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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운 MAX-113화 (113/177)

< 113화 - 퀘스트 (1) >

[강화에 성공했습니다.]

[강화에 성공했습니다.]

[강화에 성공했··.]

먼저 강화를 시작한 것은 거울 방패 쪽이다. 이미 [진리와 질서의 방패]라는 레전드 등급의 걸출한 물건이 있으니 사실 파괴가 된다고 해도 크게 부담은 없기 때문이다.

이미 +10강을 마친 진리와 질서의 방패는 그 자체로도 졸업템에 가까웠지만 ‘악한 대상’에게 상대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다보니 언데드나 지독한 악의와 살의를 가진 이들이 아니라면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몬스터라고 무조건 악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우니까··.’

당장 강철거신이나 드래곤만 봐도 그렇다. 인류와 대적한다고 해서 그들을 악으로만 규정 할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사상과 가치관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뿐이다.

악의와 폭력으로 사고가 지배를 당한 것도 아니니 누구도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기는 어려웠다.

‘좋아. 이제 +8강.’

강화는 순조로웠다. 다른 장비들에 비해 강화 성공 확률이 극악하다 할 만 했지만 그것도 ‘보통’의 일일 뿐, 영민에게는 전혀 통용되지 않았다.

코인을 아끼기 위해 강화 보호석 없이 다이렉트로 강화를 시도한 영민은 순식간에 +8까지 강화를 성공시켰다.

[+8 거울 방패][유니크]

거울처럼 반질반질한 면을 가진 방패. 제작 방식의 특성상 내구력이 약하지만 거듭된 강화를 통해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

거울의 힘이 강화되어 적의 능력을 반사 시킬 수 있는 능력을 획득했다.

- 방어력 : 4750

- 내구력 : 4500 / 4500

- [진실의 거울] 효과로 환상 계열 능력에 저항한다

- [거울의 힘] 효과로 데미지의 30%를 적에게 되돌린다

- 모든 능력치 + 100

추가 스텟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모든 능력치를 고루 상승시킨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또한 거울 방패의 진짜 강화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실망하지 않았다.

“쩝. 코인이 문제군.”

생각 같아서는 이대로 10강, 13강까지 도전을 해보고 싶었지만 영민은 어쩔 수 없이 일단 강화를 멈추었다.

흑사회에서 털어온 고가의 장비들을 코인 상점에 팔아치워 간신히 마련했던 코인이 모조리 동이 난 까닭이다.

그나마 거울 방패가 유니크 등급 밖에 되지 않아 8강까지도 시도가 가능했던 것이지, 레전드 등급이나 에픽 등급 쯤 되었다면 5강도 시도해볼까 말까 했을 터였다.

“또 노가다를 뛰어야 하나··.”

정말이지 쓸 곳은 많은데 코인은 턱 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마나석은 돈으로 구입하기라도 쉽지, 코인은 아이템을 팔아 얻는 효율이 심각하게 안 좋았고 그렇다고 던전을 돌자니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레벨 업을 위해서라도 고레벨 던전 공략은 필요하긴 했지만, 그 외에 ‘코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해졌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강태성의 기억을 샅샅이 뒤졌다. 행운 Max의 효과와 자본력으로 그보다 배 이상 빠르게 코인을 모을 수 있는 자신도 이렇게 부족한데, 강태성은 대체 어떻게 코인을 조달한 것일까. 뭔가 특별한 꼼수가 숨겨져 있지는 않을까?

되감기를 하듯 기억을 역으로 훑어가던 도중 이질적인 무언가를 찾아냈다.

“어? 이건··.”

기존에는 없었던 기억이 끼어있었다.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감추어두었던 것처럼 어떤 기억이 갑자기 튀어 나왔다.

“퀘스트라고?”

그 기억의 정체는 바로 ‘퀘스트’에 대한 것이었다. 고유 능력 게이머가 단순히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가져오는 것만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새로운 능력을 깨달은 것이다.

“··조금은 망가져 있던 건가.”

생각지도 못한 선물 같은 일이지만 영민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강태성의 기억과 고유 능력을 완벽히 흡수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딘가 망가져 있었던 모양이다.

본래 10레벨부터 오픈 되었어야 할 기능인 퀘스트가 250레벨인 지금에서야 오픈 된 것이다. 그것도 만약 떠올리지 못했다면, 영민이 갈구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넘어 갔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혹시 다른 것도 망가진 건 아닐까. 결정적인 무언가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나고 무서워졌다.

“후우····.”

한참을 홀로 서서 고민하던 영민은 깊은 한숨과 함께 걱정하기를 포기했다.

어차피 고민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까. 대신 이따금씩 시간을 들여 기억을 되돌아보기로 했다.

여러 키워드에 맞춰 기억을 더듬다보면 이번처럼 새롭게 얻거나 떠올리는 것이 있을지 몰랐으니까.

‘일단은 확인부터.’

마음을 정리한 영민은 퀘스트 창부터 열어봤다. 그리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헐, 이게 왠 떡이냐!’

퀘스트 창의 구성은 총 두 개의 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진행 중인 퀘스트와 완료된 퀘스트. 그 중 완료된 퀘스트를 터치하자 수많은 퀘스트들이 이미 완료 표시가 되어 ‘보상 획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작동은 이미 되고 있었던 건가?”

퀘스트 창을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250레벨 달성 시점으로 추정되지만 이미 작동은 오래전부터 되고 있던 모양이다.

가장 단순한 레벨 달성 퀘스트부터 능력치 달성 퀘스트, 던전 클리어 퀘스트 등 저레벨 퀘스트부터 고레벨 퀘스트까지 순차적으로 쌓여 있는 것이다.

완료된 퀘스트 목록을 쭉 내려 확인해보니 원래 작동했어야 할 10레벨 때부터 이미 퀘스트의 진행과 완료는 알아서 처리가 되고 있던 것 같았다.

가볍게 호흡을 가다듬은 영민은 경건한 마음으로 ‘완료 보상 모두 획득’ 버튼을 터치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경험치 100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경험치 130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허름한 흉갑과 경험치 200을··.]

동시에 귀가 아플 정도의 알림음이 끊임 없이 쏟아졌다.

처음에는 소량의 경험치와 잡템에 가까운 것들만 들어오더니 서서히 획득 경험치량이 증가하고, 그럭저럭 그 레벨 대에 쓸만한 아이템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자, 간간히 대량의 경험치와 값 비싼 아이템, 일정량의 코인이 습득되기 시작했다.

‘좋았어!’

그 기분 좋은 알림을 들으며 영민은 재빨리 인벤토리를 정리했다. 무려 10레벨부터 250레벨에 도달할 때까지의 퀘스트가 한 번에 정산되다보니 바로바로 인벤토리를 비워주지 않으면 보상을 획득 할 공간이 없어 시간이 지체되는 일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아이템은 영민의 입장에서 따로 챙겨둘 필요도 없는 수준이었기에, 아예 코인 상점을 함께 열어둔 채로 곧장 팔아치웠다.

그렇게 적잖은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퀘스트 완료 보상 획득 알림이 끝났다.

“흐흐흐흐!”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절로 나지 않을 수 없다.

쌓아둔 퀘스트 보상을 한 번에 습득하자 레벨도 두 단계나 오르고 코인도 제법 쌓이게 된 것이다.

코인을 주는 퀘스트는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어서 아주 엄청난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거울 방패를 강화하기에 충분할 정도는 되었다.

‘어차피 룽기누스는 당장 강화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 정도면 충분했다. 어차피 이 창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가람인데 [저주받은 신성의 창]을 강화해서 저주를 푼다해도 아직 가람이 사용하고 있는 +13 빙룡의 일격에는 미치지 못하니까.

굳이 서둘러서 강화를 하고 1단계 저주를 풀기보다는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2단계 저주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가며 진행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강화, 강화, 강화, 강화!”

어차피 공짜로 얻은 코인이라는 생각에 영민은 고민없이 강화를 연달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

+8이던 거울 방패가 단숨에 +12까지 강화에 성공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마지막 한 번의 강화는 특별히 강화 보호석을 사용했다. 이 역시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얻은 것이 하나 있어서 별도의 코인 소모는 없었다.

번쩍!

마침내, 거울 방패가 최종 단계로 진화했다.

“헉··.”

+13강을 마치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거울 방패의 등급이 바뀐 것이다.

[+13 거울 방패][에픽]

착용자에게 가해지는 모든 위협을 반사해내는 힘을 지닌 방패. 거듭된 강화로 진정한 거울의 힘을 드러낸 신의 방패이다.

거울 방패에 직접 작용하는 어떠한 삿된 힘도 더 큰 위력으로 반사해낼 수 있다.

- 방어력 : 30,000

- 내구력 : 100,000 / 100,000 (자체수복)

- [신의 거울] 효과로 모든 환상 계열 능력을 반사한다

- [진실된 거울의 힘] 효과로 데미지의 130%를 적에게 되돌린다

- 능력을 반사 할 때마다 1의 내구력이 소모되며 사용하지 않을 시 내구력이 자체적으로 회복된다

- 모든 능력치 + 500

“하··하··.”

이건 도무지 말이 나오지 않는다. 팔뚝만한 손목 방패 크기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이 면적만큼은 절대에 가까운 방어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반사를 한다고 데미지를 입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방어력 3만이면 어지간한 공격에는 데미지 0 또는 1로 보아도 무방했다.

제대로 ‘피해’라 할 수 있을 만한 것을 주는 것은 다섯 군주와 군단들이 나타날 때쯤일까.

더구나 내구력 자체 회복이라니,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는 몰라도 상당한 메리트임에 분명했다.

엄청난 득템에 영민조차 잠시 말을 잊었다.

‘강태성은 안 그랬던 것 같은데··.’

한편으로 이상함도 느꼈다. 강태성이라고 +13짜리 무기를 만들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 모든 장비 중 전투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기인 만큼 무기 하나는 +13에 도전했고, 마침내 성공했다.

그러나 등급이 바뀐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당시 장비가 레전드 등급의 검이었으니 이미 에픽 등급이라서라고 보기에도 무리였다.

반면 거울방패는 유니크 등급에서 레전드 등급이 아닌 에픽 등급으로 2단계나 등급이 상승해버린 것. 방어구라서 그런 것일까? 여러 의심이 들었지만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바로 이것이다.

‘되는 아이템이 따로 있나보군.’

등급 상승이 가능한 아이템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뭔가 이야기를 간직 했거나, 커다란 가능성을 품은 무구일 가능성이 컸다.

거기까지 파악한 영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비를 교체했다.

모든 능력치 +500의 효과 때문인지 전신에 거대한 힘이 들어차는 것이 느껴졌다.

드레인 능력이 없는 강태성이 최후에 이르러서는 최강급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 이유가 이해가 됐다.

아이템 빨.

그것을 게이머보다 잘 받을 수 있는 헌터가 또 누가 있으랴.

힘들게 힘들게 레벨 몇 개를 올리는 것이 우스워질 만큼 엄청난 능력치 보너스가 아이템을 통해 붙곤 하니 그게 가능했던 것이다.

“응?”

전신에 가득 들어찬 고양감에 기분이 좋아진 영민이 밖으로 나서려던 그때, 저 멀리에서 움찔 거리며 움직이는 점 같은 인영이 보였다.

[거수자 확인][퀘스트]

거동이 수상한 자를 발견했다. 위협이 될만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지만 어딘지 마음에 걸린다. 따라가서 정체를 확인해보자.

- 완료 조건 : 거수자의 정체 확인

- 실패 조건 : 거수자의 추적 실패

- 보상 : 경험치 5000, 30 코인

그리고 퀘스트 창이 나타났다.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군.’

퀘스트의 내용도 별게 없고 보상도 짰다. 받아봐야 아무런 티도 나지 않을 정도.

‘가보지 뭐.’

그러나 정상적으로 받은 첫 번째 퀘스트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보기로 했다.

< 113화 - 퀘스트 (1) > 끝

ⓒ 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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