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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운 MAX-172화 (172/177)

# 172화 - 강철 거신 (2)

파치지직!

신성력과도 닮은 순백의 섬광과 함 께 영민이 뇌신으로 변했다. 흡사 만화영화에 나오는 초인처럼 머릿빛 이며 전신이 새하얗고 샛노랗게 물 든 그의 왼팔에 전격의 용이 깃들었 다.

“뇌룡 출격!”

그 순간 그의 몸에서 전격으로 이 루어진 노란 드래곤 한 마리가 빠져 나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너끈한 모 습. 능력을 증폭 시킬대로 시킨 것 이 뇌신 강림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다.

이 순간 영민은 그야말로 번개의 신이 되었다.

“가람이 형!”

그가 소리치자 가람이 던진 룽기누 스가 빨려들 둣 그의 손에 쥐어졌 다. 그 위로 막대한 뇌전의 기운이 몰려들었다.

“심판의 창!”

동시에 열 개로 분열하여 뇌룡과 엉겨붙은 강철거신에게 내리꽂혔다. 하나 하나가 본체와 같은 위력. 그 어마어마한 데미지에 강철거신의 몸 에서 공장 굴뚝 같은 연기가 뿜어졌 다.

[데미지가 한계 수치에 도달했습니

다. 강철거신에게 최대 수치인 999,999의 데미지를 입힙니다.]

느닷없이 나타난 그 알림에 영민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데미지 한계라니,그런 쓸데 없는 일이? 고유 능력 ‘게이머’가 가진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아무리 강력한 힘을 얻고 공격을 퍼부어도 한계 데미지 이상을 입히 지 못하는 것!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는 최대치의 범위를 벗어나자 오 히려 더 적게 취급을 받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이 아 닐 수 없었다.

‘젠장".’

물론 그것만으로도 어지간한 몬스 터는 ‘스쳐도 사망’에 이를 테지만 그가 상대해야하는 것은 다섯 군주. 그리고 그 뒤에 숨은 누군가. 그런 상황에서 데미지 한계라는 것은 치 명적인 단점으로 작용 할 수 있었 다.

“전격의 춤! 뇌력탄!”

영민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다른 기술들을 퍼부었다. 데미지는 약하 지만 그만큼 뇌력을 덜 잡아먹는 기 술들. 그것들은 충분히 강하면서도 데미지 최대치에 닿지 않는 위력으 로 강철거신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 들어찬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뇌격난무!”

은근히 겁을 먹었던 모두의 예상과 달리,영민은 거의 일방적으로 강철 거신을 몰아붙였다. 제한 시간 내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겠다는 둣, 단 한 호흡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힘을 뿜어냈다.

퍼엉 평 펑

끼기기긱

그 모든 것을 몸으로 받아낸 강철 거신의 몸 내부에서부터 크고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전류에 과부하가 걸리고 내 부가 새까맣게 타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강철거신이었다.

모든 기계장치의 신.

그 이름에 걸맞에 모든 전격을 감 내하고도 어떻게든 버려냈다.

“??인??간…?배제…?하….”

“뇌룡질주!”

영민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뇌룡이 되었다. 한 손에는 드래곤 슬레이어를,한 손에는 룽기누스의 창을 들고 놈의 몸속을 헤집으며 뚫 고 나갔다.

파치치치치치직-

싸우던 모두가 순간 멈칫거릴 정도 의 전류 방출.

하필이면,영민이 뚫고 들어간 그 곳에 모든 제어를 관장하는 장치가 들어 있었다.

다른 곳들을 휘저어 놓은 것에 비

하면 그저 툭 치고 지나간 수준이 지 만,그것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순간 모든 연산이 꼬이면서 엉뚱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전탄발…사….”

내려진 지시는 전탄발사. 강철거신 의 내부에 무장된 모든 덮개가 개방 되고 무기가 꺼내지는 순간,일대를 지배하던 전격이 모조리 몰려들었 다.

포신의 안쪽을 자극하고 공격했다.

“모두 피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누군가의 외침 과 함께 대폭발이 일어났다. 그나마 영민이 강철거신을 마음 편히 상대 하기 위해 거리를 떨어뜨려 놓았기

망정이지 대참사가 일어날 뻔 한 것 이다.

“미친….”

‘자폭’처럼 내부의 힘을 외부로 방 출시키는 형태의 폭발이었다면 도시 몇 개쯤은 가볍게 날라갔을 테지만 다행히 내부의 파괴로 인한 폭발이 라 간신히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인근 모든 헌터들이 행동 을 멈추고 각자가 가진 보호 능력을 한계까지 발휘했음에도 사상자가 발 생했지만 이 정도면 약과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온 몸의 뇌력을 몽땅 쏟아내고서 찾아온 레벨 업. 그로 인해 소진된 체력과 마나가 모두 차오르고 강철 거신의 폭발로 입은 상처까지 모두 회복됐지만 영민의 표정은 마냥 좋 지 못했다.

힘이 방전되기도 했지만 스스로의 한계를 확인한 까닭이었다.

한계 데미지 999,999.

이런 조건을 달고도 강철거신이나 용제,역천의 지배자를 상대했듯이 나머지 두 군주를 상대할 수는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그 다음은? 사 실 그 이상의 존재가 있을지도 확신

할 수 없지만 만약 정말로 있다면 그에게도 통할 수 있을까? 혼란스러 웠다.

“어 엇?”

“거기 조심해!”

“폭주한다!!”

그 사이 주변은 난리가 났다. 그 동안 군주의 죽음과 함께 사태가 정 리되었던 것과 달리,강철거신이 파 괴되며 강철거인들이 폭주를 시작한 것이다.

가뜩이나 육체능력만으로 드래곤에 필적하는 강철거인들이다. 그런 놈 들이 내부 기관을 가속시켜 폭주하 기 시작했으니 피해가 없을 리 없었 다.

그럭저럭 할만 하던 사황에 넋을 놓고 있던 이들이 단번이 짓밟혀 죽 고 간신히 동수를 이루던 기계 골렘 들이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후퇴! 후퇴하라!!”

그런 가운데 세계 연합군의 수뇌는 단호히 후퇴를 외쳤다. 폭주까지하 며 파워업한 강철거인들을 굳이 상 대해줄 필요가 없었으니까.

굳이 무리해서 막아서기보다 후퇴 한 뒤 자멸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이득이라는 것은 누가봐도 자명했 다.

직접 파괴까지는 쉽지 않아도 공격 을 상쇄하며 물러서는 정도는 그들 로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

다.

더욱이 드래곤들이 수호룡이라도 되는 것처럼 목숨 걸고 그들을 지키 니 몸을 빼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영민도 무리하지 않고 일단 몸을 피했다. 이미 아이템도 인밴토리에 들어왔고,고유 능력 또한 흡수 했 기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덕분에 폭주한 강철거인들이 애꿎 은 도시를 파괴해댔고,도시 세 개 를 멸망에 가깝게 초토화 시킨 뒤에 야 행동을 정지했다.

그런 다음,그 잔해는 영민이 모두 수거해갔다.

강철거인의 몸체를 이루는 금속은

지구에서 발견할 수 없는 특수한 것 이기에 해체하여 재활용을 하려는 것이다.

마침 강철거신에게서 흡수한 능력 이 바로 ‘기계장치의 신’이었다. 흡 수한 놈의 사념에 따르면 놀랍게도 강철거신의 능력이 바로 ‘기계 공 학’이었던 것. 최초이자 유일한 강 철거인인 강철거신이 스스로 기계 공학을 익혀 자식이자 동료라고 할 수 있는 강철거인들을 만들어낸 것 이다.

다만 그들에게는 자신처럼 영혼이 깃들지 않았고,놈은 자신처럼 영혼 을 가진 강철거인을 만들어내기 위 해 매진하다가 자신이 만들어놓은

연구소 통째로 지구에 옮겨지게 된 것이었다.

그걸 알고 나니 놈이 강태성의 시 대에서부터 쭉 호전적이지 않은,오 히려 평화주의자 같은 모습을 보이 던 것이 이해가 됐다.

놈이 다른 종족을,그리고 인간을 사냥한 것은 먼저 그들을 건드렸거 나 연구를 위한 샘플을 수집할 때 뿐이었던 것이다.

몰랐던 진실을 알게되자 뭔가 자신 이 나쁜 놈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지만 영민은 스스로를 바로 세 웠다.

어차피 어떤 이유에서건,결국에는 부딪히게 되어 있던 놈이다. 만약

놈이 역천의 지배자처럼 인간들의 영혼을 수집해 강철거인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방법으로 찾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위안이 되었다.

“다음은 어디입니까?”

“이번에는 뭘 준비하면 되죠?”

강철거신과의 결전이 있은 후 일주 일. 그저 강철거인의 잔해들을 수집 하러 움직였을 뿐,이후 영민이 아 무런 지시나 계획을 내놓지 않자 몸 이 달은 이들이 먼저 회의를 개최하 고 영민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정작 영민은 묵묵부답. 한참을 입을 닫고 지켜만 보던 영 민은 거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입을

열었다.

“모릅니다.”

“……예?”

“남은 두 군주에 대해서는 저도 모 롭니다. 위치도,능력도. 아무것도 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9레벨 던 전을 통해 갑자기 지구에 등장한 다 섯 군주 중 셋의 소재와 능력,그리 고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이상하고 대단한 일이다.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 를 품었던 터라 모두의 얼굴에 실망 의 기색이 비쳤다.

“그럼 이제 어떻게….”

“찾아봐야죠.”

방법은 하나다. 맨 땅에 헤딩하듯 하나하나 짚어보고 들이 받아 보는 것.

무척 지난한 일일 것이 분명했지만 살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

그렇게 회의는 싱겁게 끝이 났다. 당장 다른 군주들을 공격할 게 아니 라면 딱히 더 나눌 이야기가 없는 것이다. 그 밖에 각 국의 일은 각자 가 알아서 하면 될 일이고 국방력과 헌터력이 익한 제3세계들은 세계 연 합군의 병력을 움직여 해결하면 되 니 말이다.

당분간 목표가 ‘수색’으로 맞춰지 면서 각국의 정예는 돌아갔지만 아

직도 강대한 적이 둘이나 남아있는 지라 세계 연합군 체제는 그대로 이 어가기로 했다.

그렇게,짧은 평화의 시대가 시작 됐다.

3년. 강철거신을 잡고 난 뒤 무려 3년 동안이나 평화가 이어졌다. 물 론 여전히 도시 밖에는 몬스터들이 우글거리고 이제 간신히 장기전을 위한 시스템을 갖춰가는 정도에 불 과했지만 몬스터 사냥과 수련을 통 해 헌터들도 강해지면서 이제 8레벨 던전 몬스터가 나타나도 사망자가

두자리수 이하의 수준인 선에서 정 리가 가능해졌다. 8레벨,9레벨 던 전이 개방되며 대기 중의 마나 농도 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영민이 우려한 것처럼 마나 질식 현상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 은 매우 적었다. 영민이 개량하며 찍어낸 마나석 무기 덕분이었다.

헌터가 아닌 일반인들도 마나석 무 기를 다루며 마나에 친숙해졌기에 짙어진 대기 중 마나 농도에도 질식 현상까지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물론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질병에 걸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영민이 레 시피를 공개한 질병 치료 물약 덕분 에 심각한 상태까지 가지는 않았다.

그 동안 영민은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연예인이 된 것이냐하면 아 니었다. 실제로 영민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고작해야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 밖에 되지 않 았지만 모두가 그를 사랑하고,영웅 으로 떠받들고 있었다.

바로 강철거신과의 전투가 전 세계 에 중계된 까닭이다.

철저히 기밀로 분류했던 용제 사냥 이나 급박하게 진행된 역천의 지배 자 사냥과 달리 강철거신의 경우 준 비도 철저히 되었고 사람들에게 희 망을 안겨준다는 명목으로 마나의 파장에 영향 받지 않는 특수 카메라 와 드론을 이용해 전투를 생중계 했

던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잡아내진 못했지만 뇌신으로 분하여 강철거신을 파괴하 던 영민의 모습도 세계에 생중계됐 다. 동시에 그에 대한 방송사의 추 가 설명이 이어졌고 초기 던전 쇼크 때의 활약이나 기적의 연금술사니 하는 말들이 거론되며 난리가 난 것 이다.

덕분에 귀찮은 일도 제법 생겼다. 영민의 이름을 팔아 사기를 치는 자 들이 나오는가 하면 어떻게든 영민 과 친분을 쌓아보려고 이리저리 연 줄을 대는 자들이 생긴 것이다.

물론 그런 일들에 철저히 대처한 까닭에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소식이 들려오는 것만으로도 제법 피곤할 정도였다. 혹시나 했던 일도 역시나 일어났다. 영민의 첫 사랑이었던 성지유의 친인척들이 그 에게 접근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을 팔아 여러 이권이나 돈,값나가는 물건 등을 은근히 요구해왔지만 영 민은 혼들리지 않았다. 이미 지나간 사람이니까.

그때의 기억과,추억과,사랑이 남 아 남몰래 그녀의 뒤를 봐주도록 하 기는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깨어진 항아리 를 다시 붙인다 해서 물이 새지 않 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거기서 마음을 정리했다. 기억으로, 추억으로만 남는 것으로.

마음이 씁쓸할 때쯤 일이 터진 것 도 한 몫했다. 남은 두 군주 중 하 나인 해신 리바이어선이 나타난 것 이다.

그저 나타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특기인 대해일을 일으켜 일본을 아 예 침몰시켜버렸다.

덕분에 대한민국 역시도 메가 쓰나 미가 덮쳐 해운대를 비롯한 부산의 상당 부분이 피해를 입긴 했지만 일 본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다 죽었다. 놈이 일으킨 대해일에 섬 자체가 쓸려나가며 지도에서 아 예 흔적이 지워져버린 것이다.

그제야 사람들은 똑똑히 알았다. 다섯 군주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 지를. 영민이 얼마나 엄청난 업적을 이룬 것이었는지를.

다행히 이후 놈이 다시 모습을 드 러내지는 않았지만 해안과 맞닿은 도시를 가진 나라들은 하루하루 살 얼음판 걷는 기분일 수밖에 없었다.

어떤 마도 공학 기술을 이용해도 특수한 능력으로 모습과 위치를 감 추는 리바이어선을 찾을 수 없었으 니까.

그리고 마침내,마지막 군주에 대 한 정보도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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