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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709화 (709/729)

# 709

제709장 공표

서해성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륙이 벌컥 뒤집혔다.

6대 제왕이 합하여 축하 선물을 하다니,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발만 굴러도 지진이 일어난다는 거물들이 모두 친히 참석했다. 이건 대륙을 뒤흔들만한 소식이었다. 이점 하나만으로도 기적성의 위신이 급상승했다.

6대 제왕의 선물은 또 어떤가?

천제현은 대륙에서 유명인사이긴 하나 6대 제왕과 동급은 아니었다.

6대 제왕은 자신들과 같은 반열의 제왕을 생포하여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천제현에게 넘겼다. 이로써 6대 제국이 혼돈의 숲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명백해졌다.

대건제국이 대륙에서 어떤 위치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황제가 생포된 대건제국은 앞으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추락할 것이다. 천제현은 일국의 황제를 발밑에 두게 되어 더 유명해질 것이다.

6대 제왕이 천제현을 자신들과 같은 정상의 위치에 오르는 것에 찬성했다! 이로써 6대 제국이 기적상회 및 기적성과 장기적으로 꾸준히 협력하겠다는 결심을 표명했다.

이번 결혼식은 천제현 개인뿐만 아니라 숲의 연맹, 대륙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었고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숲의 연맹은 6대 제국의 지지를 받으며 전성기를 구가할 것이다. 대륙의 어떤 세력이 기적성을 배척할 수 있을까?

기적성은 앞으로 대륙의 수많은 국가들을 연결하는 중추로 거듭날 것이다.

기적성은 앞으로 대륙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건 역사적인 대변혁이자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이번 결혼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러 세력들의 축하와 선물이 끝도 없이 날아들었다. 대륙 어떤 제왕의 혼례도 천제현의 혼례처럼 이렇게 강력한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천제현은 6대 제왕의 태도에 몹시 흡족해했다. ‘때를 아는 자가 영웅이 된다.’라는 말처럼 이들은 정확한 판단력을 지녔다. 천제현에게 몸을 낮추고 한수 접어주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이런 행동은 자신을 위한 것이다. 천제현의 부상을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돕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결정은 더 나은 지위와 지지를 얻기 위함이다.

“축하의 의미로 다 같이 잔을 들고 건배합시다!”

“천 성주, 백년해로하십시오!”

기적왕궁의 귀빈들은 잇달아 술잔을 들고 가장 촉망받는 신혼부부를 축복했다.

공서련이 예복을 입고 귀빈들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 각국의 왕과 거물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들은 모두 공손한 태도로 공서련을 대했다. 심지어 알랑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자도 있었다. 공서련은 이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지금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3~4년 전 마음만 먹으면 남하국을 멸망시킬 수 있는 대단한 거물이었다.

당시 공서련은 남하국의 작은 성에서 온종일 학업으로 고민하던 소녀에 불과했다. 보잘것없던 소녀가 고작 몇 년 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앉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평범한 여인과 마찬가지로 공서련에게도 허영심이 있다. 그러나 그녀의 허영심은 귀여운 수준이었다. 애초에 공서련은 괜찮은 사람과 결혼하여 언니를 돕고 천남성에 자리를 잡는 것만 생각했다. 그런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는 황후가 되어 기적을 만든 남자와 함께한 나라를 세웠다.

피로연이 반쯤 진행되었다.

각지에서 보낸 귀한 선물들을 확인하는 일도 얼추 마무리되었다.

귀빈들이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륙에 이런 기회는 극히 적었다. 이들은 이번 결혼식에 참석하여 기적왕궁의 귀빈이 되고자 막대한 출혈을 감수하고 선물을 준비했다.

사람들은 기적상회의 문턱이 높을수록 물불을 가리지 않고 들어오려고 했다.

문턱이 높을수록 지위와 신분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기적왕궁의 귀빈 중 대륙 각지의 고위층이 아닌 사람이 없었다. 이제 대륙은 예전과 달라졌다. 전송탑의 출현으로 도저히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끼리 왕래하고 동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결혼식은 매우 중요한 사교의 장이었다. 귀빈들은 이 자리에서 각국의 국왕과 세도가의 가장, 대영주들과 안면을 텄다. 이 인맥은 앞으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화련이 조용히 천제현에게 귀띔했다.

“얼추 계산해 봤는데 최소 수십억 마석을 번 것 같아.”

“그렇게 많아요?”

“넌 잘 모르겠지만 이번 피로연에서 한 자리 차지하기 위해 국고를 탈탈 턴 소국이 한둘이 아니야.”

천제현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이건 지금까지 대륙에서 가장 성대하고 호화로우며 영향력이 있는 결혼식이었다. 게다가 가장 수지타산이 맞는 결혼식이기도 했다.

시간이 되었다.

천제현이 기적왕궁의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혼례의 마지막이자 만인의 주목을 받는 가장 특별한 단계를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

기적상회의 생중계 매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번 회의는 모두 상황이 어디까지 진전되었는지 알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대륙 각지에 생방송되었다.

드넓은 회의실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첫째 줄에는 제왕급 인물들이 앉았다.

둘째 줄에는 제왕급 인물들이 파견한 대표들이 앉았다.

셋째 줄에는 전국급 국가의 국왕과 여러 세도가의 가주들이 앉았다.

“우선 제 결혼식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대를 저 버리지 않기 위해 뜸 들이지 않겠습니다.”

천제현이 붉은 양탄자를 밟고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높은 단상에 서서 인사치레 없이 곧바로 귀빈과 세계를 향해 선포했다.

“이 기회에 몇 가지를 사항을 선포하겠습니다.”

장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두 숨을 죽인 채 천제현의 말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경청했다.

“첫째, 기적상회는 전대륙에 전송과 물류, 통신 등 일부 분야의 핵심기술을 공개할 것입니다. 앞으로 3년 이내에 대륙을 하나로 연결할 계획입니다. 결혼식에 참석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 표시로 여러분께 우선권을 드리겠습니다!”

기적상회의 기술이 대륙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긴 하지만,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는 곳은 서대륙 6곳과 일부지역 뿐이었다.

오늘 결혼식에 참석한 귀빈 대부분이 속한 세력이나 지역은 아직 전송탑과 차세대 상업혁명을 일으킨 공간창고가 건설되지 않았다.

기적상회는 기존의 연맹 외에도 대륙의 어떤 곳이나 세력과도 손을 잡고 협력할 의사가 있다. 협력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협력을 원하는 곳에서 자본을 투자하면 기적성에서 기술을 제공하고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이렇게 발생한 순이익을 정해진 비율대로 분배한다. 기적상회는 원칙적으로 이윤의 절반을 받는다.

기적상회의 거침없는 행보에 이 세력들은 다급해졌다. 특히 6대 제국들은 순조롭게 자신들의 전송,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통신망을 전역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기적투구로 황금알을 낳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6대 제국에 뒤질 게 불 보듯 뻔한 일 아닌가?

대륙에서 그 어떤 세력도 뒤처지길 원하지 않았다.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기적상회를 건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이 세력들은 기적상회에서 최대한 빨리 기술을 제공해 준다면 어떤 조건을 내걸어도 협상에 응할 수 있었다.

기적상회에서 약속한 우선권 하나만으로도 이번 결혼식에 참가하느라 들인 엄청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둘째, 기적상회는 더 많은 플랫폼을 개방하여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리 기적성은 앞으로 각 나라와 지역의 우수한 상단을 받아들여 대륙에서 가장 우수하고 편리한 상업 플랫폼을 구축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주광장과 지하세계를 개발할 동반자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이밖에 기적상회는 유적지에 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일곱 곳은 혼돈시대의 유적지입니다. 이곳에는 고대의 소장품 20여 점이 있으며 크고 작은 유적이 즐비합니다. 이곳들을 여러분과 함께 개발할 것입니다!”

기적성은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상업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공간창고를 기반으로 세운 기적쇼핑몰은 서대륙에서 가장 유행하는 최신 쇼핑 방식이다. 기적쇼핑몰에서는 지역과 공간의 제약을 근본적으로 뛰어넘어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대륙의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다.

엘프와 망령, 타이탄 등 여러 소수 종족들은 사회화 수준이 낮고 성격이 괴팍하여 교류를 즐기지 않는다. 이런 종족 외에 힘이 약하여 외부와 무역을 할 수 없는 종족들 같은 경우 기적상회의 플랫폼을 사용하여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마수령과 드워프 등 사업에 소질이 없는 종족 역시 이 투명하고 개방된 플랫폼으로 커다란 수익을 올렸다. 이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 발표는 너무 의외였다.

천제현은 기적상회에서 수집한 고대 유적과 보물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여러 세력들과 협력하겠다고 선포했다. 이 정보들은 모두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기적성에서 온 힘을 다해 연구개발한 기적대륙을 오늘부터 개방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냈다.

사실 오늘 결혼식에 참석한 상당수는 이 소식을 듣고 온 것이다.

“잠시 뒤에 기적대륙 관련 자료를 공표하겠습니다. 한 시간 후 정확히 접속할 수 있습니다. 기적투구만 있다면 곧바로 기적대륙에 접속할 수 있어요!”

천제현이 기적대륙 개방을 선포하고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을 때 공화련이 이에 보조를 맞춰 기적대륙의 자료를 정식으로 공표했다. 사람들은 기적상회의 각 부서에 연락하거나 기적투구를 사용하여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기적대륙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세계이다. 이곳에서는 능력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발표회가 끝나자 천제현은 인사를 올리고 퇴장했다. 결혼식은 이것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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