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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현실은 H게임-58화 (58/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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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리의 말대로 특별한 내용은 기대할 수 없었다. 동생에 대한 걱정이 거의 대부분이고 그외에는 가끔 나오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전부였다. 어제부터 서류만 읽어서 그런지 눈이 아파왔다. 민유리를 슬쩍 쳐다보니, 그녀는 나와는 다르게 진지했다. 언니의 복수와 관련 된 거니 당연하긴 했지만, 너무나 진지해서 말을 걸려다 포기하고 다시 고개를 내려 편지를 읽었다.

유리에게.

유리야 오늘도 자기 전에 틈을 내서 편지를 적고 있어. 여기 고용인들은 휴대폰이 금지라서 문자라도 주고받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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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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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한참동안 동생에 대한 걱정과, 잔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끝부분에 다른 동료이야기가 나오기에 유심하게 그 부분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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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지수연이라는 아이가 새로 들어왔는데, 너랑 비슷한 나이야. 활발한 성격이라 자주 이야기 하다 보니 네 생각이 더 난다. 그럼 오늘은 이만 쓸게.

수십 통의 편지를 거친 후에야 드디어 용의자중의 한 사람이 이름이 등장했다. 등장한 이름은 지수연이었다. 그러고 보니 보고서에 안채 청소가 민유나에서 지수연으로 급하게 바뀌었다고 적혀있던 것이 떠올랐다. 설마 그게 의도된 거라면? 민유나한테 부탁해서 억지로 바꿨다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하니 지수연이 몹시 수상했다. 나는 그 편지를 민유리에게 보이면서 질문을 했다.

“이게 언제쯤 온건 지 기억나?”

민유리는 내가 내민 편지를 읽어보더니 잠시 생각한 후에 대답했다.

“아, 그건 언니가 일하러 간지 3년 정도 되었을 때 에요. 제가 18살 때로 기억해요. 왜요? 뭐라도 나왔어요?”

“아니, 그냥 용의자중 한 사람의 이름이 나와서.”

내가 끝부분을 가리키면서 묻자, 민유리는 그걸 뚫어지게 읽어보더니 뭔가 기억났다는 듯이 대답했다.

“아, 그 지수연이요? 그 사람이야기라면 꽤 자주등장해요. 그 뭐냐, 뭔가 비밀까지 공유하게 되었다고 했었는데.. 뭐였지?”

“그래? 뭐 더 읽다 보면 나오겠지.”

“네, 거의 편지가 온 순서대로 보관해 놨으니.. 그 다음 편지부터 바로 나올걸요?”

민유리는 그렇게 말하며 내 앞에 놓여있는 편지더미를 고르더니 반을 가져갔다.

“분명히 이중에 있어요. 별로 안 되니까 이것부터 나눠서 봐요”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민유리가 골라 논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지수연이 막 들어왔던 시절,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는 5년 전이었다. 그리고 사건발생시점으로는 2년 전의 편지들이었다.

여기도 앞내용은 역시나 동생에 대한 걱정이 주였다. 이렇게 편지를 많이 보냈으면서 뭔 걱정이 이다지도 많은지, 언니라기보다는 거의 엄마수준이었다. 하긴 뭐 세상에 하나뿐인 피붙이인 동생을 어릴 때부터 자식처럼 돌봤을 테니 그럴 만도 한가 싶기는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계속 편지를 읽다가 마지막 문장쯤에서 조금 마음에 걸리는 내용을 발견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보면, 뭐 그렇구나, 라고 넘길만한 내용이었지만 사건과 관련시키면 뭔가 있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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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주 이야기 하는 수연이가, 가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질 때가 있다?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질 때도 있고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하는 경우가 있어. 어린데 벌써 건망증이 심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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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게 뭔지는 딱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래서 읽던 편지를 아까처럼 민유리에게 보여주었다.

“이거봐봐,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진다는데?”

“아, 이걸 보니, 기억나요. 5년이나 전의 일이라 떠오를 듯 말 듯 했는데 이걸 보니 확실히  생각나네요. 분명히 그 후에도 비슷한 의문이 몇 번 적혀다가, 뭔가 비밀을 알게 되었는데 언니에게 일자리를 소개시켜준 사람이 혼자만 알고 있어달라고 부탁해서 그간의 은혜가 있어서 그러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화로 말한 적 있어요.”

“그래?”

“네, 뭔가 아시겠어요? 그러고 보니 그 비밀이라는 게 뭔가 관련이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그때당시 언니가 말하고 싶어 하는 거 같지 않아서 캐묻지 않아서, 듣지를 못 했어요. 편지에도 그 일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다그쳐서 들어두는 건데..”

민유리는 분했는지 바닥을 손으로 내리치다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보면 볼수록 지수연이 너무나 수상했다. 지수연도 민유나에게 일을 소개시켜준 흑막 같은 남자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니 수상하기보다는, 확실히 범인 같았다. 민유나와 청소를 바꾼 것과 비밀에 대한 걸 들으니, 확신이 굳혀졌다.

다만, 그 비밀이 뭐고 알리바이는 어떻게 만든 건지는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범인은 짐작이 가는데 증거가 없었다. 서예리를 납득시키려면 그만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움직여 주겠지. 경찰이라든지, 자체적으로 라든지 말이야.

“뭐 그와 관련해서 다른 건 안 떠올라?”

“네.. 그 이후로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어요..”

민유리는 시무룩해져가지고 벽에 몸을 기대고 다시 뭔가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민유리가 뭐라도 떠올리기를 바라면서 이렇게 되면 이제 더 볼 것도 없는 편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흑막은 지금 본 이 내용 때문에 민유리가 뭔가 떠올리거나 들은 게 있을까봐, 핸드백에 든 편지를 뺏으려고 하고, 또 민유리까지 죽이려고 한 걸로 보였다.

아마도 민유리에게 서예리를 향한 복수심을 불태우게 하고, 그 후 쭉 감시했던 것 같다. 암살이 성공한다는 건 말도 안 되지만, 혹시라도 성공 하면 좋고, 실패해도 그 자리에서 죽을 테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던 것이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 버렸다, 즉 폐가에서의 일을 끄나풀이라든지 하는 정보원에게 전해 듣고 당연히 죽을 줄 알았던 민유리가 죽지 않자 급하게 죽이려고 손을 쓴 것이리라.

서예리를 원수처럼 생각하는 민유리가, 서예리를 공격까지 했는데 용서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내 덕분이다. 아무튼 그래서 혹시라도 민유리가 기밀유출 사건과 접점이 생길까봐 처리를 하려고 한 거겠지.

하지만 그 후 이렇게 경비가 철저한 서예리의 집에 들어와 버려서, 그전에 독극물을 사용해서 죽이려 고야 했지만 그것도 내가 막았다. 결국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 됐을 터다. 수수께끼가 하나가 더 풀려버렸다.

하지만 물론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그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전화가 오기 한참 전에,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었어요.”

“응? 어떤 건데?”

갑자기 소리치기에 깜짝 놀라 쳐다봤더니, 뭔가 떠올린 것 같아서 나는 침을 삼키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뭔가 부탁을 받았는데, 거절했다고, 물론 다른 부탁은 다 들어줄 수 있지만, 아가씨에게 폐를 끼치는 부탁이라, 안 들은 걸로 했다고 말한 적 있어요. 이건 그 지수연이란 사람이 일하러 들어오기도 한참 전, 언니가 이 집에서 일하고 나서 거의 2년쯤 되었을 때였어요.”

이말을 들으니 흑막은 그 중후한 신사라는 사람인 게 확실해졌다. 원래도 확실했지만, 이걸로 거의 확정이 된 셈이다. 써먹으려고 한 민유나가 말을 안 듣자 다른 사람을 다시 잠입시킨 거고 그게 바로 지수연인게 틀림없었다.

“그런데, 저런 말까지 들었는데도, 그 믿을만한 사람에 대해서 의심을 안했단 말이야?”

“하지만.. 그냥 언니가 부탁한 걸 거절해서 너무 죄송했다는 투로 말했으니까.. 오히려 전 그때 부탁을 들어주지 왜 거절했냐는 생각까지 했는걸요? 그게 맨날 먹을 걸 사다주면서 돈까지 주고 갔었으니까요...하지만 그 이후로 좀 뜸해지긴 했어요. 방문이..”

“그렇구나, 미안...”

“아니에요, 그보다 그럼 지수연이 범인인거 맞죠? 무슨 수를 쓴걸까요?”

“가끔 다른 사람 같다고 한 편지내용에 뭔가 힌트가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딱 떠오르는 게 없었다. 뭐 했던 말을 기억 못하는 거야,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건망증이 정말로 심하다면 말이다. 짜증이 밀려와서 일단 다시 고용인 명부를 가져왔다. 그리고는 지수연에 대한 사실을 다시 읽어보았다. 학력사항에 중졸로 되어있었다. 유도부였다는 게 적혀있었다. 운동을 했다면 남자의 목을 졸라 죽일 정도의 힘은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래도 일대일로는 무리지 않나?

나는 다시 3명의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직접적인 사인은 분명히 교살이었지만, 남자 두 명은 분명히 뭔가에 맞은 흔적도 있다고 적혀있었다. 머리를 말이다. 살해당하는 과정에 단순히 몸싸움을 했던 걸로 파악한 거 같은데 이게 뭔가 불시에 기습을 해서 기절시킨 거라면 이야기는 달랐다. 그랬다면 죽이는 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알리바이가 풀리는 게 아니다. 고용인의 식당에서 단체로 저녁식사를 했다. 사망추정시각이 정확히 고용인들의 저녁식사 타임이었다. 저녁식사는 2교대로 이뤄지는데 인원이 상당했다. 목격자가 너무 많았다. 마치 일부러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한 것처럼 말이다.

서류위에 붙은 사진을 다시 살펴보았다. 어디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얼굴이었다. 잠깐, 그러고 보니 분명히 스카우터가, 사진에다가도 사용이 가능했다. 공략 가능한 레벨이기만 하면 공략정보에 이 여자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올 수 있었다. 고용인명부에 쓰여 있는 것 보다 자세한 진짜의 정보가 말이다.

[Lv.6스카우터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역시 아이템을 사용해서 밝혀내야지. 내가 무슨 탐정도 아니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제발 공략정보가 뜨길 바라면서 스카우터를 사용했다.

지수영

나이 : 불가

남자친구 : 불가

직업 : 불가

공략난이도 : 불가

사는곳 : 불가

전화번호 : 불가

공략정보 : 불가

호감도 : 불가

뭐지? 전부 불가였다. 아니 하다못해 난이도라도 나와야 하는 거 아냐? 왜 그거까지 불가야? S급을 넘어선 존재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유일하게 표시된 정보는 이름뿐이었다. 뭐가 뭔지 몰라서 좌절하고 있다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이름이 달랐다. 지수영? 지수연이잖아 이름은.

다시 명부를 봤다. 아무리 봐도 지수연이었다. 하지만 스카우터는 진실만을 말한다. 그렇다면 진짜이름은 지수영이겠지. 가명을 쓴 건가? 하지만 그것도 이상했다. 이만한 저택에서 일하는 사람을 뽑는데 신상정보도 조사하지 않고 쓸리는 만무했다. 아마도 흑막은 서예리와 뭔가 같은 편으로 위장하고 있거나 끈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비밀리에 배신하거나, 뭔가를 꾸미고 있는 거겠지. 추천으로 사람을 고용시킬 정도로 깊은 관계인 사람 중의 하나였다. 데리고 있는 정치가 중에 하나일까?

아무튼 그렇다고 할지라도 저택에서 일하게 하는 사람이니 여러 가지 신상정보는 조사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름이 틀릴 수는 없었다.

설마, 두 사람이 있는 건가?!?

갑자기 전의 차유린때의 일이 떠올랐다. 그녀도 원래 이름은, 즉 스카우터에 뜬 이름은 차유린이었느나, 이지혜로 성형해서 살아오는 중이었다.

그럼 이 알리바이를 위해서 성형시킨 다른 사람까지 준비한 걸까? 아니다. 그건 아닐 것이다. 이집에 고용되면 고용인끼리는 같이 살다 싶이 한다. 아무리 성형을 했어도, 타고난 체형이나 골격까지 똑같기는 거의 불가능 하다. 전신성형을 한다고 해도 뭔가 어색함이 들어날 수밖에 없다. 굳이 그런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더 좋은 방법이 있었다.

바로 쌍둥이다.

하하하. 뭐야. 이거 무지 간단한 트릭이잖아? 어이가 없었다. 쌍둥이라고 생각하니 모든 게 풀렸다. 굳이 성형까지 시킬 것도 없다. 흑막이 예전부터 배신을 계획하고 있어서, 쌍둥이를 오래전부터 기르고 있었다면 모든 게 맞아 떨어졌다.

그러니 민유나가 건망증이 심한 것 같다고 한 거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다가 다른 사람인 걸 눈치 챈 거겠지. 그리고 그 비밀을 말하지 말라고 명령 받은거고. 서류를 빼돌린 후 중요한 비밀을 알고 있어서 살해당한 거다. 즉 민유나는 원래부터, 보험이나, 도우미용으로 잠입 시킨 거고, 어차피 들어 온지 2년 후에 했다던 부탁도 충성심을 시험하려고 해본 거겠지. 거기에서 탈락해서,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도우미로 쓰인 후에 입막음용으로 살해당한 거다.

즉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쌍둥이는 집안에 둘 다 적응시키기 위해서, 교대로 일주일이나, 한 달의 간격정도로 번갈아 저택에 투입 되었다. 그래서 쌍둥이 두 명 모두 저택의 지리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익히도록 몇 년간 계속 그렇게 생활을 시켰고, 그러니 건망증이 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다가 서예리의 할아버지가 해외로 출장가고, 서예리까지 해외로 나가는 절호의 기회를 알게 되서 저택에 한번에 두 명을 모두 잠입시켰을 거다. 문서를 빼돌리는 걸 드디어 결행하기로 하고 말이다.

원래부터 두 명다 저택에 투입시키는 건 위험부담이 컸다. 그러니 정보를 입수한 때에 잠입시켜서, 한명은 그냥 방 같은데 숨죽이고 숨어있었겠지.

그리고는 원래 청소담당인 민유나에게 부탁을 해서, 대신 들어갔을 거다. 이때 뭐 흑막의 부탁이라던가, 아니면 뭔가 이유를 대서 민유나를 속였겠지. 아무튼 그리고 문서보관서에 잠입해서 서류를 털어냈다. 금고나 자물쇠를 여는 기술은 원래부터 교육했다거나 그랬겠지?

아무튼 그 후, 남자 두 명을 살해하고, 입막음을 위해 민유나까지 죽인게 분명했다. 그리고 한명은 식사를 하면서 알리바이를 만든 후에, 다시 방으로 돌아와 숨어 있다가, 시체가 발견되기 전에 소동을 틈타 빠져나갔거나 어딘가 숨어 있다가 사건을 덮은 후에 도망쳤겠지. 그 후 어차피 신입들이 다 잘려서, 자연스럽게 남은 한명도 도망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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