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숙자, 천재 배우 되다-103화 (103/175)

103. 촉

“어떡해요? 나 벌써 떨려.”

이제 슬슬 유수한이 올 때가 됐다.

뒤늦게 입덕해서, 시간이 안 돼서 팬미팅에 참석 못 했던 팬들은 오늘 유수한을 실물로 처음 보는 날이었다.

항상 이경민은 서포트 운영진 외에 일반 팬에게도 기회를 부여했다. 공평하게 추첨으로 10명을 뽑는데, 그 희박한 확률을 뚫고 행운을 거머쥔 팬들과 함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배우도 그렇고 소속사 역시도 팬을 가까이하는 성향이었다.

가끔 소속사가 팬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서포트를 진행해도 좋아하는 배우 얼굴을 못 보는 경우도 있었다.

K엔터가 그만큼 팬을 신경 쓰기 때문에, 예민할 수도 있는 촬영장에 팬이 들어올 수 있는 거였다. 그것도 10명 이상.

“자, 배우님 오기 전에 주의 사항 다시 말씀드릴게요.”

이경민은 옹기종기 모인 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절대 과한 요구는 하지 마세요. 예의 지켜서 배우님 만나야 다음에 또 기회가 있어요. 아시겠죠?”

잘해 주는 만큼 예의도 지켜야 한다.

만약 이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다음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물론 유수한은 팬에게 진심이었다. 그렇기에 어떤 과한 요구도 받아 줄 사람이었지만, 이경민은 그런 모습을 참아 줄 자신이 없었다.

한번 그런 일이 생기면 너도 나도 따라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소속사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 지금 소속사나 배우나 모두 팬 친화적인데, 그 문이 닫힐 수도 있다. 그러니 늘 조심해야 한다.

이경민은 오늘 추첨으로 온 팬들을 둘러보았다. 네임드도 있었고 이경민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그중 유독 한 명이 거슬리는데, 괜한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위험했다. 같은 팬이니까, 같은 배우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대하려 노력했다.

“어, 왔다!”

여기저기서 설레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유수한이 저 멀리서 후광을 뿜어내며 걸어오고 있었다.

“아휴, 이 사람들…….”

얼굴을 보자마자, 유수한은 벌써 잔소리를 할 기세였다.

“무슨 분식차까지 준비했어요? 돈 쓰지 말라니까요.”

역시나.

유수한 다운 모습이었다.

“그래도 반가워요. 잘 지냈어요?”

기다렸다는 듯 팬들이 유수한을 빙 둘러싼다.

영상 담당은 빠르게 카메라를 들었고 좋은 자리를 선점하여 유수한을 담으려는데, 자꾸 누군가가 걸렸다.

“저, 죄송한데 잠깐만 옆으로…… 제가 찍어야 하거든요.”

이건 미리 말해 둔 사항이었다. 절대 카메라를 가리지 말 것.

운영팀은 포토샵을 주로 다룬다. 전반적인 총대를 메는 이경민을 필두로 영상을 다루는 김지연, 디자인 전공 최은주까지. 3명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서포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영상이었다.

유수한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세세하게 담아야 한다. 그래야 못 온 팬들에게 현장을 보여 줄 수 있다.

“아.”

영상 담당 김지연을 막고 있는 사람은 대답도 하지 않고 모른 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순간, 운영진이 눈을 마주치며 생각을 교환했다. 영상이나 사진을 찍기 어렵게 하는 팬은 이경민이 처음부터 느낌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팬이었다.

겉모습은 평범했지만, 어딘가 다른 팬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관심 종자? 쉽게 말하면 관종이라 불리는 팬은 어딜 가나 있다.

물론 그 정도라는 게 있었다.

아무리 관종이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관심을 바란다면 괜찮다. 보통 팬질을 하다 보면 좋아하는 배우의 관심을 끌고 싶은 건 당연한 심리였다.

‘닉네임이 뭐였더라.’

이경민은 결국 그 문제의 팬에게 밀려나 정면에서 영상을 찍지 못하고 측면에 서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김지연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당첨된 명단을 훑었다. 명단을 확인하던 이경민의 눈에 박히는 닉네임이 하나 있었다.

닉네임은 ‘수한아결혼하자’였다.

뭐 이런 닉네임은 흔하다. 배우에게 소유욕을 느끼는 팬도 있고, 가끔 유사 연애 하듯이 덕질을 하는 팬은 흔한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경민은 팬사이트를 관리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문제 될 만한 글이 없는지 시간 날 때마다 확인하는데, 유독 이 닉네임을 가진 팬이 거슬렸었다.

‘생각해 보면-’

그 혼인 신고서와 이혼 서류를 들고 왔던 팬이 이 사람 아닌가?

팬미팅에서야, 이벤트에 당첨되었으니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아이돌판에서는 혼인 신고서를 들고 오는 경우는 흔하니까.

‘거슬려.’

촉이 오는데 이걸 주의 줄 방법은 없었다.

또 왜 이렇게 당첨 운은 좋은 건지.

“오빠! 저 기억하세요?”

이경민은 잡생각을 버리고 유수한에게 집중하려 했다.

나중에 서포트 관련 글을 쓰려면은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기억해야 했다.

서포트에 참여한 팬들, 그리고 서포트를 지켜보고 있는 팬들을 위해서 리얼한 현장감을 살려야 하는 건 기본이다.

“아, 그 팬미팅 맞죠?”

유수한은 정말이지 대단한 사람이었다.

스쳐 가는 팬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배우였다. 물론 혼인 신고서를 들고 온 팬을 잊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네! 저 오늘 오빠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그 말을 하던 문제의 팬이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이경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문제의 팬 최지영을 주시했다.

“제가 오빠 주려고 엄청 열심히 돈 모았거든요.”

돈?

유수한은 돈 쓰는 거 싫어하는데?

“이거요! 오빠가 꼭 받아 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개인 선물은 금지되어 있는데.

“아.”

유수한은 작은 쇼핑백을 보았다.

고가의 선물을 준비한 게 아니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선명한 R로고가 신경 쓰였다. 누가 봐도 명품, 그것도 명품 중에서도 고가로 평가되는 명품이었다.

“내가 돈 쓰지 말라고 했는데…….”

R브랜드 명품 시계.

몇백 수준이 아니라 천 단위로 뛰는 시계였다. 유수한은 선물을 받고도 불편한 눈치였다. 그리고 그걸 운영진이 모를 리가 없었다.

이경민은 고민하고 있었다. 분위기를 깨고 이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지.

쇼핑백을 보는 순간, 그 로고를 보는 순간 이경민 포함 모든 팬들의 눈이 커졌다. 유수한은 둘째치고 지금 지켜보고 있는 팬들이 당황하고 있다.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이래도 되는 거야?’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선물을 준비한 건 고마운데.”

유수한은 우선 선물을 확인했다.

옆에 서 있던 매니저마저 눈이 커지고 입맛을 다실 정도로 값비싼 선물이었다. 번쩍번쩍 빛나는 시계를 보던 유수한이 옅은 미소를 짓는다.

“이런 선물은 내가 부담스러워요.”

탁, 케이스를 닫으며 유수한이 말했다.

“받은 걸로 할 테니까, 이 선물은 환불하는 게 어떨까요?”

선물을 준비한 마음은 알겠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필하고 싶은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선례를 만들 수는 없었다. 유수한은 팬이 돈 쓰는 걸 싫어한다.

그걸 알고 있기에 전반적인 팬사이트를 운영하는 이경민도 ‘개인 선물’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다. 이경민 역시도 유수한에게 개인적인 선물을 하지 않는다.

초창기 혼자 활동했을 때나 준비했지, 팬덤이 생긴 이상 개인적으로 유수한에게 접근한다거나 팬 사이에서 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렇기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개인 선물을 금했기 때문에 물량 공세 역시 없었다.

내가 열심히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선물한 명품 운동화를 내 배우가 신었다.

그걸 시작으로 선물을 빙자한 경쟁이 붙는다. 유수한은 그걸 경계했고 이경민 역시도 그 생각을 이해하기 때문에 엄격히 금지한 거였다.

‘선 넘네?’

이경민의 촉이 경보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아, 왜요. 저 오빠 주려고 돈 진짜 열심히 모았는데.”

“내가 이걸 받으면 미안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이 따라 할까 봐 그래요.”

“그냥 눈 딱 감고 받아 주면 안 돼요? 오빠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진짜 허리띠 졸라매며 산 건데.”

“미안해요. 차라리 아버님 드리는 게 어때요? 나는 팬에게 이렇게 고가의 선물을 받을 수 없어요. 마음만, 딱 마음만 받을게요.”

끝까지.

최지영은 진상을 부린다. 어떻게 보면 최지영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값비싼 선물을 준비해서 주목을 받았고 유수한과 대화를 오래 이어 갈 수 있었다.

그 부작용으로 다른 팬들은 눈치를 보고 있었고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저 죄송한데, 개인 선물은 금지되어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배우님 지금 당황스러워하시니까 그만하셨으면 좋겠어요.”

결국, 이경민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한다.

기분이 상했는지 최지영은 씩씩거리며 선물을 가방에 도로 집어넣었다. 이경민은 분위기를 다시 환기시켜야 했다.

다시 영상을 돌리고 이경민이 오늘 처음 현장에 온 팬들을 유수한에게 소개했다.

“여기 이번에 당첨된 분들이에요. 오빠 처음 보는 분들도 많아요.”

공평한 기회.

최지영은 충분히 유수한과 대화를 나누었다. 다른 팬이 유수한과 짧게라도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려는데, 그마저도 못마땅한지 입술을 삐죽이며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렇다고 자리를 비켜 주는 것도 아니다.

결국 유수한이 움직여서 팬에게 다가가면 그 뒤를 졸졸 쫓아간다.

‘골 때리네.’

이경민의 분노가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그 분노를 느낀 다른 운영진, 디자인 담당 최은주가 나섰다. 은근슬쩍, 최지영을 마크하며 유수한에게 더 다가가지 못하게 견제한다.

그 말 없는 전쟁은 눈치 없는 김민수까지 느낄 정도였다. 보라는 떡볶이를 먹으며 혀를 끌끌 찬다.

“오늘 심상치 않은 듯.”

보라가 매니저에게 작게 속삭였다.

“아무래도 난리 날 듯.”

아무래도 오늘 유수한 팬덤에서 작은 전쟁이 일어날 듯했다.

* * *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그건 어딜 가든 통하는 법칙이었다. 어딜 가나 좋은 사람만 있을 수는 없다. 어디든 이상한 사람은 꼭 존재했다.

유수한 팬덤이 내부 균열이 일어나던 그 순간, 유수한은 촬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오빠, 오늘 걔 보통 아니지 않아?”

“걔?”

“그 명품 시계요.”

아.

“걔가 뭐니, 그래도 내 팬한테.”

유수한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색안경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팬은 팬이었다. 더군다나 유수한은 이렇게 사랑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안일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 생각 없는 호의를 어느 누군가는 착각하거나 넘겨짚으며 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사실.

“아니, 장난 아니던데. 그 팬이 다른 팬들 견제하면서 오빠 독점하려고 하는 거 못 느꼈어요?”

보라는 바로 옆에서 그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앞으로 치고 나와 유수한을 독점하려는 최지영과 그걸 막으려는 운영진, 그리고 뒤에 밀린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나머지 팬들.

“어딜 가나 좋은 사람만 있을 수 없다니까요.”

보라가 껌을 씹으며 말했다.

“오빠도 그걸 좀 알아야 해요.”

유수한은 그 누구보다 팬 친화적이다.

만약 배우가 아니라 아이돌이었다면 사생이 꼬이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이렇게 팬에게 잘해 주는데, 눈 뒤집히는 사람이 안 생기면 이상할 정도였다.

“그만해.”

유수한은 보라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는 차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오늘은 ‘식사남녀’ 마지막 회가 방송하는 날이었다.

얼른 가서 씻고 쉬면서 모니터링할 준비를 해야 했다.

“오늘 수고했다.”

차에서 내린 유수한은 손에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꽃에 취미는 없지만, 팬에게 받은 선물이라 소중했다. 집에 돌아가면 화병에 꽃을 꽂아 둘 생각이었다.

[빛유/서포트] 영화 <내 심장을 향해 쏴라> 서포트 잘 다녀왔습니다. +459

유수한은 늦은 시간, 하나 둘 올라오는 서포트 정리 글을 읽고 있었다.

전체적인 진행은 대피소에서 하지만, 서포트를 다녀온 후에 올리는 정리 글은 ‘빛나는 유수한’ 팬사이트에 업로드한다.

[오늘도 배우님은 빛이 나고 꿀이 뚝뚝 떨어졌어요. 바닥에 꿀 흥건하게 떨어진 거 보이나요? 나만 보이나?]

이경민의 주접을 실시간으로 보며 공동 현관문을 열었다.

[다이어트 중이라는 배우님은 어묵꼬치 한 개 드시고 순대도 좀 드셨어요. 오랜만에 먹는 분식이라고 신났다는! (ง˙∇˙)ว]

찍은 영상을 직접 캡처해서 보정까지 끝낸 귀한 사진이었다.

이경민은 찍덕이었다.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왔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영상에서 직접 캡처한 사진이 주를 이뤘다.

[물론 오늘도 잔소리는 이어졌음. 우리 오늘 분식차까지 불렀다고 혼났어요. 이건 나중에 업로드할 서포트 영상을 참조! (・`◡´・)ゝ]

항상 서포트를 받는 입장에서 이렇게 상세한 후기를 읽을 때마다 생각하지만, 참 정성이었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현장감을 살려 글을 쓰고 직접 보정해서 사진을 올린다. 그 이후에는 영상도 편집해서 색 보정을 입힌 후에 업로드하는데,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애정이 기반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유수한은 늘 감사히 생각하고 있었다.

[영상은 편집이 좀 걸려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글을 다 읽은 유수한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현관문 앞에 선 유수한은 핸드폰을 든 채로 도어 록을 풀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

알 수 없는 불길한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계단을 바라보던 유수한이 미간을 좁혔다. 가끔 살다 보면 촉이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 것 같은데, 그냥 기분 탓인 것 같은데 쎄한 기분이 드는 그 순간.

예전 김대한일 때도 그 촉을 무시했다가 전 재산을 털린 적이 있었다.

탁.

문을 닫은 유수한은 가만 집 안을 둘러보았다. 별다른 점은 없었다. 보통이라면 집에 돌아오면 씻기 바쁜데, 오늘은 세세히 뭔가 달라진 게 없는지 찾아보게 된다.

[어딜 가나 좋은 사람만 있을 수 없다니까요.]

보라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했다.

유수한은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이내 걸음을 옮겨 인터폰 앞에 섰다. 짧게 생각을 정리한다. 이윽고 인터폰을 통해 현관 앞을 확인했다.

현관 앞은 어두웠다.

칠흑 같은 어둠이 짙게 깔린 듯했다. 사실상 그럴 리가 없었다. 갑자기 고장 났을 리도 없었다. 유수한은 가만히 화면을 보며 기다렸다.

인터폰이 꺼지면 다시 버튼을 눌러 현관 앞을 살폈다.

얼굴이 드러나기를.

“!”

문 앞에 찰싹 붙어서 귀를 대고 있던 한 여자의 얼굴이 서서히 드러났다. 입꼬리는 올라갔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손에는 R브랜드 고가 명품 시계 쇼핑백을 들고 있다.

최지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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