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회사에서 카메라와 기록할 것들을 챙긴 후에 준비를 끝낸 우다영에게 손짓했다.
"어이, 갑시다."
"예이~."
"우현아, 우리 갔다올게. 유찬이는 힘내고~."
답사를 나가는 우리 대신에 빡세게 일을 하는 둘에게 인사를 해주고서 밖으로 나왔다.
차칵.
회사 입구에서 바로 담배 하나를 물었다.
"준비됐어?"
"응? 뭘?"
"지금부터 바로 포트폴리오 만들거야."
"……이렇게 바로?"
담배 연기를 허공에 뱉은 후에 우선 골목길로 들어가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담배연기 싫어~. 안 갈거야."
"아, 얼른."
"……."
담배연기 때문에 코를 막고서 내 옆에 선 그녀.
"왜?"
"기달, 담배만 다 피고. 후우."
하늘을 향해 마지막 연기를 뱉고는 발로 비벼 끈 후에 가방을 들었다.
"이것좀 들어봐봐."
가방을 든 우다영이 의아해할 때 안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카메라……?"
"응, 그리고……. 여깄다."
워낙 밑에 뒀던지라 찾아서 꺼내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뭔데 이게?"
박스만 보고서는 뭔지 이해를 못하는 그녀.
나는 씨익 웃으면서 박스를 뜯듯이 언박싱을 했다.
"으에?"
그걸 보자마자 기겁하는 우다영.
"미쳤나봐! 이걸 왜…!"
"말했잖아, 포트폴리오 만들거라고. 지금부터 우린 컨셉충이 되야 돼?"
"아, 무슨 컨셉!"
강렬하게 싫어하는 우다영을 향해 웃어주고는 가방을 다시 메곤 카메라를 켰다.
"지금부터 너는 야외에서 하는걸 좋아하는 변태녀가 될거야."
"므어?"
놀라서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나 한 번만 믿고 해봐."
"아, 진짜…!"
싫다고는 했지만 거절할 수는 없었다. 괜히 3일을 버리면서까지 몰입도를 올린게 아니었다.
"지금부터 슛 간다?"
"하아, 야…. 진짜 이건…."
"안녕하세요, 사이 좋은 친구의 남시우!"
오프닝을 하자마자 우다영이 당황하면서도 싫은듯 또 카메라가 있으니 웃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이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우다영입니다~."
"포트폴리오를 위해서 지금부터 저희의 관계를 보여드릴건데요."
"……."
우다영은 말 없이 나를 죽일듯이 노려만 봤다.
나는 씨익 웃어주며 말했다.
"옛날부터 사실 다영이가 변태적인걸 굉장히 좋아했었거든요,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게 야외에서 이렇게…."
무소음이라고 적혀있던 고무로 만들어진 묵색의 작은 로터를 들었다.
"삽입한채로 움직이는걸 참 좋아해요."
"내가…."
뭐라고 할려다가 카메라를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럼 자."
그녀가 입고 있던 청바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처음엔 내 손을 쳐내려고 했지만 못 이기는 척 순응했다.
아마 위화감이 올라갔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스륵.
팬티까지 허벅지 중간에 걸친 후에 주머니에서 소분해둔 러브젤을 꺼내 로터에 쭉 짰다.
"……너 진짜 준비 많이 했구나?"
"당연하지, 어떻게든 이거 따내야 도움이 될거 아니야. 우현이를 위해서니까."
전작에 이어서 계속 김우현을 얘기했다.
그녀의 위화감을 낮춰주려면 목적이 있어야할테니 말이다.
"넣을게~."
"……으응."
카메라에 모든 것이 담기고 있었다.
민망해하면서 다리를 살짝 벌리고 내게 손길을 허용하는 것을.
쯔걱.
좁디좁은 보지에 작은 로터가 들어갔다.
꽈악.
이어서 무선 연결기를 그녀의 허벅지에 묶은 후에 바지를 입게 만들었다.
"되, 된거야?"
"응. 기다려봐."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어 어플을 열었다.
첫 날 쓰지 못했던 성인용품을 이제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로터플레이,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가자, 일단."
아직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잘 모르는 우다영은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따라왔다.
취익.
답사를 위해 버스에 올라타 뒷 공간으로 향했다.
"이거 안에 느낌 이상해…. 그냥 이게 끝이야?"
"……자주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아차 싶었는지 다시 입을 다물었다.
부웅.
버스를 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주의가 흩어졌을 때 어플을 가동했다.
[10%]
버스 엔진소리에 로터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미약하지만 느껴지는 감각에 우다영이 놀라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씨익 웃으며 손가락을 좀 더 올렸다.
[25%]
"흐앗…?!"
놀란 그녀가 다리를 급하게 오므리며 급히 주변을 살폈다.
평일 아침이고 답사를 위해 외곽으로 가는 버스 안이라 사람은 없었다.
시선이 없다는걸 확인한 우다영이 나를 노려봤다.
"왜, 이런거 좋아하잖아?"
말을 하면서 카메라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다영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얼굴로 이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약하게 해줘어…."
"아직 25퍼센트야."
"으에…. 으…. 그, 그래?"
다시 진동을 쭉 내리자 그제야 안도하는 얼굴을 했다.
"여기서 내려야 돼, 다영아. 고고."
다리를 오므리고 있던 우다영의 손을 잡고서 버스에서 내렸다.
다른 사람이 본다면 서로 배낭을 매고 여행을 온 느낌이었다.
"여기서 조금 걸어야 돼."
정류장이 아무래도 원하는 곳보다는 떨어져 있었기에 걸어가야했다.
차를 타고 오면 안에 주차장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우린 뚜벅이었다.
"서울에 사니까 차 살 일이 없었는데……."
내 말에 그녀도 고개를 공감했다. 회사에서 차를 타고 가는 일은 대부분 회사 공용 차량이었다.
[10%]
걷고 있는 와중에 살짝 올리자 옆에서 걷던 그녀가 내 어깨를 찰싹 하고 때렸다.
"야, 꺼~."
"……반응이 시원찮타?"
그녀에게서 떨어진 후에 핸드폰을 들어서 쫙 올렸다.
[45%]
부응.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이라 미세하지만 소리가 들렸다.
"흐아앙~!"
누가 들어도 얼굴이 화끈해질 정도의 신음소리였다.
우다영은 바람에 치마가 날린 여인처럼 다리를 오므리고 허리를 숙였다.
[50%]
좀 더 올리자 그녀가 울먹이는 눈으로 나를 째려봤다.
"어? 뭐야, 그 표정."
[100%]
부으응!
로터 소리가 양 옆으로 논만 있는 곳이기에 크게 들렸다.
"흐아으읏! 아응…! 야앙! 꺄아! 야아! 아…!"
그녀는 걷지도 못하고 주저 앉아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60%]
까지 내리자 그나마 몸을 추스릴 수 있었다. 물론 100%에 비해 그렇다는거지 여전히 다리를 오므린채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흐음…."
나도 로터 플레이는 처음이었기에 궁금한게 있어서 엄지로 액정을 꾹 누르고서 빠르게 위아래로 번갈아 움직였다.
"하읏?! 야! 앙! 하읏! 하응…! 하아…!"
그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뭐해, 얼른 가야지."
"으으…."
[78%]
대충 올려놓고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부축을 해주었다.
"당장 꺼죠…!"
"놉, 저기까지 가면 꺼줄게."
"……."
그녀를 부축하는 척 은근슬쩍 허리에 손을 둘렀다.
"하아…. 하아…."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녀를 데리고 시골길을 걸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긴 했다.
"읏…!"
붉어진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걷는게 여간 꼴리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그렇게 고택까지 겨우 걸어간 후에야 0%로 내리고서 같이 벤치에 앉았다.
"하아…, 하아…."
우다영은 촉촉해진 눈으로 앉아서 숨을 골라야했다.
"진짜 미쳤나봐…. 이런걸 포트폴리오에 어떻게 써어…."
"말했자네, 공고 낸게 변태적인 커플인데 어떡하냐."
"……흐아…. 진짜아. 너무하다아…."
풀어진 목소리로 말을 하니 아래가 묵직해졌다.
나는 볼을 긁적이며 일단은 일어나 말했다.
"자, 그럼 답사합시다."
그녀에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내민 내 손을 본 그녀가 볼을 부풀리고는 말했다.
"나 이거만 하구 그만할거야."
"음…. 그래? 아쉽긴한데. 담 달에 천 만원 넘게 들어오는데?"
"……그, 그 정도면 됐지……."
"나랑 섹스도 못할텐데?"
그러자 우다영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 모든 것이 설계된 상황.
"푸핫, 농담이야."
이런식으로 어물쩡 넘기면서 그녀의 뇌리에 천천히 각인을 시켜나갔다.
"구도 잡게 얼른 일어나봐."
"지금 못 인나겠어……."
"여기 잠깐 있을래?"
"……응."
일어나고 싶어도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벤치에 앉아 있었다.
[30%]
약하게 설정해놓고서 나 혼자 답사를 온 것 처럼 이리저리 살펴봤다.
"흠…."
가방에서 공책을 꺼내 슥슥 스케치를 딴 후에 다시 한 번 고택을 둘러봤다.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어쨌든 꼭 넣어달란 말을 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찰칵.
핸드폰으로 예상한 구도로 몇 번 찍은 후에 뒤편에 있는 언덕을 올라갔다.
"여기서 다 보이네."
전부 다 둘러본 후에 내려오니 나무그늘 아래에 있는 벤치에서 그녀가 다리를 오므린채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서 아래에서 오는 자극에 몸만 떨 뿐이었다.
[60%]
쭉 올리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허리를 곧추 세우고선 몸을 떨었다.
"……너무 심했나……."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갖고 놀았으니 그럴만도 했다.
아래에 묵직해진 물건을 손으로 만져 자세를 고쳐잡고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헤이헤이."
일부러 과하게 리액션을 하니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그만 빼줘어……."
내가 없는 동안에 스스로 빼낼 수도 있었지만 교묘하게 시나리오를 적어놨었다.
이걸 빼면 처음부터 다시 촬영을 해야한다는 부담감과 두려움.
거기에 이번 포트폴리오를 완성 시켜 일을 따내야한다는 책임감까지.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아까 처럼 손을 내밀었다.
"알았어, 따라와. 빼줄게."
이 낡고 작은 고택에 평일 시간에 올 사람은 없었다.
길가에서도 제법 떨어진 곳에서 말이다.
그녀는 겨우 내 손을 잡고서 일어났다.
부드럽고 따뜻한 손을 잡고 고택 옆에 있는 만들어진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은 깨끗한 것 같으니까 일루."
그녀를 데리고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물론 카메라에 담는걸 잊지는 않았다.
굳이 시나리오가 아니라도 이런 귀한 영상을 남긴다는데에 의의를 뒀다.
변기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후에 말했다.
"저기 가서 엉덩이 이쪽으로 내밀어봐."
계속된 자극으로 이미 집중이 흐트러진 그녀는 이곳이 어딘지도 의식하지 못한채 변기 앞에 서서 내게 엉덩이를 내밀었다.
"바지 벗어."
명령조. 그럼에도 우다영은 내게 엉덩이를 내밀고서 바지를 스스로 벗었다.
"……와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젖어 있었다.
속옷은 이미 애액에 젖어 다른 색을 띠고 있었다.
팬티를 붙잡고 내리니 끈적한 애액이 팬티를 따라 이어졌다가 곧 끊어졌다.
가방에서 삼각대를 꺼내 쫙 펼친 후에 고정을 시킨 후 그녀에게 다가갔다.
스윽.
엉덩이에 손을 갖다대자 그녀가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주륵.
보지에서는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려오기 시작했다.
"어땠어."
"……뭐가아……."
"로터 플레이 좋아하는 변태잖아."
"……아니야아…."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었다.
워낙 보수적인 우다영인지라 본능적으로 아니라고 하고 있었다.
나는 손을 들어 가슴만큼이나 풍요로운 그녀의 하얀 엉덩이를 내려쳤다.
짜악!
"흐아응! 뭐, 뭐해…!"
놀라서 몸을 들려고 할 때 로터의 힘을 올렸다.
[90%]
"아앙!"
앞에 있는 소변기를 붙잡고 무너져 내렸다.
"왜, 카메라 있으니까 인정 못하겠어?"
"흐으응…! 하앗…!"
내 말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가버린 그녀는 몸을 떨었다.
덥썩.
나는 그녀의 머리채를 아프지 않을정도로만 잡고서 올린 후에 귓가에 속삭였다.
"변태라고 인정해야 끝나. 빨리."
내 재촉에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벼, 변태야……."
"카메라에 들리게. 보지에 로터 박는거 좋아하는 변태라고 말해야지."
조언을 해주는 것 처럼 나긋하지만 단호하게 귓가에 속삭이자 그녀는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외치듯 말했다.
"흐으…, 보, 보지에…! 넣는거 좋아해…! 나 변태 맞아아…! 이제 빼줘어…!"
더 이상 했다가는 걷지도 못할 것 같았기에 로터의 힘을 내렸다.
[0%]
끝까지 내린 후에 로터를 빼냈다.
"……."
로터는 애액에 절여져 뚝뚝 방울을 흘렸다.
"보셨죠, 여기 다영이는 이런거 넣고 돌아다니는거 참 좋아한답니다. 남사친인 저로서는 어쩔 수 없이 대학때부터 놀아줬거든요."
카메라에 우다영의 얼굴이 보이도록 배치한 후에 엔딩 멘트를 쳤다.
"완전히 가버린 얼굴이라 이만 엔딩 하도록 하겠습니다."
엔딩멘트를 끝내고 우다영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방금까지와는 다르게 자상한 행동이었다.
"고생했어, 다영아."
"흐읏…. 하아…."
예민해진 몸은 내가 만지기만 해도 움찔거렸다.
여기서 그냥 해버리고 싶었지만 오늘 밤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읏차."
그녀를 일으켜준 후에 옷을 입혔다.
팬티는 이미 푹 젖어 있었고 청바지 역시 음부가 닿은 부분은 색이 약간이지만 변해 있었다.
다 정리한 후에 가방을 매고 그녀를 부축했다.
"이제 가자."
"……하아…."
겨우 터덜터덜 걷는 그녀.
벤치에 앉아 잠시 쉰 후에 겨우 걸을 수 있을 때 쯤 움직였다.
"다영아, 다음 컨셉도 해야하는데."
"뭐어……?"
다음 컨셉이란 말에 그녀가 식겁했다.
"여러 플레이를 해야 포트폴리오를 할 수 있으니까."
"……다, 다음은 뭔데……?"
버스정류장까지 겨우 온 다음에 말을 해주었다.
"노출 플레이."
"……?!"
로터와 다를게 무엇인가 생각하는게 분명했다.
"다음 답사는 조금 멀리 가야하니까 천천히 하면 돼."
"……그, 그게 뭐야아……."
우리가 다음으로 답사가야할 곳은 산이었다.
번화가가 다 보이는 등산 코스였다.
도심에 있다보니 산이 낮기도 하고 산책하기에 딱 좋은 코스였다.
차량으로도 올라갈 수 있도록 넓은 도로와 인도가 알맞게 배치되어 있었다.
지쳐있는 우다영은 산을 올려다보며 질색했지만 말이다.
"낮은 동산이여. 괜찮어."
"그, 그래도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니까……."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손 잡어."
"……."
나를 힐끔 보고는 내 손을 잡았다.
같이 손을 잡고 올라가며 물었다.
"너무 심한거 같아?"
그녀에게 던지는 질문.
"……그게……. 진짜 이런걸로 정부 부처에서 쓴다구……?"
"응, 이번에 성교육을 아예 개편한다고 하더라고, 실속있게."
손을 잡고 담소를 나누며 산책을 하니 연인이 된 것 같았다.
그녀에게는 그저 힘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만이 들게 했다.
그리고 여기서 몰입도를 좀 더 올릴 생각이기도 했다.
"기왕 시작한거 해야지……."
책임감은 있는 그녀였기에 힘은 없지만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면……. 시작할까?"
"……벌써……? 으. 알았어."
싫어하면서도 어차피 해야할거라면 빨리 해결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나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사람이 없는걸 확인하고 산 옆에 있는 샛길로 들어갔다.
"일루와."
"……?"
영문도 모르고 나를 따라 들어온 그녀.
서울도 아니고 도심에 있는 산책로라고는 하지만 평일 오전에 딱히 사람은 없었다.
간간히 보이긴 했지만 적어도 지금은 없었다.
"안녕하세요! 사이 좋은 친구의 남시우!"
"우다영이에요~."
카메라 앞에서는 프로였다.
"지금부터는 우리 다영이가 너무 좋아하는 플레이를 해볼건데요."
역시 처음 들어보는 말에 그녀가 샐쭉하게 나를 한 번 보고는 맞춰주었다.
"그래서 그게 뭐죠?"
"우리가 자주 했던거 있잖아요? 브래지어랑 팬티 벗어서 저 주세요."
"……네에? 여기서요?"
"네, 항상 노출 플레이 할 때 저 데리고 다녔잖아요."
답도 없는 상황에 한숨을 내쉬고 싶었는지 숨을 깊게 들이 마신 후에 포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그래요. 맞아요."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아니었다.
사람이 없는걸 확인한 그녀가 조심스럽게 옷 안으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벗었다.
"여기요."
"굿굿."
엄지를 들어보이며 촬영을 계속했다.
바스락.
신발을 벗고 하의까지 다 탈의했다. 곧 푹 젖은 팬티를 내밀었다.
"아까 로터 플레이로 한 번 가버린 직후라 완전히 절었는데요?"
그러면서 팬티 냄새를 맡자 하의를 벗은채로 놀라서 내 팔뚝을 찰싹 때렸다.
"미, 미쳤나봐! 진짜로! 그, 그걸 왜 맡아!"
"저는 냄새를 좋아하잖아요. 아시면서."
"아, 아니…?!"
누가봐도 변태 같은 플레이였지만 지금 찍고 있는 영상을 알았기에 그녀가 곧 불쌍한 눈으로 나를 봤다.
마치 너도 따내기 위해 고생하는구나 하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속옷을 가방에 넣고서 옷을 추스린 그녀와 나는 다시 산책로로 복귀했다.
"앗…."
위에서 내려오던 어떤 커플이 우리를 발견했지만 못 본 척 연기를 했다.
우리를 지나치고서 조용하게 우리에 대해 얘기하는게 들렸다.
"저, 저기서 왜 나왔지?"
"……한 번 했나보지."
남자친구의 말에 여자친구가 핀잔을 주는 소리가 나긴 했다.
그걸 들은 우다영의 볼이 아까보다도 더 빨개졌다.
"우리 둘을 커플이라고 생각하나보다."
"……으."
다시 산책로를 올라가는데 여름이라 얇은 티셔츠만 입은 그녀의 젖꼭지는 발딱 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제 사람이 한 번더 나와야되는데…….'
이쯤에서 실험용으로 넣은 대목이 있었다.
사람들은 노출에 신경쓰지 않는다.
과연 그게 먹힐까 궁금했다.
평일이라 사람이 드물었을 뿐이지 걱정할만큼은 아니었다.
"저기 사람 보인다."
카메라를 들고 그녀를 찍으며 사람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우다영이 입을 삐죽 내밀고 카메라를 쳐다봤다.
"그래서어."
"그냥 있다구."
실실 웃으면서 계속 걸었다.
낮은 동산이라 정상에 도착하는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장마가 끝나고 구름이 거의 보이지 않는 푸른 하늘 아래 동산 정상에는 정자와 벤치 그리고 나무로 만들어진 전망대도 있었다.
어르신들도 곳곳에 보이고 나무들도 제법 있었다.
"어디가 좋을까."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구석에 있는 벤치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향했다.
우다영은 자꾸 자신의 젖꼭지를 간지럽히는 옷 때문에 발딱 선채로 민망함에 위축된 움직임으로 나를 따라왔다.
"……."
벤치 앞에 선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여기서 옷 들어봐봐."
"뭐어?"
이렇게 노출된 공간에서 옷을 올리라니.
그녀가 침을 꿀꺽 삼키고 주변을 살폈다.
우리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원래 이런건지 아니면 시나리오 북의 능력인건지 알 수가 없었다.
"여, 여기서?"
"어차피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인데 뭘."
말을 하면서 발을 움직여 위치를 다시 잡았다.
그녀와 저 멀리 사람들이 보이도록 말이다.
우다영은 옅은 한숨과 함께 카메라를 보고 섰다.
"……진짜 한다?"
"응응."
이런 미친 상황에 아래가 다시 부풀었다.
스윽.
그녀는 카메라를 향해 수줍은 얼굴로 자신의 청바지에 넣어 입었던 티를 뺐다.
천천히 올라가니 말랑하지만 잘록한 배를 지나 커다란 밑가슴이 드러났다.
"더."
"……."
더라는 요구에 좀 더 올려 젖꼭지가 드러나도록 했다.
"굿굿."
천천히 감상하고 싶었지만 일단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대놓고 이렇게 옷을 올리고 있음에도 이곳을 보는 이는 있었다.
'아, 본다.'
이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이들도 있었으나 마치 원래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것 처럼 자연스러운 얼굴들이었다.
"바지 단추도 풀고 엉덩이까지 내려봐."
"……진짜 미쳤나봐……."
말은 그렇게 하면서 바지의 단추를 풀어 속옷과 함께 엉덩이 밑살까지 내리는 우다영.
뒤쪽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고 또 이곳을 향해 시선이 닿기도 했지만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러게 리얼 미쳤나보다야."
그걸 보면서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가 생각했던게 맞았다.
시나리오 북에 적으면 우다영 한 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상식도 같이 조종할 수 있었다.
"개쩔잖아……?"
주변의 사람들도 같이 상식을 개변할 수 있다면 앞으로 할 수 있는게 매우 무궁무진 했다.
"아…! 으…."
우다영의 표정이 점차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이쪽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던 이들의 시선도 점차 빠르게 이곳을 힐끔힐끔 보기 시작했다.
아까 보여줬던 표정과는 다르게 어딘가 의아해하는 표정.
그리고 나는 그 표정들을 알았다.
"다영아, 얼른 옷 입어."
가까이 다가가 급히 바지를 올려주고 옷을 내렸다.
덥썩.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바로 벤치에 앉았다.
우다영의 표정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
나는 이것들을 알고 있었다.
[위화감]
시나리오북이 가방에 있어서 당장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높아지고 있었다.
'한 사람이 아니라 위화감이 더 빠르게 올라가나보네.'
시나리오북에 적용된 인물의 숫자만큼 위화감이 올라가는 것 처럼 보였다.
좋은 능력이긴 하다만 자주 쓸 수 있진 않았다.
"이래서 포인트가 있는거네……."
"……뭐?"
"아냐아냐."
우선 올라간 위화감을 낮추기 위해 말했다.
"답사 시작할까? 같이 구도 찾아보자."
답사를 핑계로 위화감을 낮추기 위해 벤치에서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고 주변을 산책했다.
공책을 꺼내 같이 서서 스케치를 구성했다.
"여기서 드론 띄운 다음에 쿼터뷰로 어때?"
"익스트림 풀샷으로 할거야?"
"노노."
직접 참여하게 만들어 이것에 집중을 하게 만드니 훨씬 괜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