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화 - 승급 (1)
두 번째로 진입한 7레벨 던전은 지난 대한민국 대표 선발전에서 이 미 공략한 바 있는 바로 그곳이었 다.
새로운 형태의 던전과 새로운 몬스 터들을 접하는 것도 좋지만 이미 검 증된 곳을 재공략하며 힘을 안정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장 대한민국에 열린 7레벨 던전 의 수가 열을 넘어가지 않기 때문이 기도 했고,하나라도 먼저 전회 공 략을 마무리해 게이트를 닫아버리고 싶은 정부의 요청도 있었다.
한 번 클리어하는데 무려 보름 가
량이 걸렸던 던전이지만 철우와 가 람이 크게 파워 업을 했으니 시간은 좀 더 줄어들 것으로 기대가 됐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착각이었다.
“나와라.”
그들이 파워업을 한 것은 사실이지 만 어떤 의미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은’ 사람은 영민이기 때문이다.
영민은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루티 커틀렛의 것이었던 ‘죽은 자들의 왕’ 특성에 담긴 아공간 스킬을 사 용했다. 그러자 그 안에서,죽음을 풍기는 수십의 언데드들이 흉흉한 기세를 뿜으며 걸어 나왔다.
바로 라스베가스로 복귀하는 한국 팀을 납치 살해하려고 했던 그들이
었다. 살아남은 이들도 있었지만 그 들에게 동료를 수습할 기회까지는 주지 않았던 영민이,모두가 사라지 고 난 뒤 죽은 자들을 언데드로 부 활시킨 것이다.
아직 마도 공학 전문화를 통한 육 체 강화를 진행시키지 못했지만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 전력이 다.
“헐.”
기본적으로 S등급의 능력에,고통 도 느끼지 않고 언데드화되며 물리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까지 크게 상 승한 그들이었다.
저층의 몬스터와 함정 쯤은 존재 자체만으로 굴종시킬 수 있을 정도
처음 들어왔을 때와 던전의 길과 지형이 묘하게 바뀌기는 했지만 그 들이 앞서 길을 뚫으니 일행은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다음층으로,다음 층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60층까지 도착 하는데까지는 불과 5일,65층까지는 총 10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마 저도 단지 ‘각 층의 사이즈가 커서’ 가 이유였으니 사실상 물리적 거리 에 따른 시간 소모 이외에는 시간 낭비가 없다고 보는 것이 옳았다.
그곳까지 이르는 동안 대부분의 몬 스터들은 영민의 언데드 부대가 쓸 어버렸고,일부 상위종의 몬스터와
각 충을 지키는 보스인 플로어 마스 터만 철우,가람이 나서서 해치웠다.
힘을 계속해서 사용 해줘야 더 빨 리 적응 할 수 있겠지만 그들도 크 게 불만은 없었다. 영민이 작정한 이상,던전 공략이 고작 한 두 번으 로 끝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 으니까.
아마도 이 던전을 모두 공략해서 없앤 다음에는 또 다른 던전으로, 그것도 다 없애면 해외로라도 나가 서 원정을 쩔 위인이 영민이었다.
최소 몇 개월은 몬스터와 치고 박 게 될 텐데,지금 힘 빼봐야 의미가 없었다.
“대장,이번엔 제가 해보겠습니다.”
이 던전의 마지막 충,66층에 도달 한 영민이 성역 선포로 마계화를 중 화시키자 가람이 한 발 앞으로 나섰 다. 아무래도 지난 공략에서 놈의 사나운 마기 때문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몸을 피하기만 했 던 것이 마음에 걸린 모양.
마계 장군이면 지금의 그에게는 살 짝 버거운 상대가 될 수도 있었지만 영민은 고개를 끄덕여 수락했다. 만 일의 상황에서도 그를 구해낼 만한 힘을 갖추고 있었으니까.
“빌어먹을 인간들아,오너라!” 이번에도 역시, 마계 장군이라는 놈은 등장과 함께 그들에게 덤벼들 었다.
마주 뛰쳐나가며 맞이하는 가람!
순수한 힘에서는 밀렸지만 그에게 는 간격을 읽는 눈과 더 큰 힘도 흘려낼 수 있는 기교가 있었다.
‘흐음,그렇군.’
순식간에 수십 번의 공방이 오가는 치열하고도 거친 둘의 전투를 지켜 보며 영민은 잠깐 생각에 빠졌다.
무척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전 에 상대했던 군시리스라는 놈과는 확실히 다른 놈이었다. 하기는 다른 인종의 국가 사람 얼굴도 분간하기 어려운데 마계의 존재들을 구분한다 는 게 말이 되지는 않는다.
여기까지는 이미 강태성의 기억으 로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7레벨 던전부터는 반복 공략 시 비슷하지만 다른 던전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 심지어는 비슷한 난이도 의 전혀 다른 지형과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영민이 바라보는 것은 조금은 다른 것이었다.
바로 ‘동일 차원’이라는 개념.
비슷하게 66층으로 이루어진 던전 이기는 했지만,등장하는 몬스터들 의 종류와 수도 제법 다르기는 했지 만,영민은 지금 가람이 상대하고 있는 자가 군시리스와 동일 차원에 존재하는 마계 장군이라는 것을 파 악했다.
적어도 같은 던전 내에서는 ‘같은
차원’의 어딘가로 연결이 된다는 것. 그리고 작은 의문이 생겼다. 과 연 ‘다른 던전’의 경우도 ‘같은 차 원’으로 이어지는 가 하는 것이다. 강태성의 시대에서는 당장의 세계 를 지켜내기 바빠 아무런 의심이나 의문도 없이 받아들여지던 것이지만 여유가 생긴 지금은 여러 가지를 의 심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확인이 필요하겠어.’
그리고 영민은,이런 의심이 꽤나 중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그때는 생 각하지 못했던 이 모든 현상의 ‘원 인’을 따져볼 수 있을 테니까.
잘만 한다면 그 원인을 해소함으로 서 두 차원 간의 연결을 끊는다거나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한다 면 다섯 군주나 그 위에 군림하는 존재와 마주할 일도 사라지지 않을 까?
생각은 복잡했지만 당장 결론 내릴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같은 차원이라도 마계와 천계,인 간계의 모습이나 상황은 현격한 차 이가 있다. 때문에 단 번에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영민은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다.
바로 드레인.
마계 장군 군시리스의 사념을 흡수 했듯이,다른 어떤 존재의 사념이나 기억,지식 따위를 흡수한다면 상황 을 파악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 가닥 기대를 품으며 눈 앞의 전 투에 다시 집중했다.
“그렇지! 잘한다!”
옆에서 권투 경기의 중계라도 보듯 시끄럽게 응원하는 철우의 목소리가 거슬리기는 했지만,가람은 정말로 잘 싸우고 있었다. 모든 고유 능력 의 힘을 집중해서 능력을 상승시키 는 인챈트 올 마이티의 효과로 대등 하게 싸우는 것은 물론,표면적으로 보더라도 일방적인 공격을 꽂아넣고 있는 것도 가람인 것이다.
한 가지 문제점이라면 아직 ‘강력 한 한 방’이 없어서 장기전의 양상 을 띈다는 것일까.
그로 인해 전투는 한참이나 이어졌
고,가람은 단 한 대도 맞지 않고 놈을 유린했지만 일말의 불안감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사단이 벌어졌다.
“마왕이시여,그대의 종이 그대의 영토를 지키려 합니다. 제게 힘을 허락해주소서!”
“형,바꿔요!”
놈이 마왕의 힘을 빌어오는 최후의 기술을 발휘한 것이다.
인챈트 올 마이티를 사용하기 전부 터 영민이나 철우와 같은 수준이라 면 모를까,지금의 가람에게는 버거 운 힘이었다.
때문에 영민은 그 즉시 가람의 앞 을 가로 막으며 소리쳤다.
다행히 가람은 상대와 자신을 가늠 하고 물러설 줄을 알았다. 쓸데없는 호승심으로 위험에 뛰어들기에는 눈 에 밟히는 이들이 많았으니까.
아내와 딸 아이를 위해 희생을 하 라면 하겠지만,무모한 개죽음은 사 양이었다.
“럭키 포텐!”
어차피 이 놈만 잡으면 끝이다. 영 민은 굳이 아끼지 않고 럭키 포텐으 로 시작을 했다. 지금 상태로는 쉽 지 않지만 럭키 포텐만 제대로 터진 다면 한 없이 가벼운 상대.
그 결과,마왕의 힘이 강림한지 불 과 5분도 되지 않아 놈은 피떡이 되어 숨이 끊어졌다.
[마계 장군 ‘오팔러’의 사념을 흡수 합니다.]
[흩어진 마왕의 힘 X 2을 획득했 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사념이 흡수되었다. 영민은 가만히 서서 그것들을 샅샅 이 훌어냈다. 대체로 이전에 잡았던 군시리스와 비슷한 내용이지만 이곳 마계의 실시간 정보도 획득 할 수 있었다.
이곳과 마찬가지로 그 쪽의 상황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가고 있 는 것. 필요한 정보와 전리품들을 추린 영민은 즉시 귀환석을 발동시
“한 바퀴 더!”
그리고 곧장 다시 같은 던전에 진 입 했다.
이미 초기화가 완료되었기에 새로 운 몬스터들이 던전 가득 차있었지 만 지금의 영민은 럭키 포텐이 적용 된 상태.
단 한 번 힘을 뿜는 것 만으로 층 전체의 몬스터를 전멸시키며 다시 아래로,아래로 내려갔다.
이후는 아주 간단하고 반복적인 행 동의 연속이었다.
럭키 포텐의 지속시간이 종료된 영 민은 곧바로 언데드들을 꺼내 던전 을 쓸어버렸고,일행은 간혹 나타나
는 플로어 마스터만을 유린하며 최 하층까지 내려갔다.
그 다음은 철우와 가람의 가위 바 위 보.
승자가 최종 보스인 마계 장군과 일대일을 벌이다가,마왕의 힘이 강 림하면 영민이 나섰다.
그때는 이미 며칠이 지나 럭키 포 텐의 쿨타임이 돌아온 상태였다.
영민은 최단 시간으로 마계 장군의 목을 따고 사념을 홉수했으며,홀어 진 마왕의 힘을 모아갔다.
‘음". 너무 깐데.,
그것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 때,영 민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100개만 모으면 마왕의 힘을 얻을
수 있다니,마음 같아서는 이 흩어 진 마왕의 힘이란 것을 모두 모으고 싶은데 마계 장군 정도의 비교적 낮 은(?) 수준의 몬스터라서인지 좀처 럼 많은 양을 주지 않는 것이다. 벌 써 7바퀴나 던전을 돌았지만 19개 밖에 모으지 못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확 그냥 던전 스톤을 퍼부어서 공 략 가능 횟수를 늘려버릴까 고민도 됐지만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효율이 떨어지는 짓이었다. 7레벨 던전을 한 번 활성화 시키려면 6레 벨 던전 스톤 수십 개는 족히 필요 할 테니까.
‘일단은 둘 수밖에 없겠군.’
아쉽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니면 ‘마계’와 연결된 다른 7레벨 던전을 찾아보는 수밖에 없겠지.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일이라 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영민은 계속 해서 사냥을 반복해갔다.
그들이 7레벨 던전을 반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한민국 헌터계에도 큰 변화와 파 장이 있었다.
질 수 없다는 식의 무모한 던전 공략 시도가 있는가 하면,그 동안 자존심을 세우던 …대 길드 중 2?3 곳이 연합하여 던전 공략에 나선 경 우도 있었다.
그 결과,몇몇 던전이 공략되기도
했지만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대한 민국에 S등급이라고 해봐야 몇몇 있 지도 않은데,S등급 수준의 몬스터 가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7레벨 던 전에 들어갔으니 피해 정도로 끝난 것이 오히려 다행일까?
그래도 S등급과 A등급들이 동급 중에서는 그럭저럭 뛰어난 능력들을 지니고 있어 나름대로 스스로를 헌 터 강국 중 하나라 떠드는 대한민국 이니 이 정도지,일본이라면 어땠을 지 몰랐다.
‘물론 그 치들은 상황이 좀 다르지 만.’
대신 일본은 국가주의적인 차원에 서 한두 길드가 아니라 거의 모든
길드가 힘을 합해 7레벨 던전에 저 항해가는 중이기는 했다. 덕분에 한 국보다도 안정적인 상황으로 차근히 성장 중이기도 했고.
애초 헌터의 수는 한국보다 많은 일본이었으니,넋 놓고 여유 부리다 가는 금세 따라잡힐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영민과는 상관 없는 이야 기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당장 나야 땡큐지.’
진짜 강력한 던전과 몬스터를 만나 기 전의,과도기 적인 상황으로도 볼 수 있었지만 영민에게는 오히려 행운에 가까웠다. 대한민국의 길드 들이 늦게 연합을 할수록 그들이 단 독으로 해먹을 수 있는 던전의 숫자
가 늘어난다는 소리니까.
영민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계속해서 던전 입 장 등록을 걸어댔다. 레벨업에 전념 했다.
그렇게,3개월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