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715화 (715/729)

# 715

제715장 영토 쟁탈전

천제현이 기적대륙에 입장한자 지인들도 그가 온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적투구에는 친구기능이 있어 서로 정신목록에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목록에 있는 사람이 기적대륙에 들어오면, 기적대륙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도 알림이 간다.

공서련은 서둘러 천제현을 자기들 쪽에 합류하게 했다.

“네가 새끼 여우라고?”

“와, 정말 귀엽다!”

“어디, 언니가 얼굴 좀 만져 보자!”

요괴족 소녀가 새끼 여우라는 사실에 너무 놀란 나머지 모두 다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새끼 여우의 성격을 모르는 자라면 누구나 천진무구하고 귀여운 외모에 호감을 가질 것이다.

새끼 여우는 득의양양해하며 전혀 부끄러움을 몰랐다.

사실 지금은 아주 기분이 좋다. 정상적인 수련으로 진화해서 꼬리 9개 달린 여우가 되기까지 진화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한다. 그런데 지금 기적투구 덕분에 바로 변신능력을 갖추게 되었으니 좋은 일 아닌가.

“다들 어디로 가려했던 거예요? 어라, 큰아가씨도 여기 계셨군요.”

천제현은 아주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현장에는 공서련, 남궁혜, 비비안, 풍채향, 카라, 운소, 운요와 몇몇 제왕급 인물 외에도 많은 인원이 모여 있었다. 숲의 연맹의 고위급이 절반은 온 듯했고, 각 지역의 국왕과 귀족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그중 아주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화련 아가씨? 큰아가씨는 몰래 대건제국에 간 것 아니였나!’

하지만 잠깐 생각해 본 결과 천제현은 알 수 있었다. 대건제국은 전송탑이 없다. 공화련이 대건제국에 가고 싶다면, 그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최소한 2~3일은 지나야 도착한다. 그 사이 할 일이 없으니 공화련도 투구를 쓰고 모두와 함께 놀고 있던 것 아니겠나?

이렇게 모든 사람의 눈에 계속 띄면 누구도 공화련이 지금 대건제국으로 가는 중이란 사실을 알 수 없을 것이니 남들 눈을 속일 수 있다.

‘과연, 큰아가씨는 아주 간교한 면이 있어.’

“대장, 새끼 여우와 마침 잘 왔어!”

오크 남궁혜가 탁자를 탁 치며 말했다.

“성 밖에서 나서스 산채를 발견했어. 몇 번 시도했는데 공격에 다 실패했거든. 오늘 밤, 수천 명이 모여서 이 산채를 꼭 얻으려고 해. 대장도 도와줘!”

천제현은 별 다른 일도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함께 놀게요.”

기적대륙에는 도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각종 놀이거리가 더해져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사람들 사이의 개인 대결은 물론 시련, 야외 모험 등 종류도 다양했다. 그중 야외 모험에서는 괴물 사냥보다 더 재미있는 설정이 있는데, 바로 도시 점령이다.

기적대륙에서는 세인트캐슬을 제외한 모든 도시를 공격할 수 있고, 도시를 차지하면 해당 사용권이 따라온다. 모든 도시와 촌락에는 전송탑, 창고 등 부대시설이 있기 때문에 사용권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그중 전송탑 하나의 이익만 해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나서스 산채는 세인트캐슬에서 반나절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만약 이 나서스 산채를 차지하지 못하면 여기까지 이동하는데 반나절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서스 산채를 점령하게 되면, 세인트캐슬에서 나서스 산채까지 전송으로 이동할 수 있고, 거기서 다시 다른 곳으로 가면 된다.

시간이 아주 절약되지 않겠는가?

이 도시를 차지하는 자는 큰 이익을 얻는다. 또 이 지역을 공격해서 얻는 매력적인 전리품도 덤이라, 야심이 있는 자라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삼천 명이 전투에 참여했다.

거기에는 기적상회 사람, 숲의 연맹 사람, 각 대제국 사람, 다른 왕국의 귀족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기적상회의 천제현도 함께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기적상회는 이미 세인트캐슬이 있지 않은가!

그것도 모자라서 여기까지 차지하려는 것인가.

여기서 기적상회의 공평성이라는 특징이 잘 드러난다. 기적상회라 해도 작은 마을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전투를 통해야 한다. 편파적이지 않고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나서스 산채가 눈앞에 드러났다. 정보에 따르면 나서스 산채에는 나서스 만여 명이 사는데, 마력은 보통 연체 3성에서 연체 6성 사이라고 한다. 도전자들의 수준과 비교할 때 꽤 난이도가 높다. 지금은 운이 아무리 좋아도 최대 연체 3성 정도에만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연체 경지는 기초 수준이라서 실력 차가 그리 크지 않다. 다들 현실세계에서는 진령 경지 이상의 인물들이고, 그중에는 고수들, 심지어 천역 경지 정점에 이른 강자도 있다. 연체 경지로 수준이 떨어졌다지만, 그 기교만으로도 마력 3~4성 정도는 상쇄하고도 남았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돈 많은 부자들이 아닌가. 마석으로 석궁 같은 무기를 사면 그만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던 무기들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연체 마력만 가진 자들에게는 이런 무기의 가치는 상당하다.

“공격 준비!”

전투에 참여한 3~4천 명은 최소 10개의 세력으로 나뉜다. 서로 다른 세력 간에 거슬리는 눈빛이 오고갔다. 어쨌든 지금은 경쟁 상대들이니까!

사람들은 더 많은 이들이 오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행동을 시작했다.

분천대제가 선택한 종족은 골렘이었다. 그는 골렘의 팔을 휘두르며 지휘했다.

“빨리, 어서 움직여!”

조금이라도 늦으면 다른 이들에게 다 뺏길 것처럼 조급하게 나섰다.

수백 명의 전사가 단번에 몰려들었다.

기적대륙은 최대한 공평을 추구하지만, 완벽한 평등은 불가능한 일이다. 현실세계의 마석으로 기적대륙에서 캐릭터 생성, 부활, 장사는 가능하지만, 상점에서 바로 약재와 비적을 구매할 수는 없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거래라고 해도 세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제왕급 정도 되는 인물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현실세계에서 다 한 지역을 차지하고 다스리며, 십억 단위로 계산되는 수많은 인구를 관할하는 자들이다. 이들이 어찌 평범한 자들과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하겠는가? 주변에 있는 최정예 금위군들에게 투구를 쓰게 하면 최소한 이곳에 들어와 전투를 도와줄 수 있지 않겠는가?

약재는 못 사도 석궁처럼 보조무기는 살 수 있다. 지금은 가치가 치솟아 석궁 값이 아주 비싸졌다. 하지만 제왕급의 인물들이 겨우 그 정도 마석에 신경이나 쓰겠는가? 이들은 바로 석궁을 대량으로 사들여 괴물 사냥에 나섰다.

거래에도 세금 제한이 있지만 제왕급 인물들에게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들은 수중에 각종 영약과 비급들을 모았다. 편향된 자원과 보조 도구가 있으니, 제왕들의 성장속도는 그 누구에게도 뒤쳐질 리가 없다.

분천대제는 자신이 데려온 현지 정예군사들이 기적대륙에 온지 며칠도 안 되어 전혀 쓸모없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이곳에서 적을 무찌르고 공을 세워야 먹칠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나서스 산채는 아주 볼 품 없었다.

산채라는 말에 걸맞게 나서스 산채는 산 위에 세워진 건물이었기에 진격은 조금 어려웠다. 공을 세워야 한다는 마음이 절실했던 분천대제는 먼저 부대를 이끌고 산채로 나섰다. 앞서서 나선 순간, 다른 이들은 이미 저 멀리 뒤쳐져 있고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겁이 덜컥 났다.

큰일 났다.

설마 아무도 안 온 것인가?

분천대제의 걱정은 이미 늦었다. 산채의 격자문이 열리면서 갑자기 개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손에는 각종 무기를 든 건장한 나서스 수백 마리가 나타났다. 겁 없이 산채로 뛰어든 이들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쉬쉬쉭!”

화살이 날아드는 소리가 귀에 꽂혔다.

분천대제는 뒤로 물러설 곳이 없었다.

“죽여라, 다 죽여!”

수백 명의 군사가 나서스 전사들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날쌔고 용맹한 나서스 전사들은 그 수가 너무 많았다. 양측에서 서로 미친 듯이 화살을 쏘아대자 분천대제 쪽 사람들이 하나씩 쓰러졌다. 분천대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나섰으나, 위풍당당하던 그는 그 자리에서 화살 7~8개를 맞고 쓰러지고 말았다.

“제기랄!”

“이 놈들이!”

“감히 이 몸을 죽이다니!”

분천대제는 마지막으로 노기 가득한 소리만 남긴 채 빛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분천대제는 사라졌다. 7일 후 자연 부활하던지, 아니면 마석을 내고 즉각 부활해야 했다. 어리석은 자, 성공에 눈이 어두워 성급하게 달려든 결과가 아니겠나?

풍월여제는 눈앞에서 분천대제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고소해하며 비웃었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면서 우리를 원망하다니, 정말 멍청하군!”

하지만 분천대제의 시도로 나서스의 실력이 생각보다 더 강함을 알게 된 이들은 전략을 수정했다. 지금은 내분으로 마음을 분산시킬 때가 아니다. 이전 공격을 볼 때, 이 산채를 차지하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마음을 합쳐 협력해야만 가능하다.

“방어무공을 수련한 자들을 모두 나오게 하자.”

“나서스 궁수들의 궁술이 아주 대단해.”

“반드시 방어선을 구축해서 활 공격을 막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산채로 들어갈 수 없어.”

각 세력들은 방어무공을 수련한 자들을 모아 전면에 내보냈다. 이들이 나서스를 막으며 공격해 들어갔고 다른 이들은 그 뒤를 따라나서스 산채에 맹공을 퍼부었다. 세인트캐슬부대와 나서스 부대가 다시 충돌하자 산채 문 앞에서 교전이 벌어졌다.

쾅 하고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산채 대문이 무너졌다.

모두 산채 입구로 들어가서는 적군을 해치워 가며 산채 중앙까지 이르렀다. 나서스는 수적으로나 전력으로나 전혀 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봤자 지능이 없는 존재, 아무렇게나 싸우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세인트캐슬에서 온 전사들은 다 현실세계에서도 이름 날리던 강자다. 지금은 실력이 약해졌지만, 강자들의 전투 의식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빠르게 우위를 점하며 나서스를 하나 둘씩 물리쳤다.

두 시간 후.

나서스는 이제 천 마리도 남지 않았다.

모두 대승을 예감하는 이때,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나서스 산채 중앙의 거대한 장막 안에서 갑자기 거대한 체구를 하고 검은 털을 가진 나서스가 등장한 것이다. 그는 칼 두 개를 바람개비처럼 휘두르며 무리를 향해 돌진했다.

순간 무리 사이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치 불도저가 밀고 가는 것 같았다.

열 명이 넘는 이들이 쓰러졌다.

풍월여제가 화를 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게 뭐야? 거기 기적상회, 이것 보시오, 이놈은 분명 연체 경지 실력인데 어떻게 전투력이 혼성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거요? 설정을 어떻게 해놓은 게요!”

“그렇소! 어떻게 이럴 수 있소!”

광주제국의 광수대제도 불평을 했다.

“이렇게 안 맞게 설정을 해놓다니.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으면서도 사전에 우리에게 경고도 하지 않은 것이오?”

“여러분, 오해입니다! 이 나서스 두령은 이 지역 우두머리 괴물이에요. 우두머리는 일반 괴물보다 몇 배는 강하게 설정해놨어요. 그래서 이런 전투력은 정상입니다.”

공화련은 얼른 해명했다.

“장면 설정에 대해서라면 너무 억울해요. 기적대륙에 있는 대형 도시만 600개, 이런 작은 마을은 수만 개가 넘어요. 각종 야외 지형은 물론 시련장이 수천 개, 괴물들이 수억 마리에요. 만약 모든 세부 사항까지 다 우리 상회 직원이 나서서 설계해야 한다면 백 년이 지나도 기적대륙을 완성할 수 없었을 거예요.”

천제현이 말을 덧붙였다.

“기적대륙은 수많은 슈퍼알파브레인이 연합해서 함께 만들어낸 겁니다. 우리는 대략적인 전경과 기본법칙, 주요 도시 계획만 입력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이런 대륙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깊이 관여한 관련부서 직원도 다 알 수 없어요.”

이제야 이해가 됐다.

“이제 와서 이런 말들이 무슨 소용이야?”

남궁혜가 낭아봉을 들고 나서 나서스 두령을 향해 달려들었다.

“우선 해치우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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