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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현실은 H게임-40화 (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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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분을 먹어치운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을 하려고 하자 그녀가 주방에서 달려왔다.

“아, 정말 맛있었어요.”

내 말에 그녀는 주인처럼 기뻐했다. 아르바이트답지 않은 모습이다.

“그렇죠? 또 오세요.”

“네~ 수고하세요.”

나는 그녀의 웃음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다. 기분이 좋았다. 그녀와는 반드시 잘 해보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집을 뒤지는 건 내일 할 생각이었다. 지금은 누나 집에 가기로 한 선약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마음먹고 누나 집으로 가기위해 지하철로 향했다. 문자를 보내봤으나 아직 자고 있는 듯 대답이 없었다.

별다른 일 없이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누나네 아파트의 현관에 도착했다. 아직까진 평범한 하루였다. 게임클리어를 못하면 죽는 시한부인생이지만, 그래도 하루정도는 이런 여유도 괜찮을까 싶었다. 이미 공략대상은 구해놨고 말이다. 누나는 아직도 답 문자가 없는 걸로 봐서는 분명히 자고 있어 보였다. 놀라게 하려고 만능키를 이용해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주방이 딸린 거실과 방하나. 아담한 그녀의 아파트 안은 전에 왔을 때와 달라진 게 없었다.

최대한 소리를 죽이며 방문을 열어보았다. 침대가 보였다. 이불을 걷어차고 배를 드러내놓고 거침없는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 핫팬츠 아래로 그녀의 매끈한 다리가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배위로 말려 올라간 츄리닝은 좀 웃긴 모습이었다.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있었고 머리맡에는 검이 놓여있었다. 내 연락을 기다리면서 잠든 건가?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만약 그렇다면 너무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이 상태로 확 덮쳐버릴까 하다가 참았다. 머리맡에 놓여 있는 검이 나의 이상을 잃지 않게 해주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문을 어떻게 열고 들어왔냐고 추궁하면 답하기가 애매해서 후퇴를 결정했다. 무방비하게 잠든 귀엽고도 섹시한 모습을 봤으니 그거에 만족하자. 발소리를 죽이면서 문을 살며시 닫고, 다시 복도로 나와서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리리”

연결음이 울렸다. 깊게 잠든 것 같으니 당연히 안 받겠지. 그렇게 생각했으나 곧 바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에 취한 목소리. 어떤 상태로 전화를 받았을 지가 상상이 돼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참았다.

“누나, 난데”

“응? 동생아..? 미안, 누나가 잠들었었어..”

“나 집 앞인데 자는 중이면 그냥 갈까?”

물론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다. 그렇게 귀여운 모습을 봐서 그런지 한 판 벌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정력을 상당히 올려두었으므로, 전처럼 정력을 아낀 다는 이유로 누나와의 섹스를 패스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렇다면 돌진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 집? 그럼 기다려. 누나가 문 열어줄게...”

누나는 잠긴 목소리로 들릴 듯 말 듯 말하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잠시 후 문이 열렸다.

“들어와”

하품을 살짝 하면서 누나는 나를 들여보내 주었다. 그러더니 바로 냉장고를 열어서 우유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팩 하나를 그대로 들이키기 시작했다. 꿀꺽꿀꺽 우유를 마시면서 우유팩을 하나 더 꺼내더니 나에게 내밀었다.

“아냐, 나 지금 배불러 누나”

당연히 거절했다. 밥을 2인분이나 먹어치우고 우유라니 끔찍하다. 누나는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 냉장고에 내밀었던 우유를 넣고, 자기가 마신 빈 우유팩은 싱크대로 던져버렸다. 나는 그걸 보면서 식탁 의자를 빼서 앉았다.

“누나, 우유만 먹어? 배 안고파? 밥은?”

“우유면 됐어.”

“뭐? 우유가 밥이야? 무슨 그게.. 그럼 평소에 밥은 안 먹어?”

내가 놀라서 묻자 그녀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집에서는 우유만 먹어, 밥 같은 건 나가서 일할 때 사먹거나, 도장에 가서 먹거나?”

다행히 정상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휴우. 설마 하루세끼를 우유만 먹는다고 말할까봐 두려운 순간이었다. 하긴 우유만 먹고 산다는 건 말이 안 되니 어찌 보면 당연 한 건데, 우유에 대한 집착 때문에 나도 모르게 이상한 생각을 해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만 뻘쭘함에 쓸데없는 말을 덧붙여 버렸다. 그건 명백한 실수였다.

“집에서도 먹어야지. 요리할 줄 몰라?”

“...........”

누나는 갑자기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마에 땀이 맺히고 안전부절 못하는 것 같은 몸동작으로 내 앞에 의자를 빼고 앉았다.

“누..누나가 요...요리를 못할 리가 없잖아? 무...뭣하면 지금 보여..줄까? 머..먹고싶은거 마..말만해!!”

이보쇼. 엄청나게 말을 더듬고 계신데요? 그리고 냉장고에 우유밖에 없는 사람이 무슨 요리를 해준다는 거야. 우유를 데우는 건 요리가 아닌데.

“아..아쉽지만 지금 배불러서..하하하”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자신의 누나력을 뽐내려고 하는 그녀에게 나는 평화를 찾아주려고 거절을 해주었다. 그러자 조금 화색이 돌아와서 대답했다.

“그..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누..누나가 다음에 꼭 해줄 테니까..”

그건 참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마에 맺힌 땀 좀 보여주고 싶다. 분명히 요리를 시켜놓으면 태워먹던가 태우던가 태워먹겠지.

“하하하. 그..그래”

그렇다고 싫다고 할 수도 없으니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충 대답했다. 진심으로 그럴 날은 안 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누나는 평상심을 되찾았는지 이마의 땀을 닦아내고는 식탁으로 몸을 당겨서 조금 진지한 표정이 되어 물었다.

“그건 그렇고, 동생아, 그래서 아가씨는 대체 어떻게 거기에 나타난 거야?”

누나는 아무래도 그게 궁금한 모양이었다. 그때 설명해준다고 말한 것도 있었으므로 나는 사정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말을 잘 듣고 있던 누나는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반지이!!? 동생아.. 아가씨한테 반지를 줬다는 거야..?”

“아..”

실수했다. 뭔가 오해를 한 모양이었다.

“아니 그건, 반지의 의미가 있는 게 아니고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어쩔 수 없이...”

하지만 누나는 내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볼을 부풀리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소파로 가서 쿠션을 껴안고는 나에게서 등을 돌려버렸다. 난감해진 나는 어떻게 상황을 타개할지 고민했다. 심지어 로드까지 생각하다가 바지주머니에 반지가 하나 더 있다는 게 생각났다. 급하게 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어디론가 흘러내리지 않고 고스란히 주머니 안에 잘 박혀 있었다. 이수연에게서 산 해골반지를 말하는 거였다. 서예리한테 준 반지나, 이 반지나, 솔직히 둘 다 여자에게 줄 반지는 아니었지만 저러고 있는데 이거라도 줘서 달래야겠다고 생각하고 누나에게 다가갔다.

“누나, 서예리한테는 어쩌다 보니 주게 된 거야. 그리고 이건 원래부터 누나주려고 산거고”

물론 거짓말이지만 때론 하얀 거짓말도 필요한 법이다. 누나는 그 말에 살짝 고개를 돌려서 내 손을 바라보더니, 그 물건이 반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재빠르게 낚아채갔다. 여자가 좋아할 물건은 아니라서 다시 던져버리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누나는 그걸 손에 껴보더니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의외로 손가락이 큰지 남자용 반지가 맞는 모양이었다.

“누나가 해골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

누나는 언제 삐졌냐는 듯 갑자기 나를 껴안더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속삭였다. 갑자기 텐션이 엄청 높아졌다. 물론 해골을 좋아하는지 몰랐지. 내가 생각해도 운이 좋았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밖에서 입는 복장은 늘 검은색 계열이었다. 약간 그런 쪽 계통을 좋아하나?

아무튼 분위기가 좋았기에 나는 아까부터 그녀의 몸매를 보고 흥분이 된 아랫도리를 폭발시킬 작정으로 그대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누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 키스를 받아주면서 입을 열어 열정적으로 내 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한참을 깊은 키스를 나누다가 슬슬 괜찮을까 싶어서 누나의 젖가슴으로 손을 올렸다. 그런데 그때 전화가 울렸다. 누나의 핸드폰 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상관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내 혀에만 집중했다. 전화가 끊기는가 싶더니, 연이어서 또 울리기 시작했다. 왠지 집중이 안 되서 그녀를 때어내고 물었다. 침이 늘어져 내리고 그녀는 아쉬운 표정으로 내 입술을 계속 바라봤다.

“누나, 전화 안 받아?”

“괜찮아”

“그래도 받아. 받고 나서 계속 하면 되잖아, 집중이 안돼서 그래”

“그래? 그럼 받을게...”

누나는 마지못해 소파위에 있는 핸드폰을 집어 들어 울리는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번호를 보더니 갑자기 긴장한 표정이었다.

“사부님, 아, 죄송합니다. 뭐 좀 하느라고. 네, 네?”

“지금요? 그렇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다가 갑자기 몸을 잔뜩 움츠렸다. 한소리 들은 모양이었다. 그러더니 결국 몸을 축 늘어뜨리며 대답했다.

“네, 당장 갈게요..네...들어가세요.”

전화를 끊고는 힘이 빠진 얼굴로 나에게 다시 안겨왔다. 그리고는 다시 머리를 쓰다듬었다.

“동생아..미안. 누나 나가봐야 할 것 같아. 사부님이 급하게 찾으시네..”

“그래? 일이 먼저지. 알았어.”

아쉬웠지만 나는 쿨하게 대답했다. 물론 아랫도리는 전혀 쿨하지 않았다. 잔뜩 흥분된 상태였지만, 쓸 방법은 없어보였다. 일이 생긴 것 같은데 강제로 할 수는 없고 말이다. 게다가 누나와의 관계는 게임과는 상관없이 이어가는 거니 조금 길게 봐도 된다고 생각해서 참고 또 참았다. 누나는 조금 더 내 머리를 쓰다듬다가 일어나서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후 옷을 갈아입고 검을 들고 나타났다.

“누나 집에 있을래?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냐, 나도 할 일이 있으니까, 나갈게. 돌아오면 연락 줘”

“그래..그럼 같이 나갈까?”

누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누나는 갑자기 내 얼굴을 뚫어지게 응시하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동생아..? 그런데..왜 전보다 더 귀여워 보이지? 내 눈이 이상해졌나?”

그건 뭐 매력치를 올렸으니 그렇겠지만, 누나는 벌써 두 번째로 매력치의 변화를 눈치 채고 있었다. 뭔가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다시 그녀의 입술에 돌진했다. 잠시 키스를 나누고는 입을 때고 말했다.

“그냥 그렇게 보이는 거 아냐? 정이 더 깊어졌다 던지?”

“그..그런가? 후후...몰라!!”

누나는 수줍게 말하더니 현관문을 열고는 뛰어 나가버렸다. 다행히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았다. 누나와 나는 주차장으로 나왔고, 태워준다는 걸 거절했다. 누나는 급하게 가야하는 모양인지 더 이상 권하지 않고 가볍게 한 번 더 키스를 한 후에 시동을 걸더니 액셀을 마구 밟으며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래서 나도 버스를 타러 걸음을 옮겼다. 시간은 9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제 자유가 됐으니 민유리의 집을 뒤지러 갈까 생각했으나 굳이 그녀가 집에 있을 때 침입할 건 없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아르바이트를 하는 걸로 봐서 혼자 사는 느낌이다. 그러니 아르바이트 할 때 침입해서 빈집을 여유롭게 뒤지면 된다. 지금은 아마도 곧 알바가 끝날 시간이니 적절한 때가 아니었다. 괜히 마주쳐서 수면스프레이를 쓰고, 또 로드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괜한 돈 낭비다.

그래서 지금은 일단 민유리가 일하고 있는 백반집으로 향하기로 마음먹었다. 음식점이면 보통 이 시간에 닫는 게 보통이다. 그러니 알바를 끝내고 나오기를 기다려서 작업을 걸던가, 예상과 달리 문이 아직 열려있으면 밥을 1인분 더 먹으면서 눈도장이라도 한 번 더 찍을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뭔가 일이일어는 나야하니 오늘 몇펀 더 올라올 겁니다. 갑자기 멘탈이 나가지 않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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