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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영주님-253화 (253/255)

253화. SSS급 정령사 (3)

[……괜찮겠습니까? 지금 저곳에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날리면 전쟁입니다.]

무슨 생각인 거지?

3차 세계 대전이라도 벌이겠다는 건가?

삐이이이이이이!

삐이이이이이이!

린하이는 그리폰을 하강시켜 하몽의 앞을 막아섰다.

알려 줘야 했다.

하몽에게 얘기해 준 것처럼 저 병력이 단순히 청방 길드와 동맹한 한 정당의 군인이 아니라고…….

“알아요.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

[원하는 바라고요? 제가 제대로 알아들은 게 맞습니까? 재상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영주님께선 전쟁을 원하지 않는 거로…….]

“저 역시 전쟁을 원하지 않아서 이러는 거예요. 하나 전쟁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피할 수 없는 노릇이죠.”

수나라, 당나라,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역사가 이미 증명해 주고 있잖아요.

우리가 아무리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중국의 왕조는 끊임없이 우릴 핍박했고 또 침략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확실히 알려 주려고 합니다.

우리와 전쟁을 벌이면 어떻게 되는지.

세훈이 차가운 기세를 풀풀 날리며 린하이를 쳐다봤다.

“저 게이트를 넘어가면 텐진이죠?”

[……네.]

“그리고 그 바로 위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이고요. 우리가 이곳 화룡의 둥지를 차지하면 자신들의 수도 바로 턱 및 아래에 우리 스카이 캐슬 병력이 주둔하게 될 겁니다. 그걸 중국 공산당들이 가만히 지켜만 보겠습니까?”

[흠…….]

“어차피 한번은 부딪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물러나면 우린 앞으로 십 년, 아니 백 년, 천 년 동안 중국에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주도권을 뺏긴 채 살아가야 할 수도 있고요. 지금의 대한민국처럼.”

[흠…….]

“계속 앞을 막아서고 있을 겁니까? 그렇게 되길 원하시는 겁니까?”

[아, 아닙니다. 따르겠습니다.]

이세훈 재상 말이 맞아.

여기서 뒤로 물러나면 저들은 분명 우리가 무서워서 후퇴했다고 여길 거야.

그렇게 되면 분명 이 전투는 화룡의 둥지에서만 끝나지는 않을 거야.

기고만장해진 저들은 분명 그대로 스카이 캐슬까지 진격해 차지하려고 할 게 분명해.

전쟁은 이미 시작한 거야.

이 전쟁이 더 커지지 않게 하려면 피하는 게 아니라 저들에게 우리의 실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해!

삐이이이이이이이!

삐이이이이이이이!

세훈의 설명을 들은 린하이는 뿔피리를 불어 그리폰 부대에 나눠 탄 엘프들이 편안하게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날릴 수 있게 진형을 펼쳤다.

“하몽 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모두 재상님 말 들었지?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날린다.

아직 경지가 안 된 아이들은 파이어볼이라도 날려.

어차피 위에서 아래로 쏘는 것이기 때문에 4단계 마법 파이어볼 조차도 저들에겐 치명적으로 다가올 테니까.

린하이마저 세훈의 뜻을 인정하는 것을 본 하몽은 엘프들과 눈을 마주치고 지시를 내린 후 리치의 무구들을 꺼냈다.

리치의 지팡이.

리치의 로브.

리치의 귀걸이.

.

.

.

하나같이 레전드급 이상의 아이템들이었고 마법 시전 속도와 마나 회복 시간을 줄여 주고 대미지를 증폭시켜주는 것들이었다.

“#$#$#$#$#$#$미티어 스트라이크.”

“#$#$#$#$#$#$미티어 스트라이크.”

우르릉 쾅쾅.

우르릉 쾅쾅.

“으악.”

“으악.”

[젠장! 모두 산개해.]

[……흩어지란 말이야!]

미안합니다.

명복을 빌겠습니다.

모두 힘들겠지만 계속해서 마법을 시전해.

정 힘들면 눈을 감고 그냥 땅에다가 발사해.

하몽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엘프들을 독려하며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난사했다.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하다니 그 말이 사실이었나 보네요.”

경이롭네요.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들었을 전차인데도 미티어 스트라이크 한 번에 다 박살이 나 버리다니…….

“린하이 님. 폭죽 가져오셨죠. 빨간색과 보라색을 터트리세요.”

[빨간색과 보라색이요?]

그건 위급 상황과 돌격을 원한다는 메시지인데…….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날렸다 하나 아직 적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남쪽 해안에도 십만에 이르는 병력이 매복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상륙을 하면 아군에도 엄청난 희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 알고 있다고 했어요. 허나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흩어진 병력이 남쪽 해안에 합류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차지해야 합니다.”

어서 폭죽을 터트리세요.

오크들을 선봉에 세우든.

자신이 직접 선봉에 서서 길을 뚫든.

해용이가 알아서 할 겁니다.

[끙…… 알겠습니다.]

슈우우우우우웅 펑!

슈우우우우우웅 펑!

세훈의 명령에 린하이가 마지못한 표정을 지으며 폭죽을 터트렸다.

* * *

슈우우우우우우웅 펑!

슈우우우우우우웅 펑!

[영주님, 화룡의 둥지 북서쪽에서 구조 요청 폭죽이 터졌습니다.]

“이런. 교란만 하라고 했더니 문제가 생겼나 보네요.”

어떻게 된 거지.

혹시나 해서 세훈이까지 보냈는데…….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화룡의 둥지 북서쪽과 중심부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는 걸 보니 전투를 치르고 있는 것 같긴 한데…….]

“해안에 병력의 움직임이 있었습니까?”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병력이 없거나 아니면 매복을 하고 우리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는 듯싶습니다.]

“젠장. 어쩔 수 없네요. 배를 붙이세요. 제가 선봉에 설 테니 오키도키 님과 퍼거슨 님은 거리를 두고 따라오세요.”

[안됩니다. 저희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믿고 맡겨 주십쇼.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오크족 족장 오키도키가 퍼거슨을 밀치며 앞으로 나와 다시 한번 돌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내,

[그러지 말고 다 같이 돌격하시죠. 중앙은 오키도키 님이, 좌측은 퍼거슨 님이, 그리고 우측은 저희가 맡겠습니다.]

린하이를 따라 스카이 캐슬 연합으로 전향한 옛 청방 길드의 헌터들마저 선봉에 서겠다고 자처했다.

세 군데의 부대 모두 기존에 스카이 캐슬을 창설한 집단이 아니라 다들 나중에 합류한 곳이었다.

“제가 선봉에 선다고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천 보 이상 떨어져서 따라오세요. 더 왈가왈부하면 항명으로 알겠습니다.”

내가 가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해용은 입술을 굳게 다물며 발렌시아가 방패를 꺼내 곧추세웠다.

“얍!”

실프! 도와줘!

-응, 알았어.

배가 아직 해안에 도착하려면 한참이나 남았는데도 해용은 하늘로 뛰어올랐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팅! 팅! 팅!

팅팅! 팅팅! 팅팅!

우르릉 쾅쾅!

우르릉 쾅쾅

해용이 해안에 도착하자 십만여 명에 이르는 군인들의 집중 포격이 시작됐다.

‘뭐야? 바주카포도 가져왔어?’

무구들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후다다다다닥

후다다다다닥.

‘그래. 잘하고들 있어. 나한테 그렇게 쏘면 된다.’

마치 비가 내리듯 쏟아지는 총알 세례를 방패와 갑옷 몸으로 맞으며 해용은 앞으로 달려갔다.

[우리도 갑시다!]

[영주님께서 천 보 이상 떨어져서…….]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더 이상 거리가 벌어지면 영주님이 위험해질 수 있어요. 발렌시아가 방패와 발바리가 아무리 뛰어난 방어구라 해도 저런 식으로 마나를 소비하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겁니다. 그 전에 우리가 합류해야 해요.]

뒷일은 내가 책임질 테니 모두 출발하시죠.

퍼거슨은 입술을 굳게 다물며 오키도키와 중국 헌터들의 지휘관을 쳐다봤다.

나중에 문책을 받을 때 받더라도 이번 해용의 명령은 그대로 따를 수가 없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해용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스카이 캐슬은 혼란에 빠지게 될 테니까.

옛 켄트 왕국의 국민도.

오키도키의 오크 부대도.

린하이를 따라 전향한 중국 헌터들도 모두 안해용으로 인해 스카이 캐슬에 합류한 것이기에.

영주에게 무슨 일이 발생하면 지금처럼 이종족과 외국인들한테 계속 지금과 같은 처우를 해 준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갑시다.]

[갑시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두웅! 두웅!

두웅! 두웅!

[오크들은 모두 나를 따르라!]

[영주님께 왕실 기사단의 용맹함을 보여 주자!]

오키도키와 퍼거슨의 응원을 받으며 병력이 돌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팅! 팅! 팅!

팅팅! 팅팅! 팅팅!

우르릉 쾅쾅!

우르릉 쾅쾅

“으악.”

“으악.”

해용에게 집중됐던 적의 화망이 분산됐고 수많은 사상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허나,

[달려라! 달려. 그래야 이 포격을 멈출 수 있다.]

[오크들에게 뒤처지지 마라. 우리는 대켄트 왕국의 최정예 전사들이다. 적들에게 우리의 힘을 알려 줘라!]

돌격 속도는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먼저 죽기를 원하는 것처럼 서로 경쟁을 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려 했다.

‘젠장! 천 보 이상 떨어져서 따라오라니까.’

후미에서 아군의 비명 소리를 들은 해용의 얼굴이 야차같이 찡그려지기 시작했다.

해용의 시선 끝엔 총과 대포를 맞은 수천의 오크들과 중국인 헌터들이 죽어서 쓰러져 있었다.

‘이 개새끼들이!’

아스날 대륙에 넘어와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아군에 이렇게 많은 사상자가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해용! 진정해. 위험해!

-마나가 폭주하고 있어. 어서 멈춰야 해.

운디네와 실프, 노움, 카샤가 형상화되어 나타나 해용을 진정시키려 했다.

이대로 있으면…….

‘말리지 말고. 모든 힘을 개방해.’

-젠장. 모두 마나 컨트롤하는데 집중해. 해용이 이놈 정신줄 놓지 않게.

저놈 눈동자 봐 봐.

붉게 변한 게 이미 우리의 말을 들은 단계가 아니야.

운디네가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뿜어져 나오는 마나를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막지 말라고 했다!’

-막는 게 아니라 조절을 하는 거야. 이대로 있으면 또 폭주한다고!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우우웅.

[뭐야! 갑자기 웬 지진이야?]

[용암이라도 폭발하려는 걸까요?]

해용이 마나를 개방하자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모두 피해! 해일이다.]

잔잔했던 바다가 용솟음치며 올라와 폭풍 회오리를 만들어 해안으로 날아오기 시작했고.

“으악.”

“으악.”

매복하고 있던 청방 길드 헌터들을 덮쳤다.

[헐…… 저게 인간의 힘이라고?]

[모두 멈춰! 모두 우측으로 이동해.]

돌격하던 오키도키와 퍼거슨은 다급하게 명령을 내려 돌격 방향을 바꿨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우우웅.

청방 길드 헌터들이 자리 잡은 곳에 땅이 갈리고 회오리가 몰아치고 용암이 솟구쳐 오르는 게 보였다.

이대로 돌격하는 건 진짜 죽으러 가는 거와 마찬가지였다.

[하아…… 영주님의 지시대로 천 보 이상 떨어져서 따라갔어야 했었나?]

뒤늦게 연합에 합류한 퍼거슨은 몰랐던 것이다. 해용의 진짜 힘을.

해용의 정령 마법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전멸.

십만 대군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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