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행운 MAX-173화 (173/177)

# 173화 - 거울 여왕 ⑴

마지막 군주가 세력을 꾸린 곳은 지상 최대의 거울,또는 소금 사막 이라 불리는 유우니 사막이었다.

상당히 유명한 장소임에도 불구하 고 확인이 늦은 것은 군주들 중 유 일하게 ‘던전’의 형태로 영토를 지 배하고 있었기 때문. 그나마도 시간 이 지나면서 지상으로 기어 나오는 일부 병사들을 발견하고 조사했기에 알아낼 수 있던 것이지. 아니면 놈 이 군사를 일으킬 때까지 까맣게 모 를 뻔 한 것이다.

“어떻게 하죠?”

어쨌든 덕분에 위치를 특정 할 수

있게 되면서 영민에게 공이 넘어왔 다.

위치만 겨우 밝혀진 의문의 군주와 위치를 도저히 특정 할 수 없는 리 바이어 선.

당장 위험한 것은 일본 침몰이라는 커다란 피해를 입힌 리바이어선 쪽 이겠지만 다른 놈도 웅크리고 있을 뿐, 언제 난리를 피울지 몰랐다.

잠시 고민하던 영민이 어렵게 답을 내놓았다.

“일단 칠 수 있는 쪽을 먼저 쳐야 겠지요.”

리바이어선이 언제,어디에 나타나 또 다시 난동을 부릴지 모른다. 그 때도 아마 섬 하나는 족히 말아먹을

테고,일본처럼 나라 전체가 해안과 닿아있는 곳이라면 국가 자체가 사 라질지도 모르지. 그렇게 따진다면 그 대상이 대한민국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때문에 그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리바이어선을 잡아야한다는 주장들 과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세계 연합 군,그리고 힐름에게 좋지 않은 소 리를 퍼붓는 악플러들도 제법 있었 지만 영민은 다른 쪽을 먼저 선택한 것이다.

리바이어선을 찾아내는 것은 물론 이고 만난다 한들 잡아낼 자신이 없 기 때문이다.

대천사의 광익까지 얻어 하늘도 자

유로이 날아다닐 수 있는 영민이지 만 놈이 물속으로 들어가버린다면 답이 없었다. 물론 잠수용 아이템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물에 특화된 리바이어선을 따라잡긴 무리 다.

다른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리바이 어선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상책. 그렇게 결론을 지은 세계 연합군은 3년만의 평화를 깨고 다시 전투 준 비에 돌입했다.

길다면 긴 평화로 인해 감각이 무 뎌진 이들도 있겠지만 꾸준히 7레벨 이상의 고레벨 던전(이제는 던전이 라는 과정없이 즉시 나타나게 되었 지만) 몬스터들과 전투를 치른 이들

은 더욱 감각이 날카로워지고 더 강 해져 있었다.

한층 농도 짙어진 마나를 받아들이 기만 했어도 당장 수준 자체가 올라 갔으니 이전보다 오히려 평균 전력 이 강해진 것이다.

시간에 따라 준비가 되어가는 것은 군주들만의 일이 아니었다. 더불어 영민이 수시로 내놓는 설계도에 따 라 만든 마도 공학 병기들까지.

하지만 이번의 경우, 마도 병기와 현대 화기들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한 다. ‘던전’의 형태인 만큼,던전 자 체를 무너뜨릴 생각이 아니라면 굳 이 허튼 짓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 다.

지하 벙커까지 타격하는 폭격을 퍼 부은다 한들 그 안에 있는 군주나 군단들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주기 는 어려울 테니까. 오히려 입구만 파괴되어 이쪽의 침투가 어렵게 되 거나 아예 입구 조차 타격을 받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정예들만 추려 서?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번은 달랐다. 안에 무엇이,얼마나 들어있 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수 정예를 고집했다가 힘이 빠져서 군주와는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할까 두려운 것이다.

때문에 이번은 세계 연합군의 헌터 들을 대거 이끌고 공략에 나섰다.

“여기라고요?”

“예. 잠시만.”

유우니 사막에 도착한 세계 연합 군. 하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딱히 입구라는 것도 없었고, 보이는 것은 거울처럼 하늘을 반사 해보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막의 모습 뿐이다. 그때,하늘에서 헬기에 실린 무언가가 날아왔다.

거울이었다. 초대형 거울이 빛을 반사시켜 사막의 한 지점을 비추자 빛이 일렁이거니 새로운 모습이 드 러났다.

“가시죠.”

누군가 찾아낸 던전의 입구였다.

사실 이곳이 다섯 번째 군주가 머

무르는 곳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다 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몇 번이나 8레벨 던전 공략에 성공한 파티가 이곳에 들어가 초주검이 되어 살아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단 두 명만.

나머지는 아직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채 저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영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세계 연합 군이 일사분란하게 아래로 내려갔 다. 안에서 어떤 놈들이 나오는지는 이미 들어 대략 알고 있다.

진입에만 한참의 시간이 걸리고 나 서,마지막으로 각국의 정예들과 길 드 힐름의 정예들도 따라 움직였다.

“이봐,조심해!”

“필살기는 아끼라고!”

“거기,화력 좀 줄여!!”

“천천히 깎아야한다니까r 안은 벌써 난리가 나 있었다. 등장 하는 몬스터의 종류는 뭐라 특정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바로 ‘데미지의 일정 부분 반사’였 다.

공격을 받을 경우 타격을 입지 않 는 것은 아니지만,그 일정부분을 되돌려주는 리플렉트 아머를 기본 옵션으로 장착하고 나오는 것이다. 애초부터 그렇게 태어난 것인지, 뭔가 힘을 받은 것인지는 알 수 없 지만 거의 모든 종류의 몬스터가 등

장함에도 공통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공략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 다. 강력한 한방으로 죽이려했다가 는 본인도 적지 않는 타격을 받는 까닭에 적당한 공격을 날리고,즉시 회복계열 능력으로 치료받는 방식의 안전한 공략법을 택한 것이다. 더구나 이 반사 데미지는 모든 방 어력을 무시하는 ‘확정 데미지’이기 때문에 더 까다로웠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긴장을 놓 지 말라고 하세요.”

하지만 그 뿐이다. 까다로운 것은 까다로운 것이고,공략은 꽤나 수월 하게 이루어졌다. 던전 안이 생각 이상으로 넓고 적도 많았지만 이쪽

의 머릿수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더불어 3년간 쌓아둔 아이템도 빵 빵하니 어렵지 않게 정리해갈 수 있 었다. 문제는 언제 어떤 변화가 일 어날지 모른다는 것.

영민은 직감적으로 이게 끝이 아니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 이상한 게 있습니다!”

“어엇?!”

그렇게 반나절 가량을 뚫고 나가자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 거대한 벽과 도 같고 거울과도 같은 그곳에는 묘 한 마법진이 하나 그려져 있었는데 발견자가 손을 얹자 빛과 함께 어디 론가 사라져버렸다.

‘이동 수단…인가?’

모두가 당황했지만 영민은 알 수 있었다. 저것은 해가 되는 것이 아 니었다. 그저 이동을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

용제의 영혼에서 흘러나오는 지식 을 통해 그것을 파악한 영민은 모두 를 진정시키고 먼저 그것을 이용해 보이며 모두를 다음 단계로 이끌었 다.

“이건….”

모두가 이동을 마친 직후,영민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마치 기다 렸다는 둣 그들을 포위하고 나선 이 들이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그들을 반긴 것은 맹수들 이었다. 늑대를 비롯해 사자,호랑

이,독수리 따위의 형상을 하고 있 지만 각이 져있을 뿐 아니라 반질반 질하게 잘 닦여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는 특이한 형태의 맹수들이다. 이게 대체 뭐지? 특이한 그 모습 에 긴장하면서도 공격을 날렸던 헌 터 하나가 깜짝 놀랐다.

공격이 그대로 반사되어 날아온 것 이다. 마치 탁구나 테니스를 치둣 유형화된 이능이 고스란히 튕겨져나 왔다. 이는 이전 층에서도 겪은 일 이지만 이번에는 아예 놈들에게 타 격이 없어보인다는 것이 달랐다.

‘데미지를 반사하는 놈들이라고?’ 덕분에 모두가 당황했다. 상처하나 없는 모습으로 거울 조각 같은 이빨

을 드러내는 맹수들을 보니 기가 죽 고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급한 대로 각자가 가진 고유 능력 을 끌어내보지만 놈들은 개의치 않 고 덤벼들었다.

“안 돼!”

결과는 처참했다. 일선에서 놈들을 맞이한 헌터들이 가진의 고유 능력 에 고스란히 타격을 받아 쓰러지고 그 위로 ‘거울 맹수’들이 덮쳐든 것 이다.

그 예리한 이빨과 발톱으로 심장을 도려내려 했지만 단단한 갑옷에 막 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영민이 숙 련도 Max의 대장장이 스킬로 찍어 내듯 만들어 뿌린 방어구가 목숨을

한 번 건진 것이다.

‘공격력 자체는 애매하군.,

몇몇은 영악하게 갑옷의 틈새를 노 린 놈들에게 당했지만 상당수가 놈 들을 쫓듯이 덤벼든 동료들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 니었다. 자신의 공격도 ‘반사’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공격이 어 려운 까닭이다.

가뜩이나 행동이 날쌘 맹수들인데 소극적으로 공격을 해대니 적중되는 것이 드물 지경이다.

주위를 돌던 맹수들은 결정적인 순 간에 일제히 파고들어 전방의 헌터 들을 물어 뜯었다. 예리한 거울 이

빨로 목줄을 물어 숨통을 끊어 놓았 다.

그럼에도 세계 연합군은 마땅한 대 응을 하지 못했다. 견제를 날려 놈 들을 떨쳐버릴 뿐,제대로 된 타격 을 주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소극적인 태도가 이어 질수록 아군의 피해도 점차 커져갔 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각국의 정 예는 지켜볼 뿐,나서지 않았다. 영 민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만히 그들 의 전투를 지켜보며 놈들을 파악했 다.

‘그거군.’

그리고 발견하고 말았다. 놈들이

‘데미지 반사’라는 사기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연속적으로 덤벼들 지 못하는 이유를.

놈들의 반사도 만능이 아닌 것이 다. 어떤 공격은 일부러라도 뛰어들 어 맞아 반사시키지만 어떤 공격은 적극적으로 회피하고 있었다. 즉, ‘반사가 가능한 조건’이 따로 있다 는 소리. 그것은 바로 쿨타임이었다.

개체마다 약 1?초?20초의 매우 짧 은 쿨타임으로 데미지 반사 능력을 사용할 수 있어 보였다.

“드래곤 피어.”

영민은 즉시 드래곤 피어를 사용했 다. ‘아군’으로 인식되지 않은 모든 이들에게 절대적인 공포를 심어주는

용제의 존재감이 거울 맹수들을 압 박했다.

아무리 봐도 제대로 된 생명체는 아닌 것 같았지만 ‘존재’ 자체에 두 려움이 작용하는 것인지 모두가 덜 덜 떨며 땅에 머리를 박았다.

절호의 공격 찬스였지만 모두 당한 것이 있어서인지 선뜻 공격하지 못 했다. 또 공격을 반사 시킬까 두려 운 것이다. 그때 영민이 모두에게 소리쳐 놈들의 비밀을 알렸다. ‘데 미지 반사’ 쿨타임이 남아 있더라도 쉽게 놈들을 잡아낼 수 있는 방법도 같이.

그것은 바로 간지러운 수준의,가 장 약한 공격을 앞세우고 강한 공격

을 꽂아넣는 것이다. 그러면 약한 공격이 반사되고,다음 공격은 그대 로 먹혔다. 데미지 반사가 직접 타 이밍을 맞춰 사용하는 ‘액티브 스 킬’이 아니라 ‘패시브 스킬’인 까닭 이다.

따로 스킬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무시무시한 능력이지만 뜻대 로 조절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약점으 로 작용했다.

약점을 간파하자 세계 연합군의 복 수가 시작되었다. 반사 능력이 까다 름지만 육체적 스펙 자체는 B등급 헌터 수준인 거울 맹수들이니 공략 법이 발견된 순간 산산이 부서지고 만 것이다.

한바탕 소란에 더 많은 거울 맹수 들이 모여들었지만 이제는 상관없 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나름 던전 을 수백 바퀴씩 돌아본 경험이 있는 헌터들이다. 공략법을 아는 상대에 게 주눅이 들거나 당해주는 바보짓 은 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그야말로 압살을 해가며 다시 세계 연합군이 전진했다. 오히 려 ‘확정적으로 일정 비율 데미지를 반사’하는 이전층의 몬스터들보다도 쉽게 놈들을 상대하며 단숨에 끝까 지 밀어붙였다.

“또?”

그리고,이전 층의 마지막에서 발 견한 것과 같은 절벽을 발견했다.

아마도 저곳을 만지면 다음 층으로 이동 할 수 있겠지.

하지만 곧장 이동하는 우둔한 짓을 하지는 않았다.

텐트를 치고,불침번을 정하고,휴 식을 취했다.

벌써 이 안에서만 하루의 시간이 지난 것. 어지간해서는 피로가 잘 쌓이지 않는 초인들이라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정신적 피로든 육체적 피로든 한 번 풀어준 뒤 다 음 층으로 이동했다.

“이번엔 인간형인가?”

“단숨에 해치읍시다!”

이번에는 맹수에서 인간형으로 모 습이 바뀌었다. 창이며 도끼,활,

검,도 등을 들고 있는 인간형의 거 울 몬스터들.

이전 충에서 자신감을 얻은 이들이 힘껏 달려갔지만,곧장 찢겨죽었다.

“맙소사!”

이전의 놈들과 수준이 다른 것이 다. 따로 ‘반사’의 능력을 쓰기도 전 에,순수한 힘과 기술에서 압살 당 해 목숨을 잃었다.

“조심해! A등급은 되는 놈들이다!”

“B등급 이하는 후방으로 빠져!”

즉시 세계 연합군의 대형이 바뀌었 다. A등급 헌터들이 전위로 나서고 B등급 헌터들은 뒤로 빠졌다. 완전 히 전투에서 이탈하는 것은 아니고,

지원 역할로 포지션을 옮긴 것이다.

빠른 태세 전환으로 피해는 줄어들 었지만 전방에 나선 헌터들의 표정 은 더욱 일그러졌다.

“이 자식들”. 계속 반사하잖아!?”

거울 맹수들과 달리,인간형 거울 몬스터들은 약한 공격과 강한 공격 의 연속 타격이라는 꼼수가 먹히지 않는 것이다. 두 번이면 두 번,세 번이면 세 번 계속해서 데미지가 반 사되어 왔다.

뒤쪽에서 원거리 공격을 날리는 거 울 궁수나 거울 마법사도 마찬가지 다. 틈을 노려 날려댄 마법들을 모 조리 다 튕겨낸 것이다. 한 놈에게 적어도 열 발 이상의 마법이 쏟아졌

음에도 고스란히 튕겨내버렸다. 순식간에 흐트러진 세계 연합군의 진형. 더 큰 문제는 그들의 마음이 흐트러졌다는 것이다.

그때,적의 중원이 나타났다. 다양 한 무장을 하고 있는 거울 몬스터들 이 거침없이 세계 연합군의 진영으 로 밀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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