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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화 맨 뒷부분, 아이템샵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삭제했습니다.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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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는 빠르게 날아갔다. 그 안에서 계속 마음이 심란했다. 누나가 지금 무슨 꼴을 당하고 있을지 너무 걱정되었다. 그러니 여기서는 이 선택밖에 없었다. 예리에게 조금 미안하긴 했다. 어찌 보면 강제로 잠재워 버린 거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분명히 그냥 뒀으면 나 먼저 행동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준비를 마치고 재 소탕을 할 때까지 절대로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을 테지. 오히려 재촉하는 나에게 화를 냈을 거다.
수차례 누나를 구하고 싶지 않다는 티를 냈으니 틀린 생각은 아닐 것이다. 왜 그런 적대의식을 가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질투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머리를 흔들었다. 그녀만의 특이한 머릿속은 분석한다고 분석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지금은 되도록 두 사람이 마주치는 걸 막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자꾸 누나에게 적대적인 생각을 가지니, 그 마음을 풀 때까지는 섣불리 계속 마주치게 만드는 건 누나에게도 나에게도 그리고 예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그런 여자다. 그냥 마음 가는 데로 행동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 중에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이템창에 들어가서 [무형검]을 터치했다. 슬슬 헬기는 바다 쪽을 날고 있어서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 할 듯싶었다. [스톱워치]를 이미 사용한 게 아쉬웠다. 레벨마다 한번 밖에 쓸 수 없어서, 재 구매를 해도 사용은 불가능하다. 혹시 위기를 만난다면 가장 필요한 아이템인데 이미 사용해 버린 사실에 입맛을 다셔야 했다.
다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무형의 검날]의 사용횟수가 전부 남아있다는 것이다. 총 5회를 사용가능했다. 그래, 그것이 그나마 믿는 구석이었다. 하지만 헬기가 나타나면 경계를 하지 않을까? 작은 섬이라면 충분히 위험할 것 같은데.
주위를 둘러보니 헬기에 있는 경호원들은 모두 무장을 완벽하게 하고 있었다. 잠입할 수 있게 엄호사격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다행인건, 교단 놈들이 무장이다. 총을 가지고 있는 놈은 더러 있어도, 무장테러집단 같은 강력한 화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건 저번에 경험했다. 주로 칼이나 도끼 같은 흉기를 이용해 사람을 공격했었고, 전의 습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권총정도는 높은 간부의 경우 가지고 있을 수도 있었다. 실제로 저번에도 갑자기 나타난 신자 한명이 총을 사용해서 예리를 공격해서 내가 그걸 막아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극소수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벌써 총을 이용해서 공격했겠지, 사제폭탄 이라든지, 칼 같은 걸 이용해서 달려들 필요는 없었다.
저격당할 염려만 없다면 [무형검]이 있는 한 충분히 잠입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소탕부대가 올 때까지 누나를 구해내어 버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구해내기만 하면 그 순간부터 누나도 큰 전력이 된다.
다만 무슨 꼴을 당하고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나 때는 몸속에 있는 걸 빼낸다며 난리를 쳤는데, 여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주입한다고 난리를 치는 건 아니겠지? 안 좋은 생각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런 생각이 들자 한시라도 빨리 구해내야겠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내가 한 상상은 그 미친놈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다.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아서 다리를 마구 흔들고 있는데 섬에 도착했는지 헬기가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경호원들이 문을 열었다. 나는 헬기에서 나와 섬 아래로 발을 디뎠다.
“저희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아가씨께서 헬기를 찾으시면 큰일 납니다.”
그렇게 말하더니 나를 버려두고 곧바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엄호사격은? 의리 없는 놈들이라고 생각하면서 혹시 몰라 몸을 낮춰서 근처 수풀로 들어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벽돌로 만들 임시 헬기장이었다. 무인도에 이런 게 있다니. 하긴, 누군가 소유주가 있는 시점에서 개발은 충분히 가능한 건가?
그런데 헬기소리를 듣지 못한 걸까? 저렇게 큰 헬기가 접근했는데도 불구하고 주위는 매우 조용했다. 생각보다 큰 섬이라는 걸까? 나는 의문스런 생각에 조심스럽게 헬기장에서 내려왔다. 바로 앞에 벽돌로 만들어진 계단이 있었고, 그 아래는 백사장이었다.
보이는 건 거세게 치는 파도였다. 그리고 파도소리 말고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바다는 저 멀리 수평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안 쪽 으로 들어가 볼 수밖에. 나는 조심스럽게 섬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 그 후로 30분
나는 이 섬에서 그 어떤 사람도 발견 할 수 없었다. 아니 그 이전에 급조해 만든 것 같은 헬기장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조그만 섬이었다. 누나의 행방은커녕, 교단의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30분이면 모든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여기는 말 그대로 무인도였다. 아무것도 없는 작은 무인도 말이다.
계속해서 파도소리만이 들려왔다. 잘못 내려준 걸까? 상황을 판단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탈출이 불가능 하다는 사실이었다. 아이템은 있어도, 아이템 중에 이동수단이 될 만한 것은 전무하다. 그리고 주위에는 뗏목조차 만들 만한 나무도 별로 없었다. 뭔가 착오에 의한 것이라면 금방 구하러 오겠지만, 아니라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 만했다. 이렇게 긴 시간이 흘러버리면 누나는 정말로 험한 꼴을 당하고 말 것이다. 아니 이미 시간은 좌절 적 이었다. 그리고 누나에게 시간이 없는 것처럼, 남은시간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나에게도 허무한 시간을 보내는 건 금물이었다. 결국 로드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았다.
언제 데리러 올 줄 알고 계속 기다릴 수는 없으니 말이다. 잘 곳도, 먹을 것도 없는 곳이다. 게다가 예리는 24시간을 깨어나지 못한다.
한숨을 쉬었다. 결국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너무 많은 시간을 돌려야 한다는 게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이 로드창을 불러냈다. 하지만 예리가 처음으로 나를 생각해주며, 정치가를 꾸짖던 모든 장면들이 없던 것이 된다는 것이, 버려질 시간 보다 아까웠다.
[로드를 하시겠습니까?]
창을 터치하자 회색빛에 몸을 맡기고 나는 시간을 역행했다.
“동생아 갑자기 무슨??”
나는 누나가 차에 접근하지 못하게 그녀를 뒤에서 와락 껴안았던 시점으로 돌아왔다. 잃어버렸던 누나가 손안에 들어왔다. 그건 왠지 기뻤다.
하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구멍이 뚫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현실이 뒤틀릴지 몰라서 로드를 하기 싫다고 마음속에서 변명을 했지만, 예리와 조금 더 가까워 졌다는 생각에 그걸 되돌려 버리기 싫어서 로드를 하지 않고 있었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퍼져나갔다.
아무튼 돌아온 이 시점이면 얼마든지 대처가 가능하다. 누나도 잃지 않고, 예리와 누나를 마주치지 않게 할 충분한 시간이 있던 것이다. 그런데도 로드라는 쉬운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은 건, 병원에서 날 걱정하던 모습, 비록 그 후에 대가를 치르게 해준다며 윽박지르기는 했지만, 정치가를 혼내며 나를 비호하던 그녀, 내 지압을 받고 웃던 그녀를 잃기 싫어서였다고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이제부터 다시 새로 써야한다. 물론 설계가 충분히 가능했다. 이미 범인이 누구며 앞에 일어날 일 까지 다 알고 있었다. 누나는 이 시점에서는, 유괴사건의 이상한 점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았다.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고 쉴 수 있다며 기뻐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차에만 타지 않게 하고 집으로 돌려보낸 후, 이 근처에 있을 예리와 떨어뜨려 놓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사이비종교 놈들이 살아나게 된 건, 순전히 예리덕분이기도 하니, 뿌린 재앙을 스스로 거두게 설득하면 일은 간단하게 해결이다.
[무형검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나는 무형검을 불러냈다. 그리고 바로 [무형의 검날]을 불러냈다.
[스킬]을 발동시켰다.
대상은 누나의 차였다.
[무형의 검날]은 적이라고 인식한 대상이 물건일 경우, 그 존재를 소멸시켰다. 따라서 폭탄이 장착되었던 위험한 차는, 그 자리에서 없어져 버렸다.
다행이 누나는 갑자기 뒤에서 껴안은 나를 향해 몸을 돌리고 있었다.
“누나..갑자기 껴안아서 미안”
나는 사과를 하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튼, 누나 피곤해 보이는데 우선 들어가서 쉬어, 나 갑자기 볼일이 생겨서 그거 해결하고 누나 집으로 갈 테니까”
“그래?”
누나는 내가 같이 갈 수 있을지 알았는지 매우 아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시무룩한 누나가 몸을 돌려 다시 차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이변을 알아차렸다.
“차...? 차가 없어!”
소리를 지르며 누나는 허둥지둥 차도로 뛰어갔다. 얼빠진 얼굴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부, 분명히 아까까지 있었던 거 같은데? 자, 잘못 본건가?”
어리둥절한 표정이 울상으로 바뀌어갔다. 조금 미안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다. 그걸 그냥 나두면 죽음밖에 기다리고 있는 건 없었다.
“견인이라도 된 거 아닐까? 차도에 주차해 놨으니 말이야”
“그럴 리가 없어. 정신 나간 놈들이 훔쳐간 건가? 그렇다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누나가 부들부들 떨면서, 지팡이를 거세게 움켜잡았다. 물론 지팡이 안에는, 날카로운 검이 들어있다.
“누나는 그럼 차를 찾으러 갈 테니까, 그럼 볼일 보고 바로 연락해. 알았지?”
“응 누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누나는 눈에 불꽃을 튀기면서 뛰기 시작했다. 무슨 수로 찾아내겠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누나의 차는 이미 이 게임세상에서는 입자단위로 소멸했으니 찾을 수는 없을 거였다. 하긴 그녀는 해결사다. 이런 걸 해결하는 게 직업이다. 아마 새벽 내내 차를 찾아 해매지 않을까? 그래도 그게 사이비종교에게 납치되어서 해괴한 짓을 당하는 결말보다는 난 것이었다. 미안해 누나.
나는 그렇게 중얼거린 후, 주위를 샅샅이 뒤져보았다. 핸드폰을 말이다. 분명히 이 근처에서 흘렸을 텐데,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는 주위를 예의주시했다.
아직 방심할 때는 아니라는 게 생각이 스쳐갔다. 여기 주변에는 예리도 있을 테지만, 골목에서 나를 습격했던 무리도 이 근처에 있을 건 명백했다.
아무리 봐도 안 보이는 핸드폰을 찾겠다고 고개를 숙이고 집중할 상황은 아니다.
“후우...”
분명히 저쪽 아파트 뒤편에서 감시하고 있었고, 그걸 쫒아가다가 병원으로 직행했지? 어떻게 뒤를 쳐주지? 나는 주위를 경계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멀리서 낯익은 자동차가 빠르게 달려오고 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건 예리의 차였다.
세단은 곧 내 앞에 정확하게 멈춰 섰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하지만 그녀는 내리지 않았다. 이건 뭐 나보고 타라는 소리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로드전과 똑같은 복장에, 병원에서 나에게 던졌던 스타킹을 그대로 신고 있었다.
“아저씨, 안녕? 히히. 한 번에 찾아내다니, 경호원들이 웬일이지?”
내가 뒷좌석에 앉자 기분 좋아 보이는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근데 여기선 뭐해? 전혀 생뚱맞은 데에 있어서 놀랐다고?”
나는 그 얼굴을 보자 공허했던 기분이 조금 채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좀 사건 때문에.. ”
“사건? 뭐 재밌는 거 있었어?, 아, 나도 습격을 받았는데 그중에 아저씨랑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놀랐어. 그래서 아저씨 옆에다 놓고 죽여 버리려고 했는데.. 내 인내심이 버티지 못했지만..”
레벨.8 part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