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화. < 첫 번째 제품 (4) >
-매년 3월 둘째 주는 ‘세계녹내장주간’입니다.
라디오에서 연의 대학병원의 신정주 교수가 말했다.
-3대 실명의 원인 중 하나인 녹내장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주간이죠. 주최 측은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녹내장협회와 세계녹내장환자협회고요 .
-아, 그런 게 있습니까? 세계녹내장주간이요?
인터뷰어가 신정주 교수의 말을 받아주었다.
-네. 그런데 공교롭게도 3상이 끝난 이번 주가 3월 둘째 주가 되는군요. 이번 녹내장 캠페인은 상당히 희망찬 분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신정주가 말했다.
-그럼 어쩌면 앞으로는 이 주간이 ‘녹내장 정복 주간’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인터뷰어가 웃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특히 이번 에이바이오의 제품의 경우, 에이바이오는 치료시술만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 줄기세포 제작 키트를 만들어서 세계에 공급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신정주 교수가 설명했다.
-이 제품만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손쉽게 환자들의 체세포로부터 줄기세포와 시신경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이죠.
-이야, 과학자가 없어도 그걸 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하하. 그런 건 아닙니다. 줄기세포 분화를 전공한 연구원이 필요합니다. 제조사인 에이바이오에서 교육을 받은 후에, 에이바이오에서 제공하는 실험 방법을 따라서 환자의 체세포를 시신경까지 만드는 겁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에이바이오와 에이바이오 병원이 혼자 환자들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죠.
-당연히 그렇겠죠?
-네. 녹내장 환자는 전 세계에 4,500만 명이 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통째로 녹내장 환자인 수준이에요.
신정주 교수가 말했다.
-그들을 어떻게 에이바이오 병원이 혼자서 다 진료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그 질병은 보통 노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환자들한테는 시간도 별로 없습니다. 순번을 기다리기 힘들다는 거죠.
-그렇군요.
-에이바이오는 치료술 서비스만 시행하면서 그걸 독점 공급하기만 했어도 충분히 돈도 많이 벌고 회사 주가도 올렸을 겁니다. 최초의 차세대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키우는 데는 이편이 더 좋을 수도 있죠.
신정주 교수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키트 제품을 개발해서 세계에 배포한 것은 정말이지 인류애적인 결단이었다고 생각해요. 세상 떠나기 전에 손주 얼굴 한 번 더 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봐 준 겁니다. 아주 용기 있고 영민한 선택이에요. 개인적으론 굉장히 높게 평가합니다.
들뜬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전에 또 하나의 빅뉴스가 터졌다.
[에이바이오 차세대 병원 출범.]
[선유 대학 병원의 알츠하이머 전문가 고인국 교수 합류.]
[존스홉킨스 의대 뇌과학 연구소 레베카 교수 합류.]
[최초의 녹내장 임상시험 담당의 성요한 교수 합류.]
[에이바이오의 차세대 병원 의료진, 시작부터 세계 최고 클래스로 편성되다.]
뉴스가 쏟아졌다.
[에이바이오 병원, ‘녹내장 치료’ 본격적으로 시술한다. 이미 환자 예약을 받아…….]
[에이바이오, 소장 오가노이드 제작 기술을 확보하여 장 질환 환자들을 치료할 때 응용.]
[인공 장기 배양 기술이 가시권에 들어오다.]
[장 질환을 진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한 손에는 오가노이드, 한 손에는 줄기세포 치료제. 에이바이오 병원은 대체 어떤 곳인가?]
[더 명확한 진료, 더 강력한 치료.]
인터넷이 뜨겁게 달구어졌다.
-와, 미쳤다.
-어제까지 21세기였는데 지금 몇 세기냐 혹시?
-실명 질환 3대장 중 하나를 처치 해버림 ㄷㄷ.
-오가노이드는 뭔지도 모르겠다. 요새 나오는 것마다 전부 저세상 기술들이라서 내 머리로는 녹내장까지가 한계임.
-현직 의대생입니다. 실시간으로 시험 범위 늘어나는 거 보니 기쁘고 착잡하네요.
-녹내장 치료술을 서비스하는 날이 오다니. 저희 아버지 녹내장인데 가봐야겠어요. 혹시 예약 많이 밀려 있나요?
-근데 아직 위험한 거 아님? 안전한지 모르는 거잖아.
ㄴ이미 1,000명을 고쳤다. 완치율 100퍼센트고 부작용 0퍼센트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임상 3상을 다시는 무시하지 마라.
그러나 호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뿌려놓은 씨앗들이 많았던 만큼 한 번에 수확되는 것도 많았다.
녹내장 치료술이나 오가노이드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신약이 마침내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이다.
[에이바이오, 2형 당뇨 치료제, ‘에이먹’ 임상 1상 돌입.]
그 뉴스는 에이바이오와 함께 떠오른 모든 호재들을 싹 다 덮어버릴 정도로 막강했다.
세계 3억의 인구가 고통받고 있는 질환이다.
어마어마한 관심의 시선들이 에이바이오에 쏟아졌다.
에이먹의 임상에 들어가기 직전에 에이바이오에서 커다란 성과들을 냈기 때문에 뉴스가 주는 임팩트가 더 강렬했다.
녹내장 치료술이나 오가노이드 같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영역들을 제패해 버렸기 때문에 당뇨도 가능할 거라는 기대감이 배가 된 것이다.
“미쳤어……"
사이언스 학술지의 출판사 미국 과학 진흥 협회의 편집장 사무엘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보통 커버로 나올 만한 수준의 논문이 지금 몇 편이야? 2형 당뇨 치료제의 전임상 데이터에, 녹내장 제품화에, 오가노이드? 아니, 오가노이드으?”
사무엘이 무릎을 탁 쳤다.
“제시! 우리 복권 사볼까요? 이 정도 행운이면 슈퍼볼 하나 당첨될 것 같지 않아요?”
“중요한 논문 많으니까 딴 데 신경 팔지 말고 집중해서 에디팅 잘 해주죠. 우리 밉보였다가 네이처에 류 박사 뺏기면 다 끝장이잖아요.”
“하하하! 절대 안 뺏기지. 아니 근데 진짜 세상에 뭐 이런 회사가 다 있지? 이게 지금 한두 달 사이에 나온 데이터라고?”
“2형 당뇨랑 녹내장은 연구하는 데 반년 넘었죠.”
제시가 지적했다.
“반년이 뭐야, 반세기 동안을 따져 봐도 2형 당뇨를 이 정도로 제압한 연구는 이전에 없었어요. 녹내장은 불치병이었고.”
띠링!
제시의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에이바이오에서 논문 하나 더 왔네요.”
그녀가 말했다.
“제1저자가 카펜티어. 역분화 줄기세포의 척수 신경 분화 연구……"
“오 갓!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를 그들과 같은 시대에 살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무엘이 소리를 질렀다.
"......."
제시가 애써 웃어주었다. 사무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바짝 다가왔다.
“뭐 어떻게 했대요?”
“저도 지금 받아봤는데 어떻게 알아요. 일단 논문 요약본에는……. 음……. 척수 신경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척수 손상 모델 쥐에게 치료 시술을 진행하여 걷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이게 문명 게임이면 조만간 대한민국이 과학승리 하겠는데?”
“게임 안 해서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요.”
제시는 논문을 뒤적이다 무언가를 발견하고 말했다.
“아, 그런데 에디터 편지 보면, 이 논문은 좀 천천히 실어달래요.”
“왜?”
“줄기세포 자동 사멸 신기술에 대해 한동안 엠바고를 걸어둬야 한다네요.”
“오케이! 문제없지, 그 정도야.”
“그보다 사무엘.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 이참에 에이바이오 특집을 하나 내는 게.”
“이 정도면 당연히 특집 엮어야죠. 커버를 정하는 게 어렵긴 한데 미쳤네요, 정말. 이게 다 사실이면 이번 달 사이언스 논문 중에서 앞의 50페이지는 에이바이오가 독식하겠는데요.”
“특집 내면 류 박사 인터뷰도 받아서 쓰죠?”
“좋습니다. 제시가 다녀올 거죠?”
“그럼요.”
“에이바이오에서 논문 더 나올 것 같은데 그냥 귀국하지 말고 거기 남아있는 건 어때요?”
“농담이죠?”
“농담이긴 한데, 제시가 원하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일단 한국 갔다 올게요.”
“제시. 이 연구들이 전부 다 상용화되어서 환자들에게 직접 서비스되는 날을 생각해봐요. 미쳤어, 진짜. 의학이 한 걸음 나아갔다거나 그런 수준이 아니에요. 알죠?”
“차 타고 질주한 수준이에요.”
제시가 동의했다.
“사무엘, 이번에 녹내장 치료 키트가 제품화되어서 나왔잖아요. 전 그게 핵심 관건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세계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통하면 정말로 에이바이오의 앞길이 환히 열리겠죠.”
“푸하하, 1,000명을 임상해서 완치율이 100퍼센트예요. 제약업 통틀어서 임상 데이터의 파워로는 레전드일걸요? 류 박사도 이게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니까 안전성을 사람들이 의심하는 걸 걱정해서 그렇게 빡세게 했겠죠. 근데 무슨 사고가 나려고요.”
사무엘이 웃었다.
“아무튼 제시는 지금 빨리 한국으로 달려가세요. 얼른!”
“제가 지금 편집 중인 논문이 몇 개인지 아세요? 그건 끝내고 가야죠.”
“아, 그거 그냥 며칠 미뤄도 돼요.”
“아니, 이것도 하버드 의대에서 쓴 논문인데요?”
“하버드에서 논문 에디팅 늦어진다고 뭐라 하면 내가 직접 양해를 구할게요. 자, 빨리 가십쇼. 비행기 표 끊어줄게요.”
“……알겠어요.”
* * *
인도는 세계의 약국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온갖 종류의 신약들이 복제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인도 정부의 특허법이 세계 기준과 좀 달라서다.
보통은 신약의 특허를 받을 때 신규성이나 진보성에서 특별한 발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이런 문제에 대해 관대하다. 조금만 변해도 신약으로 인정해 주고 기존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를 자국 내에서 치워 버린다.
이 때문에 국제 제약사들과 많은 마찰을 빚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회사가 바로 슈마틱스였다.
슈마틱스는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박을 매우 비싼 가격에 팔고 있었는데, 인도에서 복제약을 만든 것이다.
슈마틱스는 곧바로 인도에서 복제약을 제작한 회사들을 고소했지만 인도 정부는 국제 재판 결과고 뭐고 자국 회사들을 보호했다.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면 인도 정부가 그냥 국제 특허법을 개무시한 것이다.
하지만 슈마틱스가 더 이상 글리박을 제작비 대비 100배 순익 같은 폭리를 취하면서 제멋대로 팔지 못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인도에서부터 생산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글리박의 복제약들이 세계 각지로 쏟아져 나갔으니까.
‘이번 일이 잘되면 인도 정부도 타격 좀 입겠지. 줄기세포 치료법 같은 세계 의학 트렌드에 올라타는 데 한번 실패하는 셈이니까.’ 슈마틱스의 CEO 루카 테일러는 사무실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지이잉-
휴대폰의 진동이 울렸다.
“여보세요.”
-앤드류입니다. 보고 드리려고 전화했습니다.
“좋아. 어떻게 되어가나?”
-다니엘 박사가 키트를 구해서 인디아 슈마틱스에 무사히 왔습니다.
“됐다. 됐어!”
루카 테일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진료할 환자는 꽤 많이 모았는데, 그중 하나만 암을 발생시킬 생각입니다.
앤드류가 말했다.
-임상 성공률이 1,000명 기준 100퍼센트인데, 여기서 암 환자가 여러 명 나오면 이상하니까요.
“그렇지. 환자가 총 몇인가?”
-지금 100명 정도 모았습니다. 그들 중에서 딱 한 명만 암을 발생시킬 겁니다.
“어떤 사람인가? 가족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질척거리면서 붙는 건 딱 질색이야. 알지? 일 깔끔하게 해야 해.”
-물론이죠. 이걸 위해서 계속 인디아 슈마틱스가 자선 사업의 일환으로 신기술 녹내장 치료제를 써서 빈민들을 무상 진료한다고 광고 했습니다.
앤드류가 말했다.
-카스트의 불가촉천민, 뭄바이의 거지들, 심지어는 뉴델리에서부터 데려온 골병 든 독거노인도 있어요. 여기까지 데려오느라 고생했죠.
“그중에서 타겟은? 독거노인?”
-그 노인은 나이가 70이 넘습니다. 거기서 암을 일으켜봤자 별로 임팩트가 없잖아요. 그거 어쩌면 늙어서 그냥 생긴 거 아니냐, 임상 데이터는 1,000명 치료하고도 부작용 하나도 없는데, 하는 말들이 나올까 봐 말입니다.
“좋아. 잘했어. 그럼 타겟은 누군데?”
-아르답이라는 남자입니다. 30대고요. 녹내장 빼고는 건강합니다. 다리 한쪽 절긴 하는데 괜찮아요. 매춘굴에서 태어났고, 태어나자마자 어머니가 죽었습니다. 가족이 없다는 뜻이죠. 매춘굴을 관리하는 깡패들 심부름을 해주면서 밥을 빌어먹고 맞으면서 컸습니다. 교육도 못 받았고 친지도 없어요.
“됐어. 잘했어. 어떤 단계인가, 지금?”
-현재 환자의 체세포를 얻어서 키트 1번을 처리한 상태입니다. 분화가 완료되면 수술 시작할 겁니다.
“수술 집도의는 누구랬지?”
-프랑스에서 모셔온 마르틴 교수입니다. 의료계에서 많은 존경을 받는 안질환 전문의입니다. 봉사 정신으로 이 구질구질한 동네까지 와서 환자들 진료 보겠다고 가운 입더군요.
“잘 골랐네. 수술실에 CCTV도 설치했지?”
-물론입니다. 마르틴 교수의 동의도 받아놨고요.
“좋아. 그 정도면 영상 공개까지 하면 시술 문제는 아니라고 분위기 잡을 수 있어. 마르틴 교수 명성에 묻어가자고.”
루카 테일러가 말했다.
“마르틴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눈알이 현미경이 아닌 이상, 자기가 쓰는 주사액에 들어 있는 게 줄기세포인지 시신경인지 어떻게 알겠어?”
-추가 보고사항 생기면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좋아. 고생했어.”
전화를 끊은 후 루카 테일러는 책상에 두 다리를 쭉 뻗어 올렸다.
“인도, 이 복제약이나 만들어대는 쓰레기 같은 나라.”
그가 혼잣말을 했다.
“신약 개발이란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동양인 원숭이 새끼들은 이래서 안 돼. 류영준이 뭐 하나 핫한 아이템 만들었다니까 곧바로 자국 시장 오픈하는 꼴이라니.”
다른 나라들은 류영준이 만든 녹내장 치료술에 대해 소극적으로 반응했다.
1,000명을 치료했다는 강력한 성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규제는 바로 풀리지 않았다.
첫 번째 줄기세포 치료법인 만큼, 다른 나라들에서 어떻게 되나 분위기를 한번 지켜보면서 천천히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제약사들에서 테크니션을 보내 교육을 받게 한 것은 결국 규제가 금방 풀릴 것임을 알아서다.
1,000명의 임상 시험 결과 완치율 100퍼센트라는 경이로운 성과는 쉽게 나오는 게 아니니까.
아직까지 줄기세포 치료 시술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국제 눈치게임에 불과한 셈이다.
하지만 루카 테일러에겐 그게 기회였다.
그들이 규제를 풀고 녹내장 치료 시술을 진행하기 시작하면 그 후엔 늦는다.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막대한 치료 성공 사례들 속에 매우 예외적인 사건으로 묻혀 버릴 것이다.
선수 필승.
먼저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
다른 국가들에서 녹내장 치료를 진행하기 전에, 부작용 발생 리포트를 세간에 던져 충격을 주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서 루카 테일러는 인도를 골랐다. 이곳은 신약에 대한 특허 규제가 느슨한 만큼, 새로운 신약을 사용하는 데에도 그리 까다롭게 굴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화이저나 콘슨앤커슨이나, 에이젠 본사나, 다들 나한테 고마워해야 돼.”
루카 테일러는 의자에 기대어 앉은 채 술잔을 들었다. 약간 이른 축배였다.
“내가 그 제약업계 괴물한테서 시간을 벌어다 주니까. 다들 이 기회에 많이 치고 나가야지. 벤처라는 게 본래 모래성 같은 것이니 한 번만 쳐주면 와르르 깨질 테고. 그 틈타서 인력도 좀 빼 오고, 기술도 좀 빼 오고.”
그가 술을 쭉 들이켰다.
“좋네.”
가장 짜증 나던 상대였던 인도와 류영준을 한꺼번에 묶어 엿 먹이는 전략.
지금 돌이켜봐도 천재적이다.
속이 다 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