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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믿고 막 간다-708화 (708/729)

# 708

제708장 결혼 선물

공서련은 수정궁에 앉아서 예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매우 화려한 예복을 걸쳤다. 예복은 300가지가 넘는 진귀한 재료로 만들었다.

예복에 사용된 실은 모두 극지에서 생산된 빙잠선사였다. 예복에는 서해의 최상급 진주 9,999알이 달려 있었다. 예복 무늬는 모두 대륙 최고의 진법사가 새겨 넣었다.

예복은 대륙에서 가장 우수한 예술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었다.

공서련의 머리에는 커다란 혼례 모자가 얹혀 있었다. 모자는 최고급 옥 300가지와 수만 개의 주문으로 장식되어, 그녀의 미모를 여신처럼 돋보이게 해주었다.

공서련의 신발과 장신구, 망토 역시 기적상회에서 정성을 쏟아 제작했다. 대륙에서 최고급 재료를 구해 많은 재물과 인력을 투입하여 만들었다. 공서련이 걸친 옷과 장신구를 다 합하면 왕국을 하나 사고도 남을 정도였다.

천제현의 성격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에는 공화련까지 이성을 잃었다. 이렇게 귀한 재료를 일회용 예복에 사용하는 것은 사실 심한 낭비였다. 공서련은 불안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자신을 좋아하고 지켜주는 천제현과 동생의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언니가 있으니 뭘 더 바라겠는가?

공서련은 곧 천제현의 여자가 된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긴장이 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그녀는 이날을 오래 기다려왔다. 천제현과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3년도 넘게 지났다. 이 3년여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그녀와 천제현의 관계는 시종일관 똑같았다.

“공서련! 공서련!”

“여기 앉아서 뭐 하고 있어?”

비비안과 남궁혜가 달려왔다. 둘은 공화련의 예복을 보고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비비안이 호들갑을 떨며 외쳤다.

“공서련, 너 정말 아름답다. 예복이 너무 예뻐. 부러워 죽겠네. 나도 이런 옷 한 벌 있으면 좋겠다.”

공서련이 멋쩍어하며 대꾸했다.

“이 옷이 마음에 들면 천제현에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게요.”

“됐어!”

남궁혜가 샘을 내며 말했다.

“예복을 만드는 일이야 별거 아니지 예복을 입을 수 있느냐가 문제잖아. 우리가 너처럼 복이 많은 것도 아니고.”

공서련은 더욱 몸 둘 바를 몰랐다.

“언니, 사실…….”

“됐으니까 그만해. 오늘은 실없는 소리 하지 말자.”

남궁혜와 비비안이 공서련의 말을 끊었다. 둘은 양쪽에서 공서련을 잡아끌었다.

“빨리 가자. 곧 시작이야!”

서해성 인어족의 노래가 클라이막스에 이르렀다. 소라 호각과 악기들의 감미로운 선율과 함께 오늘의 주인공인 천제현과 공서련이 드디어 등장했다. 천제현 역시 예복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공서련의 화려한 예복과는 상반되게 그는 예복은 매우 소박했다. 둘이 나란히 서자 하늘에서 귀인이 강림한 것처럼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드디어 시작인가?

이때 소식이 속속들이 도착했다.

기적성 부대와 대건제국 연합군이 서해성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는 소식이었다. 이 전투는 꼬박 이틀 동안 계속되어 온 전장에 시체가 쌓이고 피가 강처럼 흘렀지만, 기적성은 대건제국 연합군을 성공적으로 저지했다.

대건제국 연합군은 기세등등하게 전쟁을 일으켰지만 숲의 연맹 영역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사람들은 이 소식에 안심하는 한편 기적성의 강력한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삼대 제국이 손을 잡고도 실패했는데, 대륙의 어떤 세력이 기적성을 위협할 수 있겠는가?

“모두 오래 기다리셨죠?”

공화련이 큰소리로 선포했다.

“지금부터 예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대륙에는 무수히 많은 종족이 살고 있다. 종족이나 국가마다 정실부인을 맞이할 때 다양한 의식을 거행한다. 그러나 종족이나 민족의 풍속이 하도 다양해서 특별히 정해진 형식은 없었다. 혼돈의 숲은 어느 지역보다도 특별한 곳이니 전통에 얽매일 필요 없이 완전히 새로운 예식을 거행할 수 있다.

천제현이 공서련의 손을 잡고 걸어 나왔다.

공화련과 천제현은 줄곧 번거롭고 장황한 예절을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의식을 반기는 종족은 엘프족밖에 없다. 효율적이면서도 실용적이고 의미 있는 것을 좋아하는 두 사람의 취향에 따라 예식은 선서, 계약, 제사 3부로 진행되었다.

공화련이 마이크를 들고 외쳤다.

“이제 신랑과 신부가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선서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서게 되어 그 무엇보다도 영광입니다…….”

이 부분은 서로의 진심을 간단히 보여주는 시간이다. 확성기와 방송 등 음성을 전파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선서의 매 구절을 대륙의 구석구석으로 전했다. 사람들은 모두 낭만적인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천제현은 진심을 다해 십여 분 동안 말을 이어나갔다. 그가 공서련의 손을 잡았다.

“사랑하는 공서련, 지금 이 순간부터 난 그대의 남편이 되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시간이 다할 때까지, 영혼이 사라질 때까지 영원히 그대의 곁에서 그대만을 사랑할 것이오. 나와 결혼해주겠소?”

순간 음악이 울려 퍼지며 현장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공서련은 우느라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이었다. 현장의 인어들과 엘프들은 천제현의 선서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 이제 공서련 차례였다. 그녀가 마이크를 받아들고 격앙된 마음을 가라앉혔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 공서련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 심장에서 영혼, 정신, 내 모든 것은 다 네 거야. 너의 아내가 되어 세상이 끝날 때까지 함께하고 싶어!”

두 사람은 수많은 증인들 앞에서 얼싸안고 입을 맞췄다.

비비안과 남궁혜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감동받았다.

두 사람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이건 전무후무한 경우로 너무 낭만적이고 부러운 일이었다. 같은 여자로서 이런 대접을 받는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였다.

공서련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었다.

공서련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공화련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그녀는 목이 메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힘겹게 감정을 억눌렀다.

“새롭게 탄생한 부부를 축하해주세요. 이제 2부 영원의 계약을 진행하겠습니다!”

하객들이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영원의 계약이 대체 뭐야?’

‘혼례를 올리면서 계약을 맺는다는 소'리야?’

공화련이 영원의 계약에 대해 설명했다.

“영원의 계약은 성주가 특별히 발명한 일종의 계약입니다. 고대생명수 껍질에 영원의 우물에서 떠온 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거예요. 이 계약은 강제적인 구속력이 없지만 계약을 맺은 부부의 정신과 영혼을 더욱 친밀하게 만들어줍니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대방의 존재를 느낄 수 있지요. 계약은 영원히 유효합니다. 내세에서도 사라지지 않아요!”

‘세상에 이렇게 기이한 계약이 있단 말이야?’

천제현과 공서련은 각자 손가락을 그어 계약서에 피를 한 방울씩 떨어뜨렸다. 순간 황금빛 광채가 구름을 뚫고 하늘로 치솟았다. 고대생명수와 영원의 우물물에서 분출한 마력이 오래도록 하늘을 맴돌았다. 이건 신의 능력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힘이었다.

계약을 마친 순간 공서련은 천제현의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천제현의 마음과 천제현이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느껴졌다. 그녀의 가슴 한 자락 비어 있던 곳이 완벽하게 메워졌다.

영원의 계약을 맺으면 두 사람은 영원히 하나로 묶이게 된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다른 차원에 존재한다고 해도 둘은 서로의 감정을 느끼고 서로의 위치와 안위에 대해 감지할 수 있다.

공화련이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제 3부인 제사로 넘어가겠습니다!”

제사는 대륙의 대다수 지역에서 혼례를 올릴 때 반드시 진행하는 절차이자 가장 번거롭지만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보통 제사는 1부에 진행되지만 기적성은 이런 순서에 얽매이지 않았다. 기적성 사람들에게는 선서와 계약이 훨씬 중요했다. 제사는 있으나 마나 한 절차지만 이번 예식을 더욱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초대형 규모로 진행했다.

제사는 매우 긴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남궁혜와 비비안은 신부의 들러리로 공서련 곁을 지켰다. 공화련은 부성주이자 혼례 주최자로 천제현과 함께했다. 기적상회의 나머지 고위층은 뒤쪽에 섰다. 10여 명이 함께 제단에 올라 성대한 제사를 거행했다.

이 제사에 10억 냥도 넘는 금화가 들어갔다. 제단에 올린 제물이 사라지면서 눈부신 빛과 함께 강력한 마력이 서해를 뒤덮었다. 공화련과 공서련, 기적성 고위 간부들의 마력이 곧바로 한 단계 상승했다. 제단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들 역시 강력한 마력의 영향으로 마력이 크게 상승했다. 오랫동안 고질병을 앓던 사람도 단숨에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다.

“혼례 절차가 모두 끝났습니다.”

공화련은 매우 홀가분하고 기분 좋은 모습이었다. 마력이 향상된 것도 기뻤지만 공서련이 마침내 좋은 배필을 만나서 마음이 흡족했다.

“서해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만세!”

“만세!”

“만세!”

혼례에 참석한 하객과 증인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일반 하객은 모두 서해성에서 축제를 즐겼고, 초대를 받은 귀빈은 공간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겨 세계 정상급 요리를 즐겼다. 서해성 그 어떤 곳도 요금을 받지 않았다.

물론 어떤 요금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결혼식에 참가한 하객들은 평범한 백성이든 제왕이든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이들이 가지고 온 선물만도 축제 비용의 열 배가 넘었다.

천제현이 공서련을 데리고 기적왕궁에 도착했다. 기적성 매체는 이 모든 과정을 전부 촬영하여 대륙 각지에 방송했다. 왕궁에 도착한 후 각국의 사절들이 잇달아 선물을 들고 찾아왔다.

“대원제국의 원제께서 선약 10알을 보내셨습니다!”

“운풍제국에서 부속 왕국 두 곳을 선물했습니다. 인구는 20억입니다. 천제현 성주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

머나먼 대륙의 제국에서 잇달아 눈이 휘둥그레지는 후한 선물을 보내왔다.

신병과 선약, 땅과 백성 등 전부 귀한 것들이었다. 대륙의 국가들이 기적성의 지위와 잠재력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놀라기에는 아직 일렀다.

축하 선물이 반절쯤 도착했을 무렵 갑자기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용의 땅들과 명해, 밤의 숲, 광수제국, 분천제국, 풍월제국의 여섯 황제께서 대건 황제를 포로로 사로잡았습니다. 여섯 황제께서 기적성 천제현 성주의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로 대건 황제를 보내왔습니다!”

이 소식이 방송을 통해 세상에 퍼졌다. 사람들은 모두 입을 쩍 벌렸다.

6대 제국의 황제들이 대건제국의 황제를 사로잡아 기적성에 축하 선물로 보냈어.

세상 천지에 이보다 무시무시한 선물이 또 있겠어?

이건 보통 인물이 아니야. 제국의 황제라고.

천제현은 이 소식을 듣고 호탕하게 웃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모두 자리에 착석하십시오!”

선물을 준다니 기꺼이 받아야지. 뭐 대단한 거라고. 일개 제국의 황제 아닌가? 지금부터 대건 황제는 기적성의 포로일 뿐이다.

이번에 대륙 사람들은 기적성의 재력과 힘, 그리고 성주 천제현의 위세를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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