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현실은 H게임-37화 (3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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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로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다른분들께는 감사드렸는데, 세이지로님에게는

인사가 늦어져 버렸네요. 그리고 원고료쿠폰쏴주시는 독자님들께도, 글로써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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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기능은 그대로인 무형검으로 만일에 대비하고, 결정적 순간에 스킬을 발동하면 몸을 지키면서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이브를 하고 싶었지만, 일단은 참았다. 만약 이대로 로드를 하면 5억을 날리는 거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근거지를 떠날 수 있는 기회는 남겨두고 싶었다. 일단 목표는 로드를 사용하지 않는 탈출이었다. 그 후에 세이브 하면, 무형검의 강화도 그대로 남고, 만약 정보까지 얻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새로 생겨난 스킬 때문에 자신감이 솟았다.

나가면서 문득 누나에게 전화를 할까 하다가 참았다. 어차피 이곳의 위치를 몰랐기 때문이다. 방에서 나가자 긴 복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조용했다.

빌딩 같은 건물 인 듯, 복도식의 구조에 수많은 방이 딸려 있었고, 한참을 달려가자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1F 대강당

2F 연회장

3F 휴식의 쉼터

4F 교주님의 공간

5F 교주님의 공간

엘리베이터에는 친절하게 층수별로 뭐가 있는지 나와 있었다. 옆에 보니 비상구가 있었다. 계단이었다. 엘리베이터는 너무 좁은 공간이라 위험하다. 나는 계단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쓰여 있는 이곳의 층수는 3층이었다. 이 미친놈들이 내가 도망쳤다는 걸 알아차리기 전에 정보를 얻어야 했다, 그렇다면 교주님의 공간이라는 4층과 5층이 뭐든 정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했다. 나는 계단을 뛰어올랐다. 5층부터 뒤지고 내려올 생각이었다. 계속 뛰어올라가니 문이 나왔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굳게 잠겨있었다. 교주님의 공간이라고 거창하게 이름을 지어놨는데, 문이 열려있다면 그건 오히려 함정이지.

[만능키를 사용하시겠습니까?]

바로 만능키를 사용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단단해 보이는 철문이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는 아예 접근조차 못하게 굳게 막아놓은 듯 했다. 하지만 만능키가 괜히 만능키가 아니다. 철문이라도, 엄연히 문이었다. 비상시에 이쪽으로 도망쳐야 하니, 아예 시멘트로 계단입구를 막아버리진 않은 듯 보였다. 따라서 만능키를 사용하면 아무 문제없이 열릴 것이다.

[만능키를 사용하시겠습니까?]

바로 문을 터치하고, 들어가기 전에 무형검을 다시 불러냈다. 만능키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해지가 되기 때문에, 이점은 매우 불편했다. 그 후에 만능키에 의해 잠금장치가 풀려버린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보았다. 무형검을 앞에서 안으로 들어갔으나 잔뜩 주의한 것 치고는 아무도 없었다. 의식인가 뭔가를 한다고 하더니, 모두 그쪽으로 몰려가서 제물인 나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방안은 매우 호화로웠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답게 수많은 기부금을 받는지 없는 게 없어 보였다. 그중에서도 거대한 침대가 눈에 띄었다. 사람이 10명은 올라갈 것 같아 보였다.

사이비종교의 교주들은 주로, 기적을 바라는 신자들에게, 성상납을 요구한다더니, 이 침대에서 난교라도 벌이시는 모양이었다. 더 들어가자 서재 같은 곳이 나왔는데, 그 앞에는 이수연이 만든 반지에 새겨져있던 문양이 수놓인 거대한 카펫이 깔려있었다.

확신하건데, 그 문양의 정체는 아마도 이 사이비종교의 심벌 같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책상에 가보니, 서류들이 많이 있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파일이 있었다. 배교자처리현황이라는 서류였다. 들쳐보니, 명단에 적힌 사람들은 일반적인 신자 같지는 않았다. 모두 뭔가 하나씩 거창해 보이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남부방면 포교 총책임자 같은 직책 말이다. 하지만 명단에는 모두 X자가 그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처리완료라는 소리 같았다.

그리고 명단의 사람들은 모두 아저씨라고 불리는 나이였다.

앞이 깜깜하던 의문이 서류를 보자 모두 풀려버렸다. 그들의 목적과 문양의 의미를 제외하고는 모두 설명이 가능했다. 목적과 문양, 이 두 가지가 문제였을 뿐이다. 하지만 서류를 보자 모든 것이 연결되었다.

아저씨 살인사건은 이놈들이 배신자를 처리하기 위해 일으킨 사건이었다. 이수연과 남친은 그중 한명을 처리하는 장면을 목격해서, 살해당한 거였다. 그리고 이수연이 하필 교의 문양을 반지로 만드는 바람에 교단에서 증거를 말살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다고 생각하면, 그들이 반지의 개수를 파악하려고 도청기를 남겨놓고, 계속해서 우리를 감시하던 것도 이해가 갔다.

나도 이들처럼 죽을 신세였으나, 그놈의 의식인가 뭔가, 제물이 필요해서 살려둔 모양이었다. 피를 뽑아 죽이는 공포 그자체인 행위로 신자들을 묶고, 기적을 조작해서, 신자들이 자신을 맹목적으로 추앙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사이비종교의 모습이었다. 학교 다닐 때 뉴스에서 한번 비슷한 사건으로 크게 파장을 일으켰던 게 생각났다.

혹시 몰라서 핸드폰으로 파일을 남김없이 찍어두었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 조직을 괴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만능키라는 능력이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겠지. 한치 앞도 못 내다보면서 뭐가 기적이고 교주냐? 나는 힘껏 비웃어 주고는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여긴 더 볼 것도 없었으므로 4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계단으로 내려가자 4층도 역시나 잠겨있었다. 만능키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철문 같은 건 나오지 않았다. 마치 감옥 과도 같이 지어진 방들이 복도를 따라서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수많은 여자들이 내가 묶여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알몸상태에서 감금되어 있었다. 갑자기 들어온 나에게 그녀들의 시선이 꽂혔다. 소리라다 지를까 싶어서 경계 했지만, 신자중 하나라고 생각했는지 그녀들은 다시 고개를 바닥으로 떨궈버렸다.

그때 안쪽에서 채찍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여자들 말고 누군가 있는 듯 했다. 살금살금 다가갔다. 철창으로 된 문이 잠겨 있었다.

[만능키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갇혀있는 여자들을 제외하고 눈에 보이는 다른 위험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만능키를 사용한 후, 곧바로 다시 무형검의 사용을 터치했다. 열린 철창 안으로 들어가니 또 복도가 있었고 여러 개의 방이 있었는데 모두 철창으로 지어져 안이 보이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곳에는 갇혀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비어있었다. 다만 한곳에서는 소리가 계속 울렸기에 그쪽으로 가보았다. 멀리서 보니 50대정도의 남자가 묶어놓은 여자를 채찍으로 마구 때리는 중이었다. 그러더니 음부에다가 뭔가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보니까 케이크처럼 보였다. 그것도 하얀 크림이 잔뜩 올려 진 케이크이었다.

“배고프지? 맛있게 먹으렴.”

진지한 얼굴로 음부에 케이크를 덕지덕지 묻히더니, 다시 때리기 시작했다. 맞은 자리에서 피가 줄줄 나오고 있었으나 비명조차 없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는 이미 정신을 잃은 듯 했다. 그냥 강간을 하는 게 차라리 봐줄만 하지, 도저히 못 볼꼴이라서 나는 조금씩 그곳으로 다가갔다. 남자는 여자에만 정신이 팔려있었다. 여자 쪽으로 몸을 돌리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그 남자 혼자인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철창안으로 난입했다.

[수면스프레이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가까이 달려들어서 수면스프레이를 뿌려버렸다. 이런 놈한테는 무형검의 스킬을 쓸 필요조차 없었다. 여자는 아예 정신을 잃어서 축 늘어져 있었다. 혹시 죽은 건가 싶어서 숨을 쉬나 확인했는데 다행히 살아는 있는 것 같았다. 온몸이 채찍자국 으로 빨갛게 물들고, 피가 배어있었다. 도저히 제정신인 놈이 없는 교단이었다. 나는 다시 분노가 치솟아서 잠든 남자를 마구 발로 걷어차다가 채찍 옆에 있는 밧줄로 몸을 묶어 버렸다. 발가벗은 남자의 몸은 흉물 그 자체였다. 밧줄로 묶으면서도 남자의 몸에 손이 닿는다는 것이 너무나 싫었지만, 이렇게 묶어놓으면 일어나서 바로 또 때리지는 못할 것이다.

밧줄은 근데 왜 있는 거지? 이것도 플레이에 쓰는 건가? 하긴 SM에서 구속플레이가 있긴 있지. 이건 플레이라고 하기는 그런 장면이지만. 일방적인 고문이다 이건. 지금당장은 못 구해주지만, 소탕해버리면 자연스럽게 구출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일단 철창에서 나왔다. 다시 처음의 복도로 돌아오자, 갇혀있는 여자들이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중 가장 가까운데 있는 여자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왜 잡혀 있는 거죠?”

“....네?”

여자가 공허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전, 이 교단을 소탕하려고 온 사람입니다. 말해주세요”

아무래도, 감금되어 있는 걸로 봐서는, 이 종교의 신자로 보이지 않아서 솔직하게 말하자, 그 여자는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외..외부인은 여..여기에 들어올 수가 없을 텐데요?”

“정말입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자세히 설명은 못 드려요. 하지만 이 교단의 신자가 소탕이라는 단어를 쓸 거라고 생각하세요?”

내말에 그녀는 내가 신자인지 아닌지 고민이 되는지 한참을 망설였으나,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지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이쪽은 교주자신이 하렘에 집어넣을 여자들 중에 아직 조교가 끝나지 않은 여자들을 감금해놓은 방이에요, 신자가 아니고, 납치해오거나, 상납 받거나 한 존재들이죠...저도 그렇고요...”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 만감이 교차하는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잠시 운을 때더니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너머는 신자들의 가족 중에, 교주를 믿지 않는 사람이 나타나면 가두고 벌을 내리는 곳인데, 젊은 여자는 가두지만, 나머지는 바로...”

거기까지 말하더니 그녀는 차마 어디상은 말 할 수가 없는 듯 말꼬리를 흐려버렸다.

“걱정 마세요. 곧 풀려날 겁니다.”

설명해준 여자에게 말을 남기고 4층에서 내려와, 계속 계단을 내려가서 1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1층 문은 열려있었고, 나가자 그곳은 큰 홀이었다.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 그 앞에는 대강당이라고 쓰여 있었고,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대강당에 들어가는 중으로 보였다. 일반적인 신자들인지, 나를 보고도 딱히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덩달아서 강당으로 따라 들어갔다. 중앙에는 대리석으로 된 침대가 놓여 있었다. 그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분수 같은 구조였다. 딱 봐도 제물이 저기에 놓여서 피를 철철 흘리게 되는 구조 같았다. 뭐 피가 다 빠져나가기도 전에 이미 죽어버리겠지만, 죽어버린 상태에서도 계속 피를 흘리게 만드는 건가? 자칫 잘못했으면 내가 맞이할 운명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소름이 돋아난 팔을 비비며 강당의 정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는 깜짝 놀라버렸다. 거기에 걸려있는 사진이 아까 수면스프레이로 잠재우고 구타했던 남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 걸려있는 사진이면, 당연히 교주겠지? 그러면, 4층의 그 남자가 바로 교주? 어이없고도 허탈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더 패는 건데, 아쉬움이 몰려왔다. 4층 자체가 교주의 방이니, 문만 잠가놓고 침입지가 들어올 지는 꿈에도 몰랐겠지. 만능키최고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교주에게 엿을 먹여줬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치솟던 분노가 조금은 가라앉아서 이제 입구로 나가서 탈출을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큰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저 사람이에요!!”

쳐다보니 강당위에서 여자가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도망친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자세히 보니, 2번째로 구강성교를 했던 여자였다. 그녀가 가리키자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이른바 집행부겠지.

나는 사람이 많은 강당보다는 홀에서 상대하는 게 훨씬 수월하다고 생각하고 홀 쪽으로 달려 나갔다. 넓은 홀에는 각목부터 시작해서, 야구배트, 낫, 도끼 같은 다양한 무기를 든 남자들이 나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신자들에게 이런 혼란을 보이기 싫은지, 대강당의 문을 닫아버렸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나에게는 기회였다. 나를 포위하려고 몰려든 남자들 전원 5m간격에 들어와 있었다. 스킬을 사용할 적당한 때가 온 것 같았다.

오른손에는 나에겐 보이지 않지만 무형검이 쥐어져 있었다. 게임아이템의 기본 작동방식은, 눈을 깜빡거리거나, 머릿속에 떠올리는 거다. 나는 스킬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무형의 검날의 사용하시겠습니까?]

바보 같은 창이 뜨기에, 망설임 없이 터치했다.

[스킬 : 무형의 검날 ]

창이 뜨더니 무형검 주변으로 뭔가 바람이 이는 것 같더니, 커다란 강제력이 발생해서 주변에 있던 모든 남자들이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다가가 발로 차보았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스킬설명 그대로 기절한 것 같았다. 이놈들이 홀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강당으로 집어넣은 덕분에, 홀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스킬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통쾌해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쪽에서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다. 계속 상대해 봐야 내 손해였기 때문에 입구를 향해서 달렸다.

어차피 혼자서 소탕은 무리였다. 중공군처럼 몰려드는 이놈들을 상대하기는 벅찼다.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얻었다. 증거는 모두 찍어두었으며, 그들의 목적도 모두 알았다. 교주까지 묶어두었다. 로드를 하지 않고 탈출 할 수만 있다면 5억도 버리지 않고, 증거와 정보도 모두 거머쥔 체, 히든미션을 클리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홀의 문을 열고 밖으로 뛰자 입구는 열려있었다. 뒤늦게 들어오는 신자들이 있는지 뛰어나오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하지만 열려던 문 위로 셔터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동으로 봉쇄할 수 있도록 지어졌나 싶어서 뛰기 시작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입구는 모두 셔터로 막혀버렸다. 나는 입맛을 다셨다. 아무리 만능키라도, 문이 있어야 열수 있는 거지 저런 식으로 셔터가 내려가 버리면 사용이 곤란했다. 그리고 곧 뒤에서 남자들이 몰려들었다.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스킬은 한번 남았다.

[무형의 검날]은 5M안에 있는 것 중 적으로 인식한 물건 또한 모두 파괴해 버린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셔터도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쫓아오는 놈들에게 쓰고 싶기도 했다. 다른 출구만 있다면 한 번 더 이놈들을 전부 소탕하고, 시간을 번 후에 입구를 찾아 도망가면 더 통쾌할 것 같았다. 두 가지의 선택 길에서 고민하려는데 갑자기 셔터가 박살이 나면서 대형 덤프트럭이 돌진해 들어왔다.

“콰앙”

그리고 또 한 대가 더 입구를 시원하게 박아버렸다. 날 뒤쫓던 남자들은 놀라서 주춤거렸다.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입구가 뚫렸으니 탈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밖을 향해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입구로 검은색으로 옷의 색을 통일한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왔다. 그들은 홀로 진격하더니 나를 쫓아오던 교단의 놈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나도 교단의 신자라고 생각했는지 공격을 해 와서, 무형검으로 받아쳐냈다. 다행인건 총을 차고 있었으나, 총을 쓰지 않고 무력으로 제압하고 있었다. 일반신자들이 섞여있을 수 있어서 조심하는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 뒤로 양옆에 경호원을 대동하고 걸어오는 여자가 보였다.

그건, 바로 서예리였다. 싸움터에 저렇게 당당하게 걸어들어 올 수 있는 여자는 흔치않다. 걸어 들어오는 그녀의 눈썹은 치켜 올라가 있었다. 매우 화난 표정이었다. 나는 저 표정을 딱 한번 본적이 있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로드 전과, 후를 바꿔버리고 나에게 데드엔딩을 안겨주었던 그날 저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야, 서예리?”

내가 그녀에게 달려가며 이름을 부르자, 적으로 안 경호원들이 나를 제지해왔다. 한쪽 놈들은 나를 공격하고. 다른쪽은 경호원들은 서예리의 앞을 가로막았다. 일반신자든 뭐든, 그녀의 주인을 위험하게 할 수는 없었는지 쓰는 걸 자제하고 있었던 권총을 뽑아 들었다.

“잠깐만? 비켜봐”

다행히 내 목소리를 알아들었는지 서예리는 시야를 가로막는 경호원들을 향해 그렇게 말했고, 겨우 나와 그녀의 눈이 마주칠 수 있었다.

“어머? 아저씨?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녀는 살짝 고개를 옆으로 기우뚱 하더니 곧바로 경호원들에게 손짓을 하였다. 그녀의 명령에 조금의 틈새만을 만들고 있던 경호원들이 그때야 비켜섰다. 다행히 총도 집어넣어 주었다.

“니들도 가. 가서 주제를 모르는 놈들을 모조리 소탕해. 나 하나 지키는데 이렇게 많은 인원이 지키고 있어?  나, 30분 줄 테니. 당장 여기 교주 놈을 끌고 와”

“아가씨? 하지만, 경호를 소홀히 할 수는...”

이들중에 가장 높은 경호원인지, 대표해서 서예리에게 말대답을 했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시선이었다. 마치 두 번 말하게 했다가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아마도 앞서 교단을 제압하러 달려가 버린 사람들하고는 달리, 이들은 오직 서예리의 경호만을 위해 움직이는 말 그대로 경호원인 것 같았다. 망설이던 그들이었으나, 서예리의 싸늘한 시선을 받자마자 버티지 못하고 싸움터를 향해서 달려 가버렸다. 물론 모든 경호원이 그녀 옆을 떠나갔을 리는 없다. 직속경호원인지, 자주 보던 경호원 두 명은 여전히 그녀 뒤에 서있었다.

“아저씨도 여기 신자였어? 만약 그렇다면, 나, 화날 거 같은데...”

그들이 사라지자 서예리는 이번에는 나를 노려보며 질문을 날렸다.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나도 잡혀왔다가, 탈출하는 중 이었어”

역시 나를 구하러 왔다거나 한건 아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기 잡혀있는지도 몰랐을 텐데. 그나저나 여기에 대체 어떻게 나타 난거지?

“그렇지만, 아저씨가 준 반지를 조사해서 여기를 찾아낸 건데?”

하지만 이 의문은 그녀의 다음질문으로 바로 해소되었다. 그래, 반지. 그녀에게 문양이 새겨진 반지를 넘겨줬었다. 하지만 그거 보다는 일단 의심을 풀어야 했다.

“거..거기에는 사정이...”

“정말일까? 아저씨, 설마 날 속인 건 아니지? 나, 누군가에게 속는다는 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당한 적 없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끝없던 미궁의 밤거리를 해매이던 날처럼 내 멱살을 잡아들었다.

“만약 날 속였다면, 아저씨, 절대 곱게 죽이지 않아. 지옥이라는 거 알아?, 죽어서 가는 지옥 말고, 살아서 경험하는 지.옥.”

“내가 무슨 이런 놈들하고 관련이 있어? 반지하나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 너무한 거 아냐?”

“모르지. 계좌에 프로텍터가 걸려있지 않나, 아저씨를 조사 하려면 이상한 일들이 생겨서 중지시키지 않나, 뭔가 있어 보이는 건 사실이랄까?”

“우..웃기지마. 그건 나도 모르는 일이야. 게다가 내가 여기놈들하고 관련이 있다면 이렇게 가까이 나에게 접근하는 거 위험한 거 아냐?”

물론 뒤에서 경호원들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지만, 내가 칼이라도 들고 있었고 그녀의 적이었다면 이 거리라면 바로 찔러버렸을 것이다.

“그러게? 나도 모르게 이렇게 접근해버렸어. 나, 이렇게 말하면서도 아저씨를 믿고 있나봐 훗, 웃기지?”

그녀는 내 멱살을 놓더니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살짝 윙크하면서 말했다.

“아저씨는 일단 보류야. 거기 그러고 있어, 하지만 날 건드리려고 했던 이놈들은 절대 살려두지 않아”

“널 건드리다니 대체 무슨 소리야?”

천하의 서예리를 건드렸다니. 아무리 사이비종교 놈들이 간땡이가 부었어도, 충분한 정보망이 있을 텐데 그런 미친 짓을 할 수가 있는 걸까?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

“이 주제도 모르는 놈들이, 내가 집에서 나온 틈을 노려서 나를 습격했어. 뭐 목적은 이 반지였던 것 같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반지를 내보였다.

“아저씨가 어떻게 반응하지는 보는 게 재밌을 거 같아서, 이걸 목걸이로 만들어서 걸고 있었더니, 이걸 낚아채려고 달려든 거야. 우리 집 근처에서 잠복해 있다가 내가 집에 들어가는 틈을 노린 거지, 하지만 우리 집 앞이라고? 말이 돼? 금방 잡아 족쳤지. 그리고 왜 이걸 노리는지 조사했어. 나, 당한 거는 100배로 갚아”

그러시겠지. 설마 집 앞에서 습격당할지는 꿈에도 몰랐을 테니. 그걸 노렸나? 상황을 보려고 잠복해 있다가, 목에 걸린 반지를 보고는 상황만 보려던 마음을 바꿔서 어떻게든 회수하려고 달려 든 건가? 하필 그녀에게? 나를 고개를 저었다. 미친놈들에게 애도를 바쳤다.

그리고 여기에 그녀가 나타난 정확한 이유도 깨달았다. 그것은 피의 복수겠지. 100배로 갚는다던. 아 무서운 여자. 정말로 무서운 여자여. 마음속으로 고개를 젓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 옆에 있던 경호원이 쓰러져버렸다. 총소리와 함께였다. 뒤늦게 의식에 참가하려고 온 신자였는지, 아니면 밖에 나가있던 간부가 돌아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동차를 타고 도착한 한 남자가 차문을 닫을 새도 없이 않고 공격을 한 거였다. 그래서인지 한 사람이 다였다.

나만을 주시하고 있던 경호원들은 그렇게 불시의 습격에 당해버렸다. 반대편에서 총알이 날아올 줄은 생각도 못한 듯 했다. 물론 거기에는 안전히 확보되지 않은 이런 장소에서 평소의 경호 병력까지 건물 안으로 투입시켜버린 서예리의 잘못이 컸다. 그녀는 좀 더 안전을 신경 써야 했던 것이다.

곧바로 총소리가 울렸고 다른 쪽의 경호원이 총에 맞았지만 다행히 쓰러지지는 않았다. 머리를 직격당해 쓰러진 경호원과는 달리 총알이 방탄조끼에 맞은 것 같았다. 다만 가슴에 충격이 있어서 곧바로 총을 꺼내들지 못했고, 이제야 총을 겨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늦었다. 이미 서예리를 향해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이었다. 서예리도 그걸 보고 굳어버렸다. 상황은 절체절명이었다. 물론 무서운 여자인건 맞지만, 눈앞에서 죽게 할 정도로 밉다거나 한건 아니었다. 바로 들고 있던 무형검의 스킬을 발동했다.

[스킬 : 무형의 검날]

거리는 아슬아슬했다. 하지만 총알의 속도라면, 순식간에 5M의 사정거리에 들어올 것이다. 스킬을 발동시킨 것과 동시에 총을 바라보며 서있는 서예리의 앞으로 갔다. 그리고 앞을 가로막고 그녀를 껴안았다. 몸을 날려 몸을 안아든 체 바닥으로 쓰러뜨렸다.

절대적인 스킬에 의해 총구에서 쏘아진 총알은 입구까지 당도하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나버렸을 것이다. 실제로 아무도 총에 맞지 않았다. 내가 그녀를 쓰러뜨린 것과 동시에 곧바로 대응사격을 한 경호원에 의해 총질을 하던 남자는 즉사해 버렸다,

한편 나에게 깔려 바닥에 쓰러져버린 서예리는 눈을 깜박 깜박하더니 씨익 웃어보였다. 웃는 얼굴이 살짝 보조개가 들어가서 뭔가 매력적이었다. 그 후 그녀는 자신의 등을 힘껏 껴안은 내 팔에 시선을 주더니 내 입술에 검지를 대고 슬쩍 밀어내면서 입을 열었다.

레벨.5 문양의 비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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