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702화 (702/729)

# 702

제702장 신형 무기

용의 영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성벽이나 요새를 끼고 싸워도 쉽지 않을 텐데 외부에서라니? 우리 전투력은 감히 제국급 세력에 갖다 댈 수준이 아니거늘.”

“협력 관계인 제국 여섯 곳과 이미 얘기를 끝냈어요. 그들도 지원군을 보낼 겁니다.”

“지원군을 부르기에는 늦은 시점 아닌가.”

랜스로드가 말했다.

“결혼식까지 고작 며칠이나 남았다고. 아무리 서둘러 병력을 집결시켜도 기일에 맞추기는 힘들어. 하물며 거기서 우리 혼돈의 숲까지는 어마어마한 거리다. 전송탑으로 그만한 인원을 소화해내는 건 애초에 불가능할 텐데?”

공화련이 해결책을 내놨다.

“실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공간문을 준비해뒀으니까요. 병력이 한곳에 집결하면 공간문을 통해 일단 기적성으로 데려온 뒤에 여기서 다시 필요한 지점으로 전송할 거예요. 우리는 전송 개시 시점까지만 버티면 돼요.”

그렇다면 일이 한결 쉬워진다.

“맨입으로 도와달라고는 안 하겠습니다.”

공화련이 여기서도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다.

“오늘부로 기적성은 기적투구 생산에서 손을 뗄 겁니다. 투구 공장과 관련 기술은 여기 계신 여러분께 이전하겠어요. 이번에 주신 도움에 대한 답례라고 생각해주세요.”

좌중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기적투구 시장은 실로 거대한 규모였다. 거기서 한 귀퉁이만 차지해도 돈방석은 자동 보장이었다.

역시 공화련은 대단한 수완가였다. 6대 제국 앞에서 투구 생산을 포기했다고 선언한 지 얼마나 됐다고 돌아서기 무섭게 공장과 기술을 연맹원들에게 이전하겠다니. 엄밀히 따지면 공화련이 약속을 어긴 건 아니었다. 약속도 지키고, 연맹을 위한 경제가치 창출로 동맹들의 손에 실질적인 이익도 쥐어준 것이다.

이렇게나 통 큰 선물을 받았으니 다들 최선을 다해 싸우지 않고서야 배기겠는가?

공화련이 말을 이었다.

“우리 군사력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진 마세요. 기적성은 이미 군비 확충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여러분의 도움까지 더해진다면 제국급 세력과 대등한 조건에서 맞붙어도 꼭 밀리리란 법은 없어요.”

다들 반신반의하는 얼굴이었다.

기적성이 한 차례 대건제국의 콧대를 꺾은 전력이 있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건 대건제국이 제대로 된 정보수집조차 없이 상대를 얕잡아보고 덤볐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게다가 기적성이라는 장소 자체가 방어에 유리하기도 했다. 이번 싸움은 상대가 누구인지로 보나 양측의 군사력 차이로 보나 지난번 전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제 사람입니다. 기적상회가 여러분께 숨기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공화련은 괜한 말을 떠벌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번지르르한 말 한마디보다 실제로 보여주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후 알파브레인에게 직접 명령했다.

“제로, 새로 개발한 무기를 사람들에게 보여줘.”

“알겠습니다. 부성주님!”

제로가 몇 줄기 광선을 회의실 중앙으로 쏘았다.

여러 개 광선이 한데 묶이더니 3D 입체 도형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기갑장비로, 뒤에는 무쇠다리 8개가 있어 왕거미를 연상케 하였다.

이 기갑은 기존의 조악한 설계와 완전히 달랐다. 기갑 전체가 유려한 곡선으로 가득 차 있어 과학기술의 힘과 마력이 느껴졌다.

“개인용 전투기갑은 기적상회가 연구해온 주요 무기 중 하나로서,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의 설계와 비교할 수 없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제로가 설명하기 시작하자, 그림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 개인용 거미전투기갑은 달을 이용해 고강도 마력을 채집할 수 있으며, 힘의 강도는 기존의 수배에 이릅니다. 그밖에 이중 방패를 사용하여 진령 강자의 공격을 최대 6~8회까지 막아낼 수 있습니다. 공격 시스템 8개가 탑재되어 있으며, 그 안에 전투보조 시스템을 추가하였습니다. 기갑 본체는 액체 금속으로 되어 있어 체형에 맞게 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습니다…….”

공화련이 한 마디 덧붙였다.

“현재까지 생산된 거미기갑 10만 개는 기적성 최강 부대에 공급되었습니다. 저는 이 기갑부대가 전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믿습니다.”

제로는 전투기갑을 소개한 후 또 광선을 발사했다.

이번에는 전체를 금속으로 만든 꼭두각시였다.

이 꼭두각시는 생김새부터가 신기했다. 인간과 유사한 몸에 등에는 삼각형 모양의 날개가 있어 비행할 수 있다.

“이것은 기적상회가 최근에 개발한 비행 전투로봇입니다. 이것 역시 달의 수정의 눈물 마력을 채취하며, 육해공 전투에 모두 적합합니다. 전투로봇은 오로지 전쟁을 위해 태어난 전투무기로, 지능이나 사고능력이 없는 전투 꼭두각시라고 보시면 됩니다. 절대적인 복종과 실행, 압도적인 효율과 정확성을 자랑하며, 알파브레인이 원격으로 조종합니다. 공격 시스템과 무기가 총 10개 탑재되어 있어 다양한 전투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공화련이 또 한 마디 덧붙였다.

“기적성은 이미 비행 전투로봇을 5만 개 생산하였습니다. 이 전투로봇은 적들에게 악몽을 선사할 거예요.”

여기까지 들은 6대 거물은 깜짝 놀랐다.

기적성의 신형무기는 달을 통해 특수한 수정의 눈물 마력을 채집하여 강도 면에서 기존의 무기보다 수배 이상 강해졌다. 무기의 위력과 방패의 방어력도 훨씬 높아졌으므로 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기적성은 달 개발을 통해 엄청난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기갑병 10만과 기계병 5만으로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전투력인데, 여기에 여러 세력의 고수들까지 합세하니 제국급 세력의 군대와 맞붙어도 충분할 것이다. 게다가 기적성이 보유하고 있는 군함 몇 대와 흑뢰 전투기 수백 대를 동원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다.

“여러분이 보신 것처럼 기적성 장비는 전반적인 향상을 이루었고, 전투기와 전투함 기능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밖에 여러분이 본적 없는 신형 무기도 많이 있고요. 기적상회는 특히 우주무기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을 거두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공화련의 명령을 받은 제로가 다시 3D 입체 영상을 구현했다. 영상에 소개된 것은 강철날개로 우주에서 유유히 노니는 커다란 철통이었다. 자세히 보면 철통이 아니라 거대한 대포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제로가 설명했다.

“이것은 기적성이 최근에 이룬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인 우주 레이저포입니다. 지면과 50만 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있고, 주위에 강풍층이 형성되어 있어 대륙의 생물체는 가까이갈 수 없지요. 레이저포는 일종의 특수한 마력포로서 마력을 고도로 응집할 수 있고, 사정거리와 정밀도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여 장차 기적성의 차세대 첨단무기가 될 것입니다. 우주 레이저포는 50만 미터에서 강력한 마력 광선을 발사할 수 있고, 지면에 있는 목표물을 정확하게 조준 사격할 수 있습니다. 이 무기는 전쟁터에서 그야말로 천하무적이 될 것입니다.”

연맹 지도자들의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토록 가공할 전쟁무기라니.’

이 무기만 있으면, 목표물이 어디에 있든 모두 공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목표물 머리 위에 심판의 검을 매달아둔 것처럼 절대로 방어할 수 없는 무기가 될 것이다.

공화련이 사람들의 표정을 본 후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우주 레이저포는 기적성이 거액의 자금을 들여 개발한 무기입니다. 지금은 두 대만 생산된 상태고요. 아마도 이번 전투에서 우주 레이저포 효과를 시험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적에게 악몽이 될 최강의 무기가 탄생했다.

레이저포는 지상의 군사진영을 격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의 도시와 밀집지역, 비밀 건축물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현재 대륙의 전투 수준으로는 아직 이런 공격무기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제로는 또 다른 3D 영상을 띄웠다. 이것은 동그랗고 커다란 쇠구슬 모양을 한 물건으로 표면에 빽빽하게 구멍이 나 있어 대단히 특별해 보였다.

제로가 설명했다.

“이것은 우주 미사일 발사기입니다. 1차로 미사일 10만 개를 탑재할 수 있으며, 알파브레인이 직접 제어합니다. 전쟁 발발 시 초당 200개의 레이저 미사일을 수분 동안 발사할 수 있습니다. 우주 레이저포가 거점공격형 무기라면, 우주 미사일 발사기는 대량 살상용 무기로 ‘파괴의 신’이라 할 수 있지요.”

공화련이 보충 설명했다.

“벌집형 미사일 발사기는 이제 막 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저희는 이번 전투에서 이 미사일 발사기의 위력을 시험해 볼 참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기적성의 신축 군함 제조공장이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일단 기적성 함대가 일정 규모에 이른 후, 전투기, 기갑병, 기계병 우주무기, 지상무기까지 더해지면, 다방면에서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므로 전 대륙에서 일대일 전투 시 어떤 상대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용의 영주든 엘프왕이든 이젠 정말 모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이들은 승복하는 건 물론이고 기적성의 전투력에 전율을 금치 못했다.

이 세력이 천하를 제패하는 건 이제 시간문제였다.

“강적과 맞서게 되면 우리 연맹은 반드시 단결해야 합니다.”

공화련이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았다.

“저희가 결속하지 않으면, 이번에 서해성을 겨눈 칼날이 향후 어디로 향할지 모릅니다.”

썬더가 말했다.

“우린 기적성과 함께할 것이오!”

“그럼, 그럼!”

클로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우리도 기적성과 함께하겠소!”

공화련이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즉시 방어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적잖은 시간을 들여 모든 계획을 마무리 지을 때 즈음, 때마침 투구의 판매 경쟁도 끝을 맺었다.

공서련이 천제현에게 물었다.

“천제현, 천제현! 빨리 말해 봐. 이번 투구로 얼마 벌었어? 응?”

천제현이 대답했다.

“4억 5천만 밖에 안 돼요.”

“4억 5천만 마석? 그렇게나 많이!”

공서련이 깜짝 놀라 물었다. 하지만 자세히 계산해 보니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았다.

“투구가 300만 개인데, 어떻게 4억 5천만밖에 안 되지? 말도 안 돼!”

천제현이 말했다.

“으이구, 이 4억 5천만 마석은 우리 기적성의 몫이라고요. 저희가 총액의 십 분의 일만 가지기로 했잖아요. 나머지 십 분의 구는 6대국이 나누어 가질 거고요.”

“십 분의 일이 4억 5천만이라고? 그렇다면 총액이…… 45억?”

공서련은 산소가 부족한 듯 잠시 심한 어지럼증이 몰려왔다. 기적투구가 돈이 된다는 걸 일찍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45억이라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기적투구는 제조과정이 다소 까다롭지만, 45억 마석 전부를 순이익으로 생각해도 될만큼 원가가 저렴했다. 6대 세력이 공평하게 나눈다면, 한 세력 당 약 6억 7천만 마석을 얻게 된다. 이번에는 제왕들도 입을 못 다물 정도로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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