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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화. < 아메리카 암 학회 (1) > (282/301)

125화.  < 아메리카 암 학회 (1) >

심사 토론을 마치고 나오는 길, 류영준은 송지현의 문자를 받았다.

-로스타칸 호수 근처에 스웨덴 요리 파는 곳 있는데 같이 갈래요?

이제 출국이 며칠 남지 않았다.

카게쿠니 교수를 보고 다른 연구자들의 강의를 좀 들으려고 왔던 것이긴 한데, 돌아보면 관광은 거의 못했다.

여기까지 와서 실험을 하고 신기술과 논문을 만들었으니.

-좋습니다.

류영준이 답장을 보냈다.

마침 심사 토론이 끝난 참이었다.

류영준은 로스타칸 호수 근처로 차를 몰았다.

그가 도착한 시점은 아직 저녁노을이 호수 수면에 걸려있을 때였다.

송지현은 먼저 식당에 가서 요리를 주문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절인 청어를 메인으로 하는 스웨덴 전통식이 나왔다.

“포스버그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곳이에요.”

송지현이 말했다.

“그래요?”

“네. 혈액에서 면역 세포 활성 정도를 분석하려고 마르쿠스 교수님하고 같이 뵈러 갔을 때 알려주시더라고요.”

그녀가 말했다.

사실 그때 포스버그는 송지현에게 류영준과의 관계를 캐물었다.

‘젊고 매력적이고 열정 가득한 과학자들이 같이 연구하다가 정분나는 거 흔한 일’이라면서.

그리고는 당황하는 송지현한테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이곳을 추천해준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일만 하지 말고 류 박사랑 좋은 시간도 보내라고 했다.

송지현은 그런 뒷이야기는 쏙 뺐다.

“이번에 와서 알게 됐지만, 북유럽 음식들은 좀 투박한 맛이 있더라고요.”

식사를 하며 류영준이 말했다. 송지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춥고 척박한 환경 때문에 조리법도 저장 식품 위주로 발달했으니까요.”

“수르스트뢰밍 알아요?”

“삭힌 청어요?”

송지현이 상상만 해도 고통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

“스웨덴 음식이지만 스웨덴 내에서도 악명이 상당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린대요.”

“우리나라의 삭힌 홍어 같은 느낌이라던데요.”

“한번 주문해볼까요?”

류영준이 물었다.

“감당 못할 일은 하지 말죠, 우리.”

송지현이 기겁해서 말렸다.

이 좋은 분위기에 삭힌 청어 냄새를 풍기면서 대화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요.”

류영준이 답했다. 사실 수르스트뢰밍 얘길 꺼낸 건 본인이 먹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저는 궁금한데요.

테이블 옆을 맴돌던 로잘린이 말했다.

-수르스트뢰밍은 통조림 안에 멸균 처리 없이 소금 뿌린 청어를 넣어 밀봉하는 겁니다. 발효가 진행되면서 통조림 내의 산소는 줄고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 카복시산 산물이 늘어나서 자연 살균되지만 그 가스들이 개봉할 때 튀어나오는 음식입니다. 그게 악취의 원인이고요.

'.......'

-미생물들을 살균할 정도로 강력한 가스 혼합체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지 않아요?

‘여기선 안 돼. 주방 가서 보고 와.’

-쳇. 주방에 통조림 딴 거 없는데.

로잘린이 투덜거리며 의자에서 내려갔다.

식사를 이어가면서 송지현이 말했다.

“그래도 스웨덴 음식은 생선이나 감자, 콩을 이용한 게 많아서 좋아요.”

“그런 거 좋아하세요?”

“아뇨. 그게……. 저 채식하고 있거든요.”

“그래요?”

류영준이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송 박사님, 전에는 스테이크 잘 드셨던 것 같은데.”

“시작한지 얼마 안 됐어요.”

“근데 채식은 갑자기 왜요? 건강 때문에?”

“아뇨.”

“그럼 동물권 때문에?”

“식량 생산 효율성 때문에요.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서 소모되는 토지 자원은 곡류 생산에 비해 20배나 높다고 하니까요.”

“그렇군요.”

“근데 고기 먹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하진 않아요. 저도 사실 먹고 싶거든요.”

송지현이 머쓱해하며 웃었다.

“그냥 저마다 선택하는 게 다른 거죠. 저 한 사람 고기 안 먹는다고 제3 세계에서 기아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사실 없잖아요? 자기 만족이죠. 전 고기 먹는 대신 그 만족감을 선택한 거예요. 그래서 같은 이유로 생선은 먹고요.”

그녀가 청어를 가리켰다.

“그럴 수 있죠. 이해합니다. 배양육 기술이 더 빨리 발달하면 좋을 텐데요.”

류영준이 청어를 덜어오며 말했다.

배양육은 인공적으로 실험실 배양 접시에서 ‘고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이미 상당히 발달해서 실제로 이걸로 햄버거를 만들어내는 연구실들도 있다.

다만 생산비용이 상상 초월이다.

빅 맥 하나 만드는 데 패티 가격이 100만 원에 육박하니까.

“배양육 기술하고 식물 종자 개혁이 충분히 진척되면 기아 문제도 끝낼 수 있지 않을까요?”

송지현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죠. 그리고 지금 당장의 기아 문제가 아니더라도 결국 필요한 기술들입니다. 인구 증가량이 식량 생산 증가량을 뛰어넘는 순간이 머지않아 오니까요.”

류영준이 말했다.

“그렇죠. 한 20년 안에 온다는 FAO 보고서를 본 적 있어요. 그래서 벌레를 단백질 식품으로 쓰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던데요.”

“……. 그때 되면 수르스트뢰밍도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게요. 배양육 기술만이라도 혁신해서, 배양접시에서 빠르게 고기를 키울 수 있다면……."

“앗!"

갑자기 류영준이 소리를 질렀다.

“왜요?”

“하이퍼프로그레션!”

“네?”

“하이퍼프로그레션을 쓰면 되잖아요! 그 상태일 때 종양은 반나절만에 두 배씩 커졌어요. 그 성장속도를 그대로 배양육 세포에 적용시키면......."

“아……."

송지현의 눈이 커졌다.

“돌아가면 한 번 테스트를 해봐야겠네요.”

류영준이 말했다.

과학의 재밌는 점 중 하나는, 새로운 발견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던 종양 증식 현상인 하이퍼프로그레션은 항암제 개발의 맥락에서 퇴치 대상이었다.

그러나 하이퍼프로그레션의 세포 성장 원리만 교묘하게 뽑아다가 배양육 기술에 적용시키는 건 생산량을 진일보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가능합니다.

로잘린이 말했다.

-사실 그건 암을 잡는 것에 비해선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돼지 껍데기부터 1등급 한우 제비추리도 만들 수 있어요.

'.......'

근데 이거 함부로 건드렸다간 축산 업계랑 전쟁 나겠는데.

“류 박사님 그거 연구하실 시간 있으세요?”

송지현이 물었다.

“뭐, 시간은 짜내면 되죠 ”

“조만간 미국에 암 연구 학회 열리잖아요? 류 박사님이 이번에 면역 관문 억제제를 공격하셨기 때문에 분명 거기 초청받으실 것 같은 데……."

“뭐, 그러겠죠. 아주 난장판 되겠네요. 근데 어쩌면 또 그때까지 논문이 안 나와서 초청 안 받을지도 몰라요. 나오는데 몇 달은 걸릴 테니까.”

류영준이 답했다.

***

몇 달은 걸리리라는 예상과 달리 논문은 3일만에 발표됐다.

사이언스에 논문을 수없이 실어온 류영준이 교신 저자라는 걸 감안해도 이례적인 속도였다.

그 이유는 논문의 리뷰와 교정 작업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논문이 학술지에 들어오면 다음의 작업을 거친다.

1. 동료 리뷰.

이 단계에서 논문의 원고는 해당 분야의 저명한 과학자들에게 보내져 평가받는다. 다른 과학자들이 논문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헷갈리는 부분에 대해서 추가 실험 등을 요구할 수 있다.

2. 리비전 (Revision).

동료 과학자들과 편집자의 요구에 따라 논문 저자들이 추가 실험을 진행해서 논문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한다.

3. 학술지 양식에 맞춘 편집.

최종 완성된 논문이 재검토를 거친다. 저자들이 동료 과학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켰는지 등이 평가된 후, 해당 논문을 편집해서 학술지에 공개한다.

이 세 가지 단계를 거치면서 짧게는 두세 달, 길게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이언스의 편집장 사무엘은 과감하게 모든 과정을 생략해버렸다.

-본 논문은 면역 관문 억제제의 치명적인 역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해당 신약은 이미 제품화까지 끝나 여러 병원에서 쓰이고 있으므로, 그 위험성을 알리는 것이 최우선으로 요구된다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논문의 동료 리뷰와 편집 과정을 생략하고 원고 초안을 선공개 한다.

그야말로 콜드스프링에버 연구소와 올리버, 제이미앤더슨에게 직격타를 날리는 폭탄 같은 소식이었다.

세계 곳곳의 암 전문 과학자들과 제약 회사의 임원들은 이 충격적인 논문을 흥미롭게 읽었다.

“난 그럴 줄 알았어. 저거 문제 있는 거 알았다고요. 이것 봐요.”

콘슨앤커슨의 대표, 데이비드는 이사들에게 논문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때 면역 관문 억제제 특허권 내가 사지 말자고 했죠? 느낌이 안 좋다고. 이럴 줄 알았지.”

“근데 하이퍼프로그레션이 발생한 임상 환자 A 씨가 포스버그 교수라는 말이 있던데.”

콘슨앤커슨의 CTO, 벤터가 말했다.

“그 영감이 아직도 살아있었습니까?”

데이비드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렇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하이퍼프로그레션이 일어났으면 이제 끝났겠군요. 근데 유럽 의학계의 거장이 쓰러졌는데 왜 내 귀에 들려오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안 죽었다던데요.”

벤터가 답했다.

“하이퍼프로그레션이 일어났는데요? 그리고 논문 제출일자를 보면 종양 크기가 지금 킬로그램 단위일 거 같은데.”

“확실한 건 아니지만 류 박사가 치료했답니다.”

"......."

데이비드는 머리털이 쭈뻣 곤두섰다.

“뭘 치료했다고요?”

“폐암 말기의 88세 고령 환자의 하이퍼프로그레션이 발생한 종양을 류 박사가 치료했대요. 헛 참. 뭔 예수도 아니고……."

“아니, 류 박사가 그동안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많이 하긴 했지만 이건……. 골 전이된 그 어린 소아의 말기 간암도 잡더니 아흔이 다 된 노령 환자한테서 폐암을 잡았다고요? 그것도 하이퍼프로그레션을?”

“아직까지는 소문일 뿐입니다. 근데 류 박사가 그것도 논문으로 써서 사이언스에 제출했대요. 요즘 사무엘이 출근할 때 춤추면서 들어온답니다.”

“잠깐만. 류 박사가 에이바이오 암 연구소를 미 국립 암센터 옆에 짓고 있죠? 그거 어떻게 됐습니까?”

“거의 완공 단곕니다.”

“그럼 그 폐암 치료한 기술, 미국 암센터에서 앞으로 추가 연구해서 상용화 시키려는 거 아니에요?”

“그럴 가능성이 높죠.”

“젠장. 우리 그 암 연구소 지분 조금 있죠?”

“키메라 면역 치료법이라는, 콘슨앤커슨의 미래 밥그릇을 통째 갖다 바치는 조건으로 조금 받았죠.”

“천만다행입니다. 당시엔 고민 좀 했는데 최선의 딜이었네요. 이제 어쩌면 진짜 암에서 자유로운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데이비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잠깐만. 벤터 이사님. 류 박사가 포스버그를 치료했다는 건, 그 사람이 지금 스웨덴에 가 있다는 겁니까?”

“그렇겠죠. 카게쿠니와 올리버를 심사하러 갔다고 들었습니다.”

“미친……. 그럼 올리버 면전에서, 그것도 제이미 앤더슨이 보는 앞에서 면역 관문 억제제를 그렇게 찢어발겼다는 거예요?”

“다음 암 학회가 기대되지 않습니까?”

“……팝콘 들고 갑시다.”

***

10월 첫째 주.

류영준은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카롤린스카에서는 교수들이 최종 후보 선정을 마치고 스웨덴 국왕에게 서신을 보냈다.

이제 카게쿠니가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이언스가 논문을 선공개한 덕분에 이제 제이미 앤더슨이고 뭐고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카게쿠니는 몰표를 받았다.

류영준이 예상했던 대로다.

헤리어트 교수가 시상 서한을 읽었다.

“폐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면역학의 선구자이며 현재 가장 탁월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카게쿠니 박사님을 올해 노벨 생리 의학상 수상자로 결정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연구는 그의 연구 활동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박사님은 지난 수십 년간 의학 발전을 주도하였습니다. …… 하여 면역 세포가 종양으로 이동하는 기작을 밝혀냄으로써, 다가오는 면역 항암 치료법의 시대에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하셨으며, 수지상세포를 이용하여 면역 세포를 간접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강력한 치료 효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노벨상 쯤 되니 서한을 읽는 데만 10여 분씩 시간이 걸렸다.

홀에는 에이젠 제1 연구소나 에이바이오 직원들이 몇몇 있었는데, 연차를 붙여 쓰고 아직까지 스웨덴에 남은 이들이었다.

이 자리는 공개된 장소라서 외부인의 참가도 가능했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온 것이다.

류영준은 송지현과 다른 직원들과 함께 그 발표를 들었다.

그런데 카게쿠니 교수가 상을 받은 이후,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스웨덴 국왕 후베르투스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 노벨상 수상자 선정의 마지막 과정에서, 카게쿠니 박사님의 수지상세포 우회 면역 촉진법에 기반한 신기술의 탄생이 있었습니다. 아직 논문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만, 그 기술 덕분에 여기 계신 과학 한림원의 종신 위원이신 포스버그 박사님이 말기 폐암을 상당히 물리치셨습니다.”

그가 말했다.

“카롤린스카 의학 연구소의 교수 위원회에서는 해당 신기술의 발명이 노벨상 선정 과정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저에게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류영준 박사님께서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연구를 진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스웨덴 왕실과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는 류 박사님의 노벨상 공동 수상을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노벨상은 기초 과학을 중점으로 수여되며, 전년도에 등록된 후보들만을 공동 수상자로 선정할 수 있는 등의 원칙이 있습니다.”

갑자기 류영준 얘기가 나오자 주위 사람들이 류영준을 돌아보았다.

후베르투스 국왕이 말했다.

“저희는 원칙을 이례적으로 조율하는 방안도 생각했으나, 지금 그렇게 노벨상을 수여하는 것은 언젠가 류 박사님께서 미래에 받으실 수 있는 노벨상의 가치마저 하락시킬까 염려된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노벨상은 그 정도로 받기 어려운 상이어야만 그 권위와 가치가 빛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스웨덴 왕실의 무한한 감사에도 불구하고 류 박사님께 노벨상을 수여하는 것은 현 실정법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스웨덴 왕실은 다른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너무 예상외의 갑작스런 전개에 류영준은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이미 홀 안의 모든 과학자들과 고위 인사들의 시선이 류영준에게 쏠려 있었다.

기자들의 카메라는 이미 카게쿠니는 다 찍었고, 이젠 국왕과 류영준만을 집중적으로 찍어댔다.

‘대체 왕실에서 뭘 하려고?’

황당한 류영준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후베르투스 국왕이 말했다.

“현 시대에 가장 위대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스웨덴 왕립 과학 한림원의 포스버그 박사님의 목숨을 구하고, 새로운 치료법과, 중요한 기존 치료제의 역효과를 보고한 공로를 높이 인정하여, 스웨덴 왕실에서는 류영준 박사님께 왕실 최고 명예인 세라핌 왕실 훈장과 기사 작위를 수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동시에 류영준 박사님은 지금부터 스웨덴의 명예시민이며, 스웨덴 왕실과 정부는 류영준 박사님의 자국 내 모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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