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숙자, 천재 배우 되다-32화 (32/175)

32. 기존 유수한 따라 하기

「이거 맛없어요.」

지금 유수한은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었다.

기존 유수한의 예능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굳이 드라마 준비로 바쁜 지금 이렇게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이유가 있었다.

「그냥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유수한은 ‘정유환’ 캐릭터를 잡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하나는 비겁하고 저열한 캐릭터를 추천받아 모니터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했다.

남의 연기를 참고하는 건 분명 도움이 되지만, 뭔가가 부족했다. 예를 들면, 라면에 MSG가 빠지면서 맛이 맹숭맹숭해진 것처럼.

지금 유수한의 ‘정유환’은 조미료가 살짝 부족했다.

「별론데. 맛없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기존의 유수한을 가져오는 일이었다.

지금 보고 있는 예능은 KBC에서 했던 요리 프로그램이었다. 유수한은 그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했고, 여러 가지 음식을 먹으며 가감 없이 무례한 표현을 늘어놓았다.

「이건 식어서 맛없네요.」

이 방송 이후로 유수한은 태도 논란에 휩싸였고 이성실은 웬만하면 유수한을 예능에 내보내지 않게 되었다.

유수한은 화면 속에 보이는 기존 유수한을 관찰했다.

오만한 태도, 텅 빈 눈빛, 무례한 말투 하나하나. 자신만의 ‘정유환’을 만들기 위해 기존 유수한을 공부했다.

“지금 눈이 썩었네요?”

대본 리딩 직전.

유수한은 마지막 연기 점검을 위해 강철수를 찾았다. 며칠 동안 운동 외에는 밖에 나오지 않고 캐릭터 연구에 집중했다. 그만큼 잠도 모자랐고 여러모로 유수한의 몰골은 그리 썩 좋지 못했다.

“며칠 동안 잠을 못 잤거든요.”

시간은 없었고 평범하게 정유환을 만들어서는 최은호에게 밀릴 게 분명했다. 최은호는 윽박지르는 연기 성향이었기에, 그에 대항할 분위기를 갖춰야 했다.

“설마 그걸 다 봤어요?”

강철수는 유수한이 비슷한 캐릭터 영상을 추천해 달라 해서 알려 주기는 했지만, 짧은 시간 내에 모두 보고 올 줄은 몰랐다. 아무리 넘기며 봤다고 해도 잠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

“네. 하나도 빼먹지 않고.”

“허, 열정 하나는 인정해야겠네.”

유수한은 경험이 없었다.

최은호는 다양한 연기를 경험했고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구축했다. 경험이 없다는 것이 유수한의 약점이었다.

저열하고 비겁한 캐릭터를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독보적인 ‘정유환’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했다. 누군가의 연기를 참고하는 건 좋지만, 모방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찾고 찾은 결과물은 과거의 유수한을 가져오는 거였다.

“일단 봅시다.”

유수한은 대본을 들고 새로 해석한 캐릭터를 보여 주었다.

처음 유수한이 그렸던 정유환은 유약한 사람이었다. 유약하면서도 그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발악하는 사람. 하지만 그렇게 하면 속절없이 당할 듯했다.

유약한 정유환이지만, 한 방이 필요하다.

“야.”

마치 강철수에게 말을 건네듯이 입을 연다.

“착각하지 마. 네깟 게 꿈틀거려 봤자 아무것도 아니야.”

기존의 유수한을 참고한 연기.

지금의 유수한은 예전의 유수한을 모르기 때문에 주변을 수소문하며 그를 만들어 냈다. 예능 방송을 찾아 보며 그가 얼마나 거만한 사람인지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미세하게 변하는 표정, 남을 아래로 보는 눈빛, 말투 하나하나까지.

김대한은 유수한을 가져왔다.

“어디 벌레 새끼가 감히.”

그러다가 우습다는 듯 피식 웃는다.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 유수한의 얼굴은 날것과 같았다. 남을 아래로 보는 시선으로 강철수를 자극하며 가만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강철수가 유수한을 제대로 대면한 것은 작년 말이 처음이었다.

그 전에는 스쳐 가며 유수한을 보았는데, 항상 이죽대는 듯한 얼굴만 보았던 강철수였다. 지금의 유수한과는 상반된 얼굴이었다. 요즘 유수한의 눈빛은 언제나 생기 넘쳤고 말투 역시도 부드러운 편이었다.

예전의 유수한은 욕을 입에 달고 살았으며 눈빛 역시도 썩은 동태 눈깔 같았다.

“사전 미팅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보죠?”

미간을 좁히던 강철수가 작게 한숨을 쉬며 물었다.

“마치 옛날 유수한을 보는 것 같은데.”

“네, 맞아요.”

“허.”

“이렇게 해야 정유환이 완성될 것 같아서요.”

유수한이 씩 웃으며 말했다.

늘 유수한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노숙자 연기 역시도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였기에 선택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의 유수한과 지금의 유수한은 다른 사람이었지만, 몸은 같았다.

목소리, 얼굴 모든 것이 일치한다.

건방진 재벌 3세를 연기하기에는 그보다 더 못된 유수한이 적격이었다. 예전의 유수한을 가져온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유환을 보여 줄 생각이었다.

“제가 누굴 좀 잡아먹고 싶어서요.”

“누구를?”

“음, 절 무시하는 사람이요.”

유수한은 경쟁을 싫어한다. 늘 쉽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경쟁심이 생겼다.

누군가를 짓밟고 싶은 감정이 새어 나왔다. 그 모든 것은 최은호 덕분이었다. 그에게 없던 경쟁심을 불러일으켰으니.

“연기로 지고 싶지 않네요. 그 사람에게는.”

유수한이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 *

“대본 확인했는데, 우선 수한 씨 의견을 들어 보고 스타일링 어떻게 할지 말할게요.”

고개를 끄덕인 유수한이 입을 열었다.

“우선 날티가 좀 났으면 좋겠어요.”

“염색도 하실 거예요?”

“네, 제 피부 톤에 맞는 걸로 부탁드릴게요.”

“펌도 할까요? 살짝 컬 들어간 것도 괜찮을 텐데.”

“네, 좋아요.”

유수한은 캐릭터 분석을 하며 정유환을 두 가지로 나뉘었다.

초반부 정유환은 싸가지가 없고 철도 없으며 자신의 트라우마에 갇혀 있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가지고 있는 재력으로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초반은 무조건 가볍게.”

헤어 디자이너가 고개를 끄덕였다.

“후반부는 깔끔하게 갈 생각이에요. 누가 봐도 다른 사람처럼.”

그리고 후반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계획이었다.

옷차림도 늘 가볍게 입고 다니는 정유환이지만, 후반부는 스토리에 맞추어 칼 정장을 입고 머리 역시도 말끔하게 정리할 생각이었다.

그 변화가 뚜렷하게 보이려면,

“앞머리 자르지 말고 최대한 부스스하면서 양아치 같게 부탁드려요.”

초반은 그냥 말 그대로 양아치 콘셉트가 마땅했다.

“그러다 벌레 되겠어요.”

소파에 앉아 하품하던 보라가 말했다.

“벌레?”

“책벌레요, 책벌레.”

염색과 펌을 동시에 하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 대본을 숙지하고 있었다.

“열심히 해야지.”

안일하게 생각했다.

S급 아이템을 하나 더 얻었으니, 조금은 쉬엄쉬엄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 생각을 깨뜨린 게 의외로 최은호였다.

이 바닥 역시도 경쟁은 필수였다.

단막극 때는 원톱 주연이었고 인지도가 부족한 배우가 대다수였기에, 경쟁심은 없었다. 그저 작품이 잘되길 바라며 노력했을 뿐이었다.

“분에 넘치는 자리를 얻었으니.”

보라는 진지한 대답에 감흥이 없어진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그녀는 오늘 쉬는 날이었다. 대본 리딩에는 스타일리스트가 함께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귀찮기도 했지만, 요즘 유수한이 이런저런 걸 많이 챙겨 주었기에 군말 없이 나왔다.

“어때요?”

헤어 손질을 마친 유수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유환 같아요.”

그 말은 더할 나위 없이 흡족하다는 의미였다.

* * *

SBC 방송국.

역시 단막극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반응이었다. 기자들이 이렇게나 많이 포진되어 있을 줄이야. 관심도가 다르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와, 대박.”

유수한이 등장하자 작은 술렁거림이 느껴졌다.

“대박이다. 그냥 정유환인데?”

오늘 유수한은 오렌지 브라운으로 염색하고 펌을 했다. 살짝 길게 가르마 탄 앞머리에 평소에 잘 하지 않는 귀걸이까지 인상적이었다.

옷도 평소라면 단순히 슬랙스에 셔츠를 입었겠지만, 정유환답게 화려한 패턴이 들어간 셔츠를 골랐다.

한 마디로 날티 난다.

날티 나는 재벌 3세 정유환이 나타났다.

“작정했네.”

일찍 도착해서 대본을 읽고 있던 민서온이 작게 웃었다.

“언니, 저랑 내기하실래요?”

옆에 앉은 주민하가 작게 속삭였다.

“무슨 내기?”

“오늘 누가 이길지 내기요.”

“누가?”

“알면서 왜 그래요.”

주민하는 재밌다는 듯 웃고 있었다.

민서온은 사람을 가까이 두는 편은 아니었지만, 주민하의 살가움에 말리고 있었다. 말없이 고개를 돌려 정면에 앉은 유수한을 보았다.

“글쎄.”

“저는요.”

주민하가 눈치를 보며 작게 속삭였다.

“수한 오빠가 이길 것 같아요.”

의외의 대답이었다.

“어쩌지.”

민서온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그런데.”

“에이, 그러면 내기가 안 되잖아요.”

“잡담은 그만하자.”

대본을 보며 민서온이 말했다.

“우리 둘은 연적 아니니? 너 정유환 꼬셔야 하잖아.”

“그렇게 말하지 말고요. 정 없게.”

“연기는 원래 정 없게 하는 거야.”

“치.”

입술을 삐죽이던 주민하가 이제야 대본에 시선을 둔다.

민서온은 차례차례 자리를 채우는 배우들을 눈으로 훑었다. 익숙한 얼굴도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최은호가 자리에 앉았다.

주연 4인방이 모두 모였고 대본 리딩이 임박했다.

“안녕하세요. 민서온입니다.”

이은서 역을 맡은 민서온.

“유수한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정유환 역을 맡은 유수한.

“안녕하세요. 최은호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서정완 역을 맡은 최은호.

“안녕하세요! 주민하입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유은하 역을 맡은 주민하.

유수한은 숨을 들이마시며 대본을 보았다. 이번에도 시작도 전에 대본이 걸레가 됐다.

대본 리딩 현장은 긴장감이 흘렀다. 간혹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가 대본 리딩에서 실력이 탄로 나 쫓겨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걸 유수한도 알고 있기 때문에 잠도 줄여 가며 철저히 준비했다.

“성운 씨. 나와 헤어질 생각이야?”

민서온의 연기력은 탁월하다.

발성, 발음, 표정, 눈빛, 뭐 하나 모자란 것이 없다. 심지어 외모까지도.

“내가 당신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리고 조성운 역에 낙점된 배우 역시도 연기력이 좋았다.

연극배우 출신이었고 매체 연기는 두 차례 밖에 경험하지 못한 신예였다.

“하지 마.”

“은서야.”

“그런 생각 하지 마.”

“미안해.”

“아니, 그냥 내 곁에 있어. 죽어도 내 곁에 있어.”

만약 조성운 역할을 맡았다면 어땠을까.

유수한은 두 사람의 연기를 지켜보며 골몰히 생각에 잠겼다. 조성운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떠날 줄 아는 남자였다.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칠 수 있는 남자.

매력적인 역할이었다.

“미안해, 은서야.”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

아무리 시동을 끄려 하고 브레이크를 밟아 보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려도 속도가 줄지 않는다. 인상을 찌푸린 조성운이 작게 한숨을 쉰다.

눈빛이 가라앉는다.

서글픈 미소.

모든 상황을 포기한 듯한 눈빛이었다.

“사랑해.”

한 마디.

이윽고 차는 가드레일에 처박힌다.

“안 돼!”

울부짖는 이은서의 목소리.

그저 대본 리딩 중임에도 두 사람의 연기는 한 마디로 살벌했다.

“잠시 숨 고르고.”

짧고 굵은 조성운의 등장과 퇴장.

“감정 좋았습니다. 다시 이어서 시작합시다.”

1회가 끝났고, 이제 2회 리딩을 시작할 시점이었다.

“이게 말이 돼? 거긴 내 자리였는데.”

유수한이 중얼거리며 손톱을 뜯었다.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제 역량을 보여 주고 있었다.

사실 1회에서는 정유환의 분량이 극히 적었다.

대부분의 분량이 조성운이었고 2회부터 정유환의 비중이 커진다.

“어떻게 해야 하지. 아, 병원은 싫어. 돌아가기, 싫어.”

딱.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던 유수환의 눈빛이 가라앉는다.

“김 비서!”

한 톤 높아진 그의 목소리가 울리고.

“나 같은 병신 하나 있었지?”

“네?”

“그 왜, 아. 어디였지. 어! 그래, 유성그룹 막내딸!”

“이은서 님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맞아! 그 다리 못 쓴다던!”

“갑자기 이은서 님은 왜…….”

“알 거 없고. 약속 잡아 줘.”

“예?”

유수한이 살짝 입술을 깨물며 미소를 지었다.

불안함에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던 그의 눈빛이 차분해졌다. 뭔가 돌파구를 찾은 사람처럼.

“병신은 병신끼리 뭉치는 거야.”

대본 리딩이 시작하기 전, 유수한의 대한 평가는 좋지 못했다.

다시 재기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유수한은 물음표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런 반응을 조금씩 무너지게 하고 있었다.

유수한은 대본을 넘기며 극 흐름에 맞추어 유연하게 감정선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은서 씨는 그쪽에게는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대본 리딩 흐름은 어느새 두 남자 배우에게 닿는다.

유수한과 최은호.

두 사람의 분위기 싸움이 시작되었다.

“나는 말이야. 주제넘은 것들이 싫어.”

유수한은 작정하고 미친 사람이 되었다.

다소 모자란 모습을 보이던 정유환은 서정완 앞에서는 다른 얼굴을 한다.

“너 같은 새끼는 콱 밟아 죽여 버리고 싶거든.”

유수한의 승부수.

아무리 마음이 다친, 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도 특권 의식에 젖은 재벌이었다. 정유환은 흙수저 출신 검사 서정완을 벌레 취급 한다.

“죽고 싶지 않으면 알아서 기어.”

그리고 이건 다소 사심이 담긴 말이기도 했다.

“주제넘게 나대지 말고.”

최은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물론 연기로 보이지 않았다. 진심으로 분해 보이는 그 감정이 유수한에게 느껴지고 있었다. 유수한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대본에 시선을 두었다.

* * *

속이 다 시원하네.

대본 리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유수한의 얼굴이 밝았다. 최은호의 부들거리는 표정이 여전히 머리에 남아 있다.

유수한이 기분 좋은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핸드폰을 만지니, 차에 있던 매니저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형님, 기분 좋으신가 봐요?”

“응. 안 좋을 게 뭐냐.”

지금 유수한은 기분이 최고조에 달했다.

“어? 언제 오셨지?”

그러다가 파랑새에서 새로운 사진을 보고 눈이 커진다.

오늘 이경민을 만나지 못했는데, 멀리서 사진을 찍고 간 모양이었다.

- 오늘 유수한 달라진 머리 미쳤다 개 돌았음

보아하니 주변에 사람이 많아 쉽게 다가오지 못한 모양이었다. 유수한은 빠르게 퍼지는 사진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꽤 팬이 늘었다. 예전에는 팬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꽤 좋아진 느낌이었다.

[HOT] SBC 시간 대본리딩 현장컷 +587

인지도 높은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라 그런지 반응도 빠르게 퍼진다. 내일 본격적으로 드라마 홍보가 들어가면 파급력이 제법 좋을 듯했다.

- 민서온이 나오면 반은 가지 않냐? 유수한 계탔네

⌞222 민서온 작품 보는 눈 미쳤음

⌞⌞3333 유수한 소속사빨 오졌다 ㄹㅇ

⌞⌞⌞444444 이번에도 드라마 재밌어 보임...

⌞⌞⌞⌞555555 민서온 픽은 믿고 본다

댓글 절반이 민서온 이야기다.

물론 이해는 한다. 주연으로 자리 잡고 나서 선택한 작품 중에 실패한 게 없으니까. 작품 보는 눈만큼은 탁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도 있는데.”

작품 보는 눈.

물론 아이템이지만.

- 나 유수한팬 진짜 아닌데... 유수한 솔직히 좀... 잘생겼다 ㅎ

⌞2222 조심스럽게 나도...

⌞⌞333333 민서온하고 캐미 돋음...

⌞⌞⌞4444444 얼굴은 뭐라 못하겠다

⌞⌞⌞⌞555 얼굴 보면 최은호가 왜 밀렸는지 납득 쌉가넝 ㅎㅎ

⌞⌞⌞⌞⌞66666 얼굴은 진심 1티어임 ㅋㅋㅋㅋㅋ

가끔 보이는 외모 칭찬에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이제는 거기서 만족하고 싶지 않았다. 유수한은 댓글을 정독하면서 생각했다. 이제는 외모뿐만 아니라 실력으로도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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