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5화. < 첫 번째 제품 (6) > (222/301)

65화.  < 첫 번째 제품 (6) >

슈마틱스의 기자회견장.

“류영준 에이바이오 대표가 그게 줄기세포의 어그리게이션이라고 합니다.”

기자들이 소리쳤다.

“지금 한국에서 기자회견 자료가 속보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백악관 대변인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여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대표님. 정말로 환자의 눈에 줄기세포를 그대로 투여해서 암을 유도하셨습니까?”

기자들의 질문이 공격적으로 변했다.

루카 테일러의 손에 땀이 흥건하게 차올랐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저는 그게 종양이라고 리포트를 받았고, 그대로 발표한 것뿐입니다.”

“대표님 선에서부터 지시된 사항이라는 CIA 보고가 나왔습니다.”

기자들이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모릅니다.”

“그게 정말 종양이 맞습니까?”

“종양입니다! 종양이에요!”

루카 테일러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류영준 대표는 그게 세포 어그리게이션이라고 했고, 2주 안에 사멸될 거라는 데에 자신의 대표직을 걸었습니다. 대표님도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까?”

“줄기세포가 어그리게이션되면 금방 사멸됩니다! 그건 종양이에요!”

“TP54에 의한 사멸 기작이라서 더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더 안전하게 분해되는 거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루카 테일러가 침을 삼켰다. 그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환자는 지금 인디아 슈마틱스에 있나요?”

기자들이 다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환자의 신변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지금 백악관 대변인이 CIA가 입수한 자료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인디아 슈마틱스의 줄기세포 실험실 내에 설치한 녹음기를 통해 얻은 녹취 자료와, 실험 로그와 세포 형태학 사진 자료들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시신경 데이터는 없다고 하는데요.”

“사실 시신경을 만들지도 않았던 것 아닙니까? 녹취 자료에는 다니엘 박사가 앤드류라는 인물과 통화한 기록이 있습니다. 거기서 키트 1번만 처리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마르틴 교수도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마르틴 교수도 그게 줄기세포라는 것을 알고 투여한 겁니까?”

분위기는 점점 공격적으로 변해갔다. 루카 테일러는 목덜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기자회견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그는 재빨리 자리를 마무리하고 일어났다. 하지만 차량으로 이동하는 길에도 기자들이 우르르 따라오며 질문을 퍼부어댔다.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테일러 대표님! 류 대표님이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이 전부 사실입니까?”

“앤드류가 누굽니까?”

“만약 그게 종양이 아니고 정말로 류영준 대표의 말처럼 2주 안에 사멸된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루카 테일러는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기자들 사이를 묵묵히 빠져나갔다.

“대표님! 설명 좀 해주십쇼!”

“이대로 가시면 안 됩니다. 해명하고 가세요!”

기자들은 루카 테일러가 올라탄 차량의 앞을 가로막기까지 했다. 창문에 매달리고 본네트를 두들기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슈마틱스는 스위스에 거점을 둔 세계 최대 제약 회사 중 하나다.

의학의 발전을 선도해야 하는 곳에서 환자의 눈에 암을 심었다는 충격적인 혐의가 발생했다.

지금은 기자들만 날뛰는 정도지만 앞으로 몇 시간 안에 전 세계가 뒤집어질 것이다.

그리고 슈마틱스는 대역 죄인이 될 공산이 크다.

지금에라도 상황을 어떻게든 수습해야 한다.

경호원들이 기자들을 떼어내고 차량이 출발했다.

루카 테일러는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휴대폰 너머에서 남자가 다급히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앤드류! 지금 어디야?”

-안 그래도 전화하려던 참입니다. 대표님!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지금 어디냐고.”

-인디아 슈마틱스 근처입니다. 병원에서 좀 떨어진 골목길이에요.

앤드류가 대답했다.

그는 병원을 찾았다가 식겁해서 빠져나오는 길이었다. 그곳에 경찰이 가득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TV에서는 앤드류의 얼굴이 떠 있었다. 수배 중이었던 것이다.

처음엔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았지만 현실이었다.

앤드류는 곧바로 병원에서 동쪽 방향의 허름하고 인적 드문 골목으로 달려갔다. 일단 사람 눈부터 피하고 볼 생각이었다.

그가 휴대폰에 대고 소리쳤다.

“대표님, 지금 큰일 났어요! 여기 경찰들이 싹 깔려 있습니다. 저를 찾고 있습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겁니까?”

-……실패했어. 앤드류. 그 환자를 없애 버려. 그 방법밖에 없어.

루카 테일러의 목소리에 착잡한 절망감이 묻어났다.

“안 됩니다! 무리예요. 경찰들이 싹 깔려 있다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해야 돼! 그놈이 살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한텐 방법이 없어. 우리가 함정에 빠진 거야. 류영준 그놈이 함정을 파놓고 기다렸어!

루카 테일러가 소리를 질렀다.

-시간이 지나면 정말로 그 환자 눈알에서 종양이 서서히 사멸할 거야. 그렇게 되면 다 끝장이라고.

“그렇게 말씀하셔도 물리적으로 안 됩니다.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 환자 옆에는 인도 경찰이 열 명씩 붙어 있다고요."

쾅!

골목을 돌다가 앤드류의 어깨가 무언가와 충돌했다.

뒤로 넘어진 앤드류를 향해서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미안합니다.”

“쳇."

앤드류는 남자의 손을 잡는 대신, 떨어뜨린 휴대폰을 집어 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보세요? 대표님? 죄송합니다. 누구랑 부딪혔……"

그가 자리를 뜨려는데 남자가 말을 걸었다.

“저거 떨어뜨리셨습니다.”

그가 앤드류가 쓰러졌던 자리를 가리켰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빠직!

앤드류는 허리 아래에서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고 기절해 쓰러졌다.

“표적 확보했다.”

CIA 요원 로버트는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수고했다. 몇 가지만 알아낸 후에 경찰에 넘긴다.

그는 무전기에서 답신을 받은 후, 전기충격기를 끄고 앤드류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약삭빠른 루카 테일러는 이미 전화를 끊었지만 상관없다. 휴대폰의 통화 내역과 연락처를 전부 뜯어낼 것이다.

로버트는 휴대폰을 증거품으로 수집하고 앤드류를 차에 실었다.

***

[환자 아르답의 눈에 있는 것은 종양인가, 줄기세포 어그리게이션인가?]

[슈마틱스 대표 루카 테일러, 인도의 병원 인디아슈마틱스에서 환자의 눈에 줄기세포를 투여해 종양을 발생시킬 것을 지시.......] 

[슈마틱스와 인도의 악연, 글리박부터 시작…….]

[노벨상 수상자 카펜티어, ‘루카 테일러 절대로 용서 못 해. 의학을 좀먹는 해충 같은 자.’ 맹비난.]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이 한꺼번에 이 이슈에 집중되었다.

두 가지 의견이 충돌하는 이슈에서는 더 자극적인 정보를 더 먼저 내는 쪽이 유리하다.

녹내장 치료법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자극적이었지만, 같은 시점에 나온 반대편의 주장이 더 강렬했다.

‘슈마틱스가 환자에게 종양 발생을 유도했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류영준 쪽은 강력한 증거를 이미 하나 쥐고 시작했다.

백악관 대변인이 CIA의 리포트를 발표하며 다국적 제약사인 슈마틱스의 미국 내 활동에 대한 제재를 암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옛날에 슈마틱스가 저질렀던 악행들이 쏟아져 나오며 여론은 점점 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슈마틱스의 공작으로 인해 무너진 비운의 벤처 제약사, 뉴럴클리닉스라는 회사를 아십니까?]

[어째서 슈마틱스는 인도 정부와 마찰을 빚었나? 생산 단가 대비 순익이 100배나 나는 신약 글리박은 무엇인가?]

[슈마틱스를 중심으로 보는 대형 제약사의 횡포 : 그들은 벤처 회사들에게 어떤 악행을 저지르나?]

[슈마틱스는 환자를 위해 연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돈을 위해 연구한다.]

[CIA, 루카 테일러의 하수인 앤드류 체포. 루카 테일러와 주고받은 통화 내역과 문자 메시지 입수.]

[루카 테일러, 2011년부터 현재까지 대포 통장을 이용하여 앤드류에게 총 40억 입금. 공금 횡령 정황.]

기사가 잇달아 터짐에 따라 슈마틱스와 루카 테일러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전 세계 곳곳의 온라인 커뮤니티들도 모두 에이바이오의 편에 서게 되었다.

-와 슈마틱스 진짜 개쓰레기네. 상상초월이다. 인간이 어떻게 저러냐.

-류 박사님 응원합니다. 저런 놈 미립자 단위로 갈아버리세요.

-현직 에이젠 연구직 직원입니다. 연구윤리 깨졌을 때 류영준 박사 빡 돌아버리는 거 이 동네에서 유명합니다. 제가 볼 때 루카 테일러는 이제 끝났음.

-근데 루카 테일러 대체 왜 저러는 거임? 저 짓을 해서 얻는 게 뭐라고?

ㄴ갓영준을 견제하는 것이다.

ㄴ줄기세포 기술들 런칭되면 회사 매출 개박살 나니까 저러는 거임. 에이바이오 앞길 망치려고.

-루카 테일러 안구 암 걸렸으면 좋겠다.

-슈마틱스 주가 3일째 연속 하한치는 거 실화?

* * *

기자회견으로부터 이틀째 되던 날, 루카 테일러의 자택에 경찰들이 찾아왔다.

“가시죠.”

그들은 루카 테일러의 손목에 수갑까지 채웠다.

퍽!

문밖으로 나오자마자 계란이 날아들었다.

“죽어버려!”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이 소리를 질러댔다.

“쓰레기 같은 새끼야! 네 가족이 녹내장이어도 그럴 거냐?”

“산소 아깝다, 나가 죽어!”

경찰들이 루카 테일러를 좀 더 거칠게 잡아끌었다. 성난 시민들이 소동을 벌이기 전에 빨리 경찰차로 이동하려는 것이었다.

루카 테일러는 빠르게 움직이다가 무언가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쓰레기더미였다.

이제 보니 그의 집 앞에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몰려 있었다. 스위스 국민들이 와서 투척해 놓은 것들이었다.

집의 담벽이나 우체통 등에는 저주 섞인 욕설들이 쓰여 있었다.

* * *

김현택 연구소장은 길형준 소장과 함께 미팅하다가 헛웃음을 지었다.

“테일러 대표 거의 사망 선고 수준인데.”

그가 말했다.

“류영준은 가진 거 하나 없는 주임연구원 시절에도 내가 셀리큐어 없앴다니까 눈 뒤집어져서 덤벼들었던 놈이에요.”

길형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심성열 의원이 알츠하이머 임상시험에다가 자기 어머니 끼워 넣었다고 선유 병원 원장 찾아가서 개난리를 치고 결국 병원 옮겼던 놈이고요.”

“길 박사님도 그 이야기 들으셨군요. 그놈은 진짜 연구윤리를 거의 종교적인 수준으로 지켜요. 근데 환자 눈에 고의로 종양을 만들려고 했다, 심지어 자기 제품으로. 이 정도면 류영준 성격에 테일러 숨 끊어질 때까지 물어뜯을 걸요.”

“굳이 류영준이 정면에 나서서 비난하고 싸우고 할 필요도 없죠. 저 미친 기술이 사실이라면, 류영준은 그냥 지켜만 봐도 끝나는 거니까. 국제 여론이 그냥 루카 테일러를 죽여 버릴 겁니다.”

길형준이 말했다.

“맞습니다. 근데 솔직히 저는 에이바이오가 너무 커지고 있어서 좀 걱정되긴 합니다.”

“황소장님 차기 CTO 자리 걱정하시나요?”

“하하. 솔직히 그것도 있고요. 그리고 에이젠은 사실상 이미 류영준 손에 많이 넘어갔어요. 요즘 에이젠의 연구지원센터랑 임상시험 관리 센터는 에이바이오의 하청 부서 수준이나 다름없다고요.”

“앞으론 더 심해질 겁니다.”

“그렇겠죠. 테일러 그 멍청이가 류영준을 밟아버리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론 펌프질을 해준 꼴이라서.”

김현택이 골치 아프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하하. 근데 황 소장님. 테일러도 사실 우리한테는 적이었잖아요? 우리가 그동안 특허들 가지고 슈마틱스랑 얼마나 싸웠습니까? 지금은 좀 즐기죠, 그냥.”

“네. 동감입니다. 류영준이 우리한테 이빨 드러내면 곤란하지만 지금은 슈마틱스를 물어뜯으니까 솔직히 좀 통쾌하긴 해요. 강적 하나를 제쳤습니다.”

백악관이 서포트하면서 이미 슈마틱스에게 몹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시간은 류영준의 편이었다.

슈마틱스의 표적이 되었던 환자 아르답의 눈에서 종양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현재 인도의 가장 큰 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요양을 하고 있었다. 일주일 정도 지켜본 후에, 종양이 사라지지 않으면 제거하기 위한 수술 등의 방법을 고려해 보기로 했었다.

그리고 6일째 되는 날, 종양의 크기가 전날에 비해 명확히 줄어든 것이 관찰되었다.

7일째에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제는 명확하다. 종양이 혼자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이것은 줄기세포의 어그리게이션이다.

[환자 아르답의 눈에 있는 세포 덩어리, 사멸하고 있다.]

[종양이 아니라 줄기세포 어그리게이션으로 밝혀져.]

[류영준이 맞았다. 녹내장 치료 키트는 안전하다.]

새로운 뉴스들이 세상을 뒤덮었다. 하한을 간신히 벗어나나 싶었던 슈마틱스는 다시 하한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싸움의 결과는 단순히 슈마틱스의 악행을 폭로하고, 그들을 무너뜨리는 방향으로만 작동하진 않았다.

에이바이오에 대한 지지도가 세계적으로 수직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라는 것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던 사람들을 완전히 납득시켰다.

-이번 싸움은 구시대 의학이 종말을 맞이하고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현상이었다고 진단하고 싶습니다.

연의대학교 신정주 교수가 라디오에서 말했다.

-에이바이오가 여기서 무엇을 얻었느냐? 환자들의 신뢰도를 어마어마하게 끌어올렸어요.

-신뢰도를요?

인터뷰어가 신정주의 말을 받아주었다.

-네.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에이바이오의 제품은 너무나 완벽하고 안전해서, 심지어 슈마틱스 같은 세계 최고의 경쟁사가 그 제품을 이용해서 일부러 암을 만들려고 했는데도 불가능했다. 어떤가요? 부작용이 운 나쁘게 발생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걸 고의적으로 유도하려고 해도 안 된다는 겁니다. 제품이 너무 완벽해서요. 그것도 어디 학생들도 아니고 슈마틱스 수준에서도 그 부작용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거예요.

-크. 진짜 그렇게 듣고 보니 엄청나네요.

-이게 과학입니다. 이게 기술과 의학의 진보예요. 제가 볼 때 에이바이오는 지금 구세대 의학과 분기점을 만들고 있고, 그 격차는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그 사실을 이번에 슈마틱스가 직접 홍보해준 거죠.

-그렇군요.

-백악관이 에이바이오의 편에 섰습니다. 이게 뭘 의미하겠습니까? 미국에서는 이미 눈치를 챈 거예요. 에이바이오와 류영준 박사가 의학의 미래로 넘어가는 통로라는 걸. 이런 인재가 국내에 있다는 건 정말이지 단군 이래 최고 행운입니다.

인터뷰어가 웃음을 터뜨렸다.

-교수님 요즘 류영준 박사님이랑 에이바이오 해설하는 데 재미들이신 것 같네요.

-솔직히 너무 재밌습니다. 왜냐면, 이번 이슈가 자극적인 것도 있지만 에이바이오가 지금 개발하는 것들이 의학의 구조를 개편할 거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의사로서 너무 재밌어요. 정말 기대가 되고요.

-하하하, 무슨 마음인지 잘 압니다. 근데 의사만 그런 건 아니에요. 저도 그렇거든요.

-그렇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방금 말씀드렸듯이 이번 사건은 전 세계인들에게 에이바이오 제품의 안전성을 증명해 준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신정주가 다시 상황을 설명했다.

-앞으로 에이바이오에서 나올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상당 부분 역분화 줄기세포에 기반하고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합니다. 본래대로였으면 그 모든 신약들의 안전성에 대해 수많은 의심들이 있었을 텐데, 이제 나아갈 길이 확 열려 버린 거죠.

-그렇군요.

-기존에 녹내장 치료 키트에 규제를 걸고 있었던 선진국들 대부분이 지금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곧 규제를 풀려고 합니다. 임상 데이터가 좋았으니 가만 내버려 둬도 풀렸겠지만 이번 슈마틱스 공작 사건 때문에 훨씬 앞당겨진 셈이죠.

-보통 규제를 하는 이유는 안전성 때문이니까요.

-그렇죠. 근데 인위적으로 암을 만들려고 해도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나 안전한데 어떤 미친 정부가 규제를 왜 하겠습니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