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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현실은 H게임-87화 (8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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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나의 적인가? 그건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다만 짚이는 게 있었다. 그녀의 할아버지다.

그녀는 호텔에서 말했었다. 김민욱이 제의한 뭔가의 계획이라는 걸 매우 기대라고 있다고, 그리고 그녀의 할아버지라면 김민욱의 취미 따위는 이미 예전에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자신이 기대하는 일이 망가지지 않게 사방에 압력을 가했다면? 그녀의 할아버지는 확실하게 예리보다 강한 권력이다.

무슨 짓을 해도 뚫을 수 없는 건 당연했다.

“하하하하....”

이길 수가 없는 싸움인가? 이정도 까지 김민욱을 몰아넣고, 체포만이 남은 상태인데? 너무 억울했다. 일단 사실 확인은 필요했다. 예리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얼마가지 않아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아저씨?”

“응, 잠깐 만날 수 없을까?”

“뭐? 나 여러 가지 일이 겹쳐서 조금 바쁜데, 헤어 진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 못 말리는 아저씨네? 후후후, 조금 한가해 지면 연락할게”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래. 잠시만 시간을 내주면 안 될까?”

“............”

잠시 말이 없었다. 자주 그러는 그녀다. 주로 뭔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을 때 이런 반응이지.

“예의 정류장으로 갈게.”

그러고는 언제나와 같이 전화가 끊어졌다. 나도 택시를 타고 정류장으로 달렸다. 거리상 내가 먼저 도착을 했고, 잠시 기다리니 곧 그녀가 차가 나타났다. 전에 타던 차는 폭발로 날아가 버려서, 처음 보는 세단으로 바뀌어있었다.

바로 뒷좌석에 올라탔다.

“아저씨,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응, 그게...”

그녀의 할아버지에 대해서 물어보려니, 착잡해서 목소리가 다운되었다.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내 곁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터널에서 말처럼 정말로 거리를 두는 건 이제 안하려는 모양이었다.

“왜 그런 얼굴을 하는 거야? 무슨 일 인지 말해 봐 아저씨.”

더 망설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김민욱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 설명하자 그녀는 약간 떨떠름한 얼굴을 하면서 말했다.

“신문사와 방송에 기사를 뿌린 거 아저씨였어?”

“그, 그걸 알고 있었어?”

“그래. 지금 그걸 뿌린 범인을 찾는 중이었어. 터널에서 나를 공격한 놈도 찾고, 기사를 돌린 놈도 찾아야 되서 바쁘다고 했잖아? 둘 다 잘 안 찾아져서 조금 화나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아저씨였어?”

“그게 그러니까..”

“김민욱이 어떤 놈이던 간에, 할아버지가 추진한 일이야. 당연히 망치는 꼴을 볼 리가 없잖아? 이미 진작부터 손을 써둔 게 당연하지. 그래서 김민욱이 안 들키고 살인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할까? 그런데 자꾸 증거를 모아서 뿌리려는 사람이 있어서, 할아버지가 나한테 범인을 잡으라고 시켰어....”

“그게 정말이야?”

“.....아저씨. 그만 손 때도록 해. 솔직히 할아버지는 마음에 안 들지만, 그 계획은 매력적이야. 향후, 권력을 수십 년 더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정도의 계획이니 김민욱을 여러 면에서 봐주고 있는 거고. 알아들었어? 범인은 대충 아무나 만들어 내도록 할 테니까 놀이는 여기까지 해.”

처음부터 날 막아선 게 이 여자였다. 이연지의 몽타주가 날아간 것도 이 여자. 왜 하필 이여자야? 목숨 걸고 지키려고 했던 이 여자가 왜 내 앞을 막아서는 거지? 운명이 웃겼지만, 현재로선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이기고 말 것도 없다. 그녀를 해칠 마음이 안 드는 데 뭘 어떻게 상대를 한단 말인가.

결국 아무런 기운도 나지 않았다. 이렇게 힘 앞에 굴복해서 다 잡은 김민욱을 놔줘야 한다는 사실이 분했다.

“그렇게 중요한 계획이야?”

“뭐?”

“아, 아니야.”

“아저씨.. 정말 왜 그래? 왜 그런 표정 하는 거야? 내가 아저씨를 잡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잖아? 모르고 대든 거니까, 할아버지가 알기 전에 아저씨가 관여했다는 걸 묻어 버린다고 하는데도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해?”

“아니야. 미안해. 이만 가볼게.”

머리가 아프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공략불가 히든미션? 어떻게 깨라는 거지? 이런 난이도를 설정하고 회피하려고 하면 강제력을 발동할 셈인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서 차에서 내리려는 데 예리가 그런 나의 팔을 잡고는 내 움직임을 막았다.

“김민욱을 잡지 않으면 아저씨한테 불이익이라도 있어?”

“나도 확실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강한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그게 뭔데? 말해봐. 어떤 불이익인지 모르지만, 내가 막아줄게. 나,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알고 있지?”

“미안. 나도 예리의 힘은 충분히 알고 있어. 다만, 조금 모든 걸 초월한 이야기야.”

“..............”

예리는 내 눈을 한참을 들여 보았다. 그러더니 몸을 더 붙여서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녀가 속삭일 때마다 몸이 찌릿해져 온다는 걸 그녀는 알까?

“그것도 아저씨의 능력과 관계된 거야?”

배려를 해주는 듯 앞에 있는 경호원에게 들리지 않게 속삭이는 모습이 고맙긴 했다. 그리고 사실이기도 해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그녀를 터널에서 구하면서 능력에 대해 무언의 긍정을 해버렸으니 부정할 수도 없었다.

“................아저씨 대체 무슨 일은 하고 있는 거야? 전에도 해외로 보내버린 그 여자를 살릴 때 엄청난 이유가 있다고 했지?”

“미안해. 물론 언젠가는 말해줄게. 지금은 말해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어서 숨길 수밖에 없어, 하지만 절대로 평생 숨길생각은 없어. 정말이야.”

“휴우.. 알았어.”

“응?”

“기사를 막지 않으면 되는 거지?”

“뭐 정말? 그럼 고맙긴 하지만, 뭔가 손해가 생긴다면 그러지 않아도 돼.”

“아저씨, 고작 그딴 계획하나 엎는다고 무슨 지장이 생긴다는 거야? 나를 그렇게 하찮게 여기는 걸까?”

예리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도 안 돼는 소리 하지 말라는 듯 나를 한심하게 바라봤다. 그래도 불편한 표정을 하는 내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살짝 표정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그런 얼굴 좀 하지 마. 나, 못보고 있겠어. 가슴이 요동치는 거랑 달리, 아저씨가 그런 얼굴 하면 심장이 아프단 말이야. 병일지도 모르지만.. 병원에선 아무 이상도 없다고 하고... 아무튼, 기사를 신문에 싣도록 할게. 아저씨 나, 가봐야 돼. 아저씨 일은 해결 될 거야. 잘 있어 아저씨”

그녀는 억지로 나를 차에서 내리게 하더니, 물론 경호원을 이용해서 말이다, 그대로 차를 타고 떠나버렸다. 강제로 쫓겨났음에도 저 악녀 같던 여자가 천사 같아 보였다,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호감도가 더욱 상승했나? 그래서 조금은 날 좋아하게 된 걸까?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라면, 항상 죽음을 몰고 다니던 저 여자의 변화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물론, 지금상황에서도 연락을 안 받거나, 복종하지 않거나, 아무튼 기분을 상하게 하면 제재를 당하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분명히 태도가 변했다. 좋은 쪽으로 말이다.

아무튼 나는 일단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상황은 극적으로 변해버렸다. 이미 오늘자로 발행되었던 신문이 다시 재발행 되더니, 곧바로 방송에서 떠들기 시작했다. 번화가의 대형TV에서는 김민욱이 체포되었다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길거리로 같이 나와 상황을 확인하자, 이연지는 좋아 죽으려고 하는 중이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기사가 워낙 생동감이 넘쳤던지 대형신문사들이 따로 손을 대거나, 다른 사람이 다시 쓰지 않고, 그녀가 쓴 그대로의 기사를 내보내 주었기 때문이다.

“영준씨 이거 봐요! 제 기사가 이런 데에 실렸어요!”

그녀는 깡충깡충 뛰면서 좋아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팔짱을 끼면서 올려봤다.

“영준씨가 없었으면 죽었을 텐데. 정말 고마워요. 후후후.”

“이제 잡지사로 돌아가면 다리를 잡고 늘어질걸요?”

“그렇죠?”

“이 기사로 스카웃 제의가 많이 올 텐데, 이제 진짜 기자다워 졌으면 좋겠네요.”

“으음, 저 그냥 잡지사에 남아있을 생각이에요. 아직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 기사도 영준씨가 높은 사람을 알고 있어서 부탁해서 실린 거라면서요? 저는 제 힘으로 기사를 통과시킬 수 있을 때까지 힘 낼 거고, 일단 그러니 더 배우겠어요.”

“뭐 그것도 좋겠네요. 하지만 덜렁거리는 건 고쳐야 할 걸요? 시도 때도 없이 넘어진다던지?”

“치, 그건 덜렁거리는 게 아니고, 급하게 행동하다 보니..”

볼을 잔뜩 부풀리고는 옆구리에 손을 대고 씩씩거렸다. 역시 아무리 봐도 누나가 아니다. 나는 그런 그녀와 일단 헤어졌다. 그녀는 잡지사로 돌아 가본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집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앉아 상태창을 불러냈다. 공략미션과 히든미션 둘 다 클리어 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확인을 해야지.

[히든미션 「고문과 권력」 클리어, 미션난이도 B]

[축하드립니다. 보너스 5억원이 입금되었습니다]

난이도는 B였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았으나,  솔직히 예리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클리어가 불가능 했으므로 납득은 가는 수치였다. 이번에는 레벨을 확인하기 위해서 상태창으로 들어갔다.

김영준

나이: 25세

직업: 해결사

레벨: 9

체력: 225

정력: 380

매력: 352

크기: 40

지속력 : 36

지력: 230

소지금: 1,397,171,210원

성공횟수: 50

경험치 :7812/10402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당신의 능력을 올릴 수 있습니다. (0/400)]

체력: 225/9999   + -

정력: 380/9999   + -

매력: 352/999    + -

크기: 40/99      + -

지속력 : 36/999  + -

지력: 230/999   + -

바로 능력치 배분창이 나타났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당신의 능력을 올릴 수 있습니다. (0/400)]

체력: 425/9999   + -

정력: 480/9999   + -

매력: 452/999    + -

크기: 40/99      + -

지속력 : 36/999  + -

지력: 230/999   + -

체력에 과감히 200을 투자했다. 무형검의 강화에 [체력 400]이상의 조건이 있었다.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정력과 매력을 100씩 상승시켰다.

김영준

나이: 25세

직업: 해결사

레벨: 9

체력: 425

정력: 480

매력: 452

크기: 40

지속력 : 36

지력: 230

소지금: 1,397,171,210원

성공횟수: 50

경험치 :7812/10402

그리고 다시 상태창으로 돌아왔다. 웃긴 것이 백수였던 직업이 해결사로 바뀌어 있었다. 여러 가지 사건을 해결해서 그런 건가? 게임에서 레벨업과 함께 칭호가 상승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현실에서 백수라고, 이 게임 세상에도 계속 백수로 표시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특수능력 [해결사의 예감] 이 생성되었습니다. 레벨 당 한 번씩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뭔가 스킬 같은 게 생성되었다. 무슨 스킬인지 궁금해서 설명을 보려고 했으나, 아이템이 아니어서 그런지 어디에도 설명이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럼 사용은 어떻게 하는데? 머릿속에서 생각하면 되나? 한번 해보자 싶어서 [해결사의 예감]이라고 머릿속에서 떠올렸다.

[해결사의 예감을 사용하시겠습니까?]

그러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취소해버렸다. 이놈의 게임은 하여간 매뉴얼이 부족하다. 뭐든지 부딪혀야 알아낼 수 있는 게 큰 문제였다.

그 후는 당연히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토록 원했던 아이템 강화의 시간이었다. 다짜고짜 [무형검]부터 불러들였다.

[무형검][강화1]

[눈에 보이는 모든 공격을 무형의 검이 튕겨낸다.]

[단 눈에 보이는 공격만 가능, 예상치 못한 기습에는 무용지물]

스킬 [무형의 검날]

[레벨업으로 아이템 강화가 가능합니다]

강화창을 터치하자 다른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이템을 강화하시겠습니까? 강화비용 7억원]

체력조건은 400. 비용은 7억. 이미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 나는 망설임 없이 강화를 터치했다.

[강화가 완료되었습니다]

완료창과 더불어 아이템의 설명으로 돌아왔다.

[무형검][강화2]

[눈에 보이는 모든 공격을 무형의 검이 튕겨낸다.]

[단 눈에 보이는 공격만 가능, 예상치 못한 기습에는 무용지물]

스킬 [무형의 검날] [절대방어]

+ [절대방어]

스킬이 하나 더 생성되어 있었다. 이름 하여 [절대방어] 그냥 봐도 뭔가 멋있음이 폭발하는 스킬명이었다. 바로 스킬을 터치해서 설명을 읽어 보았다.

[절대방어]

[절대방어. 10분 동안 불사신이 된다.]

[인지하지 못한 공격도 모두 다 튕겨낸다.]

[레벨당 사용횟수 1번]

으하하하하.

웃음이 절로 나왔다. 7억이라는 돈을 쓸 만한 기술이었다. 두려워하던 저격 같은 것에도 맘 놓을 수 있는 절대적인 스킬이었다. 10분이라는 제한이 걸려있긴 하지만 이정도면 돈이 아깝지 않았다. 만족 만족 대만족이다.

바로 창을 나와서, [만능키]와 [수면스프레이]에 들어갔으나, [만능키]는 강화가 가능하다는 문구가 나오지 않았고, [수면스프레이]는 [강화7]이 되었으나, 별다른 스킬은 생성되지 않았다. 일단 [붕대]의 중요성을 실감한지라, 레벨을 했으니 [붕대]도 불러내었다.

[붕대] [강화2]

[모든 부상을 치료한다.]

[사용횟수는 각 레벨마다 두 번 ]

[사용하면 평균적인 속도로 상처가 재생된다. ]

[레벨업으로 아이템 강화가 가능합니다]

강화2로 인해서, 상처가 조금씩 재생된다는 문구가 평균적인 속도로 재생 된다로 바뀌었고, 흉터에 대한 이야기가 사라졌다. 또 강화가 가능해서, 바로 강화를 완료시켰다.

[붕대] [강화3]

[모든 부상을 치료한다.]

[사용횟수는 각 레벨마다 두 번 ]

[사용하면 평균적인 속도로 상처가 재생된다. ]

[레벨업으로 아이템 강화가 가능합니다]

스킬 [대회복]

+ [대회복]

[대회복]

[레벨당 사용횟수 1번.]

[스킬사용즉시 부상이 말끔히 치유된다.]

이것도 스킬이 생성되었다. [붕대]의 단점이 마법같이 한 번에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는데, 이 스킬 또한 마음에 들었다. 진작 이게 있었으면 예리가 고통을 받지 않고 한 번에 회복을 시킬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이것으로 강화를 할 만한 아이템은 전부 강화했다. 7억이나 지출해서 새로 아이템을 살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이 시점에서 [세이브]를 완료했다. [세이브]없이 로드하면 [무형검]의 강화까지 초기화된다. 7억은 사라지면서 말이다. 그건 최악이지. 모든 걸 마치고는 침대에 누워버렸다. 잠이나 좀 자둘까 하다가 예리에게 문자를 날리려고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녀가 기사를 세상에 내보내도록 힘을 써주는데도 아직 고맙다는 인사도 못한 상태였다.

[예리야. 신문일은 정말 고마워.]

일단 시작은 평범하게 문자를 날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자는 걸까? 바쁘다고 했는데 잘 시간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전화를 걸어보았다. 하지만 핸드폰이 꺼져있다는 말만 돌아왔다. 의문이 들었다.

갑자기 그녀의 마지막 대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잘있어 아저씨”

그녀는 차에서 내리는 나에게 분명히 이렇게 말했다.

대체 왜?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려서, 원래 그녀와 통화할 때 사용하던 직통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이것도 받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몇 번을 해봤으나 소용없었다. 이상했다. 단순히 잠든 거라면 다행이지만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표시된 건 처음 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아가씨의 직통전화로 전화를 하셨지요?”

“네, 맞는데요, 혹시 경호원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아가씨는 아무 전화도 받지 말라고 하셨지만, 전 어제 그 차안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진실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실은 그 프로젝트를 엎어버린다는 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는 일입니다. 결국 주인어른은 엄청나게 노하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대드는 아가씨를 그대로 집안에 감금시켜 버리셨습니다. 그만한 계획이었습니다. 당분간 연락을 하셔도 소용없을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경호원은 다른 말은 나누고 싶지 않다는 듯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환청을 들은 것 마냥 멍하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외전. 누나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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