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발이나 빼고나니 나 역시 기분 좋은 나른함을 느꼈다.
"그래도……, 전보다 정력이 세진게 맞네."
처음엔 두 발만 빼더라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불알이 뻐근했는데 지금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허벅지를 주무르며 누워서 천장을 쳐다봤다.
"지금 딱 좋네."
이불의 따뜻함과 적당한 해소감.
눈을 감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잠에 들었다.
§
우다희.
새벽에 들어온 남편이 자고나서 아침 일찍 아파트 헬스장으로 향했다.
탈의실에 짐을 넣어놓고 나와 스트레칭을 하려고 몸을 푸는데 다리가 후들후들거렸다.
옆에서 같이 몸을 풀던 남편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왜? 몸 안 좋아?"
"아니이~.아침이라 그런가봐."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아침에는 남편과 함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무게가 다르다보니 스트레칭 이후에는 개인 운동이었지만 같은 공간에서 같은걸 공유한다는데에 만족하고 있었다.
브己己
레그 익스텐션으로 올리는데 허 벅지가 후들거렸다.
" 으응…."
신기한건 허벅지가 떨리는데 무게는 전보다 더 높게 칠 수 있었다.
"좋긴한데……,고립이 제대로 안되네."
어제 시우와 하고나서의 여파인 것 같았다.
운동을 끝내고 샤워를 하는데 보지에서 어제 남아있던 정액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나서 피임약을 챙겨먹었다.
시우랑 지내려면 무조건 필수일 것 같았다.
"자기야, 시우 깨우고 아침 먹이자."
그녀의 말에 남편이 시우를 깨우러 향했다.
§
달그락.
수저를 움직이는 소리가 부엌에 났다.
"흠, 시우야."
"네?"
막상 앞에서 근육질의 남자가 나시티만 입고서 이름을 부르면 본능적으로 쫄 수 밖에 없었다.
"아, 아니, 왜형?"
"낮에 네 형수랑 같이 백화점 갔다와."
"응?"
"이번에 입학하니까옷도 좀 사고. 형이 사주는 선물이야.,’
이것도 시나리오 중에 일부였다.
아무리 절륜한 정력을 가졌다고는 해도 또 성욕이 강하다한들 24시간 섹스만 할 수는 없었다.
체력을 떠나서 사람 죽는 행동이 었다.
그랬기에 남는 시간은 알짜배기로 챙겨갈 생각이었다.
"안사줘도 되는데.,’
물론 배려하는 척 튕기는 것도 필요했다.
"됐어, 너 학교가서 뺏기지나 말아라.,’
"걱정마."
"네가 사고 싶은거 다 사."
그러더니 최혁이 카드 하나를 우다희에게 건네주었다.
"시우가 원하는거다 사줘."
"아니, 진짜 괜찮은데."
내가 한 번 더 거부를 하자 우다희가 카드를 집어들고 흔들었다.
••형이 사준다고 할 때 받아 시우야〜.', "……네.'’
그걸 보는 최혁이 핀잔아닌 핀잔을 줬다.
’’내 말은 뒤지게 안 들으면서 형수 말은 듣냐."
H뭐, 됐어. 형은 밥 먹고 바로 일하러가니까 둘이 갔다와."
말은 그렇게 해도 동생을 끔찍하게 아끼고 있었다. 문제는 친동생이 아니라는 것 뿐. 미안하지만 저 카드는 내가 유용하게 써줄 생각이었다.
여기서 비축을 해놔야 앞으로 다른 시나리오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자기야, 갈게."
"조심히 갔다와〜."
밥 다 먹고 씻은 최혁이 나가기 전에 우다희의 허리를 안으며 가볍게 키스를 하고선 밖으로 나갔다.
띠 리 릭.
문 닫히고나서 나는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형 보고 있으면 결혼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흐응〜, 당연하지. 시우도 괜찮은 여자가 생길거야.',
이제 집에 남은건 그녀와 나 단 둘이었다.
”시우야〜, 준비하고서 조금 있다가 나가자."
"네에.,’
양치를 하고서 방으로 와 편하게 뒹굴거렸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햇빛에 나른하니 기분이 좋았다.
’’시간도 남는데 조금 자둬야겠네."
배부르고 나른하니 섹스가 땡기기 보다는 잠이 땡겼다.
§
우다희.
설거지를 끝내고 방을 보는데 시우가 잠에 들어있었다.
"흐음.,'
허리춤에 손을 얹은 그녀가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출발하기 까지 넉넉하게 시간이 남아있었으니 거실로 나와 구독한 패션 잡지를 쭉 훑어봤다.
’’이것도 괜찮네."
찬찬히 둘러보다가 택배로 받은 책을 꺼냈다.
[사춘기소년은 혼란스럽다]
얇은 책이긴 하지만 필요한 것들은 웬만하면 다 있는 것 같았다.
"청소년은 매우 혼란스럽고 예민한 시기입니다〜."
글을 따라 읽다가 한 부분에서 멈췄다.
[사춘기의 성장기 사정의 효과와 정액의 효능]
남녀 모두 사춘기가 감수성적으로 가장 예민하기 때문에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도 다르다고 적혀 있었다.
남성 여성 둘 다써 있긴 했지만 남성 부분을 집중해서 읽었다.
"사춘기의 정액은 여러 효능이 있습니다〜. 심신안정과 미백 뿐만이 아니라 잡티를 잡는데 매우 효과적입 니다.,’
그녀는 여자였기에 이런 부분은 몰랐었다.
[많은 이들이 구하려고 하지만 가족이 아니면 구하기 힘들고 범죄이기 때문에 매우 귀합니다.]
미성년자를 건드리는건 중범죄였기에 당연히 구하기가 힘들었다.
[생리통에도 효과가 좋으며 몸으로 받아들인 이는 다이어트에도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운동을 한다면 효과는 배가 됩니 다.]
누가봐도 다단계 피라미드 같은 효과!
일반적이라면 콧방귀를 뀌며 넘겼을테지만 지금은 시나리오 상태였다.
어떤 거짓이라도 진실로 믿게 만들 수 있었다.
우다희는 전혀 몰랐던 자신의 무지에 머리를 스스로 콩하고 때렸다.
"그래서 아까 그랬던 거구나……
운동을 할 때 힘이 풀렸던 이유도 어느정도 알 것 같았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한 줄의 경고가 적혀 있었다.
[백만분의 1의 확률로 모든 효과가 뛰어난 남성이 태어나곤 합니다.]
[효과는 몇 배는 뛰어나나 강한 중독성이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경고를 본 그녀가 피식하고 웃었다.
이 부분이라면 그녀도 들은게 있었다.
"들은거였나?"
여튼 떠올라 생겨난 기억을 끄집어냈다.
매우 희귀한 케이스로 정액 자체가 억이 넘는 즉, 부르는게 값인 그런 남성이 태어난다고는 했다.
근데 너무 희귀해서 근처에 있을거라고는 전혀 생각치 않았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설마 내가 로또에 당첨 되겠어?와 같은 생각이었다.
양반다리를 하고서 장을 넘기며 더 읽어봤다.
’’흐으으음.
신경써줘야할게 무진장 많았지만 귀찮다거나 싫다는 생각은 일절 들지 않았다.
자신조차 어릴 적 사춘기 때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한테 도움을 받았는지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너무 오래전이 라 그런가 흐릿하게 기억들이 떠오를 뿐 명확하지는 않았다.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 슬슬 나갈 채비를 했다.
"시우야〜. 일어나〜, 누나랑 백화점 가야지〜."
"아, 음…. 네, 누나. 하암."
부스스하게 눈을 뜨고 하품을 하는 시우에게 다가갔다.
"잘 잤어?"
"넴."
"으구."
어려서 그런가 왜 이렇게 귀여운지 모르겠다. 분명히 무뚝뚝한데 하는 짓이 남편이랑 판박이라 더 애착이 갔다.
"씻구 나갈 준비해, 누나도 준비할게."
그녀도 안방으로 들어가 화장을 하고 나갈 옷을 골랐다.
"흐음, 이거 입어볼까."
퍼플색의 목폴라 스웨터를 입고 그 아래에 빽바지라 불리는 흰색의 스키니진을 입었다.
"으읏〜. 입을 때마다 엉덩이가 끼네……
몇 번 방방 뛰며 옷을 끝까지 올려야했다.
"흐읍."
숨을 들이마셔 배를 쏙 집어넣은 상태로 단추를 잠구고서 그 위에 검정색의 롱패딩을 걸쳤다.
코트를 입을까 하다가 색이 맞지 않아 다시 돌려놓은건 비밀이었다.
마지막으로 웨이브진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거울로 확인했다.
"됐다."
화장도 만족스럽게 먹었고 패션도 시우가 창피해하지 않을 정도로 무난했다.
걸쳤던 롱패딩을 팔에 걸치고서 시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다 입었어?"
"네에."
방에서 나오는데 역시 학생답게 맨투맨과 청바지 위에 흰색의 패션패딩을 걸쳤다.
"이거 패딩 안 춥겠어?"
"네? 네."
"흐음〜, 좀 따 누나한테 춥다구 하지마라."
장난을 쳤지만 역시 무뚝뚝했다. 남편이랑 어쩜 서운한 점까지 똑같은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운동화를 신고서 집을 나섰다.
지하주차장에 있는 그녀의 차에 올라탄 후에 시우를 쳐다봤다.
"사고 싶은거 있어?"
H O ” • • • 1= •
"그래, 누나가 다골라줄게 가자."
시우 성격상 대놓고 말을 못할테니 그녀가 누나답게 끌어줄 필요가 있었다.
차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노래와 엔진소리를 듣다보니 금세 도착한 백화점.
아직 점심이 되기 전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시우야~.이쪽으로 와."
"넵."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쫄레쫄레 따라오는 시우를 보니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어릴 적 부터 봐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덩치는 커졌어도 우다희에게는 귀여운 동생이자 도련님이었다.
"자, 이거어때?"
"저 맨투맨 있는데."
"맞네, 사. 내 꺼도 덤으로 하나 사자."
남편의 카드로 서슴없이 옷들을 골라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남편의 허락이 떨어졌으니 인형놀이를 하듯 하나씩 골랐다.
’’누, 누나, 옷은 입어봐야하지 않을까요?,'
"응? 그래도 라지 사이즈면 다 맞잖아.',
”그, 그렇긴한데……
피팅룸 한 번 들어가지 않고서 고르는 그녀를 보면서 시우가 불안해했다.
배우 짬밥도 있었고 이미 그의 알몸을 다 본 상태였다.
눈대중으로 사이즈를 맞추는건 일도 아니었다.
’’신발도 필요하지? 들어가자.,’
어느새 양손 가득히 짐들이 들려 있었다.
옷이라고 해도 양손에 짐이 많으니 제법 무게가 있었다.
"점심도 여기서 먹자."
숨을 돌릴 겸 들어간 식당 안에서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나와 다시 쇼핑의 연속이었다.
§
옷 몇 개를 고르면 끝이 날 줄 알았다.
팔뚝이 뻐근할 정도로 많은 양의 옷과 그걸 사기 위해 팔았던 발품 덕분에 비가 오듯 땀이 흘렀다.
반면에 우다희의 얼굴에는 생기가 돋아나서 빨빨 거리며 돌아다녔다.
'아줌마 체력이 대단하네……
식단조절없이 평범하게 먹으며 매일 운동을 조지다보니 체력이 솔직히 넘사벽이었다.
따라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진이 빠지고 있었다.
덕분에 옷을 많이 고를 수는 있었지만 발바닥이 아려왔다.
"누나……, 이 정도면 괜찮은거 같은데요
I!
내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서 우다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아냐, 아직 바지 못 봤잖아."
"어, 아…."
몇 년은 입어도 끄떡없을 만큼의 옷들이 내 손에 들렸다.
몇 시간을 걸어 겨우 끝낸 쇼핑에 이미 등은 축축해질 정도로 젖어 있었다.
"너, 너무 많지 않아요? 비싸기도 하고……
기회를 잡아 옷가지 몇 개를 얻을 생각은 했었지만 100만원이 넘게 쓸 생각은 없었다.
"괜찮아."
우다희가 새초롬하게 대답을 하는데 이래서 누나누나 하는건가 싶었다.
물론 돈은 남편의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우다희가 돈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다.
그녀도 최혁의 사업을 지지하고 도와주며 키워준 공로가 있었기에 자신감의 원천이 될 수 있었다.
겨우 쇼핑을 끝내고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저 앞에 가전제품 쪽이 보였다.
진열대에 보이는 제품을 보는데 우다희도 그걸 발견했는지 내게 고갯짓을 했다.
"누나 따라와."
기!
처음엔 뭔소린가 했는데 그녀의 발걸음이 전자코너로 향하고 있음에 급하게 만류했다.
"누나! 괜찮아요, 진짜로."
"이건 형이 사주는게 아니라 누나가 우리 도련님께 사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하나 골라."
"와…. 누나, 멋있어요."
진심으로 이 누나에게 반할 것 같았다.
섹스를 할 때엔 섹시하면서도 청순하게 안아주는데 이럴 땐 걸크러쉬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였다.
"어때 누나 멋있어?"
우다희가 씨익 웃으며 나를 쳐다봤다.
나도 모르게 비둘기마냥 고개만 끄덕였다.
"아무거나 하나 골라."
"어…, 음…. 너무 비싼데……
아무리 싼 제품이라 하더라도 몇 십만원은 기본적으로 하기에 처음엔 주춤했다.
이미 받은것만 해도 내 생각을 훨씬 뛰어넘은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괜찮대도." n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고서 평소에 사고 싶어했던 제품 쪽으로 향했다.
"카메라 사려고?',
"네, 사진 찍는거에 관심이 있어서……
천 만원이 넘는 제품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
입문용 역시 바로 넘기고서 중간에 있는 제품들을 살폈다.
"누나, 이것도 괜찮아요?"
그 중에 200만원이 넘는 카메라를 고르니 그녀의 눈이 살짝 떠졌다.
"여, 역시 좀 그렇죠?”
"아니, 그게 아니라 왜 이거 골랐어? 이것도 있는데?"
저 끝에 고가의 카메라를 가리켰다.
"정말 골라도 돼요?"
아예 풀셋으로 사버릴까하는 욕심이 풀풀 생겨났다.
"푸흣, 농담이야. 나두 그 정도는 부담이지〜."
"그렇죠?"
나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내가 골랐던 카메라를 들었다.
"이게 제 드림 카메라였어요."
"흐응, 그래? 가져와, 누나가 사줄게."
200만원이 넘는 카메라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오라는 누나를 보며 나는 진심으로 감동해 울 것 같았다. 진짜 돌아가면 시나리오 북에게 감사의 절을 몇 번이나 박을 생각까지 했다.
"다른건 괜찮아?,’
"네, 이 정도면 괜찮아요."
다른 부속품들은 이 미 갖고 있었기에 크게 상관없었다.
카메라를 가져간 그녀가 순식간에 일시불로 긁어버 리는걸 보며 한 번 더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레베이터 안에서 연기가 1도 들어가지 않은 순수 리얼한 감동의 표정으로 말했다.
"누나, 진짜진짜, 감사합니다. 너무 고마워요! 사랑할게요!,’
컨셉마저 잊고서 내 원래 표정과 말투가 나왔다.
내가 너무 좋아하자 우다희도 살짝 놀랐다가 이내 내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흐흐흥〜. 이렇게 기뻐할 줄 알았으면 진작에 사줄걸 그랬네."
"진짜 너무 좋아서 그래요. 누나, 항상 저 신경써주시고 그러는데 표현도 잘 못한 것 같아서 죄송했는데……
이렇게까지 말하자 우다희가 감동먹은 얼굴을 했다.
"으그〜. 평소에 그렇게 표현좀 해라. 누나가 사주기 전에."
"그, 그냥 좀 평소에는 말하기 민망하기도 하고……
"흐흥, 대신에 누나랑 약속하나 하자."
내가 들고 있는 카메라 케이스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사진 공부 열심히 해서 내 사진 예쁘게 찍어줘. 누나 직업 알지?,’
"아, 배우…."
"그래에〜. 지금은 은퇴했지만 배우 답게 이〜브브게 찍어줘야 돼. 알았지?"
"네!"
차에 올라타기 전에 그녀에게 바로 말했다.
"누나, 아니면 제가 찍어드릴까요? 어디 산책이라도 갈래요?"
즉흥적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원래라면 집에 돌아가서 한 발 뺄 생각이었지만 어서 이 카메라를 써보고 싶었다. 세팅도 안 되어 있고 충전도 덜 되어 있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남자라면 바로 언박싱을 해보고 싶은게 인지상정이었다.
내 발언에 우다희가 차에 팔을 걸치고 나를 쳐다봤다.
"네, 누나 예쁘게 찍어드릴게요." 11-1-1- Q
으으응〜.
기분 좋은 콧소리를 내며 그녀가 말했다.
"어디서 찍어줄건데?"
H O ” • • • 1= •
"지금 날씨 추운데〜.,’
시나리오의 영향이 있는건지 애매하게 대답을 하는 우다희였다.
내가 시무룩하게 짐들을 싣고 타려고 하자 우다희가 입을 가리고 소리죽여 웃었다.
"쿡쿡…, 농담이야. 그래도 밖은 진짜로 추우니까 식물원이라도 갈래?" "식물원이요?"
"응, 예전에 네 형이랑 사귈 때 초창기에 갔었던 곳인데."
"어, 좋아요, 가요."
누가봐도 애 같은 내 얼굴과 말투였다.
우다희가 연신 미소를 흘려대며 차에 올랐다.
"오빠랑 갔던 곳을 이번엔 동생이랑 가네〜. 흐응〜."
신나서 웃는 그녀.
그걸 무시한채로 차 안에서 바로 언박싱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