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7화 - 용제 사냥 (4)
갑작스런 천사들의 등장에 상황이 꽤 재미있게 흘러갔다. 용제의 브레 스가 천계에 떨어져 얼마나 많은 희 생을 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천사를 비롯해 일백이 넘는 전투천사들이 노성을 터트리며 그를 공격하기 시 작한 것이다.
전투천사 하나가 적어도 A등급 헌 터 수준,거의 S등급 헌터의 전투력 에 육박하고 대천사는 S등급 중에서 도 최상급에 해당하니 영민들이 아 니라도 충분히 용제를 압박하고,힘 을 빼놓을 수 있는 것이다.
“하얀 날파리들이 감히??!”
하지만 과연 용제는 무시무시했다. 천사의 무기에 깃든 권능은 충분히 놈의 비늘에도 상처를 입힐 수 있을 만한 것임에도 압도하는 쪽은 용제 였다.
애초에 신성력이라는 능력 자체가 ‘공격’보다는 ‘보호’와 ‘강화’에 특화 되어 있는지라 ‘파괴력’이 중심인 마법과 부딪혔을 때 손색이 있는 것 이다.
그나마 수적인 우세를 이용해 비등 하게 버티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밀 리는 감이 있는 것은 천사들 쪽이었 다.
‘이계로 넘어왔으니 그럴 만도 하 지.’
그들의 홈그라운드인 천계에서라면 모를까,영민은 그들이 결코 용제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는 않았다.
그저 용제의 힘을 빼고,주의를 돌 려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행운이 다.
그 사이 눈짓으로 의사소통을 한 다섯은 소진한 힘을 다시 채워 넣고 절묘한 순간에 한 방을 꽂아 넣을 준비를 했다.
“와,저거 진짜 미친 새끼네요.”
“저걸 우리가 빈사까지 몰아넣었다 고?”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감탄하고 감 탄했다.
각 속성 최강 마법이랄 것들을 아 주 간단하게 시전해내고, 흉기 같은 전신을 휘둘러 파리 때려 잡듯 전투 천사들을 짓이겨버리는 그 모습은 가히 전신의 그것처럼 생각 될 정도 인 것이다.
아무리 방심을 이용하고,허를 찌 르는 연타로 골을 흔들어 놓았다고 는 하나 저런 존재를 자신들이 몰아 붙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 다.
짝
그때 영민이 가벼운 박수로 모두의 감상을 끊었다.
다시 싸워야 할 적에게 이렇게 질 려버려서야 싸움이 되지 않을 테니
까.
“자,다들 준비합시다. 곧 다시 우 리 차례가 될 것 같으니.”
아직도 상황은 비등해보였지만 영 민은 용제가 아닌 대천사를 보며 시 기를 가늠했다. 노성을 터트리면서 도 조심스레 움직이던 그들이 제법 큰 기술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천신의 분노!”
“제마의 창!”
“억압의 고리!”
이렇게 되면 용제도 무리를 할 수 밖에 없을 터였다.
“크아아앙!!!”
용제의 드래곤 피어가 다시 한 번 터지며 천사들을 강제했다. 드래곤
헌터의 중표를 가진 영민들도 움찔 할 정도니 전투 천사들이 에프킬라 를 만난 모기떼처럼 쓰러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대천사들만이 간 신히 저항하며 덤벼들었지만 분산되 던 마법들이 모조리 그들에게 집중 되니,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속절없 이 밀려났다.
“헉!”
“저걸 또?”
그리고,그 잠깐의 틈을 이용해 용 제가 또 한 번 브레스를 준비했다.
아주 짧은 순간 끌어모으느라 파괴 력은 좀 전에 비할 바가 아니었지만 어설픈 전투 천사쯤을 쓸어버리는 것은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쿠오오오오오-
몸이 굳은 채 추락한 전투천사들에 게 확인 사살을 하듯 뿌려진 브레스 는 놈들을 끝장내며 수많은 빛무리 를 만들어냈다.
“이노옴!!”
그 모습에 대천사들이 노하며 달려 들었다. 동족 의식이 강한 천계의 천사들인지라 전세가 기울어졌음에 도 복수를 위해 덤벼든 것이다.
먼저 침공하는 일은 별로 없지만, 먼저 공격을 걸어온 상대는 악랄할 만큼 짓밟는 천사들다웠다. 물론 지 금은 짓밟히는 쪽이었지만 그 독기 만큼은 여전했다.
‘좋았어.’
그 치열한 사투를 보며 영민은 쾌 재를 불렀다.
드래곤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브레스의 사용횟수는 1번. 용제의 경우 2번이었다. 그 중 한 번은 그 들에게 사용했고,나머지 한 번마저 천사들에게 소진했으니 놈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가 사라진 셈.
슬슬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을 확인 한 영민은 수신호를 보내 모두를 각 자의 위치로 이동시켰다.
‘성역 선포를 깔아두길 잘했군.’
전투는 치열하고 처절했다. 이미 대천사들의 광익은 너덜너덜해져있 고 전신에 푸른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지만 용제 역시도 적지 않은 타
격을 입은 모습이다.
틈틈이 대회복 마법을 사용해서 상 처를 치료했음에도,일부 상처들의 경우 신성의 권능이 깃들어 회복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천사들은 그 상처들을 집중적으 로 공격해서 틈을 만들어갔고,용제 는 한 방 한 방이 일격필살에 가까 운 공격들로 놈들을 위협했다.
하지만 오래 버티기는 힘들어 보였 다.
승자는 당연히 용제. 대천사가 아 니라 천사장과 천계 장군들이 내려 왔다면 모를까,그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도 그들의 힘이 특수하기에
이만큼이나 몰아붙인 것이라는 사실 을 영민은 알고 있었다.
‘가만,저 놈들도 ’몹‘으로 인식 되 려나?’
그때,영민의 머릿속에 번뜩 떠오 르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천사들도 몬스터로 인식이 될까? 어떤 식으로 든 ‘기여도’를 획득 할 수 있다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까?
진지한의 스킬로 불러내기는 했지 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문’인 것이 고,그 안에서 나타난 천사들은 다 르지 않을까?
던전 중에는 소위 천계로 통하는 곳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불가능 한 일은 아닐 듯 싶었다.
‘그렇다면".’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지은 영민은 은신을 더욱 깊이 유지한 채 때를 기다렸다.
“천신 나부랭이를 따르는 종들 주 제에 나에게 덤비다니,언제고 네 놈들의 씨를 말려주마.”
그리고 그 때는 곧 다가왔다. 마법 도,육체도 완성형에 가까운 용제의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마지막 한 명 의 대천사까지도 땅에 떨어진 것이 다.
아직 숨은 붙어 있었지만 가만히 두어도 곧 끊어질 목숨처럼 위태로 웠다.
“소환,본 드래곤!”
“감히"!!”
용제가 그 흉악한 발톱을 꺼내 놈 들을 꿰뚫어버리려는 순간,영민이 은신을 풀고 날아올랐다. 남겨두었 던 마지막 한 기의 본 드래곤을 소 환해 놈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동시에 지상에서 대기하던 지한과 민호가 놈을 속박하고 빈틈을 만드 는 기술들을 마구잡이로 날려대고 철우와 가람이 다시 한 번 놈에게로 파고들었다.
“드레인 필드,신성 폭발!”
그 사이,대천사들이 쓰러진 지역 에 모든 힘을 빼앗아오는 드레인 필 드가 펼쳐졌다. 급격히 빨려들어오 는 신성한 기운. 그것은 다시 응축
되고 폭발되어 어마어마한 힘을 창 출해냈다.
[‘대천사의 광익’을 획득하셨습니 다.]
[하위 아이템 ‘전천사의 광익’을 착 용하고 있습니다. ‘대천사의 광익’으 로 교체하시겠습니까?]
그 순간,시스템이 아이템의 습득 을 알려왔다, 드랍률이 극도로 낮다 는 대천사의 광익이지만,영민의 행 운 앞에서는 잡템처럼 흔해질 뿐이 다.
속으로 수락을 외치자 영민의 등 뒤로 더욱 크고 선명한 광익이 펼쳐
졌다. 출력이나 감도 면에서 월등히 좋아졌지만 그 정도 적응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덕분에 더욱 빠르게 용제의 품으로 파고든 영민.
용제는 그의 돌진을 경계했지만 눈 앞의 본 드래곤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드래곤을 대상으로 본 드래 곤이 가지는 어그로는 무엇보다 강 력했으니까.
“프로텍트 아머!”
다만 완전히 무시 할 수는 없었는 지 본 드래곤에게 달려들며 보호 마 법으로 스스로를 보호했다. 간단한 마법이지만 사용자가 무려 용제였으 니 어지간해서는 뚫기 어렵겠지.
그렇게,용제는 자신의 단단함을 믿었다.
“하앗!!”
하지만 영민의 일격도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일정 범위까지 파고든 순 간,최후의 수를 발동시켰다.
“럭키 포텐!”
순간 영민의 행운이 폭발했다. 모 든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능력을 증 폭시켰다. 성역선포와 신성폭발로 끌어올려진 능력들이 한 번 더 도약 했다. 아예 다른 경지에 을라섰다.
“헤븐즈 드라이브!”
폭발적인 추진력. 깜짝 놀란 용제 조차도 손을 쓸 수 없는 지근거리에 다가간 순간,영민은 인벤토리에서
드래곤 슬레이어를 꺼냈다. 드래곤 슬레이어에 내장된 ‘드래곤의 분노’ 가 발동하기도 전에 용제의 몸을 난 도질해버렸다.
필살(必殺).
영민은 뒤가 없는 사람처럼 미친 듯이 칼춤을 춰댔다. 드래곤이 가장 약한 부위가 어디인지는 이미 알고 있다. 증폭에 증폭을 거듭한 능력으 로,드래곤에게 특수한 위력을 발휘 하는 드래곤 슬레이어로 용제의 목 을 몇 번이고 거듭해서 찌르고 벤 것이다.
덕분에 용제가 난동을 부렸지만 나 머지 네 사람이 놈의 손과 발,꼬리 등을 철저하게 마크했다. 영민이 보
다 정확하게 공격을 성공 시킬 수 있도록 놈을 붙잡는 역할에만 충실 했다.
“극점 찌르기!”
그렇게 파고들어 노린 것은 드래곤 하트! 드래곤의 심장이자 마나훌인 그것이었다.
“끽"!”
:머저:적
전력을 다한 일격에 곧 용제의 드 래곤 하트가 파괴되었다. 목을 부여 잡고 괴로워하는 용제. 하지만 이미 드래곤 하트가 파괴된 이상,목숨을 연명할 수는 있어도 살아나기는 힘 들었다.
“아자!”
“해냈다!!”
그것을 확인한 모두가 승리의 환호 를 질렀지만 안심하긴 일렀다. 이미 죽음을 각오한 녀석이 무슨 짓을 할 지 알 수 없으니까.
“끄아아아!!! 네놈들도 함께 데려 가주마!!!”
“젠장!”
예상대로,놈이 날뛰었다. 폭주에 가까울 정도의 난동이다.
자신의 거처에 걸린 모든 공간 마 법을 해제하고,산 전체를 무너뜨리 겠다는 듯 폭주하는 마나를 오히려 부추겨 폭발시켰다.
스스로가 거대한 폭탄이 되어 부풀 어 오르기 시작했다.
“미친!”
“어떻게 하죠?”
덕분에 행동은 멈췄지만 위험도는 더 높아졌다. 용제의 자폭이라면 설 령 도망을 친다한들 폭발 범위를 벗 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그때,영민의 눈에 반짝이는 무언 가가 들어왔다.
‘응?’
[‘훔치기’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언젠가 흡수한 특성 중 ‘도둑’ 계 열의 것이 있었던가? 용제의 몸에서 빛나는 부분에 저도 모르게 이끌려
손을 대니 시스템의 알림이 나타난 것이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 영민은 홈치 기를 사용했다.
그리고 그 순간,부풀어오르던 용 제의 눈에서 빛이 사라져버렸다.
[‘용제 카르카할로스의 심장’을 훔 치는데 성공했습니다.]
쿠우웅
용제의 거체가 무너져 내렸다. 완 벽한 침묵. 용제 사냥에 성공한 것 이다.
폭주와 폭발도 당연히 정지되었다.
[+13 봉인의 드래곤 슬레이어에 깃든 [고대의 봉인]이 발동합니다.]
[용제 카르카할로스의 영혼을 봉인 하시겠습니까?]
기뻐할 새도 없이,영민의 눈이 놀 람으로 물들었다.
기대했던,하지만 확신하지는 못하 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답변은 당연히 예스. 용제의 영혼이 +13 봉인의 드래곤 슬레이어에 깃들었 다.
그리고 변화가 일어났다.
[+13 봉인의 드래곤 슬레이에
고대의 강력한 봉인의 힘을 품은
드래곤 슬레이어. 용족을 사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검에 절대 봉인의 힘 이 더해져 용족의 영혼을 가둘 수 있게 되었다. 용제 카르카할로스의 영혼이 봉인되었다.
이 검의 힘을 알아 볼 수 있는 용 족이라면 용제의 권위에 머리를 조 아릴 것이다.
- 공격력 : 78,500
- 내구력 : 2,000,000 /
2,000,000
- 사용 시 모든 능력치 100% 증 가
- [용제의 영혼] 효과로 용족에게 제압 효과
- 봉인된 영혼 : 용제 카르카할로
스의 능력 중 일부 사용 가능
- 특수 스킬 [드래곤 피에 사용 가능
- 특수 스킬 [드래곤 스킨] 사용 가능
- 특수 스킬 [용언 마법] 사용 가 능
- 현재 봉인된 영혼의 수 : 1/1
- 현재 봉인된 영혼 : 용제 카르 카할로스
- 모든 능력치 + 1,000
용제의 영혼을 드래곤 슬레이어에 봉인하면서 용족에 한정하여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던 특수능력들이 사라 지는 대신,모든 능력치가 크게 상
승했다. 뿐만 아니라 봉인된 용제의 힘 중 일부를 사용 할 수 있게 되 는 특수 능력까지 생겨났다.
이제는 드래곤을 대상으로 하지 않 더라도 어떤 무기보다 강력해졌다 말할 수 있을 정도.
여기에 영민은 한 가지를 더했다.
“조합. +13 봉인의 드래곤 슬레이 어,용제 카르카할로스의 심장.”
조합 능력을 발휘해 용제의 드래곤 하트와 드래곤 슬레이어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본디 조합 성공률은 아이템의 등급이 높을수록 극도로 낮아지기 마련이이지만 용제의 영혼 이 깃든 검과 용제의 심장을 합친 것이니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은 말
할 것도 없었다. 아니,또 낮은들 어떠하랴. 행운 Max가 여기 있는 데.
빛이 또 한 번 번쩍이고,+13 봉 인의 드래곤 슬레이어는 최종 병기 급으로 강화되었다.
용제의 영혼만을 봉인했을 때와는 공격력과 능력치 증가폭만 상승했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났다.
이거라면,다른 군주들과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
자신감을 얻은 영민은 들뜬 마음으 로 용제의 사체를 ‘도축’해 부산물 들을 챙기고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밖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