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3

제693장 활발한 진행

공화련의 연방계획은 기적성의 이익에 딱 맞는다.

장기적으로 보면 단체적 이익에 부합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연방이 그렇게 쉽게 세워지지는 않는다.

각 세력 간에 심리전이 치열할 것이다. 연방이 세워진다는 것은 기적성의 지위가 더 높아진다는 뜻이고, 협력 파트너였던 천제현이 별안간 직접 관여도 하고 심지어 관리까지 하는 지도자가 되어 버린다. 심리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누가 남의 참견을 받고 싶겠는가?

누가 자신의 근거지에 자기와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심지어 위에서 다스리는 자가 나타나는 것을 좋아 하겠는가?

누가 자신의 종족 일에 외부인이 간섭하는 걸 원하겠는가?

콧대 높은 용의 영주든, 융통성 없는 엘프족이든, 아니면 마수령과 거인, 해양 종족 그 누구든 마찬가지다. 이들이 대륙 최고의 세력은 아니라 해도 최소한 자신의 근거지에서는 최고 권력가들이다. 그런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대통령에게 나누어주며 관리를 맡기는 일은 절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랜스로드가 동의를 해도 영원의 숲 엘프회의에서 동의하겠는가?

하지만 공화련은 벌써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공화련에게 뭔가 방책이 있다는 얘기다.

공화련은 천제현과 다르다. 매사에 신중하고 치밀해 절대 함부로 진행함이 없다.

“큰아가씨의 능력을 믿어요. 절대적으로 신뢰하고요.”

공화련의 야심에 꽤 놀란 천제현이었지만 공화련이 이미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별말 없이 바로 동의했다.

“걱정 말고 진행하세요. 제가 뒤에 있잖아요.”

공화련은 눈을 살짝 흘기며 말했다.

“지금의 기적상회에서는 네가 사고만 치지 않아도 큰 도움을 주는 거야!”

천제현은 좀 울적해졌다.

말하는 것 보라지.

“좋아요!”

천제현은 결정을 내린 듯했다.

“큰아가씨 명령이라면 나 천제현, 반드시 철저하게 끝까지 완수해 내겠어요!”

결국 천제현은 정말 공화련의 말을 따르게 됐다. 오랜만에 한동안 아무 곳도 가지 않고 잠시 기적성에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천제현은 기적상회 창고에 있는 재료들을 정리하고 달의 신 유적 안에 있던 재료들을 다시 모았다.

이 약재들은 아주 진귀한 재료들이다. 대륙의 다른 제약사들이 정련을 하면 낭비하기 쉽지만 천제현이 직접 정련을 하면 최소 두 배는 강한 효과를 낸다.

천제현의 마력은 벌써 순조롭게 천역 경지에 이르렀으나 기적상회의 다른 사람들은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마력이 좀 올라간 사람은 비비안과 남궁혜, 그리고 심빙우뿐이다. 이들은 원래 시작점이 남들보다 높았거나 재능이 남달랐기 때문에 모두 화령 경지에 도달했다.

공화련과 공서련 같은 이들은 지위는 높아도 재능은 좀 떨어진다. 자원을 아끼지 않고 팍팍 써도 남들만큼 효율이 좋지 못했다. 그래서 모두 진령 5성 정도에서 멈춘 채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었다.

별로 큰 문제는 아니다.

기적상회는 떵떵거릴 만큼 재물도 많았고, 자원도 넘쳐났다.

설마 주요 구성원들을 육성하는 일도 못하겠는가?

정말 그렇다면 기적상회 설립은 웃기는 일이다.

기적상회는 재료와 자원이 충분하고, 천제현이라는 대사(大師)급 인물이 있다. 천제현은 단약을 정련하는 일 외에도 모두의 상황에 맞게 수련계획을 세웠다.

천제현이 선단 옥약과 수행 계획을 마련했으니, 비비안, 남궁혜, 심빙우 등은 반년 내에 분명 천역 경지에 오를 것이다. 공서련과 공화련, 풍채향 등은 아마도 1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

대륙은 잠시 평온을 유지했다.

각국, 각 지역의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송탑 몇 개가 완공되었다.

기적성은 마침내 제국 지역으로 가는 전송선로를 연결했다.

물류, 통신 등 여러 분야의 준비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기적성은 우주 광산지역을 나누기 시작했다. 우주 전송 기능이 있는 전송탑을 큰 세력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강풍층을 뚫고 우주 광산지역에 바로 도달할 수 있는 수송함 제조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우주 광산 지역의 채굴 외에도.

지하세계 개발도 현재 진행 중이다.

지하세계와 우주세계는 좀 다르다.

대륙의 지하세계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기적성은 혼돈의 숲 아래에 있는 지하세계만을 통치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대륙의 다른 지역 아래도 동일하게 각양각색의 지하 공간이 존재한다. 다만 이런 지하세계는 보통 독립적이고, 지상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 곳도 있다.

기적성은 기술 측면에서의 우위와 천제현이 가진 미래 세계의 기억을 발휘해, 대륙 각 지역의 지하세계 위치를 파악하고 개발 방안도 만들었다. 기적성은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각 제국 세력들은 인력 지원을 해주는 협력 방식의 공동 개발이다.

각 제국 급의 세력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정신투구에 관심이 많았다.

기적 정신투구는 아주 큰 규모의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투구 하나에 수십 마석의 이익을 낸다고 한다면, 수천만 개의 투구가 팔리면 수십억을 버는 게 아닌가?

이런 대형 시장은 절대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된다.

기적성의 도움으로 지능공장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각종 설계도면과 기술적 지원이 완비되는 대로 재료 생산에 사용되어야 할 부분이 빠르게 운송되었다. 제국 급의 대형 세력들은 자국의 기적투구 생산수량이 다른 나라들보다 모자랄까 두려워 앞다투어 생산라인을 깔았다.

이 하나 만으로도 제왕과 거물들이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기적성의 최근 상황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자가 없었다.

공화련은 이 기회를 틈타 대규모 자원과 마석을 끌어 모아 무력 건설, 특히 거함공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공서련에게 사전에 준비해 둔 군함 생산라인 몇 개가 있었지만, 고작 제조라인 몇 개로는 부족했다. 각 라인에서는 한 번에 군함 1개만 생산할 수 있는데, 군함 한 척이 제조되는데 3주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즉, 생산라인 하나에서 군함 한 척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약 한 달이라는 것이다.

이런 생산 효율로 언제쯤 제대로 된 함대를 만들 수 있겠는가?

공화련은 제대로 된 대규모 거함공장을 원한다. 그중에서도 생산속도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다. 거기에 다양한 종류의 특수 군함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하고, 앞으로 더 고급 군함을 만들기 위해 공장 자체적인 업그레이드도 가능해야 한다.

제왕들이 신경 쓰지 못하고 있는 지금이 기회다.

공화련은 아주 많은 자원들을 동원해 단번에 대형 군함공장 네 곳을 만들 준비를 했다. 달 군함공장, 우주 군함공장, 섬 군항공장, 숲의 비밀 군함공장, 이렇게 공장의 위치를 네 곳으로 나누었다. 모두 아주 은밀하고 쉽게 갈 수 없는 곳이었다.

사대 군함공장은 반년 안에 완공될 계획이며, 총 투자액은 4~5억 마석이다.

비록 기적성이 대륙의 절대적인 재벌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런 거대한 사업은 기적성에게도 큰 부담이 됐다. 이와 함께 기적성의 공중성 제작과 연맹 지역 내 퍼져 있는 마력무기 방어 시스템 제작도 시작됐다.

고공 레이저포, 로봇부대, 기갑전사 부대, 각종 선진화 무기 양산 등 모두가 엄청난 돈을 필요로 했다. 공화련은 우선 먼저 20억 마석을 투자했다. 기적성의 재무 부담 때문에 지금은 단번에 모든 투자를 할 수 없고, 매달 계속해서 늘려가야 했다.

천제현은 너무 적다고 생각했다.

100억이라 해도 모자란데.

20억 마석으로는 절대 이런 대규모 사업을 완성할 수 없다.

바로 이 시간, 공화련은 흰 옷을 입고 수련실에 앉아 있었다. 천제현이 지도하며 도와준 덕분에 엊그저께 막 진령 6성을 돌파했고, 이제 안정기에 들어섰다.

하지만 공화련의 향상 속도는 느린 편이었다.

비비안은 이미 진령 9성 정점에 이르렀다. 남궁혜는 이보다 느리긴 했지만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공서련마저 언니보다 며칠 빨리 진령 6성을 돌파했다. 이게 다 공화련이 너무 바빠 수련할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공화련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눈을 떴다.

“음, 괜찮군요.”

천제현은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안정기에 들어섰어요. 우선 한동안 적응한 후에,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 가죠.”

공화련이 일어서서 말했다.

“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갈게.”

지금 상회의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막 시작되고 있으니 1초도 허비할 수 없었다.

천제현은 재빨리 공화련을 불러 세웠다.

“큰아가씨, 뭐가 그리 급하세요? 할 일이 또 있는 걸요!”

공화련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무슨 일?”

“공서련, 비비안, 남궁 아가씨, 심빙우 누님, 풍채향, 이들이 투자해서 최근에 호텔을 만들었어요. 오늘이 마침 개업일이에요.”

천제현은 공화련에게 말했다.

“우리도 가서 보죠?”

공화련은 이해가 안 됐다.

“호텔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런 일도 우리가 가야 해?”

천제현이 크게 웃었다.

“큰아가씨, 틀렸어요. 이건 보통 호텔과는 달라요.”

“뭐가 다른데?”

“이건 공간호텔이라고요!”

천제현이 설명을 이어갔다.

“호텔 안에 전송탑을 세웠어요. 그리고 이 호텔에 연맹 각 지역에 가장 유명한 요리사를 물류 경로를 사용해서 연결했지요. 다시 말해서 이 호텔 안에서 고객은 가장 빠르고, 가장 신선하고, 가장 종합적으로 대륙 각지의 특색 요리들을 맛볼 수 있어요.”

공화련은 믿어지지 않았다.

“겨우 호텔 하나일 뿐인데,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어? 그리고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니, 공서련이 나한테 얘끼도 안 하고 이렇게 멋대로 행동했다고? 분명 네 아이디어겠지!”

공서련은 자원부장이다. 공화련 모르게 성안과 공간 수정석을 사용하여 전송탑을 만들고 공간창고를 배치하는 일은 오직 공서련만이 가능했다. 하지만 공서련이 공화련에게 사전에 얘기도 없이 이런 일을 벌일 리 없다. 천제현이 뒤에서 조종한 게 틀림없다.

천제현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

“다들 기적성의 최근 재무 상태가 빠듯한 걸 보고 좋은 마음으로 깜짝 선물을 준비한 거라고요. 대륙 부호들의 소비력을 우습게보지 마세요. 호텔이 문을 열면 떼돈을 벌 거예요. 또 호텔에서 기적투구를 정식으로 발표하기로 결정했어요. 이 또한 도시에 많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지요.”

기적성은 수십만 개의 투구를 보관만 하고 있었다.

마침 이번 기회에 발표할 수 있게 됐다.

공화련은 반박할 수 없었다.

천제현은 늘 궤변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호텔은 이미 완공된 상태이니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설마 공화련이 호텔을 허물라고 명이라도 하겠는가? 그저 천제현을 따라 대륙에서 가장 호화로운 호텔이 어떤 모습인지 보러 가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