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 35. 어중간한 재앙, 어중간한 평화 >
현실로 돌아온 강민혁은 곧바로 재앙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훈련 방향, 그리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등등. 클리스만의 세상에서 겪었던 경험과 그들이 사건 이후에 보여주었던 대처를 참고해서, 강민혁은 ‘강화 문명’에 어울리는 새로운 체계를 만들었다.
[상황 발생시, 대응 매뉴얼]
얼추 틀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완벽한 매뉴얼을 위해서는 결국 시행착오가 필요하기에, 강민혁은 곧바로 이학범 마탑주를 불렀다.
“교수님.”
“무슨 일이지?”
아직도 이학범의 호칭은 교수님이었다.
같은 마탑주의 위치다 보니까, 서로 낯간지럽게 마탑주라고 부르기보다는 예전의 호칭을 유지했다. 다만, 사람들이 지켜보는 공적인 자리일 경우에는 예의를 지켰다.
“앞으로 가디언 마탑의 방향성을 새로 정립하고자 합니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재앙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 마법 훈련과 더불어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가 작성한 대응 매뉴얼입니다.”
“흐음.”
이학범이 자료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쭉 읽어보았다.
“...어허.”
감탄했다.
재앙.
그 특수한 상황이 발발했다고 가정했을 때, 강민혁이 제시한 대응 매뉴얼은 매우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였다. 단순히 해당 지역으로 가서 몬스터들과 싸우는 게 아니라, 어디에서 전투가 벌어지느냐에 따라 대응 방법이 완전히 달랐다. 그리고 매뉴얼은 단순히 글자 속의 지식이 아니었다. 실현 가능성이 충분했고, 마치 직접 재앙을 경험해본 사람의 노하우를 보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서 생각을 정리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하면 좋겠다라고 정리한 자료라서, 직접 적용해봐야 문제점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너무 과한 면이 있지 않나? 게이트에서, 수만의 몬스터가 출몰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대응 매뉴얼.
그 안에는 갖가지 상황이 있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수만의 몬스터가 나타나는 극단적인 상황도 있었는데,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질 일은 거의 없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레드 게이트 사건도, 당시 수천 마리의 몬스터가 출몰하는 정도의 규모였다. 그것만으로도 최악의 재앙이라고 불렸었고, 수호문의 문주인 강덕철이 나서서 몬스터들을 막지 않았더라면 수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그런데 수만의 몬스터라니.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는 할까?
처음 재앙이 닥쳤을 때는 정말 많은 몬스터가 세계 각지에서 출몰했다지만, 100년이 흐른 지금은 세상은 안정기를 되찾았다. 하나의 게이트에서, 그토록 많은 몬스터가 출몰한 경우는 없다.
강민혁으로서는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어중간한 재앙.
어중간한 평화.
어느 것도 아닌 애매한 경계선에서 이어지는 시간은, 사람들의 경계심을 옅게 만들었다.
그게 문제였다.
2000년이나 발달한 마법 문명이 당한 이유는, 세상이 살만하다는 크나큰 착각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강민혁이 말했다.
"재앙(災數)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불행한 것입니다. 100년 전에도, 사람들은 세상에 몬스터가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레드 게이트 때도 마찬가지였죠.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졌고, 과거만을 보고 대비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상황을 대비하고 싶을 뿐입니다. 지금은 수만의 몬스터가 나타나는 경우가 없지만, 그렇다고 미래에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마탑의 훈련 과정이 고되기는 하겠지만, 몬스터와의 전쟁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편하길 바라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왕실 마법 아카데미의 붕괴.
그로 인해 강민혁의 생각이 바뀌었다.
전에는 천천히 단계별로 밟아갈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빠르게 전력을 상승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학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과한 준비는, 과하다고 해서 나쁠 게 아니다.
강민혁의 말이 틀렸다 할지라도, 훈련을 준비하면서 얻은 경험이 마탑원들에게 남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지.”
“그리고.........."
강민혁이 자료 하나를 더 건넸다.
이게 뭐냐는 표정을 짓는 이학범의 모습에, 강민혁이 설명을 덧붙였다.
“골렘의 제작법입니다. 비밀리에 이것을 연구하고, 골렘을 제작할 인력을 육성해야 합니다. 대응 매뉴얼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골렘마저 완성한다면 우리는 어떤 재앙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골렘.
그 단어에, 이학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골렘은 이 세상이 허락하지 않은 영역이다.
고차원의 마법 문명이 이 자료 안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자, 이학범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넌 정말.”
그런데 이학범은 알까?
강민혁이 건넨 자료.
그것은 클리스만의 세상도 발칵 뒤집어놓은 고차원의 기술이라는 사실을.
강민혁과 같은 배를 타는 한, 이학범의 심장은 진정될 날이 없을 것이다.
대응 매뉴얼은 곧바로 훈련에 적용되었다.
오전에는 이론 수업 위주로 진행하다가, 오후 3시 이후로 약 2시간 정도 상황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상황 8]
[인원 구성: 마법사와 디펜더]
[상황 설명: 게이트가 생성된 현장에 마법사와 디펜더로 구성된 파티가 도착했다. 주변은 몸을 보호할만한 엄폐물이 없는 평지라서 몸을 숨길 수 없는 상황이고, 게이트에서 출몰하는 몬스터의 숫자는 파티보다 10배 이상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응 매뉴얼은...................]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된 매뉴얼이었다.
가디언 마탑의 마법사들과 디펜더 연합 실드의 멤버들.
그들이 매뉴얼의 내용을 숙지하였고, 상황 적용을 위해 가상현실 훈련장에서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헌터 아카데미의 경우에는 ‘우리’의 몬스터들로 실전 훈련을 진행한다. 그러나 가디언 마탑으로서는 몬스터들을 직접 육성할 여건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그것을 대체하는 방법이 바로 가상현실 훈련이었다. 나중에는 훈련장을 빌려서라도 실전을 진행할 생각이 있지만, 가상현실로 상황을 부여해서 대응 방법을 숙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판단했다.
곧바로 진행된 훈련.
가상현실 장비를 착용하자, 현실이 변했다.
삐익-
[대응 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쿠르르르르릉.
땅이 흔들렸다.
실제로는 훈련장이 들썩이는 정도였지만, 훈련생들의 입장에서는 진짜 지진이 일어난 것만 같았다.
파티의 리더.
해운대의 대마법사 천호명이 외쳤다.
“방벽(防壁)을 형성해!”
“방벽 형성!”
크에에엑!
전방에서 게이트를 통해 몬스터들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
주변에 몸을 숨길만 한 엄폐물이 없기에, 디펜더들이 천호명의 명령에 따라 방패의 벽을 형성했다. 그리고 그사이 마법사들은 3개의 조로 나누어졌다. 2개의 조는 서로 번갈아 마법을 사용함으로써 몬스터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고, 마지막 1개조는 오래 걸리더라도 강력한 마법을 준비했다.
강력한 한방.
마지막 조의 마법이 작렬할 때마다,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가상의 적들이 먼지처럼 사라졌다.
훈련은 격렬했다.
실제로는 몬스터가 없었고, 몬스터를 대체할 거대한 철봉과도 같은 것이 디펜더에게 물리적인 충격을 주는 정도였다. 그런데도 훈련에 몰입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잘 짜인 가상현실의 구성이 그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부여했고,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체력적인 소모도 심했다.
훈련은 계속 반복되었다.
2시간 내내 똑같은 상황을 수차례 반복하고서야 상황이 끝났고, 그제야 사람들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매일 같이 진행되는 훈련.
훈련이 끝나는 5시만 되면 마탑원들은 녹초가 되었고, 1주일에 1번은 실제 몬스터들을 상대로 훈련을 진행했다. 주변에 훈련 시스템을 갖춘 장소를 빌리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강민혁은 언제나 그렇듯 마탑원들의 훈련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한 마탑원이 불만을 토로했다.
“일정이 너무 빡센 거 아니야?”
매일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훈련.
그래도 저녁이 있는 삶은 보장되지만, 사실 마법사들은 이토록 타이트한 훈련을 진행하지 않는다.
보통 그것은 전사의 삶.
힘든 기색이 역력한 마탑원의 모습에, 천호명이 말했다.
“확실히 훈련 일정이 타이트하기는 하지만, 난 이게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 강민혁 마탑주님이 만든 대응 매뉴얼은 어느 것 하나 몸에 익혀서 나쁠 게 없는 것들이잖아. 사실 처음에는 게이트 너머로 넘어간다는 게 단순히 말뿐인 공약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 훈련을 통해 강민혁 마탑주님이 정말 전쟁을 준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정 힘들면 마탑을 나가면 돼. 그러나 마법사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만한 환경이 없다고 나는 확신할 수 있어.”
해운대.
그곳에서 대마법사라고 불리던 천호명은 숱한 전투를 경험했다.
그래서 이게 옳은 길이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재앙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일이고, 그것을 대비하는 훈련은 결코 나쁜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다른 마탑원들이 수긍했다.
맞는 말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그들은 본인들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었다.
마탑에 들어온 이유가 무엇인가?
마법사로서 발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던가.
힘들다는 것은 불만 사유가 되지 않는다.
잠시 투정을 부리기는 했지만, 가디언 마탑의 마법사들은 곧바로 독기에 차오른 표정을 보였다.
“그래, 어디 해보자고.”
대응 매뉴얼이 도입된 지 보름이 지난 시점.
가디언 마탑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 시각.
강민혁은 세계 마법 연합과의 자리를 마련했다.
프랑스 마법 협회의 협회장, 앙투안 발라르가 말했다.
“대단하신 가디언 마탑의 마탑주님께서 왜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화를 하려면, 지금은 조금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세계 마법 연합.
그들은 강민혁에게 적대적이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세계 마법 연합을 깎아내린 강민혁이, 그들로서는 달갑게 보일 리가 없었다.
사실 이런 자리가 이렇게 일찍 마련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세계 마법 연합과 가디언 마탑의 사이는 어긋나버렸다. 시작이 좋지 않았기에, 어느 한쪽이 고개를 숙이지 않은 한 타협의 자리는 성사될 수 없었다. 그런데 강민혁이 먼저 자리를 마련하자는 연락을 보냈고, 세계 마법 연합으로서는 그러한 연락이 가디언 마탑의 투항으로 받아들였다.
마법 학계에서의 고립.
아무리 가디언 마탑이 마나석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지만, 고립으로 인한 문제점이 있었을 터.
앙투안 발라르가 득의 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도 말해보라는 뉘앙스에, 강민혁은 속으로 웃었다.
‘정말 멋대로 해석하는구나.’
항복?
아니다.
그딴 것을 하려고 찾아온 자리가 아니다.
가디언 마탑은 아주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지만, 강민혁은 인류를 위해 한발 물러서는 것을 택했다.
“이번에 제가 상황에 따른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인류는 언제 어떤 위험을 경험하게 될지 모르기에, 저는 여러분들과 같이 대응 매뉴얼의 훈련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고요. 여러분들이 저를, 그리고 가디언 마탑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 소모를 끝내고 협력을 약속해주신다면, 대응 매뉴얼을 공급해드리고 그에 필요한 금전적인 지출도 제가 일부 부담하겠습니다. 우리의 적은 같은 인간이 아니라, 게이트 너머에 도사리고 있는 몬스터들이지 않습니까?”
강민혁이 만든 대응 매뉴얼의 가치는 높다.
실제로 재앙을 경험했기에, 수만의 몬스터가 나타날지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강민혁의 진심에, 앙투안 발라르는 비아냥거리는 반응을 보였다.
“저희가 왜 그래야만 합니까? 가디언 마탑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저희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건 아직 문제가 없을 정도의 재앙만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대가를 바라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인류에 재앙이 닥치는 상황에서만큼은, 적아의 구분을 가리지 않고 힘을 합치자는 겁니다.”
“그러시겠죠. 그렇게라도, 고립된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게 아닙니까?”
말이 먹히지 않았다.
그들은 귀를 막았다.
강민혁은 자존심을 버렸다.
먼저 대화를 제안하는 것이 외부에 어떻게 비추어지는지 알고 있는데도, 그런 시선에는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앙투안 발라르와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게 소수의 발악이라고 판단했다.
앙투안 발라르가 말했다.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호들갑을 떨 생각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닥친 위험은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 일이고, 서로의 관계를 호전시키고 싶다면 우리에게 명확한 ‘이득’을 제시해주십시오. 가디언 마탑이 성의를 보인다면, 세계 마법 연합도 생각을 바꿀 의향이 있습니다.”
세계 마법 연합이 갑(甲)처럼 굴었다.
강민혁의 선의를, 본인들이 승리라 착각했다.
‘권력에 눈이 멀었구나.’
사람들은 무지했다.
이 세상은 나름 평화로운 세월을 보냈다.
몬스터로 인해 죽어 나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게 인류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재앙에, 그들은 당장의 위험보다도 손아귀에 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게 문제였다.
강민혁은 먼저 고개를 숙였고, 자신이 만든 대응 매뉴얼을 아무런 대가 없이 제시했으며, 훈련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액수의 훈련비 중 일부를 본인이 부담한다고까지 말했다. 상대로서는 손해를 볼 것이 없는 장사였다. 가디언 마탑이 고개를 숙이는 그림을 만들었으니, 앞으로는 화합을 통해 그들이 얻어갈 이득을 챙겨가면 그만이다. 그러나 세계 마법 연합은 조금도 타협하지 않았다. 가디언 마탑이 백기를 들고 투항하는 것이라 착각한 그들은, 인류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려고 눈을 붉혔다.
한때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했었다.
밥그릇을 빼앗길 위기니, 발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더 큰 이득을 바라는 그들의 눈빛은, 가디언 마탑이라는 경쟁자가 아예 없어지길 바라는 눈치였다.
고인물은 썩는다.
그들에게서 악취가 풍겼다.
“그 결정, 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리고, 대답은 예상대로였다.
“우리가 후회할 일이 있겠습니까? 아마 몬스터가 출몰하는 상황이 두려워서 그러는 것 같은데, 세계 마법 연합에서 배척받는 가디언 마탑은 홀로 재앙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제라도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만 대화를 끝내죠.”
강민혁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협상 결렬.
그들과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강민혁이 떠난 자리.
그곳에는 세계 마법 연합 사람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재앙? 웃기는 소리 하네. 한 번에 수만 마리의 몬스터가 나타나는 상황을 대비하는 매뉴얼이라니. 100년 동안 일어나지 않은 위험을 가지고 어떻게든 상황을 호전시키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저런 얄팍한 수작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고, 가디언 마탑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한 마탑주의 말.
그게 현실이었다.
그들은, 본인들만의 힘으로 재앙을 감당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간의 세월.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