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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다듬고 내가 처한 현실을 되짚어 보았다. 시간이 초과하면 죽는다는 건 사실일까? 아이템들의 절대적 능력을 보면 아무래도 사실일 것이다. 날 이런 세계로 몰아놓은 놈들은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겠지. 아마 신들의 장난에 빠져버린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클리어를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문구를 무시하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은 계속 몸으로 부딪혀서 공략방법을 찾아서 하나하나 클리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는 창을 터치하여 아이템샵을 불러내었다.
[Lv.1 스카우터 100만원 ]
[수면스프레이 250만원 ]
[만능키 600만원 ]
[카메라 100만원 ]
[외제차 5억 ]
[국산차 8천만원 ]
아이템샵을 터치하니 변함없는 아이템 목록이 나타났다. 그리고 다시 스카우터를 구입했다.
[Lv.1 스카우터 100만원를 구입하시겠습니까?]
나오는 창을 터치했다. 이걸로 다시 백만원의 소지금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나는 다른 아이템의 구입여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수면스프레이, 이건 솔직히 강간이 불가능한 이상 필요가 없어 보였다. 돈만 나가는 함정아이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급 관심이 없어져서 패스했다.
다음은 만능키, 이건 집안에 들어갈 수 있는 아이템인데 아무래도 공략대상을 조사하려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만약에 만능키를 사용하여 집안에 잠입했는데 또 그것만으로 경찰이 들이닥치면 쓸데없이 600만원을 낭비한 게 된다. 다만 함정아이템치고는 횟수제한이 마음에 걸렸다. 그것도 애매한 6번의 횟수가 말이다. 함정아이템에 횟수제한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또 침입뿐만 아니라 열리지 않는 문등,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가능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 구매를 결정했다.
[만능키 600만원를 구입하시겠습니까? ]
토 나오는 가격에 한숨을 쉬면서 창을 터치했다. 카메라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당장은 필요가 없어 보여서 패스했다. 구입을 마무리하고 아이템샵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소지아이템으로 가서 만능키를 터치해보았다.
[만능키]
[어떤 집안이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들어갈 집의 문앞에 서서 아이템사용을 터치하세요.]
[다만 사용횟수는 5번입니다. ]
[5번을 다 사용하면 레벨이 올라가기 전에는 재구입이 불가능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용횟수가 줄어있었다. 역시 이 세계에서는 로드를 해도 클리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들의 수치는 회복이 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돈과 시간이 그것이다. 나는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700만원이라는 돈을 소비하고 아이템창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바로 세이브를 하였다. 세이브를 안 하다가 아까처럼 기껏 구입한 아이템을 날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유부녀를 공략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보았다. 가진 정보가 너무 적었다. 남편하고 사이가 좋지 않고 클럽에 자주 다닌다는 것이 알려준 정보의 전부였다. 아, 섹스를 좋아한다는 말도 있었지.
나는 더 많은 정보를 위해 그녀의 집에 다시 들어가 보기로 마음먹었다. 만능키를 사용해서 남의 집에 무단 침입했을 때 그것만으로 경찰이 출동하는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이번에는 신중하게 그녀가 없는 틈을 타서 잠입하기로 마음먹고 창문의 커튼을 걷어 올린 후 밖을 주시하였다. 옆 아파트의 입구가 보이는 구조였기 때문에 감시하고 있으면 그녀가 외출하는 타이밍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시간 11시30분을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오전에는 집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강간을 목적으로 그녀 집에 침입했을 때도 팬티만 입고 TV를 보고 있었다. 그럼 당장은 움직임이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일단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다시 편의점으로 향했다. 아까 편의점에서 구입했던 먹거리들도 모두 사라져 버렸기에 나는 다시 억울한 지출을 하며 2만원을 소비하였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창밖을 바라보며 도시락을 까먹었다. 쓸데없이 시간은 흘러갔다.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헛되이 써버리는 게 너무 아까웠다. 목이 빠져라 밖을 쳐다보고 있자 드디어 그녀가 외출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잘빠진 허벅지에 쫙 붙는 청바지와 노란색 블라우스를 입고 풀 메이크업을 한 상태였다.
남편 몰래 애인이라도 만나러 가는 모습이었기에 나는 이때다 싶어서 신속하게 옆 아파트로 이동하였다. 시간낭비를 막기 위해서 이 타이밍에 세이브를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녀의 집 문 앞까지 이동해서 세이브창을 터치했다.
[세이브를 하시겠습니까?]
50만원이 좀 아까웠지만 아직은 돈에 여유가 있어서 망설임 없이 나타난 창을 터치하고 세이브가 제대로 된 것을 확인한 후 신중을 기하기 위해 초인종을 눌러보았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에 빈집임을 확신한 나는 만능키를 불러내었다.
[만능키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창을 터치하자 이전과 같이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집에 몰래 침입한다는 사실에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전에는 마음속에 다른 생각뿐이어서 섹스라는 단어가 주는 흥분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이번은 또 달랐다. 신발을 벗어놓고 안으로 들어와 거실을 살펴보았다. 익숙한 소파와 그 앞으로 TV가 보였다. 몇 가지 가구들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정보를 얻을만한 물건은 없어보였다.
식탁으로 이동하니 몇 가지 우편물이 보였다. 살펴보니 주로 대출을 하고 몇 개월이나 체납한 듯 안내장이 날아와 있었다. 남편 몰래 클럽에 다니면서 쏟아 부은 돈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우편물을 다시 내려놓았다.
방은 2개가 있었다. 대충 살펴보니 하나는 침실이고 하나는 서재인 듯 보였다. 침실에 들어가 보니 침대와 화장대, 옷장이 보였다. 나는 무심코 옷장을 열어보았다. 안에는 그녀의 수많은 옷들이 걸려있었다.
다만 남편의 옷은 보이지 않았다. 따로 보관하는 건가? 아니면 별거중이라거나? 사이가 좋지 않다던 스카우터의 정보에 따르면 가능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옷장아래의 서랍장을 열었더니 팬티와 브래지어가 빼곡히 정리되어 있었다.
T팬티부터 평범한 팬티까지 각양각색의 팬티가 놓여있었다. 처음으로 자세히 관찰하는 팬티들에 시야가 뺏겨서 한참을 구경하다가 말려있는 팬티를 꺼내서 코에 갖다 대보았다. 향긋한 냄새가 났다. 세탁을 해서 넣어놓은 것이니 당연히 섬유유연제의 냄새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괜히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속옷이 아니지 않은가. 왜 이렇게 변태적으로 생각이 치우치는지 한탄했다. 그리고 속옷을 훔쳤다가는 또 경찰이 출동할 지도 몰랐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팬티를 다시 돌려놓고 옷장 문을 닫았다.
그리고 서재로 이동했다. 남편의 방인 듯 남자물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다만 공략에 도움이 될 만한 걸 발견할 수는 없었다. 생활감이 없다는 걸 제외한다면 말이다. 남편의 물건으로 보이는 컴퓨터와 (혹시나 하고 전원 넣어봤지만 역시 컴퓨터는 장식인 듯 사용이 불가능하다) 책들에는 먼지가 쌓여있었다. 침실에는 먼지하나 없던 것과 비교하면 이 방은 의도적으로 청소를 하지 않은 듯 했다.
화장실로 들어가 보니 칫솔은 하나가 전부였다. 샴푸부터 바디샤워까지 전부 여성용이었다. 주방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있었는데 특이하게 옆에는 커다란 김치냉장고 까지 놓여있었다. 김치장사라도 하나?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TV앞에 있는 커다란 결혼사진이 무의미해 보였다.
“삐리리리리”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녀와 처음 보는 남자가 들어왔다. 눈앞에 있는 결혼사진에 있는 찍혀있는 남자가 아니었다. 남편이 아니라는 소리다. 아마도 연하의 애인일까?
“꺄아아아악, 도둑이야!!”
여자는 나를 발견하고는 소리를 질렀고 남자는 나에게 다가와서 다짜고짜 주먹을 내질렀다. 나는 턱에 엄청난 격통을 느끼면서 거실바닥으로 주저앉았다. 한방 맞았을 뿐인데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 도둑놈의 새끼가 죽어봐라”
남자가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주먹을 또 갈기려고 하였고 나는 급하게 로드창을 불러내었다.
[로드 하시겠습니까?]
주먹이 날아오고 있었으므로 눈을 감으며 터치를 계속했다. 눈을 뜨니 그녀의 집에 들어가기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래서 황급히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에서 얻을 정보는 다 얻었기 때문에 다시 잠입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김영준
나이: 25세
직업: 백수
레벨: 1
체력: 55
정력: 60
매력: 12
크기: 5
지속력 : 1
지력: 70
소지금: 30,569,307원
성공횟수: 0
경험치 : 0
상태창을 확인하니 어김없이 852만원이 빠져나가 있었다. 세이브를 한번만 해도 되는걸 아이템을 재 구입 하자마자 한번 그녀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한번, 쓸데없이 두 번이나 하는 바람에 낭비를 한 느낌이었다.
아이템을 확인하니 아이템을 구매한 후 세이브를 하였기에 스카우터와 만능키 모두 소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다만 만능키의 횟수가 4번으로 줄어있었다. 예상대로라서 별다른 불만 없이 창을 닫았다.
컴퓨터 책상에 앉아서 볼펜을 들었다. 그녀의 집에서 확인한 정보를 종합해 볼 생각이었다. 노트를 펼쳐서 알아낸 정보를 필기하기 시작했다.
대출체납안내서 ... 돈이 부족해 보임..
침실의 옷장 ... 남편의 옷이 없음
화장실 ... 남편의 세면도구 없음
서재 ,,, 청소가 안되고 먼지가 쌓여있음, 사용감 제로
같이 들어온 남자 ... 애인으로 보임. 집까지 부를 정도의 사이?
종합한 정보를 봤을 때 남편과는 별거중인 것으로 보였다. 나는 문득 생각났다. 이런 종류의 게임에서 단골로 공략방법이 하나 있었다. 바로 협박이다. 약점을 잡아서 협박을 한 후 대가로 섹스를 하는 너무나도 고전적이고 자주 애용되는 공략방법이었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아이템에서 카메라의 존재가 스쳐지나갔다. 나는 아이템샵을 급하게 불러내었다.
[Lv.1 스카우터 100만원 ]
[수면스프레이 250만원 ]
[만능키 600만원 ]
[카메라 100만원 ]
[외제차 5억 ]
[국산차 8천만원 ]
카메라 100만원, 다른 아이템에 비해 가격도 비교적 저렴했다. 이건 협박하라고 대놓고 나둔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고는 구매를 결심했다.
[카메라를 100만원을 구입하시겠습니까?]
창이 나오자 터치를 한 후 소지아이템으로 이동했다.
[소지아이템]
[Lv.1 스카우터]
[만능키]
[카메라]
구입한 카메라가 추가되어있었다. 사용방법을 볼 요량으로 카메라의 상세 설명을 터치했다.
[카메라]
[투시 카메라. 무엇이든 마음먹은 것을 찍어낼 수 있는 카메라.]
[그 무엇이든 겉을 찍는 것만 으로 내부의 모습이 찍혀 나온다.]
[사용을 터치하고 찍고 싶은 곳을 시야에 두고 눈을 깜빡이는 것으로 ok.]
[단 사용횟수는 3번. ]
놀랍게도 보통의 카메라가 아니었다. 투시카메라라니. 100만원 밖에 안하는 가격에 이런 숨겨진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현 상황에서 정말로 딱 맞는 아이템이었다.
레벨.1 옆집여자[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