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화. < 보통의 과학자 (13) >
도호쿠의 이 작은 농촌에서 북쪽으로 차를 타고 약 15분 이동하면, 이곳보다 아주 약간 발전한 주택가가 나온다.
그곳에는 시민문화회관과 센다이 초등학교, 중학교가 거의 딱 붙어있다.
그리고 커다란 체육관이 하나 있는데, 학생들도 쓰고 주민들도 쓰는 지역 체육 센터다.
비상시에는 대피 공간으로 쓸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런 용도로 쓰는 날이 올 줄은 도호쿠 가가야시키 마을 주민들 중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체육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일찍이 대피하지 않고 마을에 남아있었던 어르신들이죠.”
그 방향으로 이동하는 응급차 안에서 구조대원이 말했다.
마쓰모토는 아들 쿄헤이와 함께 모친의 시신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파란색 방사선 보호복과 마스크를 쓴 채였다.
“나중에 고인하고 인사할 시간을 따로 드릴 겁니다. 지금은 일단 체육관에서 내려서 응급 처치를 받으세요. 그러면 곧 그쪽으로 병원 수송 차량들이 올 겁니다. 그걸 타고 병원에 가서 다시 진료 받으시면 됩니다.”
구조대원이 말했다.
“여기 할머니 시신도 상당히 많이 피폭됐을 것이기 때문에, 따로 처리해야 합니다.”
“피폭 때문에 돌아가신 겁니까?”
마쓰모토가 물었다.
“……그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구조대원이 면목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원전이 폭발하기 직전에 지역 소개령이 내려졌습니다. 저희가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는데, 이 마을은 도로가 정비돼있지도 않고 너무 좁아서 구조 차량이 드나들기가 어려웠습니다.”
그가 말했다.
“모든 집을 저희가 다 방문할 수는 없었고, 마을 회관에서 어르신들한테 마을 회관으로 모이시라고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일차적으로 거기서 구출한 다음, 아직 회관에 오지 못한 분들을 데리러 갔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는 거군요.”
“네. 죄송합니다. 마을 회관에 할머님이 안 계셨습니다.”
"......."
“아마……. 나이가 많으시니 거동이 불편하셔서 마을 회관까지 혼자 오시지 못했을 겁니다......."
"......."
마쓰모토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구조대원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에이젠바이오에서 피폭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니까, 탈출하는 데만 성공했으면 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저희 탓입......."
“아닙니다.”
마쓰모토가 구조대원의 말을 잘랐다.
“아니에요. 이건 류영준 때문입니다.”
“아버지?”
쿄헤이가 당황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류영준 탓이야. 그 놈이 네 할머니 노화 치료만 해줬어도 이런 일은 없었어. 살 수 있었다고.”
“무슨 소립니까? 노화 치료요?”
“그래. 그 놈은 노화를 치료할 수 있어. 네 할머니도 다시 정정하게 걸어다닐 수 있게 해줄 수 있었다고.”
쿄헤이와 구조 대원은 잠깐 마쓰모토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실성해버린 게 아닌가 싶었다.
“아버지. 할머니가 사고를 당하신 건 원전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할머니 피신시켜야 한다고 제가 그랬잖아요!”
“여기에 평생 사셨던 분이 어디로 피신을 간단 말이냐!”
마쓰모토가 화를 냈다.
“봐라. 피폭 때문에 돌아가신 게 아니라잖냐? 네 할머니는 너무 연로하셔서 마을 회관까지 대피를 못해서 돌아가신 거야!”
“아니……."
“피폭 치료는 돈이 될 것 같으니까 사업화하고, 노화는 치료하려면 손 탈 일이 많고 까다로우니까 포기해버린 거다. 류영준이 그런 놈이야. 네 할머니를 죽인 건 류영준이야!”
“아버지!”
"......."
마쓰모토는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는 그렇게 자신하던 원전이 폭발해버린 상황을 견디지 못했다.
그게 자기 어머니를 죽였다는 것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나는……나는 아니다. 이건 류영준 때문이야. 나는 그 놈을 용서할 수가 없어.”
“아버지, 아닌 것 아시잖아요!”
“체육관에 도착했습니다.”
구조대원이 말했다.
“안에서 대기하고 계세요. 아버님 잘 챙겨드리고.”
그는 쿄헤이에게 당부하면서 두 사람을 내려주었다.
하지만 마쓰모토는 체육관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가야한다.”
“어딜 가시려고요?”
“류영준 그 놈한테 가야지. 나는 한 방 맞으면 항상 갚아주는 사람이다.”
“하…… 아버지. 그 사람이 이 사태를 막으려고 얼마나 애썼습니까. 이젠 피폭 치료까지 하겠다잖아요. 이제 그만 좀......."
“너는 아무것도 모르면 여기 얌전히 있어라. 내 어디 좀 다녀올 테니.”
마쓰모토는 쿄헤이를 남겨두고 다시 왔던 길을 비척비척 걸어서 되돌아갔다.
***
“임상을 안 받는다니 그게 무슨 소립니까?”
히시지마가 충격에 입을 딱 벌렸다.
“피폭이 심한 주민이 겨우 500명 남짓하다고 들었어.”
아타베 총리가 말했다.
“근데 한 명당 치료비가 상당한 수준이야. 히시지마 국장. 이미 후쿠시마 오염수 해결만 해도 돈이 없는데, 도호쿠 뒷 수습에 피폭 환자 치료에까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야겠나?”
“그래도 그 돈 내고 치료를 받아야죠! 왜 그렇게 치료비가 비싼지 정말 모르십니까? 에이젠바이오 전체가 피폭 치료 시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어요. 벌써 일주일 째! 진즉에 원전을 중지했으면 이런 사태가 없었을 겁니다. 류영준 박사를 우리가 체포해버렸기 때문에,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이 한 걸음 물러나서 치료 시술 개발에 전력을 쏟아부은 겁니다!”
아타베는 입술을 질근질근 씹으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니까 문제지.”
아타베가 말했다.
“원전 폭발을 예고한 것만 해도 류영준의 이미지는 지금 하늘로 치솟고 우리는 대악당이 된 상황이야. 근데 하물며 피폭 치료까지 류영준이 해낸다면 여론이 어떻게 되겠나. 정부가 막지 못한 재난을 막아내는 외국인. 너무 웃기는 모양새 아닌가? 우리 정부가 뭐가 되느 냔 말이야. 우리가 못하는 건 최소한 그 놈도 못 해야 해.”
마쓰모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표정이 굳었다.
“아니…… 총리님 진심입니까?”
“정부에 대한 신뢰도의 문제야. 류영준이 피폭 치료를 진행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잘못은 니혼 전력을 지나치게 신뢰했다는 것,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도호쿠 원전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그 부분만 책임을 지면 돼.”
아타베가 말했다.
“하지만 환자들 치료한다고 세금으로 막대한 치료비를 지불하면 오히려 더 많은 미움을 사게 된다고. 시민들은 시골 노인들 몇백 명이 죽은 일에 그렇게 슬퍼하지 않아. 하지만 쉽게 막을 수 있었던 재난을 키워서 엄청난 세금을 낭비한다면 비난을 퍼부을 거야. 우리 내각의 무능함이 더 부각된단 말이야.”
“……솔직히 무능했던 게 사실이잖습니까.”
히시지마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나도 인정해. 하지만 그래도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아야 돼. 그래야 이 나라가 하나로 뭉쳐서 지금 일어난 원전 재난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류영준이 피폭 치료까지 해내면 일본 국민들은 우리 내각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피폭 치료를 거부할 명분이 어디에 있습니까? 돈 아깝다고 국민들 목숨을 포기하는 걸 시민들이 용납하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어차피 전임상만 급하게 진행한 것 아닌가?”
아타베가 말했다.
“우리는 에이젠바이오가 부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국민을 실험쥐 삼아 연구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발표해.”
“류영준이 개발한 기술은 성공합니다……. 전임상 데이터는 부실하지도 않아요. 지난 일주일 동안 에이젠바이오는 쥐를 무려 1만 마리 희생시켰고 비글 600마리를 잡았습니다. 아십니까? 그 중에서 방사선 치료에 성공한 그룹은 상당히 많습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임상이 될 겁니다.”
“그래. 전임상대로라면 성공하겠지.”
“총리님. 만약 피폭 치료를 거부한 후에 에이젠바이오가 그게 된다는 걸 보여주면 우리는 더 큰 타격을 입을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걸 보여줄 수 있겠어?”
아타베가 물었다.
“원전 폭발이 흔한 사고도 아니고. 임상을 받을 환자 자체가 없으면 그 기술이 임상에서 성공한다는 걸 어떻게 보여줄 수 있겠나? 우리가 입 다물면 이대로 사장될 기술이야.”
“그래서 도호쿠 원전 인근의 피폭된 기술자들과 시민들은 모두 죽게 내버려두자고요?”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희생이야. 그리고 몇 명 안되지 않나?”
히시지마는 참담한 심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타베가 말했다.
“자네가 현장 지휘해서 피폭 환자들이 그나마 덜 고통스럽게 가도록 도와줘. 현장 수습은 자네한테 전부 맡길 테니."
“……알겠습니다.”
히시지마가 말했다.
“지시하신대로 하죠.”
***
도호쿠 종합 병원에는 피폭 환자 400여 명이 들어와서 응급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치료라고 해봤자 항히스타민이나 스테로이드를 투여해서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피부에 오염된 방사능 물질을 씻어내서 제염하는 게 전부다.
신체 조직 곳곳에서 세포 내의 DNA가 산산이 부서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포 하나하나를 다 뜯어다가 박살난 DNA를 일일이 조립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괴사하는 조직들을 잘라내고 염증 반응을 누르고 덜 고통스럽게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
피부가 갈라지고 찢어져서 진물이 나오고, 조직이 괴사해서 썩어가며 피를 토하고 신음하는 환자들.
이 400여 명의 방사능 화상 환자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지옥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베테랑 의사들도 소름이 끼치고 긴장하게 되는 광경인데, 도호쿠 종합 병원의 시골 의사들한테는 달아나고 싶을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후생노동성의 대신 타케루는 병원 원장실에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그 운영을 맡으면서 류영준과 상담하고 있었다.
“길게 잡아도 2주 이내에 환자 중 절반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타케루가 말했다.
“그 안에 치료할 수 있습니다. 지금 차세대 병원 의료진과 전임상을 진행한 약품 개발자들이 의약품을 일부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아직 양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요.”
류영준이 말했다.
“그보다 임상 허가는 언제 내시는 겁니까? 그게 먼저 나있어야 저희도 준비를 하죠.”
박주혁이 물었다.
“원래 제 권한으로 내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사안 자체가 워낙 크다보니 총리님이 자기한테 보고를 하라고 하셔서……."
타케루가 말했다.
“하지만 히시지마 국장님이 보고하러 가셨으니 곧 돌아오실 겁니다”
덜컥!
말 끝나기 무섭게 히시지마가 방 안에 들이닥쳤다.
그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류영준과 박주혁을 쳐다보았다.
“국장님. 임상 허가를 받으셨습니까?”
타케루 대신이 물었다.
"......."
히시지마는 이를 꽉 깨물더니 류영준 쪽으로 다가왔다.
“류 박사님......."
그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뭡니까? 임상을 하지 말랍니까?”
심상찮은 분위기에 류영준이 물었다.
"......."
히시지마는 주먹을 꽉 쥐더니 임상 신청서를 책상에 탁, 올려놓았다.
“성공할 수 있지요?”
그가 물었다.
“성공합니다.”
류영준이 대답했다.
히시지마는 펜을 꺼내더니 임상 시험 신청서에 서명을 남겼다.
“지금 제가 승인했습니다. 오늘 저녁에 전결 처리로 총리님을 거치지 않고 결재하겠습니다. 어차피 이 임상의 법적인 승인권자는 접니다. 제가 허가하면 총리님이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저는 지금 월권은 아니지만 하극상을 저질렀습니다.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지만 상관없습니다. 이 사태를 마무리짓고 제 손으로 사퇴할 겁니다.”
"......."
“저는 일본의 보건과 과학 교육을 대표하는 가장 상등 기관인 문부과학성의 국장입니다. 제 맘대로 예산을 쓰면 무능한 정치인이 될 겁니다. 하지만 저는 어차피 무능할 거라면 그래도 정치인보다는 과학자로 남고 싶습니다. 그러니 류 대표님.”
히시지마는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그는 류영준에게 고개를 숙였다.
“저희를 좀 도와주십시오. 부탁입니다. 저는 이렇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
니카라과의 난치병 퇴치의 주역들이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차세대 병원과 에이젠바이오로 몰려들어 집중 육성된 최정예 의료진들.
그리고 류영준이 보내준 DNA 시퀀스 하나를 가지고 불과 열흘 사이에 전임상의 상당부분을 끝낸 과학자들.
이제 기묘한 조직의 구성원은 그 누구라도 어느 대학에 가서든 교수직 하나는 금방 달 수 있는 이들이었고, 에이젠바이오에서는 평범한 보통의 과학자들이었다.
“전임상 실험을 일곱 개 연구소가 다 같이 진행하면서 알게 된 사실들을 지금 리포트해드리겠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총괄자인 천지명은 류영준과 연구 소장들, 병원의 치프 의사들 앞에서 브리핑을 시작했다.
“우리는 유니버셜 T 세포 (Universal T cells)의 내부에 플라스미드 형태로 트랜지언트하게 발현되는 염색체 재구성 유전자를 넣었습니다. 이것은 맞춤형 치료가 아니지만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세포 치료제가 됩니다. 환자의 파손된 조직에 도달하면 T 세포는 사이토 카인 농도에 의해 파괴되고, 세포 내에 있던, 데이노코쿠스 속의 박테리아에서 유래한 물질들이 환자의 세포 내로 들어갈 겁니다.”
“어떻게 들어가는 겁니까?”
의사들 중 하나가 물었다.
“로컬라이제이션 (Localization)에 따른 확산입니다. 환자의 세포는 초기 에이팝토시스 상태에서 막이 불안정해 투과성이 올라갑니다. 저희 약물은 단순한 농도 경사에 의해서 세포 내로 확산되고, 건강한 세포 내로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저희는 120가지 약물 전달 방법을 세포 실험 없이 동물 모델에서 전부 테스트했고 이게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천지명이 말했다.
“Prodromal stage에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피폭선량에 따라서 위 표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정맥으로 환자 체중당 0.2 또는 0.5 밀리리터만큼 임상 의약품 AR-1을 투여합니다.”
천지명은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전임상 데이터들을 보여주었다.
“이 타이밍에선 100 퍼센트 치료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Latent period에 있는 환자들은 피폭선량과 관계없이 킬로그램당 1 밀리리터로 투여량을 올립니다. 하지만 만약 Manifest stage에 도달했다는 징후가 보인다면 AR-2를 써야합니다. AR-2에는 1과 달리 T 세포 외에 스테로이드가 포함되어있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항생제가 미량 들어있습니다.”
“냉각수 증기를 마셔서 내부 피폭된 환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처치합니까?”
“네. 하지만 5 그레이 (Gy) 이상의 농도로 피폭된 환자는 AR-3를 흡입기로 마셔서 폐로 투여해야합니다. AR-2를 정맥 주사하면서요.”
천지명이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진행하는 케이스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피폭선량이 12 그레이가 넘는 환자들인데, 정상적인 골수 세포가 전멸했다고 가정하고 멀쩡한 조직에서 역분화와 조혈모세포 제작을 진행해야 합니다.”
“원전 내부에서 작업하던 엔지니어들이 그 정도로 피폭되었을 겁니다.”
도호쿠 종합병원장이 말했다.
류영준은 발표를 들으면서 감탄했다.
일곱 개 연구소가 온 힘을 모아서 순간적이지만 로잘린에 필적하는 성과를 생산했다.
대체 지난 열흘간 저 연구에 얼마나 많은 연구원들이 피땀 흘려가며 밤을 샜을지.
“피폭량이 그렇게 높으면 불과 며칠 내에 사망할 겁니다.”
류영준이 말했다.
“위 치료법은 제대로 작동할 겁니다. 진료를 서두릅시다.”
***
송지현은 도호쿠 재난 지역으로부터 약간 떨어진 호텔에 체크인했다.
“여기 맞니?”
그녀가 물었다.
“네. 류영준이랑 여기서 만나기로 했어요.”
로잘린이 말했다.
“나는 다시 미팅에 참여하러 가봐야 해.”
송지현이 말했다.
“네. 저는 신경쓰지 말고 가셔도 돼요. 여긴 백준태도 있으니까.”
케이캅스 경호팀의 백준태는 의문의 괴한을 막지 못하고 갑자기 혼자 기절해버린 것 때문에 책임감에 불타고 있었다.
“송 박사님한텐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꼭! 책임지고 보호하겠습니다.”
백준태가 말했다.
“그럼, 부탁해요.”
송지현은 백준태에게 인사하고 로잘린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차를 타고 도호쿠 원전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휴대폰을 확인했다.
-송지현 박사님께. 문부과학성을 통해서 이미 확인한 내용입니다. 저희 도호쿠 소방청은, 송 박사님이 제안하신 대로 원전 폭발로 분출한 800만 베크렐의 방사능의 대규모 제염을 위해서 모든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소방 헬기 15대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도착하시면…….
송지현은 메시지를 넘겼다.
셀리제너에서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방사능을 먹어치우는 박테리아의 메타볼리즘 유전자 그룹을 볼케니움에 옮기는 작업이 끝났습니다. 옛날에 류 박사님이 GSC 테러를 막을 때 쓴 거랑 같은 방식으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볼케니움은 날아다니면서 대기중에 유출된 방사능을 먹어치우고 사멸할 겁니다. 회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