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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운 MAX-177화 (완결) (177/177)

# 177화 - 럭키 스트라이크 (完)

“이건 어떠냐!”

대신 꺼내든 것은 태양의 검이었 다. 물의 상극은 불. 공격력 자체는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어디까지나 상 대적일 뿐이고,태양의 검이 가진 태초의 화염이라면 놈에게 충분히 유효한 타격을 줄 수 있지 않을까하 는 기대였다.

그럼 드래곤 슬레이어를 내려놓은 것이냐고? 그럴 리가. 영민이 엄청 난 강화효과를 가져다주는 드래곤 슬레이어를 집어넣을 리 없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쌍검술이었 다.

두 개의 무기를 들며 양쪽의 효과 를 모두 얻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 연스레 거울 방패의 옵션 효과가 사 라지긴 했지만 상관 없었다. 거울 방패의 반사 효과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부가적인 강화 효과만이 사라졌을 뿐,공격을 제대로 방어하 면 반사 효과를 얻는 것은 그대로였 으니 전투력 자체는 크게 높아졌다.

“화룡질주!!”

순간 영민의 몸이 화염에 휩싸였 다. 그리고 한 차례 막힌 바 있던 물의 벽을 뚫고 리바이어선에게 파 고들었다.

갑작스런 스타일 변화에 따른 불균 형? 어색함? 그런 것은 없었다. 그

가 흡수한 특성 중 쌍검술에 관한 것이 있었으니까.

물의 장벽이 겹겹이 둘러쳐지며 방 해했지만 그를 둘러싼 태초의 화염 은 맞닿는 모든 것을 불태우고 중발 시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헤븐즈 드라이브!”

그것을 믿고 영민이 과감하게 돌파 했다. 물의 벽 따위는 애초에 없다 고 믿는 사람처럼 세밀한 컨트롤을 요하는 연속기를 발동시켰다.

순식간에 리바이어선의 몸에 불길 이 치솟았다가 사라졌다. 물의 보주 가 최대 출력으로 힘을 발휘하며 불 길을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피해는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둘의 전투 여파만으로 도 밀려나는 것은 기본이요,충돌의 파편에 적중당해 중상 이상의 피해 를 입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다.

하지만 감히 누구도 이들의 전투에 끼어들 생각을 하지 못했다. 휘말리 는 것만으로도 목숨 보전이 어려울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한참의 난전이 계속되자 모 두가 초조해졌다. 꽉 움켜쥔 손바닥 이 축축해졌고 카메라 렌즈 너머로 지켜보는 세계인들도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초조한 것은 사실 영민이었다.

슬슬 버서크며 신성 폭발,럭키 포 텐의 지속시간이 끝나가고 있는 것. 그런 영민의 조급한 마음을 느낀 것 인지 리바이어선은 보다 방어에 치 중하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

“젠장.”

그리고 마침내,영민의 스킬 지속 시간이 차례로 끝나갔다.

어쩔 수 없음을 확인한 영민은 몇 초를 남겨두고 급하게 놈에게서 몸 을 빼냈다.

동시에 밀려드는 후유증. 능력치의 하락과 함께 큰 허탈감이 밀려왔다.

‘이대로는".’

이길 수 없다라는 생각도 함께 찾 아왔다. 조금만 더 몰아쳤다면 가능

할 것도 같았는데 닿을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그 작은 아쉬움에 속 이 아려왔다.

‘어떻게 하지? 럭키 박스라도 써야 하나?’

그 짧은 순간 리바이어선은 다른 헌터들을 유린하고 있었다. 해신의 보주를 거의 밑바닥까지 긁어 힘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 정도라면 낙 승이라는 둣,여유 있게 헌터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미국도,영국도,중국도,러시아도. 어느 누구 하나 리바이어선의 공격 을 막는 것조차 수월히 하는 팀이 없었다. 그나마 철우와 가람,민호, 지한은 잘 버텨내고 있었지만 그들

역시 리바이어선에 닿을 수 없는 것 은 마찬가지였다.

막고,흘려내고,회피하는 것이 한 계라는 듯 시간을 끄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 인간들의 몸부림을 지켜보던 리바이어선이 영민을 슥 돌아보고 웃었다. 그것이 너의 한계라는 둣. 패배의 감정을 절감하라는 둣 그를 비웃었다.

그 순간 영민은 럭키 박스를 떠올 렸다. 자칫하면 아군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무언가가 튀어나을 수 있기에 최악의 최악이 아닌 이상 결코 사용 하지 않았던 기술.

하지만 지금은 기적이 아니고선 답

이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번처럼 모든 쿨타임을 초기화 시켜주기만 하더라도 한 번 해볼만 할 텐데.

입술을 깨물고 최후의 기적을 희망 했다.

“럭키 박'”

그때,드래곤 슬레이어가 울부짖었 다. 정확히는 그 안에 봉인 된 용제 의 영혼이 울부짖었다. 자신을 꺼내 달라고. 자신이라면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그 순간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아리랑 길드의 수장, 강중만의 고유 능력이었던 특성이었다.

“무혼??각성.”

처참하게 짓밟히는 헌터들을 보며 영민이 한 가닥 희망을 드래곤 슬레 이어에 실었다. 그 안에 잠재된 힘 과 영혼을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였 다.

“......!!”

그 즉시 시야가 달라졌다.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며 거대 하게 부풀어올랐다. 딱히 드래곤 스 킨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온 몸에 비늘이 돋아나고 용언 스킬을 사용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고양감이 가득 차 올랐다.

용제 강림

무혼 각성을 통해 용제의 영혼이

영민에게 강림한 것이다.

끄아아?아아앙-

전율스러운 공포가 전장을 휩쓸었 다. 헌터들은 물론 리바이어선의 모 공까지 송연하게 만들 서슬퍼런 외 침이 그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인간이여. 내게 맡겨라.]

영혼을 타고 울리는 그 목소리에 영민은 순간 몸의 제어권을 놓았다. 아주 잠시 동안 용제에게 넘겨주었 다. 그런다 해서 다시 되찾지 못하 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어쩐지 알 수 있었다.

“그 정도로는 나를 막지 못한다.”

해신의 보주를 사용해 자신을 견제 하는 리바이어선에게 광오한 한 마 디를 남긴 영민,아니 영민이었던 것은 단번에 물의 벽을 부수고 놈에 게 달려들었다. 그 거대한 입으로 목을 물어뜯었다. 놈에게 해신의 보 주가 있다면 용제에게는 드래곤 하 트가 있었으니까. 용언을 넘어 의지 만으로 마법을 일으키는 용제의 힘 이 해신의 보주를 무력화시키며 상 황을 난전으로 이끌었다.

덕분에 전투는 아주 원초적으로 변 했다. 물고,할퀴고,잡아 뜯고,때 리고 부수는 짐승 같은 전투가 마구 잡이로 펼쳐졌다.

이쯤되자 리바이어선도 해신의 보

주를 포기했다. 오로지 눈앞의 상대 를 물고 찢어 죽이는 것에만 집중을 했다.

누가 우세라고 감히 말 할 수 없 는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 인류의 최후를 걸고 두 괴물이 어우러졌다.

“크록,크록

그리고 마침내,승자가 가려졌다.

“인간놈들". 모조리 멸망시켜주 마!!”

승자는 리바이어선. 영민의 마나와 체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다.

핏덩이가 되어 뒹구는 영민의 옆에 서 리바이어선이 광소를 터트렸지만 희망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럭 키..박스.”

퍼엉

온통 물음표로 둘러싸인 박스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붉은 깃털이었 다. 청순하게 타오르는 붉은 깃털.

쿠웅

영민이 그것을 붙잡는 순간,리바 이어선이 영민을 깔아뭉겠다. 목숨 을 거두어갔다.

“이제 너희들 차례다.”

독기를 품은 리바이어선이 마구잡 이로 헌터들을 짓밟았다. 폭주하는 리바이어선의 난동은 철우조차 막기 버거웠으니 다른 이들이 막을 수 있 을 리가 만무했다. B등급 이하의 헌 터는 짓밟는 것만으로 피떡을 만들 었고, A등급 이하도 놈에게 물려

잘근잘근 씹어 먹혀갔다.

그 잔인한 장면들이 가감없이 전세 계에 생중계되었지만 영상을 중단할 수도 없었다. 이 전투에 세계의 미 래가 달려 있기에. 세계의 멸망이 달려있기에. 끝까지 지켜봐야했다. 그들을 응원해야했다. 눈물로 소리 치며 기원해야했다.

우우우응-

모두가 절망하는 그때,핏자국 뿐 이던 어느 지점이 붉게 타올랐다. 불꽃이 사람의 형상을 갖추었다. 누 군가를 부활시켰다.

럭키 박스에서 나왔던 그 것,그것 은 바로 부활 아이템 피닉스의 꼬리 였다.

영민의 부활이다.

“성역선포,신성폭발, 버서크,럭키 포텐!”

100%의 체력과 마나. 그리고 완전 히 돌아온 쿨타임.

완벽한 부활을 이루어낸 영민이 다 시 한 번 날아올랐다.

제발. 제발 놈을 죽여줘! 세상을 구해줘! 평화를 가져다줘!

제발,제발,제발!!

카메라 랜즈 너머로 간절한 바람들 이 모여들었다. 마음은 거대한 힘이 되어 영민에게 깃들었다.

기원(祈願).

조건부 특수 스킬이 발동했다. 언 어도 색도 다른 수십억 인구들의 똑

같은 마음이 모여 그 어떤 것보다 강대한 힘을 부여했다.

“헤븐즈 드라이브!!”

번쩍!

모두의 염원을 담은 광속의 베기가 놈을 난자했다. 해신의 보주를 떼어 놓고,심장을 도려내고,목을 떨구어 놓았다.

마침내,다섯 번째 군주를 해치웠 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셀 수도 없는 알림음과 함께 몸

상태가 최상으로 돌아왔다. 한 발 늦은 결과이긴 했지만 기분이 묘하 다. 이번 레벨 업을 통해 새로운 경 지에 들어선 것이다.

많은 스킬들이 진화하고 새로운 스 킬들이 생겨났다.

이제는 필요 없는 것들이지만.

그것들을 간단히 살피며 멍하니 서 있을 때,허공이 일그러지며 무언가 가 나타났다.

“이거 믿을 수 없는 결과로군.”

형언 할 수 없는 엄청난 존재감이 었다. 다섯 군주 따위는 비교도 되 지 않을 무시무시한 기운. 다른 이 들은 몰라도 영민은 알 수 있었다.

놈이 다섯 군주의 위에 있다는 ‘10

레벨 던전의 주인’이라는 것을.

수십억명의 기원을 통해 얻은 엄청 난 힘이 아직 전신에 남아있었지만 영민은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 녀 석이 그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알기 에.

자신이 전력을 다한다 한들 놈에게 큰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것을.

“대체 무엇 때문이지? 인간으로서 는 절대 그들을 이길 수 없을 텐 데?”

스스로가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더 저항할 수 없는 그 비참함을 느끼고 있는 영민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 는 재미있는 장난감을 바라보듯 이 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렇군! 행운이야. 그게 인과율을 비틀 수 있던 비결이었어.”

그리고 알았다는 둣,비틀린 웃음 을 지었다.

“당신은 누구지?”

한참이나 혼잣말을 이어가던 놈에 게 영민이 힘을 내어 질문을 던졌 다.

“나는 신이다.”

“ ??신?”

“굳이 표현하자면 농락의 신 쯤이 되겠군. 너무 경의를 표할 필요는 없어 나는 너희들의 신이 아니니까. 대신 잠꾸러기 신들을 대신해 재미 있는 일을 벌이는 놀이의 신이기도 하지.”

“이 모든 일들은 당신이 꾸민 것인 가?”

“아아,그것 말이로군. 던전이 나타 나고 고유 능력을 각성하고?”

영민은 진지했지만 놈은 별 것 아 니라는 둣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당당히 대꾸했다.

“반쯤은 그렇다고 해두지.”

“무슨 말이지?”

“인간들이 고유 능력을 각성한 것 이야 원래 일어날 일이었지만 각 차 원을 연결한 것은 나라는 소리지.” 결국 이 난리가 일어난 것은 모두 놈의 소행이란 소리였다.

하지만 왜? 무엇을 위해서?

“대체 그렇게 해서 뭘 얻으려는 거

지? 우리에게 뭘 원하는 거야?!”

“왜긴,재미있잖아? 각 차원을 대 표하는 자들을 모아서 싸옴을 붙이 는 거지.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예측도 하고 말이야. 가끔은 배팅을 받기도 하면 재미가 배가 된다구!” 아주 흥미롭다는 놈의 표정을 보면 서 영민은 깨달았다. 이 놈,정말 미친 놈이구나! 라는 것을.

“그런데 말이야. 설마하니 땅을 제 공하는 용도로만 생각했던 인간 따 위가 최후의 승자가 될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덕분에 이번 배팅 은 아주 망쳐버렸지. 아주 큰 액수 를 물어주게 생겼다구!”

순간,놈의 눈빛이 변했다. 장난스

럼기 그지없는 어린 아이의 그것에 서 표독스런 포식자의 그것으로.

“그러니까 내 기분이 엉망이 된 책 임을 져줘야겠어. 충분히 괴롭히다, 멸망시켜주지.”

다시금 개방된 놈의 존재감이 온 세상을 뒤덮었다.

“큭우리를 해치면”. 배팅한 자 가 가만히 있겠나?”

“물론 그렇고 말고. 그들은 배팅에 관심이 있는 것이지 너희 같은 하등 한 존재들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 니니까 말이야.”

명백한 적의를 드러내는 놈을 향해 어떻게든 말을 쥐어짜내 보지만 전 혀 통하지 않았다.

‘신’의 반열에 오른 그들에게 인간 은 그저 장기말에 불과하다는 것이 다. 그리고 이제 그 쓸모가 다했으 니 화풀이 상대로 써먹다가 폐기처 분하겠다는 것이고.

“화룡질주!”

이로써 놈이 적이라는 사실이 명백 해졌다. 그렇다면 싸울 수밖에. 어렵 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얌전 히 죽어줄 생각이 없는 영민은 놈이 방심한 틈을 타 기습을 감행했다.

한 마리의 화통이 되어 질주하는 영민.

방심하고 있던 놈은 부지불식간에 불길에 휩싸여 쳐박히고 말았다.

“에고고고고. 불장난을 좋아하는

친구였군. 그렇다면 더 화끈하게 만 들어줄까?”

하지만 아주 멀쩡하게 일어났다. 연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형상을 한 주제에 지옥의 불길보다 더 뜨거 운 화염을 일으켜 영민에게 쏘아낸 것이다.

“차핫!”

영민도 가만히 맞아주지는 않았다. 대천사의 광익을 펼치고 날아올라 불꽃들을 피해낸 것이다. 그 뿐이 아니라 그 중 하나에는 일부로 몸을 던져 거울 방패를 사용했다.

놈에게 되돌리며 작은 틈이 발생하 기를 기대했다.

“재미있는 짓을 하는 군. 절대 빙

결.”

소용없는 짓이었다. 자신이 쏘아낸 화염을 그 상태 그대로 얼려버리면 서 방어해낸 것이다. 더불어 연속 공격을 노리고 접근하던 영민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얼어붙기 시작했 다.

“빌어먹을!”

위험을 깨달은 영민은 그 즉시 날 개를 휘돌려 회전했다. 얼어붙는 광 익을 떨치며 빙결의 사정권 밖으로 간신히 벗어났다.

쿠웅

대신 대천사의 광익은 못 쓰게 되 었다. 특수한 힘에 의해 얼어붙은 터라 단기간에 회복을 하기는 무리

인 것이다.

입술을 질끈 깨문 영민은 즉시 용 언을 사용했다. 알고 있는 각 속성 의 최강 마법들을 쉴새 없이 난사했 다. 신성 폭발이며 럭키 포텐,기원 의 힘으로 그 위력이 용제의 것보다 도 훨씬 강력해졌다.

“인간이 용언이라니,확실히 특이 해.”

하지만 그 뿐이다. 놈은 한 방 한 방이 도시 하나쯤은 가볍게 날려버 릴 그 공격들을 어렵지 않게 막아냈 다. 그나마 이번에는 무시 할 수 없 었는지 두 손을 사용했다는 것이 희 망적인 것이랄까. 이미 최대치로 강 화한 영민의 힘은 신에게도 어느 정

도 통할 수준인 것이다.

이는 놈의 호언장담이나 여유와는 또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감히 신에게 대항하는 장 난감들을 가만히 둘 수는 없지.”

문제는 그것으로 인해 놈이 진지해 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놈이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기 시작하자 영민은 필사적으로 저항을 했음에도 상처가 늘어갔다. 힘의 소모가 급격 해졌다.

‘이대로는 안 돼.,

이 상태라면 지게 된다. 죽어버린 다. 세계가 멸망하게 된다. 신이라는 작자의 장난 같은 결정에 의해서.

그것을 직감적으로 느낀 영민은 필

사적으로 힘을 떨치면서도 맹렬히 머리를 굴렸다.

신에게 이긴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 능 할 수도 있지만,피조물들의 어 쩔 수 없는 운명이지만 어떻게든 방 법을 찾고 싶은 것이다.

‘운명”. 인과율-?’

그때,놈이 했던 어떤 말이 퍼뜩 떠올랐다.

행운. 인과율을 비틀 수 있는 유일 한 방법.

동시에 리바이어선을 잡고 레벨 업 을 하며 새롭게 얻은 스킬을 떠올렸 다.

[럭키 스트라이크]

사용자의 모든 행운을 폭발시켜 상 대의 존재를 타격한다.

위력은 사용자의 행운 소모값에 따 라 달라지게 되며 사용시 사용자의 모든 행운이 사라지게 된다.

단 한 방에 사용자의 모든 행운을 태워버리는 최후의 스킬. 그 무시무 시한 설명에 쓸 일이 없겠구나 생각 을 했던 그것 밖에는 믿을 것이 없 었다.

어차피 한 가닥 희망을 걸지 않는 다면 멸망해버릴 세상이지만 머뭇거 려질 수밖에 없었다.

설령 세상을 구한다 한들 다시 행 운이 사라진다면 자신에게는 지옥

같은 나날들이 다시 시작되는 게 아 닐까?

행운 Max가 되고 나서 얻었던 엄 청난 행운들과 그 전에 닥쳐왔던 불 행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정말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괜찮은 가? 스스로가 물어왔다.

그럴 바엔 차라리 다 같이 죽는 편도 나쁘지 않잖아? 왜 너만 고생 을 해야 하지? 왜 너만 고통스러워 야 하지?

파멸이 유혹하고 멸망이 속삭였다.

많은 것을 할 필요도 없다. 그저 그런 스킬 따위는 얻은 적 없다는 듯이 열심히 싸우고 또 사라지면 그 만일 뿐이다.

너는 대체 누구를 위해 목숨을 걸 고 싸우는 거지?

어차피 아주 작은 가능성일 뿐이 야. 그것을 위해 네 행운을 희생하 려고? 그것마저 없다면 편안한 죽음 을 맞이 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 데?

거대한 심마가 찾아왔다.

너만 믿는다. 세상을 구해줘. 너라 면 할 수 있을 거야.

반드시,우리 아이들만은 살아갈 수 있도록 다섯 군주를 해치워줘.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줘.

한편으로 강태성의 기억들이 몰려 왔다. 그가 돌아가기로 결정되었을

때,누구 하나 그의 자리를 탐내는 대신 두 손을 붙들고 당부했던 말들 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세상을 구해달라는 말들,그것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져 시간을 벌 겠다는 고귀한 의지. 그와 함께 ‘기 원’의 원천이 된 사람들의 바람들이 호응했다. 세상을 구해달라는 간절 한 바람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무거 운 책임감이 모든 것을 놓아버리려 는 그의 어깨를 잡았다.

짧은 순간 수억가지의 생각들이 수 십억번 바뀌었다. 수많은 목소리와 유혹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나풀거렸 다.

그러는 동안 ‘농락의 신’이 퍼붓는

공격들이 지척까지 다가왔다.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 영 민은 마지막 순간 단 하나의 물음을 떠을렸다.

누구를 위한 일인가.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야. 그저 내가 원한 삶일 뿐.’

자살까지 결심했던 이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이유. 행운 Max가 되어 누구보다 편안한 삶을 살다 갈 수 있음에도 굳이 강태성의 사명을 받 아들인 이유. 악착 같이 살아남고 악착 같이 강해져서 지금 여기,이 순간에 있는 이유.

그것은 모두 영민 자신이 원했기 때문이었다.

누구의 강요도 아니었고,누구를 위한 정의감도 아니었다.

그저 스스로가 그것을 원했고 행해 왔기 때문. 그리고 지금 자신이 무 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았 다.

‘그래. 괜찮아.’

영민은 미소를 지었다.

힘을 개방해 놈의 공격을 뛰어넘고 자신이 가진 모든 도약 스킬을 연거 푸 사용하며 놈의 곁으로 다가섰다.

바로 주먹을 뻗으면 닿은 거리까지 다가왔음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는 놈의 모습.

어차피 승자는 결정되어 있다는 듯 한 놈의 태도를 보며 영민이 하얗게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모든 힘을,행운을,사람들 의 바람을 한데 모아 놈의 심장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럭키 스트라이크.

행운이 폭발했다.

[데미지 한계 돌파! 행운의 영향을 받아 최대 데미지의 제한이 해제되 었습니다.]

[럭키 스트라이크가 크리티컬 효과 를 받았습니다. 데미지가 증폭됩니 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농락의 신이었던’ 것이 폭발하며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자연재해와도 같았던 다섯 번째 군 주 리바이어선과 대규모 차원전쟁을 꿈꾸었던 농락의 신이 사라진 지구.

인간들은 다시금 지구를 재건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마지 막까지 더러웠던 능락의 신 때문에 대부분의 전자기기가 파괴되고 출몰 하는 몬스터도 더 강력해졌지만 인

류는 훌륭하게 적응해갔고 대응해갔 다.

다행히도 배팅에 참여했던 다른 신 들의 깽판 따위는 없었다. 그도 그 럴 것이 배팅에서 인간에게 걸어 딴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을 테니까. 나 머지는 농락의 신도 죽어버린 마당 에 아예 판을 엎고 싶은 생각이 간 절했을 터였다.

정말 그렇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다른 신들이 침공하는 일 따위는 없 이 그렇게 세월은 훌러갔다.

“껍. 이번에도 허탕인가?”

그런 가운데,영민은 오늘도 빈 손 으로 사냥에서 돌아오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럭키 스트라이크로 정확히 몇인지 도 모를 Max 수치의 행운을 날려 버린 이후,거짓말처럼 아이템 드랍 이 제로에 수렴하게 된 까닭에 몬스 터 토벌을 나갔다하면 빈손으로 돌 아오기 일쑤인 것이다.

재산이야 차고 넘칠 만큼 모아두긴 했지만 이제는 제작 성공률까지 낮 아진 탓에 여차하면 재료값만 까먹 기 일쑤였다.

그나마도 그 밖의 능력치가 출중해 서 포션 값이라도 아끼는 것이지 일 반 헌터의 신분이었다면 파산하고 채집꾼으로 들어갔을지 모를 일이었 다.

“뭐 어때. 이 정도면 행복하지.”

하지만 정작 허탕을 친 장본인은 환하게 웃을 뿐이었다. 이 정도야 아마도 마이너스 Max쯤 되었을 과 거의 행운에 비하면 행복한 편이지.

간혹 함정에 빠지거나 어디선가 잘 못 날아온 이능 공격에 적중당하기 도 하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모든 것 을 이겨 낼 수 있는 자신과 동료들 이 있었다. 이만하면 괜찮은 인생 아닌가?

어쩌면 이것이 그가 한때 그렇게 꿈꾸던 평범한 인생일지 몰랐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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