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화 - 강철 거신 (1)
그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모두를 압 박하던 시칼라인이 허깨비처럼 픽 하고 제자리에 쓰러지더니 다시 일 어서지 못했다. 동시에 그가 만든 무수히 많은 언데드들 역시 힘을 잃 고 원래 가야할 곳으로 돌아갔다.
남은 것은 고작해야 마계에서 소환 한 일부 마수들 뿐이었다.
겨우 그 정도로 기세가 오른 세계 연합군을 상대한다는 것은 명백한 무리. 세계 연합군은 좀 더 힘을 내 서 몰아붙였고 곧 여기저기에서 승 리의 함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들 역시도 언데드들의 무력화를 통해 타격대가 성공을 거두었음을 짐작한 것이다.
[고유 능력 ‘역천의 지배자’를 흡수 합니다.]
“어?”
그때 영민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단순한 S등급이 아니기 때문일까? 굳이 따지자면 SS등급,혹은 그 이 상인 군주였기 때문인지 드레인이 역천의 지배자의 잔해로부터 [고유 능력]을 흡수해버렸다. 그 동안 s등 급 헌터나 몬스터들에게 [특성]의 형태로 흡수하던 것과는 또 다른 현
상이다.
그와 함께 마법의 정수와 네크로맨 시의 정수가 영혼에 직접 주입되었 다. 각인 되었다.
따지자면 루티 커틀렛의 특성인 ‘죽은 자들의 왕’의 상위 호환이었 다. 보다 깊은 지식들이 저절로 깨 우쳐지고 제것처럼 다룰 수 있게 되 었다.
더불어 정말 큰 일 날 뻔 했다는 것도 깨달았다. 놈이 취한 것은 수 십이나 되는 드래곤의 사체. 그것을 통해 좀비 드래곤도 만들고,본 드 래곤도 만들고 있었지만 그게 전부 가 아닌 것이다.
드래곤 하트를 매개로 삼는 불사의
언데드 군단.
본 드래곤이 완성되는 대로 만들어 질 예정이었던 그것들의 기억을 엿 본 영민의 등줄기에 절로 식은 땀이 흘렀다.
‘아쉽게 됐군.’
한 편으로는 아쉬움도 들었다. 그 저 1차 처리만을 해둔 것이라면 써 먹을 수 있었을 텐데,시칼라인이 [영혼 각인]을 통해 자신만 사용 할 수 있게 해둔 재료들이 많아 놈의 안배를 이용해 언데드 군단을 일으 키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이걸로 만족하는 수밖에.’
하지만 전부 못 쓰게 된 것은 아 니었다. 영혼 각인을 마친 것은 어
디까지나 강력한 일부의 전력 뿐. 소모품처럼 사용할 예정인 놈들에게 까지는 영향이 미치지 않은 것이다.
놈의 사념을 홉수하며 그 사실을 확인한 영민은 이곳을 보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곳에 잠든 재료들만 잘 이용해도 인류의 피해를 크게 줄 일 수 있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때문에 혹시 모를 손상을 막기 위 해 세계 연합군을 물리고 곳곳에 흩 어진 마수들을 처리할 일부 인원만 이 남도록 했다.
영민들이 돕는다면 더 빠르게 정리 가 될 수 있겠지만 일단은 다른 이 들에게 맡겼다. 당장은 휴식과 안정 이 필요했으니까.
그렇게,두 번째 군주 사냥이 우여 곡절 끝에 마무리가 되어 갔다.
역천의 지배자를 사냥해낸 이후, 영민은 한동안 틀어박혀 외부 활동 을 하지 않았다. 스스로에 대한 자 각과 점검을 할 필요도 있었고 새롭 게 얻은 고유 능력을 활용할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군 주들의 힘을 절감하고,자신하던 스 스로의 힘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절망하거나 침울해있을 수만은 없었다.
자신이 군주들을 잡아내지 못한다 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똑똑히 알 고 있으니까.
남은 세 명의 군주들이 용제나 역 천의 지배자처럼 호전적이거나 정복 성향이 강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 나면 결과가 같다는 사실은 분명했 다.
다만,역천의 지배자를 칠 때처럼 다급할 필요는 없었다. ‘군단’을 이 끄는 군주들인 만큼 부하의 수가 더 늘어나기 전에 결판을 내는 것이 좋 다는 사실에는 변함 없지만 앞서 숨 가쁘게 달려온 만큼 잠시간의 여유 를 갖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될 터였다.
사망자도,부상자도 많았지만 두 번의 연이은 전투로 얻은 것도 많았 으니 정리하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 했고,소모품을 보충하고 장비를 수 리할 시간도 필요했으니까.
그런 영민의 판단에 세계 연합군 소속의 헌터와 군인들도 안도했다. 결국 승리로,그것도 대승으로 이끌 기는 했지만 규격 외의 존재들을 연 달아 상대하다보니 심신이 크게 지 친 것이다.
만약 자신들이 물러서면 가족이, 친구가,국가가 유린 당할 수 있다 는 사실에 버티고는 있었지만 다 때 려치우고 집으로,고향으로 돌아가 고 싶어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았다.
사망자도,부상자도 많았지만 두 번의 연이은 전투로 얻은 것도 많았 으니 정리하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 했고,소모품을 보충하고 장비를 수 리할 시간도 필요했으니까.
그런 영민의 판단에 세계 연합군 소속의 헌터와 군인들도 안도했다. 결국 승리로,그것도 대승으로 이끌 기는 했지만 규격 외의 존재들을 연 달아 상대하다보니 심신이 크게 지 친 것이다.
만약 자신들이 물러서면 가족이, 친구가,국가가 유린 당할 수 있다 는 사실에 버티고는 있었지만 다 때 려치우고 집으로,고향으로 돌아가 고 싶어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았다.
사실 이번 일에 투입된 헌터들만 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몬스터 사 냥으로 돈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수준은 되었으니 유혹은 더 커졌다.
때문에 영민도 휴식을 주되,길게 끌 생각은 없었다.
다음 전투까지의 텀이 길어지면 나 태해지고 안주하고 싶어 질 테니까.
‘누구로 하지:
남은 군주는 셋. 모두 먼저 공격하 지 않으면 한동안 인간들을 공격하 고 나설 일이 없는 놈들이다보니 고 민이 깊어졌다.
물론 그 고민이 오래 가지는 못했 다. 그나마 정보가 있는 것은 강철
거신인 만큼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 었으니까.
해신은 계속 이동하니 위치를 파악 하기 어려웠고,거울 여왕은 자신의 궁전에 틀어박혀 코빼기도 비추지 않아 정보가 없었다.
셋 중에 가장 먼저 인간들과 부딪 히는 것은 의외로 해신이었지만 놈 을 찾을 방도도,막을 방도도 없었 으니 일단은 보류 할 수밖에 없었 다.
‘이미 공략법을 어느 정도 손에 쥐 기도 했고.’
또한 영민에게는 ‘뇌신의 인장’이 있었다. 아마도 강철거신 공략의 키 (Key)가 될 아이템. 그것을 믿고 세
번째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개월. 인류가 세 번째 군주에게 도전을 한 것은 역천의 지배자가 사 라진지 꼬박 2개월이 지난 시점이었 다.
“독일” 인가요?”
강철거신과 그의 군단이 위치한 곳 은 다름아닌 독일이었다. 독일의 기 술력이 세계 제일이라더니, 그곳을 거점으로 삼아 공장을 돌리고 있었 다.
실제로 인간들이 만든 기계부품 등 을 흡수한 강철거인들 중 일부는 ‘미니 강철 골렘’과 ‘강철 거인’을 양산하는 제작 공정을 구축하고 있 었다. 때문에 강태성도 놈들의 공장
을 기습하는 작전에 투입된 적 있었
고.
그것이 새끼를 밸 수 없는 강철거 인들이 세를 불리는 방법이었다.
‘개조인간이 나오면 더 골치 아파 지지.’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개조 인간’ 으로 불리는 것들이 나오게 된다. 개조인간은 놈들이 만드는 강화 생 명체의 통칭일 뿐,인간만이 아니라 몬스터까지 잡아 기계화시키게 되는 데 얼핏 봐서는 그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큰 혼란을 일으키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리 대비하여 인간 들의 접근을 최대한 막은 상태. 적
어도 인간 형태의 개조인간은 없거 나 그 수가 적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강철거신의 영역에 들어섰다.
“공격하라. 움직이는 모든 것을 파 괴하라.”
지금까지는 폭격이 먼저였지만 이 번만큼은 달랐다. 현대 화기의 지원 을 일체 받지 않고 드래곤들을 먼저 움직인 것이다.
역천의 지배자가 만들어낸 사십여 마리의 좀비 드래곤과 전투를 치르 는 과정에서 열 네 마리이던 드래곤 의 숫자가 여덟으로,한자리 수까지 줄어들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강력한 전력이었다.
“쿠오오오오오-.”
드래곤들은 시작부터 브레스를 준 비했다. 일단 전투가 시작되면 브레 스를 끌어모을 시간이 주어지지 않 을 것을 안 것이다.
ㅘ?]?누?누?■卜?]??]■?]?一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속성별 브 레스가 대지를 삼키며 뿌려졌다. 까 마득히 보이지 않는 대지 너머까지 모조리 집어삼키며 파괴해버렸다.
처음에는 강철거신에게 모든 브레 스를 집중하면 어떨까하고 생각했지 만 브레스는 준비 시간이 너무 길었 다. 놈이라면 그 전에 무슨 짓을 할 지 몰랐으니 이 편이 나았다.
“가자!”
모든 것이 사라진 대지 위로 드래
곤과 고위 헌터들만이 발걸음을 내 딛을 뿐이었다.
개체수는 드래곤 다음으로 적지만 그만큼 강력한 힘과 방어력을 자랑 하는 강철거인에게는 어설픈 공격 따위는 통하지 않으니까.
미사일을 직격으로 맞는다 한들 움 푹 패이기나 하면 다행이다. 헌터 중에서도 B등급 이하의 공격은 전 혀 데미지를 주지 못할 터,때문에 영민은 머릿수를 동원하는 대신 이 번만큼은 철저히 정예 멤버들만을 추려서 투입 시킬 것을 요청했다.
대신 B등급 이하의 헌터들과 군인 들은 각국의 소요를 잠재우고 영토 를 회복하는데 투입 시켰다. 병력을
놀리기에는 아직 세계가 너무 어지 러웠으니까.
“용언 사용.”
강철거인들이 등장하자마자 영민은 스스로가 드래곤으로 빙의하여 전투 를 치렀다.
“기가 브레이크! 체인 라이트닝! 라이트닝 버스터!”
다만 마법의 종류는 철저하게 전격 계열을 유지했다. 기계 계열 대상에 게 데미지를 600%까지 끌어올려주 는 뇌신의 인장이 있으니 당연한 일 이다.
마나 포션을 끊임없이 들이키며 전 격을 일으키자 그 강력한 강철거인 도 금방 내부까지 타버려 침묵하기
시작했다.
“좋았어!”
가람과 지한,철우,민호도 제법 잘 상대하고 있었다. 강철거인의 강 함은 막강한 힘과 방어력에서 나오 는데,가람의 룽기누스가 놈의 방어 력을 꿰뚫고,철우의 강력한 한 방 이 몸체에 구멍을 내버리니 민호와 지한의 서포트로 어렵지 않게 상대 가 가능한 것이다.
다만 모두가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각국을 대표하는 팀들은 그럭저럭 상대가 가능했지만 비교적 약한 A등급 이하의 헌터들은 고전 을 면치 못했다.
각자가 가진 최강의 기술을 퍼부어
도 조금 홈집을 내거나 그조차도 어 려울 지경이니 죽을 맛이 따로 없을 지경. 덕분에 한 기의 강철거인에 수백의 헌터가 붙어야 했지만 개체 수가 많지는 않아 피해는 크지 않았 다.
‘생각보다 괜찮은데?’
이제 막 전투의 시작이기는 하지만 그 시작이 좋았다. 더구나 이쪽은 아직 깔 패가 많은 상황. 눈을 빛내 며 전진하자 곧 강철거인들이 무더 기로 달려들었다.
‘칫.’
드래곤들과 다른 점이었다. 각자의 자존심을 세우기보다 최대한 효율적 인 방법을 찾는 것. 홀로 왕국을 무
너뜨릴 힘을 갖추었음에도 떼로 덤 벼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점 이 강철거인들의 최대 장점 중 하나 였다.
“천천히 해!”
“연습한 대로만 하자고!”
하지만 오늘을 위해 꽤 많은 준비 를 한 헌터들이다. 공격도 최대한 상극인 전격으로,혹은 관절 부위를 노려 빙결 계열로 쏟아 부으며 차근 차근 강철거인들을 무너뜨려갔다.
거기에, 만만치 않은 조력자가 합 세했다.
바로 영민이 제작한 기계 골렘!
애초부터 강철거인을 목표로 만든 만큼 그 힘이나 속도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기계 병기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류작으로도 볼 수 있는 만큼 모 든 면에서 조금 밀리기는 하지만 이 쪽에는 수많은 조력자들이 있었다. 헌터들이 원거리에서 각종 고유 능 력으로 강철거인들을 방해하니 그럭 저럭 동수를 이루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슬슬 나타날 때가 된 것 같은데?’
그 모든 전황을 돌아보며 영민은 타이밍을 가늠했다. 그가 알고 있는 강철거신은 결코 폼이나 잡으며 마 지막에 등장할 위인이 아닌 것이다.
가장 강력한 스스로가 무기가 되어 선두에서 적들을 분쇄하는 장군형
군주. 그것이 바로 강철거신이니까.
“인간들을 배제하라.”
“왔군.”
때맞춰 나타나는 강철거신을 보며 영민은 양반이 못된다고 생각했다.
무덤덤한 기계음에 따라 놈의 옆에 서 튀어나오는 네 기의 강화판 강철 거인. 영민은 즉시 드래곤들에게 그 들을 맡기고 강철거신을 향해 몸을 날렸다.
“성역선포,신성폭발,버서크,럭키 포텐". 뇌신강림!”
처음부터 전력으로 부딪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