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화 (30/126)

 §

 우다희. 

 퇴근을 한 남편의 옷을 받아주며 볼을 쓰다듬었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오빠~. 나 잠깐 나갔다 와도 돼?"

 "응? 왜?"

 일주일 동안 출장을 갔다온 최혁은 옷을 갈아입으며 물었다. 

 하루종일 움직이느라 몸에서 땀냄새가 진동했다.

 "그때 촬영했던 친구 있잖아? 주말에 봤었던 친구."

 "아, 카페에서 본 애?"  

 "응, 그 친구가 자기 촬영 한 번만 도와달라고 해서. 배우로 한 번만 촬영해달래."

 그녀의 말에 최혁은 눈썹을 찌푸렸다. 

 순간 머릿속에 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상한 생각들이 스리슬쩍 자리를 잡았다. 

 "그…. 나랑 결혼하고나서 그냥 집에만 있기로 했잖아."

 "그게…."

 분명히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 말을 뱉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은퇴한것이 자기와 결혼하기 전이었다.

 잩은 실패와 자괴감으로 이미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은퇴를 결정한 상태였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머리속에 자리를 잡은 생각은 자기가 그녀를 그만두게 한 상황. 

 그녀가 배우를 한다면 응원해줄 생각도 있었다. 

 다만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할까봐 걱정이 될 뿐이었다.

 "그래도…."

 "이번에도 겨우 허락 했는데……. 또 하려고?"

 "……그런건 아닌데……."

 우다희가 눈치를 살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어떠한 생각이 들어와 똬리를 틀었다. 

 그것은 바로 결혼을 하며 꿈을 포기했다는 것.

 둘에게 자리 잡은 생각은 아주 미약한 것이었다. 

 속으로 둘 다 그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온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었다.

 "그래도 나도 내 꿈이 있다고 했잖아……."

 그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원래의 그녀의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런 말이 나왔다. 

 "……."

 "……."

 잠시 우두커니 서서 서로를 쳐다보는 둘. 

 머릿속에 똬리를 틀었던 생각은 다시 파도 앞에 지은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렸다.

 "아…."

 "으…?"

 둘 다 움찔하며 말했다.

 "갔다올게." 

 "아, 응. 밥은 이거 먹으면 돼?"

 "으응, 차려놨어."

 흠집이 겨우 보일까한 상처였다. 둘이 부부가 되고나서 연기에 대해 단 한 번도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을거란걸 믿고 있었기에 그런 상처쯤은 쉽게 아물었다. 

 다만 둘은 모르고 있었다. 

 작은 상처는 어느새 곳곳에 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이다. 

 §

 집에 도착한 나는 모든 세팅을 끝내둔 후에 시나리오 북을 열어 체크했다.

 [몰입도 : 71%]

 [위화감 : -16%]

 전작 덕분에 버프를 받은 두 개. 

 게다가 몰입도가 0%로 떨어지기 전 50%에 시작이 됐기에 포인트를 쓰지 않아도 충분했다.

 "이번 에피소드가 끝나면……."

  

 이번은 그저 우다희의 캐릭터를 확고하게 잡아놓기 위해서였다.

 진짜 본 목적은 바로 다음 에피소드였다. 

 삑삑삑삑.

 외운 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는 우다희. 

 편하게 흰색 티에 청바지를 입고 들어오는데 굴곡진 가슴이 다 보였다. 

 "누나, 언제봐도 야한 가슴이네요."

 "푸흣. 그래?"

 밖에 비가 올까봐 챙겨온 우산을 신발장에 꽂아넣고 들어오며 중문을 닫았다. 

 "흐응~, 우리 시우가 뭘 찍으려구 불렀을까?"

 "아, 별건 아니구. 누나 일루."

 내가 손짓을 하자 그녀가 내 옆에 앉으려고 하다가 뭔가를 발견했다.

 "어머, 내가 해준거 먹었어?"

 "아, 네. 너무 맛있었어요."

 부엌에 놓인 저녁의 흔적들을 본 우다희가 흐뭇하게 웃었다.

 털썩.

 내 옆에 앉은 그녀가 며칠만에 보는 내 얼굴을 살폈다.

 "시우, 누나 없이 외롭지 않았어?"

 장난스럽게 말을 하는 우다희를 끌어안고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탄력있는 가슴골 사이에 얼굴을 묻는 느낌은 언제나 좋았다.

 그런 나를 토닥이는 우다희.

 "보고 싶었어요, 눈나~."

 "으구~, 귀여워서 어떡하지 진짜아~. 자, 누나 보자~."

 내 등을 토닥이던 그녀가 볼을 붙잡고 올려 자신의 눈을 마주치게 했다.

 내가 쳐다보며 입술을 내밀자 가볍게 입을 맞춘 그녀.

 서로 씨익 웃으며 그녀를 더 세게 안았다.

 "누나 가슴 주물러도 돼요?"

 "응? 흐읏, 그러엄~."

 전작에 이어지는 똑같은 캐릭터 설정은 전보다 더 쉽게 몸을 허락해주었다. 

 확실히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캐릭터를 잡아놓는게 수월했다. 

 "누나, 브래지어 때문에 만지기 힘들어요. 풀어주세요."

 "흐응~, 그렇게 누나 가슴이 좋니? 으구~."

 내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더니 이내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딱.

 안에서 후크를 푼 그녀가 옷 안에서 브래지어를 꺼냈고 볼 때마다 신기한 모습이었다. 

 "자, 누나 가슴 여깄다~."

 "하핫. 감사합니다."

 나는 그녀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서 옷 안으로 손을 넣었다.

 "읏…."

 가슴을 주무르며 본격적으로 말을 꺼냈다.

 "누나, 다른게 아니라 사이 좋은 친구 있잖아요. 그거 찍으려구 하는데."

 "으응…. 그래."

 내게 그 몸을 기대며 내가 가슴을 만지기 쉽게 해주었다. 

 초장부터 이런식의 플레이가 가능한걸 보니 확실히 이번에는 평작이 될 것 같았다.

 "사연 메일을 받아서 그…. 재연을 하는건데……."

 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꺼내고 다시 진지한 얼굴로 작품을 설명했다.

 평소에는 가슴이나 살을 주물러도 작품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무의식 중으로 심어두기 위함이었다.

 "흐응~, 뭔데."

 "그러다가 찾은게 하나 있는데…, 대본으로도 짜봤거든요. 한 번 읽어보실래요?"

 사연을 먼저 건넸다.

 "보자~. 프티하님이 보내준 사연이네? 음."

 사연을 읽어나가던 우다희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이런 커플도 있구나~."

 "부부래요."

 "어머, 3년차 부부?"

 "네." 

 그녀와 최혁이 작지만 어색한 분위기를 만든걸 알고 있는 나였기에 여기서 화두를 건넸다.

 "누나도 남편이랑 이렇게 해요?"

 "흐응~, 아니이. 남편은 이런걸 별로 안 좋아해서."

 "그래요? 저는 이거 읽으면서 나도 이런  부부생활 하고 싶다~ 이랬었는데."

 "쿡쿡. 그래? 그럼 누나한테 해달라구 하지~?"

 우다희가 은근히 기대어린 시선으로 나를 봤지만 이쯤에서 살짝 물러났다.

 "그렇게 되면은……, 정말 불륜이 되잖아요……."

 "……그, 그렇지……."

 현실에 대한걸 살짝씩 넣어주어 위화감은 올라가지만 그녀가 이 캐릭터와 시나리오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한 마디로 위화감과 몰입도를 같이 올리는 방법이었다. 

 "저는 누나가 저 때문에 불륜을 하는게 싫어요. 저는……. 누나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이쯤에서 한 번 더 점수를 따 냈다. 

 나는 너를 무조건적으로 배려하고 생각한다는걸 심어두는 것이다. 

 보아하니 영향력은 세세한 것 보다는 겉에 표시된 관계부터 물들게 하는 것 같았다. 

 "오구구~, 고마워~. 그렇게 생각해줄 줄은 몰랐네~."

 우다희가 웃으며 나를 안아주었다.

 브래지어가 없었기에 그 가슴에 얼굴을 묻고 비빌 수 있었다. 

 "그러면~. 대본은 어떤거야?"

 "아, 네. 이건데. 한 번 봐봐요."

 내가 짜놓은 대본을 일부러 그녀가 보도록 했다. 

 외우게 하는 것도 있었지만 직접 그녀가 대본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누나, 제가 이런거엔 미숙해서……. 약간 각색해도 되니까 한 번 직접 수정해보실래요?"

 펜까지 쥐어주자 옛날 배우였던 때처럼 진지하게 대본을 읽어나갔다. 

 사악.

 줄을 그어가며 천천히 읽어본 그녀가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었다.

 "보면은 둘 다 야한걸 좋아하잖아. 근데 이쪽 부분은 너무 약하지 않을까?"

 "흐음…, 그런가요?"

 둘이 어깨를 붙이고서 대본을 수정해나갔다. 

 내가 기존에 적었던 부분은 그녀의 눈에 매우 약하게 보이도록 해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직접 대본에 참여를 시켜서 몰입도를 확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누나, 이쯤이면 된거 같아요."

 "그치? 한 번 읽어보자."

 처음부터 다시 읽어나가며 만족스러운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보니까 누나가 해보고 싶었던 결혼 생활이네요?"

 "응? 아니야~."

 "에이, 누나. 저두 누나랑 붙어다니면서 이제 다 알거 알아요."

 "풋, 울 시우한테는 못 당하겠네~."

 우다희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배우니까아…. 남편에게 이런거 저런거 다 해주고 싶은데……. 상황극 같은거 하면서……."

 "아, 그렇죠."

 웃음이 터지는걸 막느라 내 허벅지를 꽉 꼬집어야 했다. 

 "근데 남편은 그런거보다는 평범하게 하는걸 좋아하니까……."

 "원래부터 그랬어요?"

 이 부분은 그녀가 애드립으로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공백 부분이었다.

 "아니이, 그래도 초반엔 나름 많이 했었는데……. 이제 질렸나봐."

 "아. 그럼 누나 이제 제가 해드릴게요. 걱정마요."

 "푸흣, 정말? 다 컸네 이제~."

 내가 써놓은 시나리오가 제대로 먹히는걸 확인했으니 만족했다. 

 대본 수정까지 끝냈으니 이제 그녀를 보낼 차례였다.

 그녀를 일부러 보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

 우다희.

 집에 돌아온 그녀는 남편의 옆에 누웠다.

 "오빠."

 "응?"

 자연스럽게 등을 돌려 눕는 그. 너무 피곤할 땐 그런적이 있었지만 오늘따라 너무 서운했다.

 아까 본 대본과 귀여운 동생의 모습을 본 이후라 그런 것 같았다.

 "대답하는데 왜 등을 돌려~."

 "피곤해서 그래."

 "나 오늘 하구 싶은데……."

 "……피곤해. 나중에."

 어깨를 잡아봤지만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대본처럼 그렇게 야한 생활을 원하는건 아니었다. 

 하지만 가끔은 설레이고 싶었고 가끔은 기분이 좋아지고 싶었다.

 '배우 하는 것도 싫어하고……. 그냥……. 내가 싫어진걸까…….'

 그런 생각들이 그녀의 머리를 맴돌았다. 

 §

 "스읍, 부부한테 미안해지긴 하네."

 둘이 잘 지내고 있었을텐데 괜히 나를 만나 꼬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물론 둘이 이혼을 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부부의 사랑을 식게해 내게 더 의존하도록 만들 예정이었다. 

 "매 작품마다 써놓은 설정들을 요약해서 넣어놓으면 뭐가됐든 효과가 있겠지."

 아직 시간은 많았고 쓸 시나리오는 많았다. 

 "한 편 밖에 못쓰는게 조금 아쉽긴하네."

 최면 어플 같은걸 보면 한 번 적용해놓으면 영구적으로 쓰던데 이건 그런게 안되니 불편했다. 

 "지금쯤 남편은 잠들었을거고……. 누나는 밤새 잡생각하겠구만."

 적어놓은대로라면 지금쯤 강한 서운함을 느끼고 있을터였다.

 결혼생활을 해온 둘이었기에 쌓아놓은 정이 많을테니 나 역시 그 시간만큼은 아니어도 공을 들여 사랑을 식게 해야했다. 

 아마 내 계획대로만 간다면 사랑은 식고 이혼을 하기엔 주변의 시선이 걱정되니 어쩔 수 없이 사는 윈도우 부부가 될 가능성이 컸다.

 물론 아직 많은 시나리오가 남았지만 말이다. 

 나는 내일을 고대하며 잠에 들었다.

 §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부부가 있다. 

 소소한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부부,

 친구처럼 재밌게 장난을 치는 부부,

 시간이 지나도 뜨거운 사랑을 가진 부부.

 모두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살아간다. 하지만 한 사람이 전부를 해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어쩌면 주어진 그 삶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시나리오 북이 있으니까 내가 꿈꾸던 부부 생활 다 해봐야지."

 화장실 거울을 보며 활짝 웃었다. 

 무료한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주는 시나리오 북은 나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도와준다.

 달칵.

 문을 열고 나오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이 보였다.

 나는 가방을 챙기고서 김우현에게로 향했다.

 "우현아, 나 조퇴좀 할게. 너무 피곤하네."

 김우현이 일을 멈추고 나를 봤다. 

 "편집은 걱정말어, 틀은 거의 다 끝냈어. 돌아와서 하면 기간 동안 다 할 수 있을겨."

 "아, 그건 걱정 안 해." 

 내 실력을 믿고 있는 김우현. 

 "그럼 오늘 먼저 퇴근해."

 다행이 지금은 내가 맡고 있는 일 때문에 딱히 그들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 

 나는 가방을 메고서 먼저 퇴근을 위해 밖으로 나왔다.

 화창한 하늘 사이로 떠다니는 흰구름들.

 "아주 상쾌하구만."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치는 상황이었다. 

 지금부터 진행할 촬영에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우다영이 만약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놀랄까. 

 "최혁인가 그 사람이랑 우현이한테 미안해지네."

 말 뿐인 사과였다.

 나는 피식 웃으며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세팅을 시작했다.

 "이거랑…. 이거랑…."

 성인용품들을 미리 꺼내놓고 이후엔 카메라 구도를 생각했다.

 누구한테 파는것도 아니고 보여줄 것도 아니지만 직업병인지 구도와 동선을 생각하게 됐다.

 컷씬까지 머릿속에서 계산을 끝낸 후에 완벽한 촬영을 위해 기다렸다.

 띠리릭.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우다희. 

 검정색의 버킷햇과 검정색 티 그리고 검정색 핫팬츠였다. 

 힙하게 입고 온 그녀의 얼굴엔 화장기 하나 없었다. 

 "누나, 왔어요?"

 중문을 열어주자 그녀가 안으로 들어오며 내 엉덩이를 토닥였다. 

 나 역시 그녀의 엉덩이를 붙잡았다.

 어느덧 둘이 있을 땐 이게 인사가 된 것 같았다. 

 "네 말대로 일단 편하게 입고 오긴 했는데~."

 등에 멘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고는 약간은 걱정인 얼굴로 말했다.

 "남편한테는 뭐라구 말하지……."

 "추가 촬영 때문에 나온다구 하지 않았어요?"

 "응…, 그렇게 말하긴 했는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실제로도 촬영을 할거고 그거에 넘어가도록 해놨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런 걱정없이 넘기게 할 수도 있었지만 우다희의 감정을 복잡하게 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였다.

 "근데 남편분이 누나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하고 싶은 일도 못하게 한대요……."

 눈치를 살피는 척 말 끝을 흐렸고 그녀는 아랫입술만 삐죽 내밀고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에~. 어제는…, 내가 먼저 이렇게 유혹했는데 등만 돌리고 자드라."

 "……흐음. 많이 피곤했나본데요……."

 그러면서 그녀의 얇은 티 안으로 손을 넣어 허리를 안았다.

 "걱정마요, 오늘 남편 대신에 내가 많이 박아줄게요."

 "푸흐흣. 뭐래에~."

 "촬영 때문에 해야하잖아요. 이건 불륜아니에요, 아시죠?"

 능청스럽게 말하는 내 코를 검지로 콕 찍었다.

 "하여튼 말은~. 누나가 우리 시우 때문에 산다~."

 시덥잖은 장난을 치며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

 "그래서~. 감독님 제가 뭘 하면 돼죠~?"

 우다희의 말에 짜놓은 콘티를 꺼냈다.

 "일단 여기 집에서만 찍을거에요. 밖으로 나가면 시간도 시간이고 길이가 너무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해서요."

 "흐응~, 좋네. 밖에 덥드라 얘."

 "그쵸? 우선 배경은 주말로 할거에요. 그리고 밖에 너무 더워서 그냥 집에서 노는걸루."

 "좋다. 대본 그대로 하면 되는거지?"

 이미 대본을 다 외워온 듯 했다. 겨우 하루였을테지만 그녀에게 심어진 또 다른 무의식이 대본을 하루만에 다 외우게 만들었다. 

 [우다희는 배우의 꿈을 놓지 않았다.]

 작은 배역에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으로다가 적어놓았다. 거기에 더해서 이번이 비록 웹 예능이긴 하지만 첫 주연이었다. 

 아니, 애초에 첫 예능이기도 했다.

 "여튼 누나. 예능에 온걸 환영해요."

 "푸흣. 그래. 그럼 동선부터 짜볼까?"

 같이 안방으로 들어가 처음부터 구도를 짰다.

 "우선 첫 번째는 침대에서부터에요. 아침에 시작하는걸루. 커튼은 쳐놔서 시간은 최대한 안 보이게 할거에요. 거실도 그렇고."

 "좋다."

 대본과 콘티를 따라 동선을 숙지한 후에 두 번을 더 연습했다.

 물론 그녀만이 기대하는건 아니었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한 사이 좋은 친구 19버전이었지만 돌아서 생각해보면 내가 처음으로 기획한 작품이 되는 것이었다.

 비록 누가 보지도 페이를 지불하지도 않지만.

 그저 자기만족이었다.

  

 "그럼……. 바로 시작할까?"

 우다희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도 편한 옷이었지만 주말에 일어난 부부처럼 약간은 펑퍼짐한 반팔과 반바지를 짝 맞춰 입었다.

 비슷한게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이쯤되니 진짜로 오래된 연인 혹은 부부 같았다. 

 §

 우다희.

 사연. 

 안녕하세요! 저희는 3년차 부부입니다!

 저랑 남편은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했어요! 

 다만 다른 부부와 다른게 있다면 둘 다 성욕이 엄청나달까요. 

 성욕 뿐만 아니라 둘 다 야한 취향을 갖고 있기도 해요. 

 "흐응~."

 막 잠에서 깬 우다희는 눈을 비비며 살짝 커튼을 열었다.

 그 사이로 들어오는 미세한 빛은 안방을 겨우 비췄다.

 우선 아내인 저의 취향은 말이죠.

 스윽.

 자고 있는 남편을 깨우는거에요, 물론 저의 취향대로요. 

 남편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바지를 내리면 축 늘어져 있는 물건이 모습이 손에 잡혀요.

 "하아…."

 저는 남편의 냄새를 정말로 좋아해요. 특히 자고 일어났을 때 거기에서 나는 꿉꿉한 냄새를 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하움…."

 바지를 끝까지 내려 던진 후에 항상 그곳의 냄새를 맡아요. 

 너무 중독성이 있거든요. 

 처음엔 남편이 싫어했지만 지금은 즐겨요.

   

 "츕…."

 주름진 불알을 입에 머금고 살살 핥으며 좆대를 잡고 손을 흔들어주면 금세 커지는데 그게 왜 이렇게 귀여운걸까요. 

 "음…."

 "쪽…, 하움…. 우음…."

 잠에서 깬 그는 항상 이불을 걷어서 제가 있는지 확인을 해요.

 펄럭.

 툭.

 묵직한 이불은 침대 옆으로 떨어졌고 불알을 입에 머금은채 헤실헤실 눈웃음을 짓는 우다희. 

 남편은 매일 아침 그걸 보면서 어이없이 웃고는 해요. 

 "쯉…. 하움…. 아침부터 커다랗네에~. 울 남편~."

 "여보…. 이런거 하지마아."

 "아, 왜에~. 이거 냄새 너무 좋단말이야."

 "진짜 변태다 아주."

 남편이 핀잔을 줬지만 웃고 있어요. 그냥 장난치는 거죠. 

 저는 좆대를 코에 갖다대고 숨을 들이마시면 그 꿉꿉한 냄새가 너무 좋아요.

 누군가는 아마 혐오스럽게 보면서 어떻게 저래? 하겠지만 어떡하겠어요, 이게 제 취향 중에 하난데요.

 "여보, 여기도 해줄까?"

 사실 남편의 취향도 평범하진 않아요. 항문을 빨리면서 딸딸이 받는걸 좋아하거든요. 

 처음 그의 취향을 들었을 때 으엑? 했었죠.

 근데 생각해보면 저도 정상은 아니었던터라……. 헷.

 "쯉…."

 그가 살짝 들어준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묻어 혀를 내밀면 몸이 떨리는게 전해져요. 

 그 상태에서 좆을 흔들어주면 눈을 감고 즐기는데 그 모습이 너무 섹시해요.

 다른 남자가 아마 저런 표정을 지었으면 혐오스럽게 봤겠죠?

 "쯉…, 하움…. 움…."

 혀로 항문 주위를 핥아주면서 빠르게 흔들어주니 그가 움찔해요.

 울컥! 

 손 안에서 커진 좆에서 정액이 뿜어졌어요.

 "아깝게……."

 항문을 핥던 우다희가 고개를 들어 진심으로 아까운 얼굴로 올라와서는 배에 묻은 정액을 핥았다. 

 "나는 여보께 그렇게 맛있드라~."

 "안 먹어두 된다니까……."

 "아아~, 나는 좋다궁…."

 잘 몰라주는 남편에게 가끔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떡하겠어요.

 이미 결혼했는데 안 놓아줄거에요.

 아침부터 시원하게 싼 귀두에 맺힌 정액을 입술을 오므려 쪽 마신 후에 좆대에 볼을 비비며 웃어요.

 "잘 쌌어?"

 이상하게 남편의 정액은 맛도 먹을만하고 혐오스러운게 없더라구요!

 "으응…. 배고프지? 아침 먹자."

 "흐응~. 좋지이~."

 그가 일어나기 전에 손바닥으로 살살 문지르면 작아지던 좆이 다시 커지는게 웃겨요. 

 끼익.

 침대에서 일어난 그에게 두 팔을 벌리면 귀엽다는 듯 일으켜주는데 너무 듬직해서 사랑을 받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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