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4화 (77/126)

§

1월 초에는 따로 신년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일만 해댔다. 벌려놓은 일들이 많으니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아아~.드디어 끝

밀려들어오는 홍보영상 일들을 끝내고나니 몸이 축 늘어졌다.

"고생했다, 고생했어."

인원이 적다보니 밀려드는 일들을 전부 처리하려면 잔업에 야근까지 풀로 땡겨야했다.

둘러보면 하나같이 지친 얼굴들이 보였다.

인턴인 임소율도 며칠간 집에 늦게 들어갈 정도로 일이 너무 많았었다.

"모두 고생했어. 우리도 늦었지 만 신년회하자."

김우현이 모두를 다독이며 카드 하나를 꺼냈다.

"소고기로 회식 어때. 마음껏 먹어도 돼."

평소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텐데 하나같이 지쳐서 별다른 리액션이 나오질 않았다.

"오늘은 바로 퇴근하고서 금요일에 하자."

"그래그래. 오랜만에 꽐라 되도록 마셔야겠네."

덕분에 며칠동안 일찍 퇴근을 해 오랜만에 잠을 푹 잘 수 있었다.

금요일 예약해둔 식당으로 향했다.

"다 시켜도 돼?"

내가 묻자 김우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 쓸어도 돼."

그 말을 듣자마자 애들이 우루루 정육코너로 향했다.

일단 보이는대로 집어드니 순식간에 20만원이 넘는 금액이 찍혔다.

20만원 부터 시작하는데도 김우현은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준 우리가 고마웠는지 오히려 웃으며 더 골라도 된다 말했다.

"진로 네 병이랑 너네 콜라? 사이다?"

"하나씩 다 시키자."

끝에 앉은 우다영이 신나서 음료수까지 잔뜩 시켰다.

"아, 나 맥주도, 소맥으로 가자."

"크으, 그래."

드디어 야근의 지옥에서 벗어났기 때문일까 하나같이 들 떠 있었다.

"그러고보니까 제대로 된 회식이 거의 처음이네."

원유찬이 왔을 때 한 잔 마신걸 제외하면 정식적인 회식이 처음이었다.

꼬 그그 그그 see

내일 주말이라 그런지 소맥을 잔의 끝까지 따르는 우다영을 보며 만류했다.

"미, 미쳤냐, 이렇게 마시면 뒤져 진짜로.,’

"아냐아, 첫 잔은 원래 이렇게야, 나는 우현이 있으니까괜찮아."

"그럼 나는."

"소율씨 있잖아."

맞은편에 앉은 임소율을 쳐다봤다. 나는 그녀의 주량을 알기에 이마를 짚었다.

"안돼, 소율씨술 잘못 마시잖아."

"응? 네가 주량을 어떻게 알아?"

"……있어 그런게."

둘이서 마신거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임소율은 그 와중에 단호하게 말했다.

"저술 안마셔봤어요."

"O흐 " - C3 •

몰아가던 우다영도 머쓱하게 웃었다. 애초에 여기 있는 이들 전부가 임소율의 성격을 알고 있었다.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란걸 말이다.

"그래도 술 마실수 있어요.,’

호기롭게 잔을 든 그녀가 야무지게 끝까지 쭈욱 마셨다.

"프…. 마셔본 적은 없는데 주량은 셀 거에요."

입가를 스윽 닦고서 쿨하게 말하는 그녀를 보며 우다영이 박수를 쳤다.

"진짜 멋있어~.어떡해〜.,’

나도 에라 모르겠다 잔을 들었다.

"자, 다같이 짠."

챙.

회식이라는 느낌 보다는 친구들끼리 저녁 먹으러 나온 느낌이기에 건배사 같은건 필요 없었다.

치이익.

맥주를 들이키고 잘 익은 살치살 한 점을 집어 소금만 찍어 그대로 입으로 가져갔다.

"오, 잘 익혔는데?"

그렇게 한 잔 두 잔 술이 술술 넘어갔다. 김우현은 첫 잔만 마시고서 잔을 내려놓은 상태였고 대신에 우다영이 그의 몫까지 쭉쭉 들이켰다.

가운데에 앉은 원유찬 역시 나랑 계속 잔을 맞추며 술을 마셔댔다.

옆에서 임소율도 같이 짠을 하고 홀짝이고 있었다.

"소율씨가 생각보다 센데?"

김우현의 말에 임소율이 반응했다.

"네, 세요. 끄윽."

대답을 하자마자 자동으로 생리현상이 나왔다.

"아니에요."

트름을 하자마자 나를 노려보며 아니라고 하는 그녀.

"……응? 왜, 왜 날 보며 말하는겨." "트름 안 했어요, 끄윽…."

어깨를 들썩이며 트름을 해버리는 그녀. 표정변화 하나 없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눈싸움이 진행 될 때 원유찬이 잔을 들었다.

"그럼한잔 더해야지." ”그렇죠."

임소율이 곧바로 대답하며 잔을 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옆에 앉은 김우현에게 말했다.

" 소율이간 것같은데."

”……그러게."

혀가 꼬인다던가 얼굴이 붉어졌다던가 하는건 없었지만 시선이 나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거기에 표정변화가 1도 없었다.

시나리오에서 나랑 사귈 때는 애교도 많았으면서 말이다.

"선배."

”o 으기, -, O •

내가 김우현하고 조용히 속닥이고 있자 임소율이 나를 불렀다.

"선배는 저 여자로 안보죠."

다음화보기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다른 이들이 나와 임소율을 번갈아 쳐다봤다.

"응? 무슨 소리야. 소율씨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왜 지금은 소율씨라고 하세요. 선 긋는 것 같잖아요."

속마음을 정확히 들킨 것 같아서 민망했다. 볼을 긁적이며 대충 에둘러 말했다.

"아니, 뭐, 그런건 아닌데. 정말 좋아하는 후배죠.,'

"후배로 말고요, 여자로요.',

술은 마셨어도 자신의 의사는 똑부러지게 말을 하는 임소율이었다.

갑작스런 전개에 주변 애들이 흥미진진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흐음, 술 많이 마신 것같은데."

"아닌데요."

혀가 꼬부라진게 누가봐도 취한 것 같았다.

옆에서 보고 있던 우다영은 턱을 괴고서 내 속만 긁었다.

"이게 취중진담이란거야?’,

그런 말을 하는 우다영을 째릿하고 쳐다봤다.

내 눈빛에 어깨를 으쓱하며 능글맞게 넘어갔다.

섹스에 관해서는 쑥맥이나 다름 없는 우다영이지만 친구로서는 이렇게 속 긁는 드립들을 찰지게 치니 문제였다.

"소율아, 술 많이 마셨다. 이제 그만〜.',

내가 다시 선을 그으려 하자 그녀가 대차게 고개를 젓고는 밥을 안 줘 화가 난 강아지처럼 나를 노려봤다.

"확실하게 말해주세요. 거절하면 그만 할게요."

"좋아, 거절할게.’’

"안돼요, 너무 성의가 없어요.,’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 그럼한 잔할까?"

"대답."

임소율이 맹렬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를 잡아먹으려는 것도 아닌데 전투의지가 타오르고 있었다.

"미안한데 여자친구 만들 생각이 진짜 없어서.,’

"알아요, 그래서 묻는거에요. 취향이 뭐에요. 그대로 바꿔볼게요."

이 정도로 빡세게 요구를 해올지는 몰랐기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평소에 티가나긴 했지."

"그러니까."

옆에서 두런두런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만 눈치챈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닌 듯 했다. 얘들까지 다 알 정도면 평소에 생각보다 티가 많이 난 모양이었다.

내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니 임소율이 당찼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시무룩해진 얼굴로 말했다.

"역시 너무 부담스럽죠?"

생각해보면 여자친구를 있었던 적은 있었지만 임소율처럼 사귀기 전부터 나를 좋아한다고 어필했던 친구가 있었나 싶었 다.

돌이켜 조금만 기억을 짚어보아도 역시 없었다.

나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소율아, 담배 하나 필래?"

"……네."

흥미롭게 쳐다보는 우다영의 이마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으엑...."

"네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니까 오해 좀 하지마라. 술 좀 깰려고 하는겨."

우다영이 오해를 하지 않게 일축을 한 후에 임소율을 데리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근처에 있는 흡연실에는 사람 하나 없었기에 얘기를 하기 딱 좋은 것 같았다.

그러고보면 시나리오 북 없이 실제 현실에서 임소율과 진지한 얘기를 해본 적이 없긴 했었다.

치익.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구석에서 시무룩해진 채 담배를 물고 있는 그녀의 담배에도 불을 붙여주었다.

"흠, 내가 왜 좋은거야?"

차분하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임소율이 담배를 그 작은 손으로 든채로 조용히 말했다.

"어른스러워서요. 지금까지 봤던 나이만 먹었던 사람들과는 달랐어요." "난 그렇게 어른스럽지 않아. 게다가 같은 20대고. 별로 차이도 없어."

내 말에 임소율이 숙였던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봤다.

"아니에요, 공장에서 봤던 아저씨들하고는 달랐어요. 자기가 하는 일에 확신을 갖고 하시잖아요." "내, 내가 그랬냐?"

아직도 섹드립이나 생각하는 철없는 20대 후반일 뿐이었다.

"네, 그리고 공장에 있는 아저씨들은 회식 자리에서 이상한 말들이 나 하고." ”……그, 그러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기에 공감을 해줄 수가 없었다.

"……병문안을 와준 어른도 처음이었고 퇴근할 때 치킨을 사준 어른도 처음이었어요." "너무 그…, 이유가 너무 초라하지 않냐……. 잘생겨서라던가…… "잘생기진 않았어요."

팩트는 가끔 폭행이 될 때가 있었다.

이마를 긁적이며 담배를 깊게 빨았다.

"스읍, 후."

연기를 뱉은 후에 임소율에게 말했다.

"너는 남자친구 한 번도 사귀어본 적 없다매. 나는 몇 번 있었어. 첫 경험도 아닌데 괜찮어?"

"네, 상관없어요."

"음, 그리고 내가 좀 변태끼가 있긴 해."

어째 전 시나리오에서 했던 말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 걸 느꼈다.

임소율은 변태라는 단어에 흠칫하긴 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네, 진짜 변태는 아니잖아요." 

'스읍

최근 몇 달 동안 해온 걸 생각하면 진성 변태가 아닐까 싶었다.

무엇보다 우다희와 했던 걸 생각하면 내 스스로 변태라는걸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래, 그러면 술 깨고 내일 다시 생각해봐.,’

"……지금다 깼어요."

분홍빛의 입에서 담배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 취향 아까 궁금하다고 했었지."

"네. 담배 끊을게요."

"응? 아니, 나도 피는데 뭘."

조금 정나미 떨어질 수 있도록 말했다.

"일단 내가 가부장적이라서 말이야. 나는 순종적인 여자가 좋거든."

"저말 잘 듣는데요."

"그거 치고는 아까 내가 거부하니까 엄청 대들던데?"

"네. 저는 좋아하는데 선배는 절 거부하니까요. 들이댄건데요."

그게 보통 순종적이지 않다라는걸 그녀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 그래. 그러면 음, 그래. 요리 잘 하는 여자가 좋아."

"배울건데요."

"청소도."

"집이 낡아서 그렇지 청소는 깔끔하게 하는 편이에요."

단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똑부러지게 말하고 있었다.

내가 싫어서 따가울 정도로 말하는게 아니었다.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신을 어필 하는 중이었다.

말투 때문에 헷갈리긴 했다.

"자꾸 말 돌리시잖아요. 저한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만 말해주세요."

"없는건아닌데 애매해서……

진검정색의 똑단발이 잘 어울리는 조약돌처럼 작고 흰 얼굴에 시원하게 뻗은 커다란 눈망울. 얇지만 진한 눈썹과 아래로 작지만 오똑한 콧날과 내 자지를 입에 물었던 분홍빛의 입술.

"그러니까 말씀해주시면 노력해볼게요."

시나리오 북으로 가볍게 섹스나 즐기는 삶이 좋은데 말이다.

"그럼 술 깨고도 지금과 마음이 같으면 그때 얘기하자."

"……알았어요. 좋은 쪽으로 생각해주세요.,’

날 좋아하는데 이렇게 딱딱하게 말을 할 수 있나 싶었다.

"춥다, 들어가자."

..네..

원래 그녀의 성격이란걸 알아서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지만 그녀를 처음 겪어보는 사람이라면 곤혹을 치룰게 눈에 보였 다.

§

임소율.

팡팡!

"할무니, 언니가 아침부터 이불 차.’,

남동생의 말에 할머니는 한 귀로 흘리며 옷을 입혀주고 있었다.

임소율은 걷어찼던 이불을 끌어올려 머리까지 덮은 후에 어제 있었던 일들을 회고했다.

'미, 미쳤지……

술이 아니었다면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그렇게 세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취향대로 바뀌도록 노력한다는 말이 지금 와서는 그렇게 창피할 수가 없었다.

•'아으.... 할머니 나 밥 안 먹을래. 바로 출근할거야."

"그래라."

쿨하게 대답을 해준 할머니의 대답.

곧바로 화장실로 향해 평소보다 길게 씻은 후에 화장품을 꺼냈다.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그린 후에 만족스럽게 고갯짓을 한 뒤에 출근을 했다.

회사.

출근을 하니 일하는 내내 자신을 보며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게 보였다.

어제 그런 짓을 했으니 이런 반응은 당연했다.

"소율아, 이거 가이드만 따서 보내주라. 가볍게 컷만 잡아주면 돼."

"네."

반면에 남시우는 어제 있었던 일은 전부 머릿속에서 지운 것 처럼 평소랑 다를 거 없이 행동하고 있었다.

배려를 하고 있다는걸 알지만 마음이란게 그리 녹록치 않아서 야속한 마음도 들었다.

어제 있었던 일들을 꺼내지 못하고 있을 때 손님이 찾아왔다.

"뭐야뭐야〜, 문 닫아놓으면 못 들어가잖아〜."

고개를 들으니 일전에 봤던 얼굴이었다. 얼굴은 낯이 익은데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아 고개를 갸웃할 때 우다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언니, 여기가 카페도 아니고."

"뭐 어때. 어머, 시우랑 유찬이도 안녕〜."

남시우를 편하게 부르는 그녀.

"예, 다희 누나, 올만입니다."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미 결혼을 했다는걸 알기에 불안한 마음은 없었지만 혹시나 저런 얼굴과 몸매가 취향일까 싶었다.

찰랑이는 웨이브진 긴 머리카락과 배우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자신과는 다르게 성숙한 몸매와 그 몸매가 은근히 잘 드 러나는 니트.

의도한건 아니겠지만 니트 위로 커다란 가슴이 굴곡져 보였다.

스윽.

고개를 숙여 쳐다보는데 봉긋하긴 하지만 밋밋했다.

만약 셔츠가 아니라 펑퍼짐한 니트나 맨투맨을 입었다면 아마 티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전에 오빠 동생이 왔다갔거든, 이번에 고등학교 입학한다고 그 전에 인사한다고 왔는데 내가 좋아하는 마카롱 바리바 리 싸들고 온거 있지?"

"형부 동생?"

"그래에〜. 흐응〜, 한 달 전만 해도 16살이었던게 참 귀엽지 않니?,’

속만 앓고 있는데 언니라는 사람은 수다만 떨러온 듯 했다.

"처음 본게 중학교 입학할 때 였었는데 참. 빨리 큰다니까. 애가 오빠랑 닮았는데 쑥맥이어서 귀엽기도 하고."

"뭐야, 자랑하러 온거야?"

"흐응〜, 도련님 자랑도 할겸 내 동생 얼굴도 볼겸〜.,’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을 힐끔힐끔 남시우가 보고 있는게 보여졌다.

사귀는건 아니지만 그런 모습에 괜히 볼이 빵빵해지도록 바람을 넣고 뚱해졌다.

"흠, 좋아, 그걸로정했다."

혼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며 흡족하게 웃는 남시우.

"뭐가요."

뚱해져서 퉁명스럽게 물어봤다.

"아니, 다음 시나리오 생각이 나서. 아, 참. 소율아.’’

 후

I三 己르 --—1 •

의자를 끌고와 바짝 붙었다. 그에게서 나는 옷 냄새가 설레게 만들었다.

귓가로 다가오더 니 속삭였다.

"참고로 다희 누나 보다는 네가 더 취향이긴 해."

속마음을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능글맞고 능청스럽게 말을 하는 모습에 움찔 놀랐다.

"……정말요?"

퉁명스럽게 저랑 상관없는데요라고 말하고 싶었지 만 말은 그렇게 나오지가 않았다.

"그래, 그러니까그렇게 뚱하게 있지말어.’,

"……뚱하게 안 있었는데……

혼잣말을 읊조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다.

” 알았다〜."

"……근데 무슨 시나리오요?',

" 취미로 글도 쓰거든.',

그에게 글을 쓰는 취미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소율이한테만 말해주는거니까 비밀이다."

"네. 걱정마세요."

"구래구래."

다시 자리로 돌아간 그를 보다가 다시 모니터를 쳐 다봤다.

새어나오는 기분 좋은 웃음은 도무지 막을 생각이 나질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