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화 (21/126)

 §

 우다영. 

 치이익.

 익어가는 불판 위 고기 앞에서 김우현이 입을 열어 말했다.

  

 "답사는 어땠어?"

 "답사? 으음, 괜챃았어."

 답사를 제대로 했다는 생각보다는 2박 3일 동안 미친듯이 섹스만 했던 기억이 맴돌았다.

 그러고 싶진 않아도 자꾸 생각이 나는걸 제어할 수가 없었다. 

 "그래? 힘들진 않았어?"

 "히,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첫 날 딜도를 넣고서 계속 움직이는건 힘이 들긴 들었다.

 다른 의미의 힘듬이었지만 그래도 뜻은 통했다.

 "시우가 엄청 열심히 하드라."

 잡생각을 없애기 위해 다른 얘기를 꺼냈다.

 "엄청…, 뭐랄까, 열심히 한다고 해야하나……?"

 "그랬어? 전에는 너무 가벼운 친구라고 했었잖아."

 웃음기를 머금은 김우현의 말에 그녀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나도 그런 줄 알았지~. 근데 막상 같이 일해보니까 그런건 아니더라고……."

 뭐를 하든간에 열정을 다해서 하는 모습은 우다영의 마음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김우현은 다 익은 고기를 그녀의 앞접시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치? 그래도 애가 일은 진짜 잘해. 그리고 알고보면 속도 깊은 친구이기도 하고."

 남자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욕조에서 서로 알몸으로 안은채 했던 얘기가 갑자기 생각나 얼굴을 붉혔다. 

   

 밥을 먹고 시간이 애매해 근처 카페로 향했다. 

 "우현아…, 오늘 바로 집에 들어갈거야?"

 그 말에 김우현이 미소를 지어주었다.

 "밀린 일은 집에 가서 해야할 거 같아. 주말에 좀 여유 있으니까 바다 보러 갔다올까?"

 "바다~?"

 "응, 인천에 맛집 하나 있대. 함 가보자."

 주말에 잡힌 데이트. 하도 일이 바빠 데이트는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김우현의 손을 잡아주며 활짝 웃었다.

 "좋아." 

 §

 집에 오자마자 씻고 잠에 들었는데 잠깐동안의 잠이었지만 숙면을 한듯 개운했다.

 "함~."

 짧게 하품을 하며 팬티만 입고 나와서 촬영 준비를 시작했다.

 "성인지 감수성이라……. 내가 봐도 좆같긴하네."

 내가 만든 공문을 보면서 감탄 아닌 감탄을 했다.

 "이제 데이트 끝내고 올 타이밍인디."

 딩동.

 말이 끝나자마자 초인종이 울렸다.

 "와우." 

  

 내 예지 능력에 감탄하며 1층의 정문을 열어주었다. 

 그녀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오기 전에 시간을 확인했다.

 [PM 10:45]

 거진 11시가 다 되어서 온 우다영. 

 데이트를 하고 거의 막차를 타고 온 듯 했다.

 띵.

 엘레베이터가 열리고 우다영이 나왔다. 

 아까 회사에서 봤던 차림 그대로였다. 

 "뭐여, 데이트 한다길래 우현이랑 하고 오는 줄 알았는디?"

 말을 들은 우다영이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으씨…. 찍어야 되잖아. 내일까지 보낸다며~."

 "그치그치. 우현이한테 말하고 온겨?"

 "……어떻게 말해."

 투덜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신발을 벗고서 들어온 그녀에게서 고기 냄새가 났다.

 "삼겹살 조지고 왔구만?"

 "어떻게 알았어?"

 "냄새나."

 "페브리즈 뿌렸는뎅."

 그래도 고기집 냄새를 없을 수는 없었다. 

 "여튼 잘 왔어, 세팅은 다 끝내놨어."

 "진짜?"

 안방을 가리키니 안에 카메라가 전부 세팅 되어 있었다. 

 내가 개인용으로 대학생 시절 부터 쓰던 카메라였지만 아직까지는 충분히 쓸 만 했다. 

 "일단 콘티부터 설명해줄게."

 "아, 응."

 지난번 사이좋은친구 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찍는게 아니라 제대로 콘티까지 짜 놓은 상황이었다.

 직접 그린 콘티를 그녀에게 보여주며 설명했다.

 "여자편과 남자편. 이렇게 구성했거든. 우선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배려해주는 느낌으로."

 "……특이한 성향을 가진 느낌으로 간다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첫 날에 그런것들 찍은거 아니야?"

 "아~, 나도 그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그런식으로 플레이하는것도 좋았지만 준비해야할게 너무 많았다. 

 짧은 시간에 모든걸 준비할 수는 없었다.

 "우리가 보내준 영상이 가장 친해보이고 진짜 친구처럼 보였대."

 "에? 친구끼리 그런걸 하는 사람들이 있긴 있어?"

 "대부분 연인이나 부부였는데 너무 약간 뭐랄까. 부족했나벼. 나도 다른 사람 영상은 안 봤으니까 모르지."

 얼버무리며 다시 콘티를 설명해주었다 .

 "여자편부터 찍을래? 아니면 남자편부터 찍을래?"

 "……으음. 한 번만 더 읽어볼게."

 "어, 그래."

 콘티를 한 번더 읽어보는 그녀. 

 딱히 특별할거 없는 내용이었다.

 "이건 내가 간단하게 짜본 대본인데 대충 흐름만 알면 될겨."

 콘티와 대본을 훑어본 그녀가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럼 이게 마지막 촬영인거네?"

 "어? 그렇겠지?"

 이제 사이 좋은 친구가 아닌 다른 플레이로 가볼 생각이었다. 

 시나리오북에 대한 능력은 얼추 다 파악을 한 것 같았으니 말이다. 

 혹시라도 망작이 나오면 평타는 치는 사이 좋은 친구로 다시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그럼…. 열심히 해보자, 시우야!"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쥐며 화이팅 넘치게 외쳤다.

 "오홍, 좋은 자세여. 일단 한 번더 읽어봐. 나도 준비할게."

 "응응."

 거실에 앉아 대본을 읽는 사이에 안방에서 러브젤을 꺼냈다. 

 그냥 생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러브젤은 러브젤만의 미끈거리는 기분 좋음이 있었다. 

 침대 옆에 놓고서 조명을 체크했다. 

 조명이라고 해봤자 작은 것들 뿐이었지만 아쉬운대로 써야했다. 

 "다영아~, 준비됐으면 들어와."

 "으응~."

 감독이 된 것처럼 어떤 자세를 취하고 어떤 얼굴을 해야하는지 알려주었다.

 어차피 NG는 없었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게 더 꼴렸기 때문이다.

 그녀를 침대에 앉혀놓은 후에 작은 방으로 가서 시나리오북을 꺼냈다.

 [몰입도 : 95%]

 [위화감 : 28%]

 위화감은 더 내려가 있었다. 

 정확하게 내려간 이유는 모르겠지만 짐작이 가는건 몇몇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아마 나에 대한 이미지의 변화일 것이다. 

 점차 우다영에게도 나에 대한 신뢰가 쌓여가고 있으니 날 믿고 움직이고 있었다. 

 "만족."

 흡족하게 웃으며 시나리오 북을 넣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숙지는 했어?"

 "응, 대강. 근데 그래도 나라에서 하는건데 이렇게 대충 찍어도 돼?"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데. 그래야 교육을 할 때 보는 사람들도 좀 더 몰입할 수 있고."

 카메라의 각도를 확인하고는 바로 옷을 벗었다. 

 "너도 벗어, 이번에 알몸으로 진행할거야."

 "응."

 이제 내 앞에서 옷을 벗는건 일도 아니었다. 

 여전히 탐스런 그녀의 가슴이 입에 침을 고이게 만들었다. 

 툭.

 옷을 벗어 던져놓으니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가 내 옷을 갰다.

 "옷 이렇게 놓으면 줄 생기잖아."

 "응? 그냥 집에서 입는거라 상관없긴한데……."

 옷을 개 헹거 밑 받침대에 올려둔 그녀가 나를 봤다. 

 알몸으로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온건 그녀의 얼굴이었다. 

 "그래도."

 이젠 알몸이 되었어도 친구처럼 불편함 하나 없이 편한 얼굴이었다. 

 피식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읏."

 서로 안은채로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럼 여자편부터 시작할게."

 "응응, 남자편은 아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본과 콘티를 카메라에 안 보이게 치웠다.

 "일단 앉아서 카메라."

 쉼호흡을 한 다음 손가락을 튕겼다.

 "안녕하세요! 사이 좋은 친구의 남시우!"

 "우다영이에요~!" 

 "반가워요~. 오늘 여러분들께 알려줄건 말이죠!"

 대본을 맞춰보지 않았음에도 워낙 편안한 분위기라 놀듯 촬영하니 더 자연스럽게 대사가 나왔다.

 "이성에 대해 알아가고 또 어떻게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지 알려드릴거에요! 우선은 여자의 몸에 대해 알아야겠죠?"

 해부학을 하는게 아니니 굳이 부위까지 세세하게 말할 필요가 없었다.

 우선은 옆에 앉은 우다영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가슴을 주물렀다. 

 "우리 친구, 다영이의 같은 경우에는 가슴과 보지가 성감대거든요."

 "맞아요. 자, 잠깐만. 그런 대사가 근데 먹혀?"

 "응, 야, 다시 촬영해야되잖아."

 결국 처음부터 다시 대사를 시작해야했다. 

 그 부분을 지나고 곧바로 시작에 들어갔다.

 "우선 남자분들 명심해야하는게! 흥분했다고 이렇게 다리를 벌리고 바로 박으면 안 돼요! 아셨죠?"

 내 설명을 들은 우다영은 웃음이 터지려는걸 겨우 참아냈다. 

 "천천히 몸을 풀어줘야해요. 가슴과 보지 말고도 사람마다 성감대가 여러개 존재 하거든요~."

 손가락으로 그녀의 귀를 매만지며 반대편의 귓가를 혀로 핥았다.

 우다영은 빨리는 귀쪽의 눈을 찡그리며 대사를 쳤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직 개발이 덜 됐지만 그래도 귓볼도 성감대 중에 하나랍니다."

 쌓인 신뢰감, 마지막 촬영, 몰입도 95%가 섞여 외설적인 대사도 쉽게 쳤다.

 "츕…."

 귀를 빨면서 남은 손으로 가슴을 주물렀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감대 중에 하나가 바로 가슴인데요~. 읏…."

 애무를 받으며 대사를 하려니 우다영의 입가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나는 그저 애무에 집중하면 됐다.

 "그 다음에는…, 아응…. 여기 여성의 젖꼭지를 빨아주면…, 앙! 너, 너무 세게 빨면 안 돼요~. 아셔…! 핫! 하윽! 하응…! 아, 아셨죠?"

 가슴을 빨아대며 귀를 만지던 손을 허벅지로 가져갔다. 

 "아주 조심스럽게 만져주셔야 돼요. 그래야 보지에서 하응…, 충분히 애액이 나오니까요. 하읏! 아응…."

 "하움…."

 입을 크게 벌리고서 가슴을 크게 물었다. 혀로 젖꼭지를 이리저리 굴리자 그녀가 본능적으로 손을 올려 내 머리를 감싸안았다. 

 "처음이시면 하읏…. 힘들겠지만 천천히…, 아응! 여성의 몸을 풀어주셔야 돼요." 

 대사 중간중간에 나오는 신음소리에 내 물건도 커지기 시작했다. 

 가슴에 꿀이라도 바른 것 처럼 빨다가 혀를 내밀어 배를 타고 허벅지로 내려왔다.

 며칠 전에 했듯 내 혀는 그녀의 온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하읏, 이런식으로 하시면……."

 내가 허벅지를 빨고 있을 때 우다영이 카메라를 향해 다리를 벌렸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연분홍빛 보지를 벌렸다.

 "아…, 흣…. 이렇게 젖어나오거든요……. 저는 물이 많은 편이라……. 진짜 많은 편이야?"

 "……그걸 물으면 어떡하냐."

 "아웅~!"

 대사에 의문을 갖고 던지는 질문에 허벅지를 깨물었다.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계속 대사를 이어갔다.

 "하아…, 하읏…. 우리 친구 시우가, 워낙 섹스를 잘하는 편이라서…, 앙…. 그러니 처음 하시는 분들은 천천히 하시면 돼요."

 중간중간에 넣은 내 칭찬들. 

 무의식적으로 그녀에게 생각을 끼어넣기 위함이었다. 

 "하으응! 앙…. 마지막으로…. 준비가 되셨으면……."

 그녀가 다리를 벌린 후에 내게 보지를 보여주고는 대사를 쳤다.

 "마지막 애무로 보지를 빨아주시면……! 야아읏! 아응! 항! 대사 치는데…! 하읏! 이렇게 얼굴을 묻고…, 하으응!"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끌어안아 고정 시킨 후에 보지를 빨아대자 그녀가 흠칫흠칫 몸을 떨었다.

 "하으응! 앙! 시, 시우야! 하윽! 너무 세에…! 아웃! 아흣! 하응! 앙! 하으응!"

 팔로 내 머리를 잡고 밀어내려고 했으나 곧 머리카락을 꽉 잡아챘다.

 흠칫! 

 오르가즘을 느끼기 전의 징조였다. 

 이에 더 집요하게 그녀의 보지를 빨았다. 

 "흐아아앙!"

 길게 숨을 뱉으며 내 얼굴에 조수를 뿜었다. 

 나와 관계가 이어질 수록 점차 조수의 양이 많아지고 또 가는데에 기간도 짧아지는 것 같았다. 

 "하아…, 하아…."

 완전히 풀어진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그녀. 

 "……대사쳐야지."

 "뭐, 뭐였지……. 멍해……."

 그녀가 멍하니 보다가 겨우 정신을 추스린 후에 일어나 대사를 쳤다.

 "익숙해지다보면 남성분들! 이렇게 혀와 손만으로 상대방을 홍콩으로 보낼 수 있답니다~." 

 대사를 치고 3초. 잠깐의 정적 후 내가 손가락을 튕겼다.

 "오케이, 좋았다."

 "으아~. 너랑 하면 맨날 다리에 힘 풀리는거 같아……."

 "그래도 이거 중독되지 않아?"

 아무리 남녀가 다르다고는 한들 흥분하는건 똑같았다.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지긋이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네가 잘하는거지?"

 "응, 여러 여자들 하고 해봤으니까."

 라고는 말했지만 경험상 거의 비슷비슷했다. 

 남자들도 물건의 크기나 형태가 달라도 흔들어주거나 박으면 금방 사정하는 것 처럼 여자도 비슷했다. 

 "흐으응…." 

 그녀의 엉덩이를 꽉 쥐며 말했다.

 "네 성감대 찾는것도 나 아니면 힘들긴 해."

 만약 여러 남자들을 만나봤다면 이런 대사도 못 쳤겠지만 그녀는 김우현과 나 말고는 경험이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었고. 

 게다가 목석같은 우다영처럼 목석같다고 예측되는 김우현도 이 이상의 스킬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다.

 "으…." 

 우다영의 머리를 쓸어준 후에 말했다.

 "그럼 다음 씬 찍자."

 "응. 대본만 한 번만 더 보고."

 대본을 읽는 동안에 나는 수건을 가져와 그녀가 흘린 애액을 닦았다. 

 그걸 본 우다영이 얼굴을 붉혔다.

 "시우야, 근데 진짜로 진지하게 나 물 많이 나오는 편이야?"

 "응? 아아~, 우리 처음 찍을 땐 안 그랬는데 점점 많이 나오네?"

 민망했는지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다가 닦은 수건을 봤다.

 "혹시 안 좋은거야……?"

 "아니지, 오히려 좋은거야, 네가 감도가 좋다는 뜻이니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랐다.

 "좋은거야?"

 "응, 원래 네가 진짜 개변태라는 뜻이야."

 "으에? 야씨! 놀리는거지?"

 "진짠데?"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자 혼란스러워 하는 우다영. 

 그녀를 위해 한 마디를 더 거들어주었다.

 "진짜라니까. 평범한 관계로는 이제 가기 힘들다는 뜻이여, 이제 나 아니면 느끼기 힘들걸?"

 "지, 진짜로?"

 심각한 고민. 남자친구가 있는데 내가 아니면 갈 수 없다는 말은 충분히 심각할만했다.

 "응, 너 우현이랑 최근에 한게 언제야." 

 "……저번 주……."

 "하긴 7년 정도 됐으니까. 한 달에 몇 번 정도 하는데."

 "한 달에 원래 한두 번은 했었는데……."

 듣는 내가 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도 목석인데 둘 다 성욕이 그닥 없는 편인듯 했다. 

 "와, 7년동안 만난 이유가 있었네."

 둘 중에 하나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엄청 고민이었을텐데 7년 동안이나 만났을 정도라면 둘이 잘 맞는 듯 했다. 

 덕분에 개발하는 맛이 있긴 했다.

 "그래서 처음에 말했잖아. 나랑하면 다른 남자랑 못한다고. 괜히 헤어진 애들이 다시 나한테 오는게 아니여."

 한 번도 온 적은 없었지만 대학교를 졸업한지도 벌써 3년이었다. 

 연락을 안 한지도 오래됐고 연락한다 쳐도 어떻게 이런 고민을 대뜸 말할 수 있을까.  

 "아우…, 진짜아……."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씰룩이는 입가를 겨우 잡으며 말했다.

 "일단 다음 씬 찍자."

 "으응…, 그러면……. 아, 아니야. 하자."

 더 고민이 있었지만 굳이 들어줄 필요는 없었다. 

 나는 저번에 샀던 성인용품 중에 우머나이저를 꺼내들었다.

 내 뒤에 놓은 뒤에 바로 촬영을 재개했다.

 "이번에는 여성편의 심화버전이에요! 입과 손으로도 충분하지만……."

 내가 끝말을 흐리니 이번엔 그녀가 우머나이저를 들면서 말했다.

 "도구를 쓰면 풍성한 관계가 될 수 있겠죠?"

 촬영을 하면서 느끼는건데 이런식으로 살짝 대본만 던져줘도 충분히 몰입감을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죠~. 다영씨가 가장 좋아하는 도구가 있나요?"

 "으음~, 사실 도구를 많이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요. 그래도 가장 좋은거라면 역시, 이렇게 귀엽고 작은 도구들인 것 같아요!"

 방금 뜯은 우머나이저였고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지만 보는 사람은 알 도리가 없었다.

 당연하게도 이걸 볼 사람도 나 하나 뿐이었다.

 "똑같이 남성분이 애무를 해주시면……."

 우다영은 내가 가슴 빨기 좋도록 살포시 누웠다. 이 모든 상황에 웃기기도 하지만 굉장히 꼴렸다. 

 능력이 뭐라고 이렇게 여사친을 알몸으로 눕히다니 말이다. 

 나는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고 천천히 가슴을 빨았다.

 "하으응…. 남성분이 이렇게 성감대를 애무해주시면 저는……."

 우머나이저 사용법도 내가 건네준 대본에 있었기에 어색한 손놀림으로 전원을 켰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손가락에 러브젤을 살짝 짜서 우머나이저에 발랐다.

 윙! 

 짧은 소리를 내는 우머나이저를 자신의 클리토리스에 갖다댔다.

 움찔! 

 강하게 빨아들이는 도구에 우다영은 동공을 크게 확장했다.

 "하아앙! 이거…! 하으읏! 하앙!"

 그녀가 놀라서 도구를 들었다. 

 "……가장 세, 센걸로 했었네요……."

 강도를 조금 내리고 다시 갖다댔다. 시나리오상 이번엔 그녀 스스로 자위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남성편이 오기 전에 최대한 그녀를 녹초로 만들어야 했다. 

 풀린 눈과 홍조를 띤 볼 그걸 보는게 또 맛있었기 때문이다.

 움찔! 

 "하읏! 하아…, 하으응! 시우와 자주 이렇게 하곤 하는데……. 이게 너무 좋아…! 하응! 아앙!"

  

 우다영의 얼굴을 보는데 진심으로 눈을 감고 느끼고 있었다. 

 도구는 커녕 자위 조차 잘 안하는 그녀였기에 지금 나와 하는 모든 것들이 신세계였다.

 아주 천천히 내가 아니면 이런 플레이들을 할 수 없다는걸 각인시키고 있었다.

 "하아…! 나 또……!"

 "쌀 것 같다고 말해야지."

 내가 뱉은 단어는 트리거가 되어 그녀는 강하게 떨었다.

 짧은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뒤집히고 입술은 벌어지며 혀가 살짝 나와 뜨거운 숨을 뱉게 했다.

 "아아……."

 너무 강한 자극에 제대로된 소리도 나오지 않고 몸을 떨었다.

 다리에 힘을 줘 엉덩이를 번쩍 든 그녀는 그 자세로 조수를 뿜었다.

 주르륵! 

 아까보다는 적은 양이었지만 침대를 적시기엔 충분했다. 

 이게 겨우 10분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아…, 하아…."

 오르가즘 때문인지 우머나이저를 떼어내도 멍하니 눈을 감고 몸을 잘게 떨고 있었다.

 "……이런거 야동에서만 보는 줄 알았는데……."

 우다영의 떨림을 보면서 감탄을 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눈을 뒤집고 엉덩이를 든채 바르르 떠는건 야동에서나봤지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다. 

 "하으으응…."

 10여초 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수 년의 시간만큼이나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겨우 눈을 뜬 그녀였지만 초점이 잡히지 않았다.

 마치 어떤 벽 너머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차분하게 기다렸다. 

 "……."

 우다영은 다시 눈을 감고 숨을 골랐지만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잘근 아랫입술을 물었으나 금세 또 풀어져 입술 사이로 가지런한 윗 이빨이 보였다.

 "우으응…."

 작은 신음과 함께 몸을 뒤척이는 그녀. 지금 그녀에게는 카메라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아아……."

 겨우 몸을 일으킨 그녀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오히려 머리가 더 헝클어지긴 했지만 말이다. 

 "대사 해야지~."

 내 말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 좋아……."

 "……그거 대사 아닌데."

 이건 시나리오에도 없던 말이었다. 모든 대사를 내가 적을 순 없었으나 적어도 그 상황에 비슷한 말들이 나오곤 했는데 이건 아니었다.

 "아…, 그…, 이런식으로 도구의 도움을 받으면……,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어요~."

 말에 힘이 없었다. 어딘가 나사 풀어진 듯한 목소리였다. 

 진짜 제대로 갔구나 싶어서 촬영을 끊고 다시 기다려주었다.

 "그렇게 좋았냐."

 카메라를 살피며 묻자 우다영이 앞머리를 뒤로 스윽 넘겼다.

 "응…, 뭐야, 방금 이거…? 엄청……."

 촬영된 분량도 10분을 넘지 않았다. 지금까지 했던 것들 중 가장 짧았다고 볼 수 있었다. 

 "뭐긴 개발 된거지."

 "으응?"

 "네가 지금까지 느낀 오르가즘 중에서 가장 기분 좋았지?"

 "응……."

 우다영의 말을 들으며 피식 웃었다.

 "너 이제 오르가즘을 느껴도 이거보다 약하면 아쉽다고 느낄 걸."

 "……아응……. 씨……."

 "그리고 그거 해소하려면……."

 괜히 내가 아닌 도구를 찾을까봐 반쯤 발기되어서 축 늘어진 좆을 가리켰다.

 "내꺼아니면 힘들고."

 "……아, 진짜루우."

 싫다는 표정이었지만 눈동자는 내 좆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라리 오르가즘을 남자친구와 맛 봤다면 모를까 아쉽게도 그녀의 옆에 있는건 나였다.

 "여자 편은 끝났고 이제 남자편 준비하자."

 "으응…. 물 어딨어?"

 "거실에."

 그녀가 물을 마시러 일어나는데 허벅지가 떨리며 다시 주저앉았다.

 어째 나랑 있을 때 자주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다.

 나에게는 좋은 일이었기에 거실 정수기에서 물을 떠다 주었다.

 "고마워……."

 "아주 제대로 가버렸네……."

 "앗, 미안…."

 축축하게 젖은 침대보를 보며 이마를 긁적였다. 우다영은 미안한 얼굴로 헤실헤실 웃었다.

 "으구~."

 앉아있는 그녀의 앞에 서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괜찮어, 닦으면 되니까. 네가 기분 좋았으면 됐다."

 "헷, 근데 이제 어쩌지…? 우현이랑 주말에 데이트 하기로 했는데……."

 "뭘 어째, 그러고 살아야지. 그렇다고 우리가 섹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그러기는 내가 싫어. 우현이한테 죄 짓는 느낌드니까."

 우다영도 내 생각이랑 같은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마지막 촬영이니까……. 뭐, 우현이랑 잘 적응해봐."

 "……."

 많은 고민을 담고 있는 얼굴이었다. 이렇게 깔아둔 복선은 나중에 다른 에피소드로 회수할 생각이었다.

 "자~, 그럼 다음 남자편."

 대본을 눈으로 읽어본 후에 다시 촬영을 재개했다. 

 "안녕하세요! 사이 좋은 친구의 우다영!"

 "남시우입니다~."

 남자편은 특별할게 없었다. 

 "섹스를 하기 전에 애무는 필수거든요~."

 "그렇죠~."

 "우선 다영씨, 귀 부터 부탁드릴게요~."

 누가봐도 비즈니스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상황극 플레이도 제법 나쁘지 않았다.

 우다영은 내게 기대는데 몸에 힘이 안들어가서인지 제법 무거웠다.

 침대를 짚은 팔 힘으로 겨우 버티며 대사를 쳐나갔다.

 "여성의 몸도 애무로 풀어주듯 남자도 똑같아요~. 귀를 지나서 목 그렇죠. 오…."

 혀로 목을 핥는데 간질간질한게 아래를 벌떡 서게 만들었다.

 "남자도 똑같이 가슴이 성감대이신 분들이 계세요. 다영씨?"

 우다영은 내 대사를 들으며 이동했다.

 내 어깨에 팔을 걸친 그녀가 고개를 숙여 내 젖꼭지를 입술로 빨기 시작했다.

 그녀의 뽀얀 엉덩이가 여기서 보였기에 손을 뻗어 잡았다.

 "남성분들은 이렇게 가슴이나 엉덩이를 꽉 쥐어짜면서 지금 내가 기분이 좋다, 표현을 해줄 필요가 있어요."

 "움…."

 내가 했던것처럼 입술로 젖꼭지를 물고 혀로 살살 굴리는 우다영. 

 모든 행동도 어색하지만 또 어색할때의 그 맛이 있었다.

 "이런식으로 꽉 잡아주면 여성분은 남성분을 보면서 사랑이 가득 담긴 얼굴을 보여주세요."

 대사를 하자 우다영이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봤다. 

 내가 입으로 '미소'라고 말하자 환하게 웃어주었다.

 "좋습니다~. 다음에는 더 내려가서……. 그렇죠. 커진 좆을 아주 소중하게 손으로…. 읏…, 그렇죠."

 우다영이 좆대를 붙잡고 귀두를 물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렇게 빨아주는 상대 여성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칭찬해주는것 잊지말아주세요."

 "츕…, 움…."

 "예쁘네."

 웃으며 말을 해주니 그녀도 적혀있는 대본대로 내 좆을 입에 물고 웃어주었다. 

  

 "움…, 츄읍…, 움…."

 우선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펠라치오를 느꼈다. 

 "혹시라도 여성분의 혀놀림이 별로 안 좋더라도 싫어하는 티를 내면 안 돼요. 서로 좋자고 하는건데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나쁘겠죠?"

 말도 안되는 설명을 했지만 우다영은 별 의심이 없었다. 

 애초에 비교할 상대가 없으니 위화감이 올라갈 일도 없었다. 

 "아…, 좋다…."

 "쯉…, 하아…, 움…."

 허나 이 상태로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입으로 사정시키지 못한다면 여성분은 엄청 죄송스러울거에요."

 그 말에 우다영이 힐끔 눈치를 살폈다.

 "진짜……? 시, 실례야…?"

 "매너는 아니지. 몰랐구나."

 "으응…."

 "그렇게 될 경우~."

 어차피 입으로는 못 갈 걸 알았기에 바로 대사를 이어나갔다.

 "여성분은 직접 자신의 머리카락을 모아서 잡을 수 있게 포니테일로 만들어주세요."

 우다영은 긴 생머리를 말아쥐었다. 

 나는 그녀의 묶은 머리를 잡으며 말했다. 

 "이렇게 남성분이 잡으면 해줘야 할 말이 있죠?"

 우다영은 무릎을 꿇고 나를 보며 말했다.

 "사정 시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대신에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아……."

 말을 끝내고 입을 벌린 후에 혀를 내밀었다. 

 '와, 시발 좆되네.'

 침이 잔뜩 묻은 입술과 혀 그리고 미안한 표정과 아래로는 커다란 젖가슴이 출렁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채를 꽉 잡고서 입 안으로 좆을 넣었다.

 "우웁…!"

 우다영의 벌린 입에 좆을 넣으니 축축하면서도 따뜻한 혀가 내 좆을 감쌌다. 

 찌걱.

 엎드린채 내 좆을 문 그녀의 머리카락과 턱을 잡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웁…, 움…, 하움…."

 "이럴 때 여성분은 입을 더 크게 벌려주셔야 돼요."

 내 말에 그녀가 최대한 입을 벌려주었다.

 촉촉하게 젖은 분홍빛의 입술이 천장에 달린 전등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었다. 

 마치 오나홀을 사용하듯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살살 흔들었다.

 "움…, 웁…! 움…!"

 목젖까지 들어가자 우다영의 눈가가 젖어들어갔다. 

 "콜록!"

 "최대한 남성분의 물건을 받아줘야하거든요."

 내 시선은  우다영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아…, 좋아…."

 물건을 다루듯 하는 행위였지만 그렇다고 거칠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거칠게 하면 익숙하지 않은 우다영이기에 계속 기침을 할게 뻔했다.

 "아움…! 움…, 꿀꺽…! 하아…, 움…!"

 중간에 고인 침을 삼킨 우다영. 

 대본 중에 [침을 흘리면 안된다]라고 적어놨었는데 그걸 인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만약 갈 것 같을 때에는 이렇게……!"

 손에 힘을 꽉 주고 허리를 빠르게 흔들었다. 

 "콜록! 움! 하움…! 콜록! 콜록!"

 중간중간 기침을 하고 눈가에 맺힌 눈물이 또르륵 떨어졌다. 

 울컥! 

 그녀의 꼴리는 표정을 보며 입 안에 있는대로 정액을 쌌다. 

 "웁…!"

 입안에 가득 고인 정액.

 나는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가리켰다.

 "……."

 그러자 무릎을 꿇은채로 손으로 턱을 받친채 입을 벌리고 카메라에 입 안을 비췄다. 

 "자, 정액이 있는걸 확인시켜줘야죠."

 다시 고개를 돌려 눈물이 맺힌 눈을 꿈뻑이며 나를 봤다.

 "좋아요, 남성분이 만족하면 그제야 정액을 삼켜주시면 돼요."

 "……꿀꺽."

 눈과 입을 꾹 닫고 그대로 삼켰다.

 딱.

 손가락을 튕기며 촬영의 끝을 알렸다.

 "후우……."

 입에 도는 정액의 향을 느끼며 우다영이 눈물을 닦았다. 

 "으에…, 맛 이상해."

 "괜찮어."

 "아니이~, 내가 안 괜찮다니까아~."

 그녀가 배를 문질렀다.

 "약간 이상한 맛이야……."

 "푸핫, 어떤데."

 "몰라…, 좀 비릿해."

  

 정말 역했다면 헛구역질이라도 했을텐데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수건을 가져와 건네자 입을 닦은 후에 나를 봤다.

 "다음은 뭐야?"

 바로 다음을 찾는 그녀를 보며 피식 하고 웃었다.

 "아, 왜 웃어~."

 "아니아니, 역시 프로는 다르다 싶어서."

 "그래두…, 마지막 촬영인데 진심으로 해야지."

 내가 기특하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이번엔 뿌리치지 않았다. 

 "아주 좋아. 그럼 다음 대본 보자. 쉴겸."

 한 발 쌌으니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했다. 

 물을 쭉 들이킨 후에 침대에 기대 반쯤 누워서 대본을 읽는 척 했다.

 "다영아, 컴온."

 내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치자 그녀가 다가와 옆에 나란히 앉았다. 

 맨살을 부딪히니 다시 아래가 반응해왔다.

 "다음이 마지막 촬영이거든?"

 "응."

 "보면은 알겠지만 밖에 사정을 할거야."

 "응응."

 이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우다영.

 나 역시도 굳이 몰입감과 위화감을 깨지 않기 위해 진지하게 연기를 계속했다.

 "다영아, 네가 가장 좋아하는 자세가 뭐야?"

 "어? 음……. 그런거 없는데……."

 "그래도 나랑 하면서 가장 기분 좋았던 것들 있잖어."

 그 말에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어…, 나는 그냥 누워서……. 평범하게……?"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굳이 그녀가 보수적이라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이 자세를 좋아하는 여자들도 남자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구만. 그럼 여기는 그렇게 가면 되겠다."

 "알겠어."

 잠시 쉬는 시간이라 화장실에 가 벽을 붙잡고 허리를 쭉 뒤로 뺐다.

 쪼륵.

 발기된 채로 소변을 보려니 자꾸 끊겼다. 

 "끙."

 다 보고나서는 샤워기로 아래를 씻고 난 후에 수건으로 닦으며 나왔다.

 "바로 갈까?"

 수건을 문고리에 걸으며 말하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이, 조금만 더."

 5분 정도 있다가 우다영이 하자고 신호를 줬다. 

 일주일 동안 최대한으로 키운 몰입감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2일이나 3일 정도의 시간으로는 몰입감을 충분히 올리는데에 무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층 여유가 있었다.

 '그렇다고 매번 일주일씩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쓰는 것도 어려운데 하고나면 일주일을 쉬어야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대기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읏차."

 그녀의 옆에 앉은 후에 같이 자세를 고쳐 잡았다.

 "안녕하세요! 사이 좋은 친구의 우다영!"

 "남시우입니다~!"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성인지 감수성 교육! 3편! 여성편과 남성편은 다 보고 오셨겠죠?"

 우다영의 대사를 치자마자 내가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3편을 볼 차례입니다! 이번에는 섹스매너 편이에요!"

 "그렇군요! 음, 시우씨."

 "예~."

 우다영은 검지를 세워 턱에 갖다대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한 번 넣어봤는데 진짜 발연기를 앞에서 보자니 차마 눈 뜨고 제대로 못 볼 지경이었다.

 "저희는 친구 사이인데 질내사정을 하게 되면 어떡하죠?"

 "만약에 상대방이 다른 곳에서 만난 원나잇 상대라던가 혹은 친구라면 최대한 질외사정을 해주세요."

 "그렇군요."

 그러면서 우다영의 허리를 끌어안고 말했다.

 "옆에 있는 다영씨가 친구이기도 하지만 다영씨는 남자친구도 있으시잖아요?"

 "그렇죠~. 에…. 근데 이거 편집해주면 안 돼?"

 "일단 찍어보고 정하자."

 남자친구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기에 나온 그녀의 말이었다.

 "그러니까 남자친구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무조건 밖에 싸줘야겠지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슬쩍 그녀를 눕혔다.

 "이번엔 서로 즐기면서도 질외사정 하는 방법들을 보여드릴거에요~."

 대사를 끝내자 우다영이 러브젤을 들었다.

 쭉.

 좆에 러브젤을 손으로 펴바르니 금세 물건이 커다래졌다. 

 손으로 좆을 문지르며 다가가 질입구에 갖다댔다. 

 찌걱.

 다를 거 없는 평범한 섹스였다.

 찌거억. 찌걱.

 "하으응…. 하아…, 하으응…."

  

 이제는 나에게 완전히 맞춰진 보지는 너무나도 잘 맞았다.

 질주름이 내 좆을 꽉 잡아 밀착한 상태로 정액을 쥐어짜내려고 했다.

 "으으응…, 하윽…. 하아…, 하으응…."

 우다영도 금세 얼굴을 붉히며 나를 쳐다봤다. 

 나 역시 그녀의 눈을 쳐다보며 허리를 흔들었다.

 커다란 물건이 그녀의 안 깊숙하게 박힐 때마다 신음소리가 나왔다.

 "하으응…, 앙! 하읏…! 하아아…."

 이미 한 시간째 진행된 촬영과 섹스에 몸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 역시 흐르는 땀에 앞머리가 이마에 붙어있었다.

 나는 허리를 흔들며 손을 뻗어 머리를 정리해주려고 했다.

 "아움…."

 그러자 오해를 한 우다영이 내 손가락을 입으로 핥기 시작했다.

 찌거억.

 찌걱.

 "하응…, 움…, 츕…."

 박히면서 내 손가락을 빠는게 이렇게 야한 모습을 보일 줄은 몰랐다.

 요새 매일 그녀와 붙어있다보니 이제는 여유롭게 그녀의 표정 하나하나 살필 수 있었다.

 찌걱.

 "앙! 하윽! 하으응…! 하아…."

 올라온 사정감에 속도를 빠르게 높였다.

 "흐아앙! 아응! 하아! 하으응!"

 박을 때마다 원을 그리며 출렁이는 젖가슴을 침이 묻은 손으로 꽉 잡았다.

 이대로 질내에 사정하고 싶었지만 참아야했다.

 가기 바로 직전에 허리를 번쩍 들어 그녀의 배 위로 올라간 후에 좆을 흔들었다.

 찹찹.

 우다영은 눈을 감고서 내가 사정하기를 기다렸다.

 울컥! 

 뿜어진 정액은 아까보다 힘이 덜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그녀의 얼굴과 목을 적셨다. 

 "움……."

 "자~, 첫 번째 질외사정입니다."

 아직 좆에 맺혀있는 정액을 그녀의 젖가슴에 스윽 닦은 후 다시 입가로 가져갔다.

 "한 번 싼 후에 다시 키우고 싶으시다면 이렇게 상대방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아요~."

 도톰한 입술 위에 귀두를 비비자 서서히 열리는 입술.

 그 사이로 묻은 정액과 좆이 함께 들어갔다.

 우다영은 눈에 뿌려진 정액 때문에 눈을 감은채 내 좆을 빨았다.

 "움…, 츕…."

 처음보다는 약하지만 다시 발기된 상황.

 "이번엔 두 번째 상황을 보여드릴거에요."

 말을 하니 다시 작아지려고 했다. 아까보다 집중력이 흐트러졌기 때문이었다.

 "자, 다영씨~."

 우다영이 몸을 돌려서 내게 엉덩이를 내밀었다.

 언제봐도 커다란 그녀의 늘씬한 엉덩이를 붙잡고 골에 흔들었다.

 "이런식으로…, 여기에 비벼도 좋습니다."

 순간 대사가 생각이 안 나서 애드립을 쳤다. 그녀의 엉덩이골에 좆을 비비니 다시 딱딱해졌다.

 늘씬한 엉덩이골에 파묻힌 좆대의 뿌리 부분을 엄지로 눌렀다.

 찌걱.

 서서히 내려가 항문을 자극한 후에 이미 풀어진 보지에 쑥하고 들어갔다.

 "와…."

 극상의 부드러움. 그렇다고 밋밋한 느낌이 아니었다. 

 보지는 철저하게 내 단단함에 맞춰 조여주고 있었다.

 나는 엉덩이를 부여잡고서 끝까지 밀어넣고 또 귀두가 보지에 걸칠 때까지 길게 빼냈다.

 "흐아응…! 하앙…! 하아…, 하응! 앙!"

 찌거억. 찌거억.

 긴 호흡의 섹스이었지만 오히려 자극이 더 심했다.

 나는 천장을 보며 쉼호흡을 한 번 했다.

 폐 속으로 짙은 내음으로 가득차는걸 느꼈다.

 "앙! 하으응…! 흐읏!"

 찌거억.

 축축하게 젖어 음모끼리 달라붙어 있는게 보였다.

 그와 함께 박을때마다 보지가 벌어지는 것 역시 눈에 생생하게 담겼다.

 찌거억, 찌거억.

  

 "하아앙! 아읏…! 하아…, 하으응…."

 자극이 전과는 달랐는지 갑자기 우다영의 신음이 끊겼다.

 "흐읍…."

 숨을 깊게 마시는가 싶더니 보지가 강하게 조여왔다.

 "오…."

 내가 감탄을 하는데 그녀는 앞에 있는 베개에 얼굴을 깊게 묻고는 발끝을 들었다.

 찌거억.

 깊게 보지를 밀어내며 삽입을 하자 몸을 떠는 그녀. 

 작지만 오르가즘을 느낀 듯 했다.

 찌거억.

 다시 한 번 길게 빼낸 후에 삽입을 하자 연달아서 떨었다.

 "흐읍…, 흡!"

 우다영은 고개를 저으며 어떻게든 참아보려했다.

 마지막 컷이니 버티는게 분명했다.

 짜악! 

 나는 손을 들어 엉덩이를 강하게 내려친 후에 속도를 올렸다.

 "오…, 와…!" 

 그러자 양 손으로 강하게 잡은 것 처럼 보지주름이 내 좆을 쥐어짰다.

 수축한 보지를 강제로 좆으로 벌려가며 흔들어대니 그녀는 연신 몸을 떨어댔다.

 나 역시 올라오는 사정감에 엉덩이를 있는 힘껏 쥐어짜며 흔들다가 한 번에 쑥하고 빼냈다.

 퐁!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우다영은 펄떡이며 엉덩이를 번쩍 들었다.

 "흐아아앙!"

 거의 우는 듯한 소리와 함께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물줄기를 이뤘다.

 나는 그대로 그녀의 엉덩이 골에 좆을 걸치고 가슴처럼 꽉 잡아서 양쪽에서 눌렀다.

 찌걱! 

 애액과 러브젤 덕분에 미끄덩거리는 엉덩이골 사이에서 좆을 흔들었다.

 울컥!

 한층 묽어진 정액이 그녀의 등에 뿌려졌다.

 "하아…, 하아…."

 나는 흐르는 땀을 닦은 후에 뿌려진 정액을 문질렀다.

 "이런식으로 등에 싸주어도 좋습니다. 모두 좋은 상대방을 만났으면 합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 우다영의 엉덩이를 쥐며 말했다.

 "다영씨는 남자친구보다는 제 좆이 더 좋은 모양이네요. 풍성한 섹스 되세요~."

 편집을 위해 손가락을 튕긴 후에 저장을 눌렀다.

 안방에 있는 거울을 보는데 얼굴이 많이 붉어져 있었다.

 "와, 씨 땀."

  

 소리가 들어갈까 싶어서 에어컨도 끄고 창문까지 닫아놓으니 온통 땀 범벅이었다.

 엎드려 있는 우다영을 살짝 미니 그녀는 눈을 감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니……."

 허나 나는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까 싸지른 정액이 내 베개에 다 묻었기 때문이었다.

 "야발……."

 이마를 짚으며 빨래에 대한 고민을 했다. 

 "다영아, 촬영 다 끝났어."

 "흐으응……."

 겨우 눈을 뜬 그녀는 한참이나 천장을 바라봤다.

 "시우야……, 천장에 별이 보여…."

 그녀의 말에 천장을 봤지만 그냥 평범한 벽지였다.

 우다영은 아까 느꼈던 오르가즘, 하늘을 붕 뜨는 기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었다. 

 [#4scenario 포트폴리오 or 성인지 감수성]

 [둘 중 하나를 골라주세요]

 아직은 잠이 깨지 않아 멍한 상태였다. 

 눈을 비비며 한 번더 읽었고 내 눈은 이상한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보여주던 그런 평들이 아니었다.

 "뭐지……."

  

 펜대를 굴리며 왜 이런 글귀가 나온건지 고민을 했다.

 "……한 작품에 두 가지 스토리가 들어가서 그런가……?"

 제목을 보아하니 그런 것 같았다. 

 "……."

 목적은 성인지 감수성이었으니 잠시의 고민 후 [성인지 감수성]을 골랐다. 

 사각사각.

 실시간으로 글귀가 지워지고 새롭게 써지는걸 신기하게 쳐다봤다.

 [#scenario 성인지 감수성]

 [등급 : 수작]

 [영향력 : 118]

 [명성 : 51]

 [평]

 [: 빌드업이 참신한 작품]

 [배우의 연기가 점차 성장하는 느낌을 받음]

 [외설적이었으나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혐오스럽지 않음]

 [적당한 길이 감독의 잠재력이 보임]

 [point : 3]

  

 [다음 작품에서 몰입도 +20%]

 [다음 작품에서 위화감 -20%]

 [대기시간 : 6d 14h 28m]

 [몰입도 : 91%]

 [위화감 : 21%]

 수작! 수작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오! 뭔데……!"

 솔직하게 말해서 이번에도 평작이라는 말을 들을 줄 알았으나 수작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포인트 2개를 받아 3개가 되었음을 깨달은 나는 입꼬리를 씰룩였다. 

 "딱히 극적인 효과는 없긴한데……."

 그럼에도 아직 남아있는 몰입도가 있었다.

 일주일 정도면 많은 몰입도가 내려가는게 아쉽긴 했다. 

 "그래도 일주일은 쉬어야지."

 아래가 뻐근한게 좀 쉴 필요가 있긴 했다. 

 요 일주일 동안 정액을 계속 짜내서인지 발기가 되면 당기는 느낌을 받았다.

 불알을 만지작 거리며 시나리오 북을 닫았다. 

 다음 시나리오도 짜야했고 그에 필요한 소품도 준비해야했다.

 "꼴리는 것도 좋은데……. 수작을 한 번더 노려봐?"

 그저 섹스만을 위한게 아니었다. 내가 얻은 시나리오 북은 무료하기만 했던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었다.

 새로운 게임을 얻은 느낌이었다. 거기에 보너스로 섹스까지 얻은 느낌.

 김우현에게 그리고 우다영에게 어떠한 악감정도 없었다.

 그저 실험삼아 사용해봤고 그게 되길래 신기했으며 잠시 우다영의 박음직스러운 몸을 빌렸을 뿐이었다.

 "사이 좋은 친구 컨텐츠는 짤게 없네, 씁."

 나중에 좋은 컨텐츠가 나오면 쓰겠지만 당장은 다른 컨셉으로 놀아보고 싶었다. 

 꼬르륵.

 어제 라면 한 그릇만 먹고 자서인지 배가 울려댔다.

 냉장고에서 계란과 베이컨을 꺼내 후라이팬에 던지듯 놓고 구워내며 햇반까지 돌렸다.

 김치를 꺼내 단촐한 상을 준비한 후 아직도 알몸으로 자고 있는 우다영을 깨웠다.

 "어후, 냄새가 아주……."

 어제 냄새가 뱄던 것들을 세탁기에 넣긴 했으나 남아있는 잔향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야야~, 인나 얼릉~."

 옆으로 누워 자고 있는 그녀의 이불을 걷어내고서 엉덩이를 때렸다.

 찰싹.

 "우응."

 "출근해야지~."

 그녀에게도 힘든 하루였었는지 피곤에 쩔어 있었다. 

 겨우 일어난 그녀가 멍한 상태로 있는걸 일으켜 자리에 앉혔다.

 "밥 먹고 출근하자."

 "……밥 안 먹어도 되는데……."

 "얼른 무."

 숟가락을 손에 쥐어주니 조는 와중에도 입에 먹을걸 가져갔다. 

 그럼에도 입맛이 없었는지 금방 숟가락을 내려놓았지만. 

 "아오…, 햇반 비싼걸……."

 남은 잔반을 쓸어모아서 처리한 뒤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우다영을 다시 일으켜 세워서 화장실로 보냈다.

 "……씻어라 알았지?"

 "웅."

 "……."

 변기에 앉아 대답만 하는 그녀를 보며 이마를 짚었다.

 "안 되긋다. 같이 씻자."

 "아아~, 싫어어……."

 이미 시나리오는 끝났기에 영향이 없을진데도 알몸으로 있는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아까봤던 영향력 때문인가.'

 이번에 수치가 대폭 늘어났으니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긴 했다.

 여전히 변기에 앉아있는 그녀의 옆에 서서 양치를 시작했다.

 "퉤."

 쏴아아.

 이어서 뜨거운 물에 몸을 씻으니 습기와 소리에 눈을 뜬 그녀가 나를 올려다봤다.

 "뭘 봐."

 "으웅…. 그거 촬영은 어떻게 됐어?"

 "잘 찍었지. 기억은 나?"

 "웅…. 합격해서 찍은거잖아……."

 시나리오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기억이 남아있는걸 보고 해맑게 웃었다.

 영향력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현실과 시나리오의 구분이 희미해지는구나!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씻으며 말했다.

 "응, 오늘 편집해서 보낼거야. 일로와. 씻자."

 "혼자 씻을거야아."

 "계속 앉아있을거면서."

 그녀를 붙잡고 일으켜 세우니 못 이기는 척 일어났다. 

 이후에 손을 허리에 얹으려했으나 그녀가 찰싹 내 손을 때렸다.

 "야, 뭐야. 왜 만져……."

 아니, 알몸으로 있는건 안 이상하면서 스킨쉽은 거절하는 이상한 상황! 

 "그, 그렇지."

 아쉽지만 영향력이 더 올라가야 좀 더 괜찮은 반응이 나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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