로 변경했고 이건 다름 사람들에겐 비밀이었다.

전체를 바꾸려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만 수정해도 겹쳐서 설정이 충돌하는 인물들이 많았다.

"청소부터 할까?,'

점심을 먹고 전부 다 드러내 바닥을 닦고 걸레로 훔쳤다.

오랜만에 하는 대청소에 진땀이 날 정도였다.

"와…, 씨 덥다……

''그러니까…….땀나."

둘 다 헥헥 대며 마지막 쓰레기까지 밖에 버린 후에야 깔끔해진 집을 뿌듯하게 쳐다봤다.

''저녁 먹을 거 사오자. 앞으로 같이 살게 될텐데 계속 배달음식을 먹을 순 없잖아."

"그치그치. 시우야, 요리 잘해?"

"에이, 그럼."

자취 경력이 제법 있었기에 적당한 음식 쯤이야 할 줄은 알았다.

대부분이 술 안주였지만.

”가자.”

우다영과 밖에 나오는데 처음보단 나에 대한 경계심이 많이 허물어진걸 느꼈다. 물론 그러도록 시나리오를 짜놓았기에 이렇게 빠른 시간에 허물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만난 첫 기념 플러스로 대청소 기념?"

맥주를 들고 흔들어보였다.

"나…, 술 한번도 안마셔봤는데

"엥? 수능 끝

나고도?’,

"응, 어릴 때 아빠가 준거 마셔봤는데 맛은 없어서

내가 다시 넣으려고 하자 내 손목을 잡았다.

''아, 미, 미안.,'

내 손목을 잡고서 깜짝 놀라 스스로 손을 떼냈다.

H 나도 성인이니까 먹어볼래.’, "그래?,’

앞으로 먹을 재료들과 함께 술까지 들고서 집으로 돌아왔다.

간단하게 제육볶음을 만들자 옆에서 신기한지 쳐다보고 있었다.

"너 요리 잘하는구나……?”

"부모님이 맞벌이라 가끔 해먹었었어.,’

식탁에 음식을 깔아놓고 맥주를 열었다.

치익!

탄산이 빠지는 소리와 함께 우다영이 두 손으로 잡고서 조심조심 내가 내민 맥주에 챙하고 부딪혔다.

IV

이제마시면 돼?" 응, 한모금만 마셔봐.,’

꼬 그고. 그그 see

마신 후에 우다영이 인상을 찡그렸다.

"으에…, 이걸 마신다구……?"

나중에 한 학기가 채 가기도 전에 미친듯이 마시던 애였기에 내겐 이게 웃기기만 했다.

•'그리고 제육볶음 하나.”

저녁 겸 술을 마시며 학교 얘기를 하다가곧 연애에 대한관심사로 넘어갔다.

"그럼한 번도……?"

''너두 마찬가지 아니야? 시우야?" "응…, 그렇지 뭐."

취기가 올라왔는지 우다영의 볼이 불그스름 했다. 그리고 이제 슬슬 그 타이밍이 나와야 했다.

"시우야……

그녀가 진지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고 나는 이게 타이밍이라는걸 알았다.

''친구니까 물어보는건데…….그럼……

"응? 뭔데……?"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순수한 얼굴을 지었다. 이게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거 해봤어? 막 영화에서 나오고 하는거 있잖아. 어른들끼리 하는거." H

"••••••침대에서••••••

섹스를 이렇게 표현하는걸 보면 솔직히 아직 고딩이 아닐까 싶었다. 아니 고딩도 이런식으로 표현을 하진 않을 것 같았다.

여튼, 내가 추가한 디테일한 성격.

[성, 섹스, 관계에 대해서는 시우하고만 상담할 수 있다]

왜냐하면 19금을 함부로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아주 간단하고 심플하게 성격을 구성했다.

"……섹스……말하는거야……?"

나도 민망한 척 말했다.

''어? 어…. 영화 보니까……

"……조금 신기하긴 해……

"그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친밀도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해봤어……?" ''아니……,너는?"

우다영도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스무 살. 한 번도 경험 없는 남녀 둘이 있는 공간이었다.

어색한 상황. ''저기•••••• 여기서 먼저 말을 꺼냈다.

"……나도 처음이고 너도 처음이니까……. 우리 둘이 한 번 해볼래……?" 당연히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스무 살, 첫 남사친, 첫 술, 같은 공간, 같은 과. 모든 요소들이 교집합으로 모여 묘한 기류를 연출했다. ''나중에 애인 생겼을 때 실수 안 하게……

어차피 결과는 알고 있었다. 다만 시나리오를 사용해 강제로 하는게 아니라 교묘하게 그녀에게 선택권을 주어 스스로 선택 했다라고 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들었다.

''여, 역시 좀 그렇지……?"

일부러 한 발 물러섰고 그걸 우다영은 낚아챘다.

''성인인데 경험이 없으면 좀 그런가……?" "……나도 그럴까봐……

그러면서 슬쩍 손을 내밀었다. 하려면 내 손을 잡으라는 듯 악마의 손짓이었다.

우다영은 악마가 건넨 총을 천사의 손으로 착각해 스르르 손을 내밀어 내 손 위에 올렸다.

우다영의 처음, 잘 먹겠습니다.

내 손을 잡음으로써 앞으로 벌어지는 모든 일을 허락한다는 얘기와 다를게 없었다.

우선 첫 번째로 바꿀 우다영의 기억은 첫 경험이었다.

"괜찮겠어? 처음이나여도……?"

''그….''

얼굴에 많은 것들을 고민하는게 보였다.

앞으로의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도 벌써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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