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화 - 확장 ⑵
길드 힐름의 귀환을 알게 된 세계 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무려 세 계 최초의 8레벨 던전 공략이 아니 던가? 거기다 하필이면 3차 던전 쇼크가 일어나기 직전 던전에 진입 을 했으니 궁금한 것도 많고 따질 것도 많았다.
그런 이유로 영민은 즉시 청와대에 불려갔다. 정확히는 초청이 된 것이 고 이제 어느 누구도 영민에게 윽박 을 지를 수 있는 위치가 될 수 없 게 되었으니 사실상 모셔간 것이라 고 볼 수 있었지만 어쨌든 던전 공 략 이후 첫 공식 일정은 청와대 방
문이 되었다.
청와대에는 대통령과 일부 주요 인 사들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동화책을 들려주길 바라는 어린 아 이처럼 무언가를 갈구하는 눈빛으로 영민만을 바라보며 정보를 전달 받 기를 원했다.
“제가 자리에 없었어서 그러는데, 전체적인 상황을 좀 알 수 있을까
요?”
하지만 영민도 호락호락하지는 않 았다. 어차피 칼자루를 쥔 것은 그 였으니 먼저 패를 꺼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여유있게 자리에 앉아서 전 세계 3차 던전 쇼크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허락하자 참모총장이 일 어나 간략한 브리핑을 시작했다. 내 용인 즉 간단했다. 힐름이 8레벨 던 전에 진입하고 불과 이틀 뒤,영민 이 예고한 대로 3차 던전 쇼크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예고한 시일의 막바지라 다소 긴장이 느슨해 질 수 있었지만 다행히 아리스를 비롯한 일부 이름 난 헌터들이 경계 강화를 주장한 덕에 즉시 대응이 가능했다 고.
물론 그 말을 믿지 않았거나 준비 가 미흡했거나 방심했던 일부 지역 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지만 다행 히 준비가 된 곳이 덜 된 곳보다 훨씬 많아서 빠른 도움을 줄 수 있
었다고 했다.
더불어 3차 던전 쇼크와 동시에 각성한 헌터들이 제대로 힘을 깨우 치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어나가는 사태가 없어서 대부분 적응을 해가 며 함께 몬스터에 대항했다는 것이 다.
그야말로 영민이 그린 이상적인 시 나리오였다.
물론 그 모든 사태의 중심에 영민 이 있지 않았다는 것은 있었지만 8 레벨 던전의 공략은 그보다 더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었다.
“이제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8레 벨 던전은어떻습니까? 우리나라 헌터력과 비교했을 때,승산이 있겠
습니까?”
영민이 기타 여러 자료들을 머릿속 에 넣는 동안 은근하게 물어오는 대 통령. 그 셈법이 꽤나 뻔했지만 영 민이 들려 줄 수 있는 말은 단 한 가지였다.
“포기하세요. 이건 지금 못 깨요.”
“… ?예?”
그리고 그 대답은 대통령과 다른 국무위원들이 생각하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당장 자신들은 그렇게나 소수의 인 원으로,이렇게 단시간에 던전을 클 리어해놓고 지금 클리어 할 수 없다 니? 알려주기 싫어서 하는 말인가?
잠시 혼란이 찾아왔다.
하지만 영민은 그 혼란까지 꿰뚫고 다시 한 번 확인 사살을 가했다.
“7레벨 던전 보스 수준의 몬스터가 기본으로 돌아다닙니다. 당연히 보 스 몬스터면 상대도 되지 않게 강하 죠. 현재 대한민국을 기준으로는 10 대 길드가 다 덤벼도 장담 할 수 없습니다. 일반 몬스터까지는 어떻 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보스 몬스 터를 잡을 수 없을 테니까요. 아, 물론 저희를 제외했을 때의 이야기 입니다.”
“그런.….”
힐름이 생각 이상으로 강하다는 이 야기는 들었지만 이건 무슨 자신감 이고 무슨 오만함인가. 모두의 얼굴
이 잔뜩 구겨졌지만 영민은 그들에 게 헛된 희망을 안겨줄 생각이 없었 다.
어차피 8레벨 보스부터는 선택된 소수의 인원만이 상대 할 수 있다고 봐야했다. 국가가 아니라 인간 중에 서 가장 강력한 일부의 인원들만이 겨우 상대가 가능한 존재들. 해당 차원에서도 최강급에 속하는 놈들인 만큼 영민의 경우가 상성상 특별했 던 것이지 보통은 매 전투마다 전멸 을 각오해야 할 필요가 있는 놈들이 었다.
“세계적으로 따져봐도 당장 클리어 가능한 곳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겁니다. 물론 적지 않은 피해를 감
수해야 할 거고요.”
당장은 어쩔 수 없다. 7레벨 던전 을 더 많이 공략하며 성장하고 아이 템을 긁어모으면 모를까,당장으로 서는.
그리고 그렇다는 것은,영민이 좀 더 꿀을 빨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영민은 좀 더 자세한 적의 수준을 설명했다. 드레이크와 비통의 드레 이크에 대해. 아예 본 드레이크 한 마리를 꺼내 보이기도 했다. 그것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테니까.
하지만 ‘차원’에 대한 이야기는 함 구했다. 당장 알아봐야 혼란만 올 뿐이고 더 써먹을 데가 있기 때문이
다.
한참의 설명이 끝나고,대통령은 영민이 동의하에 아리랑 길드의 정 예를 불러들였다. 말로만 이해하기 는 어려웠기에 ‘실전’을 통해 확인 하고자 한 것이다.
아리랑 길드의 정예 VS 본 드레이 크.
위성의 눈까지 차단된 모처에서 좀 처럼 보기 힘든 대결이 성사되었다.
“가자. 박살을 내버리자!”
전후사정을 설명 받은 강중만과 아 리랑 길드의 정예는 전의를 불태웠 다. 자신들의 상대가 영민도 아니고, 고작 그가 부리는 소환수 하나라니? 아무리 8레벨 던전 몬스터의 시체를
기반으로 만들었다지만 너무 무시하 는 것 아닌가? 분노함과 동시에 저 걸 잡으면 8레벨 던전에 입장할 자 격을 인중 받는다는 생각에 처음부 터 전력으로 부딪혔다.
“후욱,후욱. 봤느냐!”
그리고 몇 십분 후. 치열한 사투 끝에 승리한 것은 아리랑 길드였다. 명색이 10대 길드의 상위에 속하는 이들인 데다 이번 3차 던전 쇼크를 통해 마나를 흡수하며 S등급에 오른 이들이 꽤 많았던 덕이었다.
이전까지는 대한민국을 통틀어 10 명 정도 뿐이던 S등급 헌터가 이제 는 10대 길드마다 10명 정도씩 보
유하게 된 것.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S등급 안에 서 커다란 격차가 존재했지만 어떻 게든 드레이크에 비벼볼만한 실력이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섯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나머지 인원들도 탈진 이 걱정 될 만큼 힘을 쏟긴 했지만 어쨌든 승자는 아리랑 길드였다.
“그래,그래. 너네 잘났다.”
드레이크의 강점이 압도적인 ‘육체 적 스팩’에 있는 만큼 본 드레이크 보다 1.3배 정도는 강력했지만 영민 은 굳이 상기시켜주는 대신 행동을 취했다.
“그럼 다음 라운드를 해볼까?”
“크와아앙-!”
아공간이 열리며 세 마리의 본 드 레이크가 더 나타난 것이다.
다짜고짜 공포감을 조성하는 놈들 의 모습에 기진맥진하던 아리랑 길 드원들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저런".”
대통령 이하 국무위원들이 그 불쌍 하기까지 한 모습을 똑똑히 목격했 다. 그리고 꿈꾸던 생각들을 고이 접을 수밖에 없었다.
힐름을 통해 뭔가를 해 볼 수도 있지만,첩보에 의한 정보로 보나 그동안의 행보로 보나 그것이 실현 될 가능성은 극히 낮았기 때문이다.
대신 하나의 무기는 얻을 수 있었
다. 바로 정보. 조금 전의 전투를 잘 촬영해두기까지 했으니 국제사회 에 이 정보를 무기로 협상을 시도해 볼 수 있겠지. 실제로 아는 것은 많 지 않았지만 상관 없다. ‘있는 척’만 해도 아쉬운 쪽이 알아서 길 테니 까.
겁과 패배감에 휩싸인 아리랑 길드 원들을 돌려보내고 영민과 협의를 마친 대통령은 즉시 국제사회와 헌 터협회에 몇 가지 사실을 통보했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8레벨 던전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이곳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다. 정보도 없이 맨땅에 헤딩해서 피를 보는 것을 말리지는 않겠지만 만약
정보가 알고 싶다면 우리에게 협조 해라.’라는 것이었다.
그럼 그 ‘협조’란 무엇일까? 그것 은 간단했다.
길드 힐름의 자국 8레벨 던전 진 입 허가.
처음 대통령은 막대한 정보료를 요 구할 참이었지만 영민이 그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조건으로 내용을 수 정한 것이다.
당장 8레벨 던전에 제대로 접근하 고 정보를 얻어 올 수 있는 인원이 대한민국에는 그들 뿐이고 이번 정 보 역시 그들이 아니면 얻을 수 없 던 것이니 이 정도 요구는 당연했 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 사회는 반으로 갈라졌다. 일부는 환영,일부 는 반대와 비난.
하지만 대한민국은 단호했다.
싫으면 말아라. 원하는 곳에만 공 개하겠다.
여기에 서비스로 ‘8레벨 던전 체험 프로그램’까지 얹으니 대부분 수용 할 수밖에 없었다.
반발의 차원에서 8레벨 던전에 밀 어넣은 자국의 헌터들이 함흥차사가 되거나 초죽음의 상태로 겨우 탈출 석을 구해 돌아온 것이다.
가능성이 보이는 일부 최상위 헌터 들과 길드들도 리스크 감수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니 어쩌겠나.
8레벨 던전 브레이크라는 폭탄을 맞 기 싫으면 받아들일 수밖에.
덕분에 영민은 수월히 전 세계에 생겨나기 시작하는 8레벨 던전 자유 이용권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힐름의 길드원 모집 도 수월하게 이루어졌다.
영민이 유재한에게 아이템 ‘스카우 터’를 선물한 덕에 길드원 선발이 속도가 붙은 것이다.
안경처럼 생긴 스카우터 아이템을 작동시키고 상대를 쳐다보는 것만으 로 개인정보와 성향,고유능력 정보 까지 몽땅 스캔이 되니 불필요한 질 문이나 거짓된 대답이 오가는 면접 도 필요가 없었다. 거기에 영민이
찍어준 일부 인원은 등급,능력 따 위 보지도 않고 통과했으니 일천명 이나 되는 길드원이 모이는 것도 금 방이었다.
A등급,S등급을 포함해 B등급 이 상의 헌터 일천이면 모집 만으로 대 한민국 최대 길드가 될 정도.
이에 대해 알지 못하는 몇몇 지원 자들과 길드원을 빼앗긴 일부 길드 들이 반발하기도 했지만 알게 뭔가. 제 길드원을 마음대로 뽑겠다는데.
고작 그런 걸로 인해 3차 던전 쇼 크를 미리 알려 대비하게 해 세계적 영웅이 된 영민과 힐름에 대한 여론 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니 무시해도 좋았다.
어차피 진짜 위기 상황이 되면 길 드간의 구분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 다. 그저 함께 호흡을 좀 더 맞춰보 았다는 정도 이상을 기대하긴 무리 였다.
그렇게 힘을 합치지 않는 이상 멸 망을 각오해야 할 만한 존재들이 수 도 없이 나타나니까.
때문에 영민은 시작은 일천명일 뿐 이지만 이대로 흡수하고 통합해서 아예 하나의 길드만 남기는 것도 나 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거기까지 보고를 받은 영민은 더 이상 길드원 선발에 관여하지 않았 다. 유재한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가람,지한,철우,민호를 불러들였
다.
극비리에 이웃나라 일본으로 넘어 갔다.
레벨 업을 위해 일본 후지산 정상 에 생겨난 8레벨 던전에 입장할 준 비를 마쳤다.
[화산 일족의 쉼테
드모리탄 차원의 서쪽,화산지대와 연결되는 차원의 문
127.0.0 ? 16105.127.0.0.1.16106.1 27
“호오“.”
던전 게이트를 마주했을 때,영민 은 이전과 다르게 눈 앞에 나타나는
창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차원에 대한 지식과 특성이 생기자 ‘차원의 문’인 던전 게이트에 대한 보다 세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
동시에 이상한 숫자가 확인되었는 데 영민은 그것이 좌표 값이라는 것 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더불어 그 것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도.
하지만 당장 그것을 마음대로 조작 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마음대로 건드렸다가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용암 속에 떨어지기 라도 하면 어쩔 텐가?
일단은 기억에만 담아두고 게이트 안 쪽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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