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126)

 §

 우다영.

 분명히 자주 왔을 남자친구의 집일진데 굉장히 낯설었다.

 "내가 왜 여깄지……?"

 그녀의 작은 목소리에 크게 반응하는 남시우.

 "왜, 왜? 오늘 여기서 자고 간다고 하지 않았어? 술 마시고 시간도 늦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니 아직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이긴 했다.

 그의 당황한 표정을 보니 귀여움이 솟아났다.

 "으구~. 걱정마. 여기서 자고 갈거니까. 시우야, 갈아입을 옷 좀 주라~."

 "어어, 그래."

  

 그를 따라 안방으로 들어가며 감상을 했다.

 "집 되게 좋다아. 전세로 구했다고 했지?"

 전에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도 사귀고 있었나 하고 자꾸 머릿속에 지금 이 상황을 의심하는 것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곤 했다.

 "으응, 그치. 여기 사무실 얻었다고 해서 바로 근처에 집 계약했지. 모아둔 돈 다 꼴아박았다야."

 "흐응~."

 뒷짐을 쥐고서 옷을 찾는 남시우를 쳐다봤다.

 그가 한 쪽 손엔 긴 옷과 다른 한 손엔 아주 짧아보이는 옷을 보며 고민을 하고 있었다. 

 '시우도 남자긴 남자구나.'

 남자친구가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웃음도 나오고 귀엽기만 했다. 

 "나 이걸루 입을래!"

 이럴 때 여자친구인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 같았다. 

 남시우의 손에 들린건 하얀색의 크롭탑과 셋트로 보이는 착 달라붙는 흰색의 스판재질의 짧은 반바지였다.

 "그, 그래?"

 "나 옷 갈아입을거얌. 나가~. 부끄럽단 말이야~."

 그래도 이런 짧은 옷을 입으려면 결심을 해야할 정도로 부끄러웠다. 

 방 밖으로 나간 그를 생각하니 계속 미소가 지어졌다.

 자신의 남자친구가 이렇게 순수한 모습을 보이니 귀여울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는건 순수했다.

 "담배 냄새가 조금 나네……."

 방에서 담배 냄새가 나긴 했다. 아까도 전화받는다고 담배를 피러 간건 알았다.

 언젠가 담배를 끊게 만들겠다고 생각하며 옷을 벗어 헹거에 걸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렸다.

 "으…. 낀다……."

 흰색의 크롭탑을 입는데 사이즈가 작은건지 끙끙 거려야했다.

 "어우…."

 다 입고나니 조금만 움직여도 가슴이 미칠듯이 출렁거렸다.

 결국 브래지어를 벗고서 다시 입어야했다.

 그녀의 손에 들린 브래지어에는,

 (65E)

 라고 적혀 있었다.

 다 입고나서 나가기 전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보니까 왜 남자 집에 이런게 있지?"

 §

 방을 구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아는 여사친이 여기서 자고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놓고간 크롭탑이었는데 우다영이 입기엔 너무 작았다. 

 "그거 못 입을텐데……."

 그래도 본능이 시키는대로 굳이 그녀가 입겠다는걸 만류하진 않았다.

 거실에 놓인 싸구려 소파에 앉아서 커져있는 물건을 주무르며 고민을 했다.

 "스읍, 뇌냐 좆이냐. 누가 이길거냐, 이 싸움인데."

 많은 여자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우다영은 항상 제외였다.

 워낙에 친하게 지냈던 탓도 있었고 딱히 여자로 보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준다면 먹을 생각이었지만,

 그땐 너무 철벽이 심했었다. 

 이미 나와 친했던 김우현과 사귀고 있던 것도 있었다.

 "아, 난 이렇게 쓰레기는 아닌데……. 우현이한테 미안해서 어쩌냐 진짜."

 말과는 다르게 심장은 설레서 빠르게 뛰고 있었고 아래는 피가 몰려 단단하게 서 있었다. 

 달칵.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나오는 우다영. 

 입에는 고무줄을 물고 있었고 두 손으로 머리를 뒤로 끌어모아 포니테일로 만들고 있었다.

 동시에 걸음을 옮기는데 작은 크롭탑 덕분에 활어마냥 가슴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스읍, 지옥에서도 분리수거 안 되는 쓰레기가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네."

 바로 나의 정체성을 찾았다.

  

 커다란 가슴을 지탱하기 위해 밸런스 좋게 벌어진 어깨와 그 밑으로 잘록한 허리.

 어깨처럼 벌어진 골반과 허벅지 사이에는 주먹 하나가 들어가도 될 정도로 넓었다. 

 키까지 큰 우다영이었기에 작은 사이즈의 옷을 입으니 꽉 낄 수 밖에 없었다.

 짝짝.

 나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쳐주었다.

 학교에서, 회사에서도 박스티나 루즈핏의 옷을 입어서 정확하게 가늠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알았다. 

 "우리 이쁜 다영아, 남자친구한테 와~."

 시나리오 안에서 나는 우다영의 남자친구였다.

 내가 환하게 웃으며 두 팔을 벌려 맞이해주자 우다영도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다가와 안겼다. 

 그녀의 커다란 젖가슴이 내 품에 짓눌리는게 온전히 느껴지고 있었다.

   

 "와우."

 진심이 어린 감탄사를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김우현은 이런 좋은걸 혼자 만끽하고 있었단 말인가. 미치도록 부러웠다. 

 "집에 왜 이런 옷이 있어?"

 우다영이 귀여운 질투를 했다.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뒀다. 

 "진짜아."

 우다영이 입을 삐죽 내밀고서 손바닥으로 내 볼을 꽉 눌렀다.

 "허허."

 "뭐야~, 아재 같아."

 "어허!"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녀의 엉덩이를 꽉 잡아 쥐어짜면서 입에 거칠게 키스를 하고 싶었지만 걸리는게 너무 많았다. 

 위화감 때문이었다.

 본능적으로 그게 100%가 되는 순간 겨우 얻은 능력을 잃을 것만 같았다. 

 "읏차~, 편하다아~."

 우다영은 몸을 뒤척여 내게 기대고는 같이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는 옆으로 살짝 비틀어 나를 쳐다봤다.

 내 시선은 그녀의 얼굴을 지나 가슴골로 향했다.

 당장이라도 터질것 같은 크롭탑을 벗겨내고서 저 커다란 가슴을 원 없이 만지고 싶다는 욕심이 부풀었다.

 "그럼 오늘 여기서 자구 내일 몇 시에 일어날까?"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한 그녀가 벌써부터 잘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 아래는 당장이라도 터질것만 같은데 말이다.

 "음, 같이 tv나 보다가 졸리면 잘까?"

 어쩔 수 없이 한 발자국 물러나 얘기를 해야했다.

 아직은 내가 시나리오 북에 대해 모르는게 너무나도 많았다.

 앞으로 실험을 해가면서 직접 알아내는 방법 밖에 없었다.

 삑.

 넷플릭스를 켜 볼만한 드라마를 시청하기 시작했지만 드라마가 내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고문이 따로 없네.'

 차마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한 말이었다. 

 앞에서 바짝 달라붙는 옷을 입고 출렁이는 가슴과 스판이 담지 못하는 커다랗고 하얀 그리고 한 손으로도 담지 못하는 엉덩이를 붙잡지 못한다는 것. 

 "……."

 드라마를 보던 그녀도 말 없는 나를 의식 하더니 힐끔 쳐다봤다.

 내 시선이 자신의 몸에 가 있는 걸 본 우다영이 입을 삐죽 내밀고서 말했다.

 "왜 그렇게 봐~. 몸만 보구 있네."

 "아, 아니, 그냥."

 "흐응~."

 우다영은 분홍빛에 형광등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도톰한 입술의 끝을 살짝 올리면서 말했다.

 "드라마 재미없지? 그럼 들어가서……. 아……."

 그 뒷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심장이 두근거렸지만 금세 그녀의 표정이 일그러져 갔다.

 "아냐아냐, 그런거 신경 안 써도 돼 다영아. 자~. 나 봐봐."

 눈에 보이진 않지만 시나리오 북에 써 있는 위화감이 틈만 나면 올라가고 있다는걸 우다영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말랑한 두 볼을 붙잡고서 서로의 눈을 마주봤다.

 김우현이 보던 그 눈동자 안에는 내 모습이 선명하게 담겨져 있었다.

 "아…, 그러니까……."

 우다영의 얼굴이 제법 빨개졌다. 

 북에 써 있는 빈약한 스토리와 현실과의 괴리감 사이에서 나오는 위화감에 머리를 어지럽게 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대학교때부터 나던 그녀의 샴푸향이 코 끝을 간지럽혔다. 

 전에는 그녀에게 한 번도 성욕을 품어본 적 없었다. 

 아니, 가끔 한 적은 있지만 그래도 친구이기도 했고 대학교에서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때에 나에게도 여자친구가 있기도 했었고 말이다. 

 "그럼 이만 들어가서 잘까?"

 "으응."

 이 아슬아슬한 고문을 끝내고 내일이 어서 왔으면 했다.

 그래야 치밀하게 새로운 스토리를 써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달칵.

 안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에 올랐다. 

 그녀도 나를 따라 내 옆에 들어와 누웠다.

 우다영과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될 줄은 몰랐다. 

 아래 내 물건이 자꾸 커져 있어서 중간중간에 팬티 속으로 손을 넣고 자리를 교체 해줘야했다.

 "후우."

 내가 한숨을 내쉬며 천장을 보자 옆에 누운 우다영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응? 아, 아니…. 그냥……."

 어물쩡 넘기긴했지만 잠이 올리가 없었다.  

 우다영은 피곤했는지 내 가슴팍에 손을 올려놓고 눈을 감았다.

 "우음…."

 그녀가 뒤척이며 발까지 올리는데 커져있는 물건에 그녀의 허벅지가 닿았다.

 "……?"

  

 우다영도 눈치채고는 발을 치우고 손을 슬쩍 내려 커져서 텐트를 치고 있는 내 물건 위에 손을 올렸다.

 "풋, 커졌네? 뭐야아~, 귀여웡~."

 어두운 곳이라 내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아까보단 저항감이 덜한 것 같았다. 

 평소에 그녀가 남자친구에게도 자주 하는 행동인지 내 귀두 쪽을 손가락으로 톡톡 누르며 말했다.

 "나 때문에 이렇게 커진거야?"

 §

 우다영.

 "나 때문에 이렇게 커진거야?"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남자친구의 얼굴. 

 손가락 끝에는 커져버린 그의 물건이 보였다. 

  

 오래 만나면서 최근 식어버렸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까 우현…, 시우……. 우현……? 시우……?"

  

 입 속에서 자꾸 이름이 멤돌았다. 

 머리가 다시 어지럽고 정신이 없을 때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우현이잖아……."

 "아…."

 그제야 곳곳에 비어있던 기억들 사이가 메꿔지기 시작했다.

 "……그럼 오늘 시우가……. 어……."

 어지러워 하는 그녀의 귓가에 다시 어둠속에서 목소리가 내려 앉았다.

 "오늘 많이 피곤했나보다……. 나두 오늘 많이 피곤했는데……."

 어딘가 바뀐 듯한 남자친구의 목소리에 이질감을 느꼈다. 

 허나 그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나긋하고 또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해왔다.

 "……일로와봐……."

 사락.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린 그가 아무것도 안보이는 어둠 속에서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래, 내 남자친구잖아…….'

 기억들이 메꿔졌다고는 하지만 곳곳에 비어있는 공간들이 틈틈이 있었다.

 그때 그녀의 입에 말랑한 입술이 닿는걸 느꼈다.

 "움…."

 평소랑은 다르게 담배의 비슷한 향이 났다. 

 "우현아…, 너 담배 펴?"

 "……아까 올 때 길거리에서 담배 피던 애들한테 배였나봐…."

 "아…."

 뭔가를 생각하기도 전에 그의 혀가 입술 안으로 들어왔다.

 평소엔 부드러웠던 키스가 오늘따라 많이 거칠었다.

 "후읍…, 움…. 너무…. 움…."

 그의 혀는 입 안 곳곳을 휘젓고 다녔다.

 평소 사랑을 담아 해주던 부드러운 입맞춤이 아니었다.

 "잠깐만…! 우현아! 지금…! 너무 거칠잖아…!"

 §

 남시우. 

 "잠깐만…! 우현아! 지금 …! 너무 거칠잖아…!"

 거칠다는 말에 나는 서둘러서 손을 빼냈다. 

 하고 싶단 생각에 손이 앞서 나간 것 같았다.

  

 "좀만 더 부드럽게……."

 "응."

 다시 그녀의 입술을 맛보며 손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허리를 매만졌다.

 말랑하면서도 살집이 있는 그녀의 늘씬한 몸에 침을 꿀꺽 삼켰다. 

 보이진 않지만 매만지는 손길에 그녀의 굴곡이 내 머릿속에 생성되고 있었다. 

 "움…."

 그녀는 목석처럼 그저 가만히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키스를 하는데도 혀의 움직임이 많이 굳어 있었다.

 "츕…."

 키스를 너무 못하는 그녀에게 의아해했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물어볼 순 없었기에 다음으로 그녀의 귓가로 향했다.

 손가락에 걸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보낸 후에 드러난 그녀의 야하고 얇은 귓가를 혀로 핥았다.

 "흐읏…, 하응…. 우현아아…. 귀는 한 번도 한 적 없잖아아…."

 작은 목소리로 쑥쓰럽게 말하는 그녀. 

 "오늘은 해주고 싶었어."

 설마하는 생각에 귓볼을 지나 그녀의 목까지 닿았다.

 그러자 우다영이 내 머리를 눌러서 저항했다.

 "목은 안 돼에……. 자국 남으면 내일 시우한테에…."

 "아…. 그, 그래."

 목을 지나치고서 입고 있는 그녀의 크롭탑을 서서히 벗겼다.

 어두워서 볼 수 없음이 너무나 아쉽긴 했다.

   

 가슴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손으로 세심하게 그녀의 젖가슴을 잡았다.

 "와…."

 가슴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는거구나 그리고 손에 다 안 잡히고 손가락 사이까지 꽉 채우는 느낌. 

 나는 우다영의 다른 가슴을 갓 태어난 아이처럼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스윽.

 "윽…."

 목 처럼 다시 한 번 내 머리를 밀어내는 그녀.

 "침 묻어서어…, 싫다구 했잖아아……." 

 "그, 그럼 아래는……."

 이번엔 손을 그녀의 보지 쪽에 갖다대려고 하니 또 다시 거절했다. 

 "손 넣으면 너무 아프단 말이야아……. 그냥 바로 넣어주면 안 돼?"

 "……."

 방금까지 부럽다고 생각했던 김우현이 너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콘돔 가져와줘어…."

 "콘돔 없……."

 "없으면 우리 안 하잖아."

 어쩌면 나와 같이 일하고 있는 김우현이 다시 태어난 부처가 아닐까.

 "아니…."

 밖에 나가서 콘돔을 사와야하는지 생각을 하는데 우다영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을 더듬어 내 볼을 찾았다.

 "그렇게 하고 싶었어?"

 "응, 엄청."

 섹스에 목마른 사람 처럼 곧바로 대답을 했다. 그녀의 말에서 일말의 희망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럼 내일 퇴근하고 올 때 하나 사갖고 오자. 어때?"

 그 희망을 곧바로 산산조각내서 문제긴 했다. 

 흥분은 있는대로 시켜놓았으니 이대로 잠을 잘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이마를 짚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럼 가슴으로라도 해주면 안 돼?"

 "으응? 가, 가슴으로? 왜?"

 당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그녀의 대답이었다.

 "솔직하게 말해도 돼?"

 우선은 가슴까지는 벗겼으니 그녀의 달콤한 가슴에 안기며 말했다.

 목소리를 침울하게 깔고서 아이처럼 가슴에 안겨 말하니 우다영도 뭔가 느꼈는지 내 등을 토닥이며 물었다.

 "뭔데……?"

 나는 이걸 기회로 삼았다. 

 "사실……."

 바로 목소리에 힘을 쭉 빼고 연기에 들어갔다.

 "다영이랑 만난지 오래 됐잖아……."

 "그렇지."

 내 진지한 말에 우다영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불을 꺼 어둠이 내려앉은 상태라 그런가 더욱 집중을 해주었다. 

 이 정도의 대화라면 위화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항상 똑같이만 관계를 했었고……." 

 "응…, 그래서?"

 내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 나름 짐작을 한건지 그녀의 목소리가 작지만 떨리고 있었다.

 우다영을 안았던 손을 풀고 살짝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

 "최근에는 관계도 하지 않았었잖아……. 그게 사실……. 너무……. 아니야……."

 내 목소리와 얘기에 집중하고 있을 때 한 번 튕겼다.

 우다영은 남자친구인 김우현에게서 이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였을까. 

 거리를 벌린 내 볼을 잡아주었다.

 "뭔데에, 말해봐아……. 똑같이만 해줘서 그랬어……?"

 "……."

 잠시동안의 침묵. 

 어색함이 흐를 쯔음에 말을 꺼냈다.

 "이제 좀 지쳐서……. 점점 포기하게 되더라고……. 나도 알아, 겨우 몸 때문에 이러는 내가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고 미안해서 다영아 너한테는 말을 할 수가 없었어……."

 정말 영혼을 갈아서 한 목소리 연기였다. 

 나는 차분하게 우다영의 반응을 기다렸다.

 불이 꺼져 있어서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내 볼을 잡은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아주 미세하지만 적막만이 있는 공간에서 그 떨림은 우뢰와 같이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해……."

 아까와는 다르게 우다영도 많이 집중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걸로 나는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몰입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내 얼굴이 보이면 남자친구로써 집중을 할래야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괜찮아. 이만 자자."

 나는 여기서 한 번더 간을 봤다. 그녀의 손을 떼어내고서 등을 돌리고 잠을 자는 척 시늉을 했다. 

 힘이 쭉 빠져버린 목소리는 우다영이 느끼기에 아마 모든걸 내려놓은 위기로 작용했을 것이다.

 위화감이 아닌 남자친구의 진지한 고민이었으니까 말이다.

 "우현아……, 그러니까……. 네가 내 첫 남자친구고……. 그때는 안 해도 괜찮다고 했었잖아……."

 그럼 사귀는 7년 동안 그저 넣고 빼는 행위만 했단 소리였다. 

  

 "우현아…, 너도나도 서로 처음이었잖아. 그래서 네가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몰랐어……. 다 그런 줄 알고……."

 "아냐…, 괜찮아."

 스무살에 처음 만난 둘이었고 군대까지 기다려준 여자친구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처음이었기에 섹스가 서툴른건 당연했다.

 그런 상태를 계속 유지했을테니 섹스 스킬이 늘어날리가 만무했다.

 우다영의 손 끝이 내 등에 닿았다.

 "가, 가슴으로 해주면 돼……? 나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

 이대로 바로 반응을 하면 너무 가볍게 보이고 또 위화감이 올라갈까 싶어서 고개를 저었다.

 "아냐…, 진짜 괜찮아. 안 해줘도 돼."

 다만 마지막 말에 약간의 억양을 강하게 주었다. 

 마치 모든걸 포기한 듯한, 이젠 이별을 준비하는 듯한 그런 뉘앙스를 말이다.

 남자친구를 따라 그녀도 기존 회사를 버리고 같이 따라왔는데 이대로 헤어진다? 

 심지어 20대를 전부 같이 보낸 사람인데 말이다.

 "……."

 뒤에서 우다영의 숨이 거칠어지는게 느꼈다.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였다.

 이쯤에서 나는 몸을 돌려 그녀의 볼을 만졌다.

 "다영아, 내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는거 알잖아. 다만……. 육체적인 사랑도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미안해, 내가 어떻게 됐나봐."

 울 것 같은 우다영의 몸을 끌어안아주었다.

 그녀의 젖가슴이 내 몸에 닿아 몽글하게 짓눌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미안해…,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어, 진짜루……."

 그녀를 품에 안은채로 가만히 있었다. 우다영도 나를 안고서 잠시동안 생각을 정리하고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가슴으로 해줄까……? 우리도 하나씩 바꿔가면 되잖아. 지치지 말구……."

 "……네가 싫어하잖아. 다영이가 싫어하는건 하기 싫어서 그래에."

 이번엔 나긋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주었다. 

 물론 속으로는 제발 이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말이다.

 다행이도 헤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너무 충격이었는지 우다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냐아, 가슴으로 해줄게에."

 "정말로……?"

 "응…. 어떻게 하면 되는건데……?"

 "가……, 나, 나도 처음이라서……."

 하마터면 세세하게 설명을 해줄 뻔 했다. 

 김우현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각인하고선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로 맞춰나갔다.

 "이,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그녀를 침대 밑에 무릎을 꿇게 만들었고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바지를 내렸다.

  

 "여, 여기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내 허벅지를 더듬으며 올라와 커져버린 좆을 만졌다.

 "……?"

 용암처럼 뜨거워진 좆을 붙잡은 그녀가 흠칫 놀라서 손을 빼냈다.

 "……왜?"

 다 된 밥에 왜 초를 치는지 이해가 안가서 물었다.

 "그, 그게……. 아냐아…. 조금 다른 거 같아서……."

 한 손으로 잡히지 않는 좆을 다시 붙잡은 우다영이 어둠속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가슴으로 해준다고 하니까……, 너, 너무 흥분해서……. 미안해 너무 변태같지?"

 김우현을 흉내내며 말했다. 아무래도 김우현의 크기가 나와 다른 것 같았다.

 "아냐아, 괜찮아."

 다행인 점은 오래 만난 사이인만큼 웬만한 것에는 실망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다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움직임이었기에 엉성하게 내 좆을 가슴사이에 끼었다.

 "이러면 돼……?"

 "으응…, 위 아래로……."

 최대한 나긋하고 어수룩하게, 마치 처음 하는 동정 처럼 말을 했다.

 이렇게 말하려니 나 스스로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친구의 여자친구가 해주는 파이즈리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쓰레기였지만 그만큼 꼴렸다. 

 스윽.

  

 그녀가 풍만한 그리고 새하얗고 눈처럼 포근한 젖가슴을 손으로 어설프게 잡고서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음…."

  

 사정을 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른 움직임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오히려 좋은데?'

 어찌됐든간에 가슴으로 해주는 파이즈리의 첫 아다를 내가 뗐다는 것이니까. 

 무엇보다 이런 어색한 움직임에 좀 더 오래 즐길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히, 힘든데……."

 몇 번 움직이던 그녀가 말했다.

 "힘들면 그만 해도 돼."

 다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아니야아……."

 우다영의 평소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해맑고 드립도 잘 받아주는 친구였지만 천성적으로 착한 애였다.

 오랜 시간 서로에게 스며든 그 정든 목소리와 행위만을 보다가 싸늘한 한 마디는 적응하기 힘들 터였다.

 스윽, 스윽.

 그녀가 다시 힘을 내서 가슴을 위 아래로 움직였다.

 손이 삐끗해 다시 가슴을 잡아 움직이기도 하고 가슴을 출렁일 때마다 허리도 들썩였으니 금세 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후우…, 하아…."

 조용한 곳에서 우다영의 숨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으음…."

 나는 침대에 팔을 받쳐 살짝 뒤쪽으로 누운 후에 그대로 만끽했다. 

 "하아…, 이게 진짜 기분 좋아?"

 "응, 이런거까지 하게 해서 미안해……."

 "아냐아. 진짜 괜찮아."

 "……사랑해."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지만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넸다.

 그 말에 우다영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다.

 "풋, 사랑한다는 말 어색하다구 잘 안 해줬으면서어, 진짜 이런거에 하구. 변태에."

 "싫어하는데 사랑하는 나를 위해서 해준거잖아아, 감동이라서 그래."

 빈말이라도 그녀는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스윽. 스윽.

 그녀의 젖가슴은 따듯한 구름 사이에 있는 것 같았다.

 워낙 커다란 가슴이었기에 좆대가 가슴에 둘러 싸여서 말랑한 자극을 받았다.

 귀두만 빼꼼 나온채로 말이다.

 "후으…, 하…. 후…."

 노하우가 없어서 몸 전체를 움직이는 우다영은 당연하게도 숨소리가 거칠어질 수 밖에 없었다.

 "가슴이라서 그런가아, 오늘 따라 엄청 오래 버티는 것 같아……. 크기도 다르구……."

 "평소보다 커졌어?"

 "우웅. 하아…."

 이 느낌을 더 즐기고 싶었지만 금방 지쳐가는 그녀를 위해 하나의 부탁을 했다.

 "갈 것 같은데……. 빠르게 해줄 수 있어?"

 "웅…."

 갈 것 같다는 말에 우다영은 스스로의 가슴을 꽉 붙잡고 빠르게 위아래로 훑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계속 서 있었던 터라 자극에 민감해져 있었고 금방 불알 저 안 쪽에서부터 냄새가 진한 정액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읏…."

 짧은 신음과 함께 그대로 올라온 정액을 뿜어냈다.

 울컥!

 울컥!

 너무나도 진한 냄새와 많은 양의 정액이 가슴 사이 빼꼼 나온 귀두를 통해 뿜어졌다.

 투둑.

 허공에 흩뿌려진 정액은 그녀의 가슴과 목 그리고 얼굴에 뿌려졌다.

 "우웅…. 냄새에……."

 "고마워어."

 침대를 받치고 있던 손을 내밀어서 그녀의 얼굴에 묻은 정액을 펴발랐다.

 "아아~, 안 돼에! 힝…."

 평소 나에겐 보여주지 않았던 앙탈을 부리며 뒤로 물러났다.

 "우…, 끈적해……."

 울상을 짓는 그녀였지만 나는 오랜만에 시원한 사정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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