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숙자, 천재 배우 되다-65화 (65/175)

65. 노예들의 판 뒤집기

주인님.

지금 유수한의 주인은 이정환이었다. 이정환은 열흘 전부터 이 지역에 왔다고 했다. 시작은 유수한과 비슷했다. 라디오 스케줄이 있다고 해서 이른 아침부터 나온 이정환은 투덜거리고 있었다. 라디오를 무슨 새벽 스케줄로 잡느냐며 툴툴거리고 있는데, 도착한 곳이 난데없는 공항이었다.

어서 내리라는 채근에 내리기는 했는데, 매니저가 문이 닫히자마자 창문으로 여권을 집어 던지고 달아났다.

여권에 얼굴을 맞은 이정환은 짜증과 화가 치미는 그 순간,

[어서 오세요! 당신은 오늘부터 오 피디의 노예가 되셨습니다!]

카메라와 함께 오 피디가 나타났다.

유수한의 주인은 이정환, 그리고 이정환은 오 피디의 노예였다. 방송이라는 걸 인지한 순간부터는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꾹꾹 눌러야 한다. 이정환은 애써 웃으며 오 피디의 노예가 되어 이곳에 끌려왔고 다 무너져 가는 식당을 꾸몄다.

“선배님, 근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긴. 우리 다 노예지.”

이정환이 새로운 노예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 넌 세 번째 노예다.”

“예?”

“첫 번째 노예는 장 보러 갔어.”

그 말인즉슨, 노예가 한 명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유수한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같은 처지가 둘이나 더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고 있었다.

이정환은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유수한을 보다가, 부엌에서 커피를 내려 가져왔다. 서로 마주 보고 앉은 두 사람 사이에 적막감이 흘렀다. 그럴 만도 했다. 두 사람은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었으니, 그리 친하지도 않았다.

“근데 선배님, 왜 굳이 저를 사신 거예요?”

그게 가장 궁금했다.

“너? 쓸모 있어 보여서.”

“아, 제가요?”

“일단 얼굴이 반반해서 손님도 잘 끌 것 같고.”

“네.”

“그냥 마음에 들었어.”

이정환은 기분파였다.

마음에 드는 놈은 친하지 않아도 일단 끌고 와 본다. 특히 오 피디의 예능은 하고 싶어 하는 배우들이 널렸다. 오 피디 예능을 한번 겪고 나면 주가가 끝없이 치고 올라간다. 오 피디 예능 후에 스타가 된 배우가 많다 보니, 배우에게 오 피디는 꽤 매력적인 존재였다.

그리고.

이정환은 그걸 모르지 않는다. 유수한을 꽂은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첫인상이 꽤나 강렬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리얼리티에서 보여 줄 그의 본모습이 궁금했다. 리얼리티 촬영을 하다 보면 모든 순간을 연기로 커버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본래 모습이 나오는데, 쉽게 말하면 유수한의 실제 성격이 궁금했던 것이다.

“저 왔습니다!”

스쿠터를 타고 장을 보고 온 첫 번째 노예가 등장했다.

“어, 수한이 왔네?”

이미 한 번 봤던 조이수였다.

* * *

이정환이 열심히 고치고 꾸민 식당의 이름은 ‘노예식당’이었다. 말 그대로 노예들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첫 번째 노예는 조이수였다.

같이 영화 ‘사냥개’를 찍었던 배우였고 이정환은 영화 홍보도 할 겸, 조이수를 노예로 점찍었다. 조이수도 같은 방식으로 끌려왔고 지금까지는 자질구레한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아, 우리 아직 식당 오픈 안 했다.”

“그럼요?”

“내일부터 정식 오픈이야. 그래서 네가 이수가 하던 일을 해 줘야 해.”

그래서였다.

조이수가 자연스럽게 요리 파트로 빠지면서 공백이 생겼다. 조이수는 제법 칼질도 잘하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었다. 요리를 주로 담당하는 건 이정환이었고 보조는 조이수였다.

그리고.

“전단지 다 돌렸어요.”

내일 오픈을 위해 홍보를 하고 온 홍일점 두 번째 노예가 나타났다.

“어? 어? 어? 새로운 노예님 오신 거예요?”

초면이었다.

바로 인기 걸그룹 멤버 ‘윤지우’였다.

“안녕하세요! 체리걸스의 윤지우라고 합니다!”

이 일을 하면서 아이돌은 그다지 볼 일이 없었다. 아이돌은 배우와는 결이 조금 달랐다. 톡톡 튀는 목소리도 그랬고 뭔가 작고 아기자기해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유수한이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건넸다.

“유수한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이정환과 걸그룹 멤버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이정환이 윤지우를 두 번째 노예로 캐스팅한 이유는 단순했다.

일단 톡톡 튀는 매력에 글로벌한 인기가 있는 노예가 필요했다. 거기다가 지금 휴식기에 있어 일정을 뺄 수 있을 만한 사람, 그게 딱 윤지우였다.

윤지우는 그룹 내 메인보컬을 담당하고 있었고 영어도 곧잘 했기 때문에 설거지와 서빙 담당으로 제격이었다.

“근데 지우 씨는 선배님과 어떻게 아는 사이인 거예요?”

두 사람의 조합은 영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응, 예전에 내가 예능 나갔는데 거기서 봤어.”

유수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사실 그때 이후로 처음 본 거야.”

들어 보니 윤지우를 섭외한 건 다양한 걸그룹 멤버를 중에 시간이 되는 사람을 데려온 거였다. 윤지우 역시도 오랜만에 휴식기를 맞이해서 쉬고 있었고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공항으로 끌려왔다. 다행히 쾌활한 성격이라 남자 둘 사이에서도 잘 지내고 있었다.

“자, 노예들 앉아 봐.”

이정환을 비롯한 노예들이 테이블에 앉는다.

“일단 이수는 계속 연습한 대로 요리 보조를 맞춰 주고. 지우는 서빙과 설거지를 맡는다. 수한이 너 아르바이트 한 적 있냐?”

그 말에 유수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예전에 해 봤습니다.”

“그래?”

“네.”

“이 새끼, 오토바이도 잘 타고 아주 못하는 게 없어.”

그 말을 들은 조이수가 미간을 좁히며 이정환 팔을 붙잡았다.

“형, 다 좋은데 스포는 조심해 주세요.”

아직 유수한은 영화 ‘사냥개’에서 없는 사람이었다. 이정환이 조이수의 지적에 뜨끔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오 피디는 쉽게 먹잇감을 놓지 않는 사람이었다.

“무슨 스포요?”

“이건 안 돼. 피디 양반, 이건 컷. 입 잘못 놀리면 나 큰일 나.”

“에이, 오토바이 잘 탄다는 소리가 뭔데요.”

“아, 그냥 좀 탄다고. 이 녀석이 오토바이를 잘 탄다고. 그게 끝이야, 끝!”

이정환이 꼬장꼬장하게 오 피디를 물리치고 마저 말을 이었다.

“수한이는 응대, 계산 담당. 아침에 장 보는 것도 이제 네가 하고. 위치는 지우가 아니까 내일 같이 다녀와.”

아직도 유수한은 얼떨떨하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갑자기 한국이 아니라 대만에 오게 된 것도 당황스러웠다.

첫 해외를 이렇게 오는 경우도 있나. 단 한 번도 비행기를 타 본 적이 없는 유수한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자꾸 나왔다.

“일단 새로운 노예 옷이 필요하겠는데요?”

다 아는 사실이다.

여기 끌려온 노예들은 속옷 한 장도 못 건진 채 왔으니까.

“노예 부리는 것도 돈이라니까.”

이정환이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치마를 벗고 지갑을 챙긴다. 어제 열심히 미션 해서 돈을 벌어 놓은 이정환이었다.

“시장 구경 가자!”

새 노예 속옷 사 줘야지.

* * *

유수한은 신기한 눈으로 거리를 둘러보고 있었다. 같은 동양인이었기에 대만 사람들은 모두 익숙하게 보였지만, 때때로 푸른 눈을 가진 서양인도 눈에 보였다. 사실 서양인이 없다고 해도 유수한은 신기한 눈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다.

첫 해외였다.

대만이라는 곳은 이름만 들어 봤지, 와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돈 버느라 해외여행은 물론 여권도 만들어 보지 못한 사람이 김대한이었다.

“수한아.”

그 모습을 보던 조이수가 말했다.

“너 미어캣 같아.”

그 말이 딱이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에 넋이 나갔고, 시장에 도착해서는 색다른 풍경에 미어캣처럼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며 구경했다. 어딜 다녀 봤어야 알지. 유수한에게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물론 여행이라기에는 좀 다르지만.

“삼촌! 나 이거 사 주면 안 돼요?”

윤지우는 귀여운 머리띠를 들고 있었다. 일하다가 쓸 요량인지 눈을 빛내며 이정환을 보고 있었다. 이정환이 말없이 가격을 본다.

“일단 새 노예 속옷부터 사고.”

“돈 남으면 사 주시게요?”

“새 노예 옷도 좀 사고. 남으면 사 줄게.”

“아싸!”

이정환은 딸이나 다름없는 윤지우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조이수에게는 얄짤도 없었다. 조이수는 모자 하나가 갖고 싶었는지 사 달라고 했으나, 이정환은 냉정한 눈빛을 보냈다.

“일단 속옷 하나 사고 빨아 써.”

노예의 삶, 처참하다.

“우리 다 두 개예요. 입고 온 거 하나, 새로 산 거 하나.”

윤지우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옷도 티셔츠 두 개가 끝.”

안타까운 노예의 삶.

한국에서는 화려한 삶을 사는 배우와 아이돌이 마치 조선시대 노비가 된 것처럼 한순간에 추레한 모습이 되었다.

“안 되겠다. 새 노예 옷 사고 남으면 우리도 옷 좀 사자.”

기본적인 의식주는, 특히 사람으로서 의복은 필수였다. 이정환도 이러고 사는 것이 씁쓸했는지, 결단을 내렸다. 돈은 오늘 어떻게든 제작진과의 게임에서 이기면 된다.

“저는 옷 대신 모자요.”

조이수가 슬그머니 새로운 의견을 낸다.

“햇살이 강해서 모자가 필요해요.”

그동안 아껴 살았던 오 피디의 노예 이정환은 오랜만에 돈을 풍족하게 풀었다. 지금까지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공식적으로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돈 걱정을 한시름 놓고 있었다.

“수한아.”

어느 정도 쇼핑을 마치고 과일 가게에 멈춰 선 이정환이 유수한을 보며 물었다.

“너 운동 좀 하냐?”

그 물음에 유수한은 짧게 고민했다. 원래 유수한은 몸치였다. 그러니 운동 신경도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액션 연기의 달인(S)] 덕분에 환골탈태한 상태였다.

“못하지는 않습니다.”

짧게 생각을 마치고 대답했다.

“그래?”

더운 날씨에 달달한 과일이 먹고 싶었던 이정환이 생각에 잠겼다. 오늘 저녁을 먹고 제작진과 돈을 걸고 게임을 한다. 주인님 오 피디의 주머니를 털 수 있는 기회였는데, 지금까지는 승률이 좋지 못했다.

간단한 상식 퀴즈나 순발력 퀴즈에서 번번이 오 피디에게 졌던 노예들이었는데, 오늘은 오 피디가 사전 예고를 했다.

족구.

오늘은 운동으로 판가름 나는 날이었다.

“그럼 우리 유 노예 믿고 컵과일 쏜다.”

족구 게임을 진행한다면 제작진은 운동을 잘하는 사람으로 모아 팀을 만들 것이다. 오 피디의 궁극적인 목표는 돈을 최대한 내주지 않고 노예들이 가난한 생활을 이어 가게 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오 피디는 이정환, 조이수의 운동 신경을 확인했고 윤지우는 거의 전력 외였다. 유수한이 가세했다고 해도 제작진의 무난한 승리를 점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정환이 보았을 때 유수한을 몸을 잘 쓰는 배우였다. 오토바이를 모는 솜씨도 그랬지만, 애초에 액션 자체를 잘하는 배우라고 들었다.

계산 끝에 결론이 나온다.

얘는 노예들의 족구 에이스라는 게.

“맛있겠다.”

각자 먹고 싶은 과일을 컵에 담았다. 유수한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한 입 크기로 손질된 과일을 컵에 담는다. 용과 몇 조각, 망고 몇 조각을 담던 유수한은 처음 보는 과일을 발견했다. 바로 ‘파인애플 석가’였다.

“일단 담자.”

궁금한 건 먹어 봐야 직성이 풀린다.

과일 이름은 이제 모든 언어를 읽을 줄 알기에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유수한이 모든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비밀이었기 때문이었다.

“음.”

부처 머리를 닮은 이 초록색 과일은 그 속살은 하얗고 맛은 설탕을 뿌린 것처럼 달았다. 처음 먹어 보는 과일 맛에 푹 빠진 유수한의 눈이 커졌다. 얼떨결에 끌려왔지만, 지금 유수한은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생각보다요.”

유수한이 과일을 입에 넣으며 말했다.

“노예 생활도 할 만한데요?”

* * *

식당에 딸린 집은 누추하다.

이정환 말로는 자신이 직접 도배를 해서 나아진 거라고 말했다. 침대는 제작진이 준비해 줬지만, 기본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수한은 아무렇지 않았다. 각방을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예전에 살던 집을 생각하면 나름 괜찮았다. 벌레도 탁탁 잘 잡는 성격이기에 걱정할 일은 없다.

말했던 것처럼 노예 생활은 제법 괜찮았다. 창밖으로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에 보였다. 창문을 열어 놓고 잠을 청한다. 낮잠 시간까지 주는 노예 생활이라니, 못 할 것도 없었다.

1시간의 단잠을 끝내고 다들 주방으로 모였다.

“수한이랑 지우는 감자 깎고. 이수는 양파랑 파 담당. 나는 토마토소스 미리 만든다.”

첫 오픈은 내일 오전 9시.

미리 재료 손질을 부지런히 시작한다. 3시간 동안 제대로 허리도 펴지 못하고 감자를 깎았다. 감자만 깎는 게 아니라, 다른 재료 손질도 도왔고 그렇게 첫 번째 노동이 끝났다.

“우리 작전 좀 짜자.”

가볍게 저녁을 먹은 노예들은 커피 한잔을 하며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 다음 이어지는 일정은 미니 게임이었다.

바로 족구.

“수한아, 다음에 족구 게임 한판 하거든?”

조이수가 어제 상황을 모르는 유수한에게 상황 설명을 해 주었다.

“근데 우리가 좀 불리해.”

“불리하다뇨?”

“어제 우리가 게임에 졌거든.”

어제 진행한 게임은 상식 게임이었다. 연예인은 종종 상식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조이수는 심각한 이정환과 윤지우의 지식수준에 혀를 내둘렀다.

나라 수도 맞히는 게임에서 1승만 따냈을 뿐 전패했고, 이어지는 상식 퀴즈도 오 피디에게 탈탈 털렸다.

“1,000 대만 달러를 받는 대신에 족구 게임에서 페널티를 받게 됐어.”

돈은 필요했다.

이정환 수중에 있는 돈은 고작 300 대만 달러였고 다음 날은 새 노예가 오는 날이었다. 경험상 새 노예도 가지고 있는 게 없기 때문에 갈아입을 옷 정도는 사 줘야 했다.

“그래서 상대 팀은 5명인데 우리는 4명이야.”

그것도 윤지우는 여자였다.

악랄한 악마 오 피디는 제작진의 팀을 남성인 에이스들로 구성하면서, 거기에 노예들에게 페널티까지 부여했다. 단 1점도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오 피디, 저 인간 진짜 얄밉거든?”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노예들은 잘도 소곤거렸다.

“어떻게 하면 이길까?”

유수한은 커피를 마시며 미소를 지었다. 상식 게임이라면 모를까, 족구 정도는 자신 있었다. [액션 연기의 달인(S)] 아이템이 있는 한 유수한은 무적이었다.

“저 족구 잘해요.”

일단 노예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돈이라는 사실을 유수한도 알고 있다. 오 피디는 언제나 출연자에게 돈을 짜게 주는 피디로 유명했다. 그렇기에 늘 출연자와 오 피디는 대립하는 관계에 있었다.

“확실해?”

이정환이 심각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 5분 안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확신에 찬 목소리에 조이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토바이를 모는 솜씨도 그랬지만, 몸을 특히 잘 쓴다고 무술 감독에게 들었다.

애초에 ‘사냥개’에 합류한 것도 몸을 잘 쓰기 때문이었다. 유수한의 말을 조이수와 이정환은 믿었지만, 윤지우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두 눈으로 유수한의 실력을 제대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럼 판을 뒤집어 볼까요?”

조이수가 씩 웃으며 작게 속삭였다.

“제 계획은요-”

머리는 조이수가 굴리고 몸은 유수한이 쓰고 돈은 주인님 이정환이 번다. 그리고 윤지우는 응원 담당. 자연스럽게 노예들은 머리를 맞대고 판을 뒤집을 계획을 세웠다.

“어이, 오 피디.”

30분 후, 작전이 시작되었다.

“딱 5분 안에 끝내 줄게.”

이정환이 특유의 이죽거리는 표정으로 오 피디를 살살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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