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현실은 H게임-8화 (8/104)

-------------- 8/104 --------------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창문사이로 햇빛이 들어왔다. 급하게 일어나 핸드폰을 열어보았다. 다행히 약속한 시간까지는 1시간정도 남아있었다. 나는 허겁지겁 세수를 하고 서울로 처음 올라왔을 때 야심차게 장만한 후 딱 세 번 정도 입었던 양복을 꺼내들었다. 왠지 현금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은행의 통장과 도장도 챙겼다. 참가비 같은 게 있을게 뻔했다. ATM으로는 큰돈을 뽑기가 힘든 세상이다.

준비물을 챙긴 후에 옷을 갈아입고 마을버스를 타고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의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흔한 커피전문점이 아닌 다방스타일의 커피숍이라 찾는데 애를 먹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가게 안은 썰렁했다. 손님은 단 한명이었다. 뒷모습만 보였는데 여자였다. 어제 전화를 받은 사람인가 싶어서 그 자리로 다가갔다. 하지만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버렸다.

어제 미행까지 하고 집에까지 쫓아갔던 차유린 본인이었기 때문이다. 어제 전화 받은 여자는 단지 연결책인가? 공략대상이 직접 나올 줄은 몰랐지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파티의 면접으로 나오신 분인가요?”

“김영준씨?”

“네”

어제 전화 받던 여자에게 가명을 말하지 않았으므로 실명이 그대로 언급되었다. 내가 긍정하자 여자는 손으로 반대편 의자를 가리켰다. 앉으라는 표시 같았다. 앉으라면 앉아야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반대편 의자를 빼내고 자리에 앉았다.

“우선 명함 좀 보여주시겠어요?”

그녀는 앉자마자 명함을 요구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명함 두 장을 꺼내 그녀에게 넘겼다. 김태인이라는 사람의 명함과, 파티안내 명함이었다. 명험을 건네받은 그녀는 앞뒤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말했다.

“명함은 틀림없는 진짜네요, 하지만 태인님에게 물어봤는데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주실 수 있어요?”

헐, 나는 놀라서 침을 꿀꺽 삼켜버렸다. 하긴 비밀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할 테니 당연히 연락해 봤겠지. 좀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었기에 너무 안이하게 이 자리에 나왔다고 자책하면서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의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그 청순한 얼굴로 저런 표정이 가능하다니 놀라웠다. 일단 나는 뻔뻔하게 나가보기로 했다. 안되면 로드하면 그만이다. 로드한 후 대책을 세워서 다시 오자.

“네? 이 파티에 대해서 듣고 꼭 가입하고 싶어서 다리건너 받은 거라 모르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남는 게 돈밖에 없는 사람이라, 파티에 가입하기에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명함은 진짜인데요?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넘겨주게 돼있는 거 아닌가요? 저는 김태인씨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서 받았을 뿐입니다.”

내말에 그녀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뭔가 생각하는 모습이더니 곧 대답을 해주었다.

“그 사람이 누구죠?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

“아, 그건 좀 비밀로 하기로 해서..  수상해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뒷세계의 장사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라, 무슨 장사인지는 비밀입니다. 아시잖아요?”

나는 또 확인을 해보자고 나와서 오히려 강하게 허풍을 치기 시작했다. 말하면서도 너무 뻔뻔하다고 느껴졌다. 마음은 이미 로드창에 가있는 중이었다.

“흐음.. 그럼 일단 가입비는 현금으로 천만원이고 파티에 참가할 때 마다 천만원씩 현금으로 내셔야 되는데 가능하세요? 저희는 섹스뿐만 아니라 인맥의 장소도 제공하니까 비싸답니다.”

그녀의 질문이 나오자 나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세상이 회색으로 물들어 갔기 때문이다. 선택창이었다.

[선택.1 현금 천만원을 은행에 가서 인출해 온다,]

[선택.2 이 미친년아 안 들어, 라고 하면서 컵에든 물을 뿌려주고 도망친다.]

[선택.3 당신이 섹스해주면 준다고 말 한다.]

지금 심정으로 가장 끌리는 건 2번이었으나, 가장 고르면 안 될 것 같은 선택지도 2번이었다. 천만원은 너무 높은 가격이었다. 남은 소지금이 약9천만원이데 파티에 한번 참가하려면 2천만원을 써야했다. 선택3도 끌리긴 했지만 그녀가 나를 쳐다보는 눈초리를 봐서는 자폭인 것 같았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선택1을 선택했다. 여기까지 온 거 끝까지 가보자. 오기도 생겼다.

“천만원이요? 별거 아니네요. 현금으로 바로 드릴 수 있는데, 그럼 가입되는 건가요?”

“네, 사실 가입비는 영준님처럼 신원을 확인 할 수 없는 경우 받고 있습니다. 일종의 보증비랄까, 짭새라면 5분 만에 현금 천만원을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5분 드릴게요. 아니면 추천인을 확실히 밝히시고 가입비를 면제받으셔도 되고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시계를 보았다. 나는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내말에 그녀는 고개를 꾸벅였다. 나는 곧바로 커피숍에서 나와 은행으로 향했다. 여자는 이런 것 까지 의도한 듯 건물 1층이 은행이었다. atm에서 뽑힐 금액이 아니라 바로 창구로 갔다. 다행히 아침이라 한산했다. 아예 다음 파티 참가비까지 던져줄 생각으로 2천만원을 인출했다.참가비 같은걸 요구할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고작 몇 백단위로 생각했는데 천 단위일 줄이야. 바로 커피숍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그녀 앞에 5만원지폐 다발을 올려놓았다. 그래봤자 200장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한눈에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2천만 원입니다. 파티 참가비까지 뽑아왔습니다”

“5분을 넘기셨는데요?”

“액수가 많아서 atm에서 뽑을 수가 없으니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녀는 돈을 새어보곤 핸드백에 넣으면서 말했다.

“축하드려요. 저희 파티에 가입되셨습니다. 바로 오늘밤에 모임이 있으니까 나오시면 되요.”

그녀는 그러면서 장소가 적힌 안내장을 나에게 넘겨주었다. 거기에는 아무런 내용 없이 특정장소의 위치와 시간만이 적혀있었다.

“그럼 밤에 봬요, 호호. 기대하셔도 좋답니다.”

여자는 요염하게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나갔다. 어제 그렇게 따라다니면서 보았던 엉덩이와 골반인데도 청바지가 아닌 미니스커트 위로 보니 더 섹시해 보였다. 하는 짓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몸만은 너무 끌리는 여자였다. 나는 일단 세이브창을 불러냈다. 그러다가 마지막 세이브가 그녀가 사는 아파트 현관의 앞 이라는 걸 깨달았다. 만약 여기서 일이 잘못되어서 로드했으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되돌려야 했었다. 커피숍에 들어오기 전에 세이브를 안했던 걸 깨달으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서둘러서 세이브를 한번 해주었다. 로드를 안 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밤까지 어떻게 시간을 때울까 고민했다. 무작정 거리를 싸돌아다니는 건 의미가 없어 보였다. 다시 집까지 갔다 오기에는 몸이 힘들었다. 파티장소는 이 근처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먼저 한번 이 장소로 답사를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찰이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지. 나를 알 필요는 없나?

마음을 먹자 바로 행동으로 옮겨서 안내장에 적힌 오피스텔로 이동했다. 안내장에는 최상층이라고만 적혀있었다. 아마도 최상층 전체를 소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얼마나 돈을 많이 벌어대기에, 나는 새삼 놀라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이동했다. 호텔식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고급스런 카펫이 깔린 복도 양옆으로 방들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방들에 잠금장치가 없었다. 그중에 방 번호가 아닌 VIP라고만 써진 문이 눈에 띄었다. 손잡이를 돌려보니 잠겨있었다. 만능키를 써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문이 열리더니 차유린과 처음 보는 남자가 들어왔다. 정면에서 마주쳐버렸으므로 나는 그대로 로드창을 눌렀다. 변명할 말도 없고 내 자신이 너무 수상해 보였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로드하시겠습니까?]

창을 터치하면서 다시 세이브를 했던 커피숍으로 전이되었다. 50만원을 날렸지만 차유린이 그 오피스텔에 등장한다는 정보는 알아냈다. 나는 다시 빠르게 그 오피스텔 최상층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유일하게 잠겨있는 VIP룸 앞에서 고민 없이 만능키를 사용했다.

[만능키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용하려고 하니까 터치를 했지요, 제발 일일이 묻지 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또 터치를 하자 문이 열렸다. 방안은 꽤 넓은 평수였고 다른 가구 없이 침대4개만 달랑 놓여있었다. 그리고 딸린 작은방들이 있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침대가 있었다. 일단 그 방안에 숨어있기로 생각했다.

오직 VIP룸만 잠글 수 있게 돼 있었다. 나머지 방들은 난교파티 중에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아예 손잡이를 없앤 모양이었다. 그녀와 남자는 잠글 수 없는 방보다는 당연히 이방으로 들어올 것 같았다. 예상은 적중했는지 곧 문을 여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숨을 죽이고 벽에 기댔다.

“오늘 가입자 한명을 받았어요.”

“그래?, 어느 놈 추천인데?”

“명함은 김태인껀데 본인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뭐? 그런데 받았어?”

“파티안내 명함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건 아무나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틀림없는 진짜였고, 현금도 바로바로 가져오고, 돈은 많아 보였어요.”

“흐음, 하긴 그 명함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주기로 돼 있으니 다리건너 얻은 건가?”

“아마도요?”

“그래도 신원이 불명하니 그냥 절여버려”

“네, 당연한 거 아니에요? 호호”

그들은 나에 대한 말을 주고받았다. 다행히 수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절인다니 내가 배추야?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몰랐기에 매우 궁금해 졌지만 곧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른 방으로 들어가 버린 것 같았다. 지금부터 섹스라도 하는 건가? 나는 일단 건물에서 나오기로 결정했다.

딱히 알아낼 수 있는 게 더 이상은 없어보였다. 괜히 들키면 다시 로드해야 하고 그건 돈 낭비였다. 이제 소지금이 7천만원 가량 밖에 남지 않아서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인터넷이 없는 덕분에 PC방도 모두 사라져 버린 세상이었다. 나는 결국 근처 만화방에 가서 시간을 때웠다.

어느덧 지정된 시간이 되었고 나는 살짝 긴장되는 마음으로 오피스텔로 이동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미리 세이브를 했다.

[세이브를 하시겠습니까?]

터치를 하면서 엘리베이터에 탔고 곧바로 최상층으로 올라왔다. 앞에는 차유린이 서있었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쫙 달라붙는 재질이라 몸매가 강조되었다. 그것만 봐도 꼴리는 걸 느끼면서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좀 늦으셨네요? 시간이 지나면 엘리베이터가 최상층으로는 운행이 안 되니까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계단문도 잠겨서 사실상 파티가 끝날 때까지는 나갈 방법도 들어올 방법도 없답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등 너머로는 이미 난교의 현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방에서 뒹굴기도 귀찮은지 복도에 나와서 박아대고 있었다. 뒤치기를 당하고 있는 여자의 가슴이 피스톤 운동을 할 때마다 출렁출렁 거렸다. 다른 한쪽에서는 두 명의 남자가 한 여자를 들어 올려서 양쪽에서 항문과 음부 양쪽을 쑤셔대고 있었다. 여자들은 하나같이 교성을 내지르고 있었는데 모두 알몸이었다.

“좋은 광경이죠? 이리로 오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이끌었다. 모든 방문이 개방되어 있는 와중에도 아까 왔던 VIP룸은 굽게 닫혀있었다. 그녀는 나를 열려있는 방중에 하나로 대려 왔다. 방안에서는 복도와는 비교도 안 되게 많은 사람이 난교를 펼쳐지는 중이었다. 어떤 여자는 정상위로 박히는 와중에 입으로 다른 남자의 물건을 빨고 있었다. 상위로 올라탄 여자가 펌프질을 하면서 다른 남자들의 물건을 핥고 비비고 난리도 아니었다. 침대에서는 거의 1:1로 섹스 중이었다. 남자들 표정이 맛이 가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하지만 깊은 생각을 할 틈을 안주고 차유린은 나를 또 다른 방안의 침대로 이끌었다.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누워요, 첫날이니까 제가 직접 기분 좋게 해드릴게요, 이후에 아무나 맘에 드는 여자 있으면 섹스를 하시면 된답니다. 하고 있으면 다른 구멍을 사용해도 되고 모든 게 자유에요”

여자가 하는 말은 마치 여기가 천국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성을 잃고 오직 쾌락만을 추구하는 장면. 난교의 장소. 이게 바로 이 여자가 주최하는 난교파티인가. 여자는 나를 눕히더니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청순한 얼굴로 색기있는 웃음을 지어보이자 그 미스매치가 매우 매력적이었다. 저 얼굴로 교성을 지르는 걸 보고 싶어졌다. 그때 그녀가 나를 향해 올라오는 장면에서 세상이 멈추더니 선택지가 나타났다.

[선택.1 이대로 그녀에게 몸을 맡긴다.]

[선택.2 일어나서 내가 리드한다.]

이런 여자를 내가 어떻게 리드한단 말인가. 나는 일단 한번 몸을 맡겨볼 생각으로 선택.1을 터치했다. 복도에서부터 섹스장면을 너무 봐버려서 그런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여자는 곧바로 입술을 내 입술로 덮었다. 곧 혀가 휘감겨 들어왔다. 그때 목구멍으로 뭔가 이물질 같은 게 넘어가는 게 느껴졌다. 내가 놀라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그녀는 나를 누르더니 말했다.

“기분이 더 좋아지는 약이에요. 이상한 거 아니니 걱정 마세요.”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키스를 재개했다. 이대로 이 여자와 섹스하면 공략이 되는 건가? 그건 너무 쉽잖아?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갑자기 심장이 곤두박질치면서 하반신이 평소보다 더욱더 부풀어 오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곧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오직 눈앞에 있는 여자를 먹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여자는 드래스를 벗어던지더니 별다른 애무도 없이 내 물건을 그대로 삽입해 버렸다.

“천국으로 보내줄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움직였다. 뿌리까지 단번에 그녀의 음부에 먹혀들어서 그대로 엄청난 조임이 느껴져서 몸부림 쳤다. 생으로 느끼는 질 안의 느낌이 너무나 부드럽고 따뜻했다, 꾸욱꾸욱 조여 주는 느낌이 전의 유부녀와는 상대도 되지 않았다. 비교하자면 유부녀 쪽은 좀 더 헐거웠다. 그 덕분에 지속력을 5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사정감이 밀려왔다. 물론 지속력 5가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거기에 그녀의 색기넘치는 골반이 내 위에서 위 아래로 방아 찧는걸 보고 있자니 더 폭발할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결국 그대로 그녀의 안에다가 사정을 하고 말았다. 엄청난 쾌락이 덮쳐왔다. 생전처음 여자의 안에다가 정액을 뽑아내는 기분은 하늘로 올라갈 것 같았다.

“후후, 파티에서는 안에다 하는 것도 자유에요. 걱정 말고 뽑아내세요.”

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엉덩이를 들어 내 물건을 뽑아내었다. 하얀 액체가 그녀의 음부에서 질질 흘러나왔다.

“이제부터는 밖으로 나가 마음에 드는 여자랑 하시면 됩니다. 쾌락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해요.”

나는 그 후의 기억이 애매해졌다. 그 말을 끝으로 별로 되지도 않을 터인 정력이 들끓어서 방을 나가 비어있는 여자에게 마구 박아대었다. 그녀가 먹인 약의 힘인 것 같았지만 깊게 생각할 만큼 뇌가 돌아가지도 않았다. 오직 보이는 건 여자의 구멍이었다. 복도에서도 박고 방 안에서도 박고 그렇게 박다가 정신을 잃어 버렸다.

일어났을 때 오피스텔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 혼자였다. 머리가 심하게 아파왔다. 밤을 새서 섹스를 했는지 밖은 대낮이었다. 주위에는 약들이 널려있었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설마 그 상태에서 약을 더 먹어버린 건가? 아무 기억도 나지 않았다. 얼마나 사용했는지 물건이 축 늘어져 있었는데 움직이자 얼얼한 느낌까지 들었다.

상태창을 확인해 보았다. 많은 여자들과 한 결과가 궁금했다.

김영준

나이: 25세

직업: 백수

레벨: 2

체력: 55

정력: 60

매력: 12

크기: 10

지속력 : 5

지력: 70

소지금: 74,250,307원

성공횟수: 2

경험치 : 190/204

경험치와 성공횟수가 올라가 있었다. 레벨업은 무리였나 보다. 이걸 공략한 거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른 수많은 여자와 한건 노카운트였다. 스카우트로 정보를 보지 않은 여자는 카운트로 치지 않는 건지, 아니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들은 카운트로 치지 않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성공횟수는 2였다. 뭔가 엄청나게 허무함을 느끼면서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방밖이 소란스럽더니 경찰이 밀려 들어왔다.

“손들고 움직이지 마!!.”

그리고 내 손목에 철컥하고 수갑이 채워졌다.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설마 이 자체가 함정인가. 그 여자에게 당한 것 같았다. 절여버린다는 건 이런 거였나? 실소가 흘러나왔다. 결국 나는 초췌한 몰골로 로드창을 불러냈다.

[로드하시겠습니까?]

그리곤 수갑을 찬 상태로 힘겹게 로드를 터치했다. 곧 공간은 오피스텔에 들어오기 전으로 전이 되었다.

“휴우...”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잠시 벽에 기대고 상황을 정리했다. 그 선택지를 고르고 그녀에게 몸을 맡겼더니 키스하면서 약을 먹였다. 그럼 2번을 선택하는 게 정답이었나? 왠지 다시 올라가기가 부담스러워 졌다. 신기하게도 그녀와 섹스를 한 기억과 안에다 사정을 했던 쾌감만큼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 이후의 섹스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었지만. 혹시 몰라 상태창을 불러보았다.

김영준

나이: 25세

직업: 백수

레벨: 2

체력: 55

정력: 60

매력: 12

크기: 10

지속력 : 5

지력: 70

소지금: 73,750,307원

성공횟수: 1

경험치 : 75/204

성곳횟수와 경험치가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약에 절여져서 성공횟수만 늘어봤자 공략도 뭣도 아니었다. 그러니 이대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한 번 더 로드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번에는 2번 선택지를 고를 마음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아까 전과 똑같이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서있었다. 복도에서 하고 있는 남녀들의 모습까지 똑같았다. 나는 또다시 그녀에게 이끌려서 빈 침대에 눕혀졌다. 그리고 당연하게 똑같은 선택지가 나왔다.

[선택.1 이대로 그녀에게 몸을 맡긴다.]

[선택.2 일어나서 내가 리드한다.]

아무런 고민 없이 2번을 선택했다. 그리고는 내 위로 올라오는 그녀를 밀쳐서 내 밑에 깔아 눕혔다.

“왜 이렇게 급하세요? 제가 해드릴 테니 몸을 맡기시면 되는데..”

그녀는 내 아래에 깔린 몸을 빼려고 나를 밀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VIP룸에서 찾아요. 여긴 제가 맡을 게요”

고개를 들어본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앞에 있는 건 놀랍게도 서예리였다.

레벨.2 진실과 거짓[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