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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현실은 H게임-34화 (3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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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1 여기서 나간다]

[선택.2 유지연과 섹스한다]

아예 로드를 한다는 선택지는 사라져 있었다. 그 선택지는 완벽히 함정이었다는 소리겠지. 한정되어 있는 남은 시간을 소비하게 만드는 함정 말이다. 그리고 그 로드가 정답이었으면 다시 이 선택지가 눈앞에 나타났을 리는 없었다.

그럼 두가지중에 하나인데.

아무래도 예외성이 돋보이는 건 선택.1이다. 여기서 나간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었지만 말이다.

1번을 선택했다. 그리고는 선택지대로 복도로 나가보았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맨션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응?”

맨션아래의 골목길에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 복면을 쓴 2인조와 내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들은 깜짝 놀라서 냅다 뛰기 시작했다. 뭐지 저놈들은? 우리를 감시하고 있던 건가? 수상한 2인조를 자세히 살펴보고자 급하게 망원경을 불러냈다.

[망원경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창을 터치했다. 그리고는 눈을 깜박여서, 최대비율까지 높였다. 아이템강화로 차유린의 집을 훔쳐봤을 때 보다 배율이 높아져서 성능이 대단했다. 복면2인조가 도망가는 모습이 눈앞에 있는 듯 보였다. 심지어 옷에 붙어 있는 먼지까지 구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검은 복면을 완전히 뒤집어쓰고 있어서 얼굴은 알아 볼 수 없었다. 위 아래로 훑어보다가 뭔가 낯익은 걸 발견했다. 등판 아래로 그들의 허리띠에 새겨진 문양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그건 바로 죽은 이수연이 반지에도 새기고, 그림에도 그려놨던 이상한 모양의 문장이었다.

비슷한 문양이 새겨진 반지랑, 그 문양을 그려 논 그림을 가져간 놈들이, 똑같은 문양이 새겨진 허리띠를 차고 있다? 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었지만, 수상했다. 하지만 말로 설명하라면 할 수 없는 뭔가가 목에 결려 튀어나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일단 누나와 상담해 보기로 하고 일단 원룸으로 돌아왔다. 이제 와서 누나를 불러서 그들을 쫓는다고 해도 잡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추격은 포기했다.

“동생아, 갑자기 나가버리고 무슨 일이야?”

시체의 조사는 다 끝났는지 누나는 원룸의 탁자 앞에 앉아서 어디서 꺼냈는지 우유를 마시고 있었다. 그래서 이야기도 할 겸 나도 그 앞에 주저앉았다. 누나는 마시던 우유를 나에게 들이대면서 말했다.

“마실래?”

“아니, 지금은 별로 아무것도 마시고 싶지 않아서, 시체를 봤더니 그런가봐”

신속하게 변명을 둘러댔다. 음료수라면 바로 먹었겠지만, 우유는 아니다. 저번에 누나 집에 갔을 때도 억지로 먹었던 거였던지라, 되도록 입에 대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도 누나는 내 말을 믿었는지 나에게 들이밀던 우유를 다시 도톰한 입술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콸콸콸 목안으로 남아있는 우유를 들이 붓더니 쓰윽 입을 닦았다. 터프했다. 하지만 한 번에 다 삼키지 못하고 볼을 부풀리는 모습은 귀여웠다. 누나는 터프함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누나 밖에서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놈들이 있던데? 복면 2인조였어.”

“푸우우우웁”

내말에 그녀는 아직 목으로 넘어가지 않은 우유를 내 얼굴에 뿜어버렸다. 그러더니 옆에 있는 검을 들고는 뛰쳐나가려고 하는 걸 간신히 붙잡고 말했다.

“이미 저 멀리 도망갔어. 누나.”

우유특유의 비린내가 올라왔다. 몹시 불쾌했다. 누나는 그런 내 얼굴을 발견하고는 말했다.

“미..미안, 갑자기 놀라서 나도 모르게”

그러더니 아깝다는 듯 내 옆으로 와서 갑자기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누..누나?”

돌발적인 행동에 놀라서 그녀를 불렀으나, 그녀는 계속해서 내 얼굴을 핥았다. 너무 간지러웠다. 하지만 간지러우면서도 그녀의 혀의 감촉이 너무 부드러웠다. 뭔가 뜨겁고 부드러운 그녀의 혀와, 내 코를 간질이는 그녀의 기다란 머리카락의 냄새가 나를 흥분시켰다. 누나는 혀를 전부 내밀어서 내 얼굴을 핥고 빨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기분이 점점 좋아져서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열심히 내 얼굴을 빨던 누나는 눈썹에 묻어있는 우유를 빠는 것을 마지막으로 혀를 때버렸다.

“동생아 다 먹었어. 헤헷. 깨끗해 졌어.”

귀엽게 웃으며 다시 탁자로 가서 앉는 누나를 뒤로 하고 나는 그대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 시체가 있어서 꺼려지긴 했지만, 그보다는 우유냄새가 참을 수가 없었다. 세수를 하고 걸려있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고 돌아왔다.

“왜 씻어? 우유냄새가 나서 좋은데..”

누나는 불만에 찬 얼굴로 나에게 항의했다. 어디까지 우유를 사랑하는 거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집착이었다. 어이가 없어져서 아무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화제를 전환했다. 여전히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누나에게 원래 하려던 이야기를 꺼냈다.

“누나 아까 말하다 말았는데 여기는 어떻게 오게 된 거야? 우리 둘의 정보를 합치면 뭔가 떠오를 것 같은 느낌이야”

“그래?”

누나는 다행히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여기까지 오게 된 자세한 경위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저씨 살인사건을 쫓는 중에, 살해방법이 똑같은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걸 믿을 만한 루트로 알게 되었어. 경찰 쪽에서 흘러나온 정보라서 신뢰도는 매우 높았어. 그래서 조사해 봤는데, 이번에는 아저씨가 아니었어. 그래, 너보다 어려 보였어. 하지만 살해 수법이 너무 똑같아서 아저씨 살인사건의 범인의 짓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더라구. 그래서 이제는 이걸 아저씨 살인사건이라고 명명하기도 애매해 졌다고 할까? 파릇파릇한 청년이 죽었으니까. 아무튼 경찰 몰래, 우리 쪽 정보원이 빼돌린 죽은 청년의 핸드폰을 입수해서 뒤져보니 이 맨션의 사진이 나왔어, 경찰은 아직 모르고 있을 테니 그들 보다 먼저 조사하러 온 거야”

이 맨션의 사진을 갖고 있는 청년이라?

“그거 혹시, 맨션 앞에서 여자하고 찍은 사진이라 던지, 그런 거 아냐?”

내말에 누나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답인 것 같았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

반달 같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누나에게 나는 핸드폰을 꺼내서, 문자로 전송되어져온 사진을 보여주었다.

“ 그 시체라는 거, 이사람 아냐?”

누나는 핸드폰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 사람이야, 그리고 아까 조사해보니 화장실의 저 여자도, 아저씨 살인사건의 수법과 똑같아. 그러고 보니 이제 아저씨가 아닌 사람이 2명이나 죽었네, 그동안은 아저씨만 죽이더니 범인에게 무슨 심경의 변화가 일어난 걸까?”

그건 둘째 치고, 일단 나는 그 살해수법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걸 알아야 뭐 생각이라도 해볼 거 아닌가. 그래서 물었다.

“똑같은 수법이라는 건 어떤 건데?”

“음, 외상은 전혀 없고, 청산가리에 의한 사망이야. 그리고 죽이기 전에 미리 기절을 시켰는지 특정 마취약을 사용했는데, 시체들마다 나타난 성분이 모두 똑같아서 연쇄살인사건으로 보고 있나봐.”

청산가리. 그렇군, 역시나 독극물에 의한 살인이었나 보다. 그러니 외상이 전혀 없었지. 그런데 청산가리 하면 아몬드냄새 같은 거 아닌가? 그런 건 못 느꼈는데? 나는 TV에서 많이 본 지식을 생각해 내면서 누나에게 말했다.

“저 여자는 아몬드냄새 같은 거 안 나던데?”

“동생아, 아몬드냄새 라는 게, 일반인은 잘 구분 못해. 생아몬드의 냄새지, 우리가 흔히 먹는 아몬드의 냄새는 아니거든”

“그래?”

음. 새로운 사실을 알 게 되었다. 나는 어설픈 지식을 꺼내려 던 게 쪽팔려서 급하게 말을 돌렸다.

“그럼 결국 아까 우리를 감시하던 놈들이 범인이라는 거네?”

“그럴 확률이 높지.”

하지만 수법은 알았는데 여전히 목적은 전혀 모르겠다. 그러니 어디서 저놈들을 찾아내야 할지도 감이 안 왔다. 아저씨들을 죽인 건 둘째 치고, 왜 이수연과 이수연의 남친은 살해되어야 했던 걸까?

“목적이 뭘까?”

내가 묻자 누나는 탁자를 계속 두드리면서 말했다. 뭔가 분해보이기도 했다.

“한사람이 아니었어. 애초부터 한사람으로 범인을 생각하니 미궁에 빠졌었나봐. 쾌락살인이라고 생각하고 범인은 한명일 것이라 생각한 게 잘못이었어.”

“그럼 누나도 목적은 전혀 짐작이 안가는 거네?”

“응, 동생아..미안..누나는 참 부족한 여자야... 너는 뭔가 떠오르는 거 없어?”

누나는 시무룩해진 얼굴을 하더니, 갑자기 눈을 빛내면서 나에게 물었다. 나라면 뭔가 다른 걸 생각해 냈을 수도 있다는 기대에 찬 얼굴이었다. 저번에 그녀의 집에서도 생각했지만, 너무 나를 과대평가 하고 있었다. 그 기대를 깰 수는 없어서 일단 떠오르는 걸 말했다.

“그게 실은, 그놈들이 이상한 문양을 찾는 것 같아. 이수연이 반지에 그 문양을 새겼었는데, 그걸 가져가버렸어, 아마도 그 문양이 새겨진 다른 반지가 더 있다는 걸 알게 된 모양인지, 가방 안에 있는 액세서리들까지 다가져갔어. 하지만 거기서는 나오지 않았겠지.. 그 중에 하나는 내가 가지고 있거든.”

“정말? 이상한 문양이라. 어떤 건데?”

“아, 사실 그녀가 살아있을 때 말하길, 반지를 3개 만들었다고 했어., 그래서 하나는 자기가 끼고 있던 모양이고, 하나는 행방을 모르겠어...”

“동생아. 좀 보여줄래?”

“응”

누나가 호기심이 가득해서, 손을 내밀었다. 나는 주머니를 뒤적거려서 반지를 꺼내려다가 그때서야 중요한 사실이 생각났다.

“아, 그거...서예리한테 줘버렸다....”

“뭐? 아가씨한테?”

“으응..”

그때는 문양이 이렇게 중요한 단서가 될지 몰랐었다. 하지만 누나는 반지가 없다는 것 보다는 다른 사실에 흥미를 나타냈다.

“동생아..너 아가씨랑 의외로 자주 만난다?”

갑자기 누나의 눈초리가 날카로워 진건 기분 탓이 아닌 거 같았다. 눈이 무서웠다. 시급하게 변명을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괴롭힘 당하고 있을 뿐이야, 누나...그 여자 성격 알잖아..”

“뭐, 그건 그렇겠지만...”

누나는 뭔가 석연치 않다는 듯이 말꼬리를 흐렸다. 나는 다시 말을 돌릴 필요성을 깨달았다.

“아! 혹시, 그 남친도 반지를 가지고 있어서 살해당한 거 아닐까? 봐봐, 이수연이 반지를 3개 만들었고, 하나는 자기가, 그리고 하나는 남친을 준거고 남은 하나는 그녀를 위험에서 구해줬더니 나에게 보답이라면서 줬어.”

“뭐 그럴 수도 있고...하지만 놈들이 이수연과, 남친이 그 문양이 새긴 반지를 만들어서 가지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아냈는데?”

음,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나는 다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수연과 대화를 나눌 때를 되짚었다.

[아, 우연히 본 무늬로 만든 건데, 머릿속에서 잊혀 지지가 않아서, 반지로 만들어 본거예요. 뭔가 빨려들어 갈 것 같은 모양이랄까, 3개밖에 안 만들었는데, 팔 생각은 없던 건데, 기념으로 드릴게요.]

그녀는 이렇게 말했었다. 우연히 봤다는 게 의미심장했다. 우연히 봤다면 어디서 뭘 우연히 본걸까? 그러고 보니 복면2인조의 허리띠에 이 문양이 새겨져 있었지. 설마 범행 현장을 본건가? 그래서 허리에 있는 그 문양이 마음에 들어서 반지로 만든 거고. 그렇다면 어디서 본거지? 만약 그랬다면, 목격자를 알아차린 그놈들이 추적을 한 거고, 우연히 자신들의 뭔가를 나타내는 문양이 반지에 새겨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

“혹시,누나 아저씨 살인사건 중에서 바다근처에서 살해당한 사람 있어?”

“응. 마지막 피해자가, 월미도부근에서 살해당했어.”

“그, 아까 사진을 봐봐.”

나는 다시 누나에게, 이수연과 남친과 찍은 사진을 넘겨주었다. 누나는 내말에 핸드폰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아! 바다네? 그것도 여긴 월미도 근처인거 같은데?”

“역시.....이 두 명은, 목격자라서 살해당한 거야, 확실하게 살해 장면을 본거 아니겠지. 그랬으면 신고를 했을 테니, 하지만 그때 본 문양이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은 이수연이 반지로 만들어 버렸고, 이수연과 남친이 범행현장을 목격했다고 생각한 놈들은, 두 명을 살해하다가 반지의 존재를 알게 된 거야. 뭔가 이 문양이 살인과 깊은 관련이 있어서, 서둘러서 회수를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지.”

누나는 내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납득이 간다는 얼굴이었다.

“동생아. 역시 대단해...맞는 거 같아. 후후. 귀여운 우리 동생아..”

그러면서 다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젠 아주 버릇인거 같았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행방을 찾아내야 할지..”

내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하자 누나도 같은 생각인지 내 머리에서 손을 때면서 침묵을 유지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던 나는 침묵에 휩싸인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키스를 시도했다. 탁자를 벌렁 들어서 옆으로 던져버리고 누나의 입술로 돌격했다.

“우웅?”

누나는 처음에는 당황하는 듯 했으나, 내 혀를 휘감으며 키스를 받아주었다. 감정이 고양되서 그녀의 젖가슴으로 손을 가져갔다. 하지만 갑자기 누나가 내 몸을 밀치고는 내가 던져버린 탁자로 달려갔다. 그러더니 반대로 엎어진 탁자에서 USB같이 생긴 검은색 물건을 때어냈다.

“누나? 그게 뭐야?”

가슴을 만져서 나를 밀친 게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하면서 물었으나 누나는 침묵을 유지하더니 화장실 옆에 세워둔 검을 빼들어 그 물건을 두 쪽으로 갈라버렸다. 그리고는 안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말했다.

“도청기야”

도청기라는 말에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그럼 우리말을 다 듣고 있다는 이야기잖아? 우리는 적을 모르고, 아저씨 살인사건을 일으킨 목적도 모르겠는데, 이놈들은 우리를 너무 잘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럼, 나와 누나가 문양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네? 그리고 또 다른 반지의 행방도?

“동생아 일단 그 문양 좀 그려줄래? 모든 건 문양을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아. 그리고 여기서 나가자. 느낌이 안 좋아.”

“응, 누나..”

대답은 했지만, 그림을 그리는 재능 같은 건 나에게는 없었다. 하지만 아이템 중에 분명히 쓸 만한 게 있었다. 나는 바로 아이템샵으로 이동했다.

[Lv.5 스카우터 500만원 ]

[수면스프레이 250만원 ]

[만능키 600만원 ]

[카메라 100만원 ]

[변신약 1000만원]

[망원경 700만원]

[스톱워치 3억]

[안경 500만원]

[향수 3억]

[책 2억]

[이어폰 800만원]

[연필 400만원]

[선글라스 1000만원]

[외제차 5억 ]

[국산차 8천만원 ]

그래, 연필이었다. 연필의 기능이 분명히 지나갔던 과거를 그려낼 수 있었다. 나는 바로 연필을 터치해서 구입했다. 저번에 한 번 날려먹어서, 재구매를 하는 거였다. 그리고 소지아이템으로 이동했다.

[소지아이템]

[Lv.5 스카우터]

[만능키]

[수면스프레이]

[카메라]

[망원경]

[안경]

[연필]

[무형검]

연필을 터치했다. 그러자 창이 나왔다.

[연필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창을 터치했다.

[머릿속에 재현할 장면을 떠올려주세요]

다른 창이 나타났다, 시키는 대로 머릿속으로 문양을 떠올렸다. 반지를 떠올릴까 하다가, 이수연이 노트에 그려놓았던 문양의 그림이 더 자세했었다는 게 생각나서 그걸 떠올렸다. 그러자 또 창이 나타났다.

[핸드폰으로 전송되었습니다.]

창을 확인하고는 바로 핸드폰을 뒤져보았다. 갤러리를 열어보니 문양이 그려진 그림이 찍힌 사진파일이 생성되어 있었다.

“누나, 그릴 필요는 없어. 생각해보니 내가 뭔가 이상해서 이수연이 그려놓은 문양을 찍어뒀었네? 하하”

살짝 거짓말을 해대면서 누나에게 핸드폰을 넘겨서 문양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었다.

“음, 이런 건 나도 본적이 없는데..”

“그래? 아저씨 살인사건의 피해자에게서도?”

“응, 이런 모양하고 연관된 파일은 없었어. 아무튼 조사해볼게, 이거 내 핸드폰에 전송할 수 있지?”

“응”

나는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그녀에게 파일을 전송했다. 그리고 우리는 일단 원룸에서 나왔다.

“그럼 동생아, 나는 이것 좀 조사해보고 바로 연락할게”

“그래 누나”

서둘러 떠나는 누나를 배웅하고 나도 일단 집으로 향했다. 이수연을 죽인 동기와, 수법은 알아냈다. 혹시 몰라서 상태창을 클릭해봤지만 히든미션클리어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범인을 잡거나 또는 문양의 비밀을 밝혀내야 하는 거 같았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왜 아저씨들을 죽인건지, 문양에 왜 이리 집착하는지 전부 미궁이었다.

계속해서 뭔가 쌔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의 대화가 도청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계속 이랬다.

[무형검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나는 무형검을 사용한 후, 맨션 주위를 샅샅이 뒤져보았다. 이놈들이 도망가지 않고, 근처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으나 주변에는 흔적조차 없었다. 오히려 새벽의 길거리는 너무 조용했다. 사방이 어둠이 내려서 빨려들 것 만 같았다. 뭔가 오싹해졌다. 누나라도 있으면 모를까 혼자서는 너무 불안했다. 아무래도 여기서 일단 빨리 도망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곧바로 거리로 나와서 택시를 잡았다.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했고, 택시는 출발했다. 한시름 놓으면서 무형검을 집어넣고 망원경을 불러냈다. 배율을 높여서 맨션 쪽을 좀 더 살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택시가 멈춰버렸다. 의아해서 기사아저씨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택시 문이 열리더니 손수건이 냅다 나에 코로 다가왔다. 로드창을 불러내려 했으나, 순식간에 정신이 몽롱해져서 손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 작품 후기 ==========

데드엔딩 아닙니다. 계속 이어집니다.

외전. 우유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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