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667화 (667/729)

# 667

제667장 달 기지

길이 40미터, 무게 60톤에 달하는 기적성 로켓은 수십 만 미터 상공까지 쉽게 날아갈 수 있었다. 알파브레인의 자동제어를 통해 마력 동력 수십 개가 동시에 충전되어 순식간에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만 미터 높이에 이르자 공기가 희박해졌다.

그리고 로켓이 점점 빠르게 상승하면서 강풍의 방해가 시작됐다.

고공에서 부는 이 강풍은 진짜 바람이 아니다.

사실 마력 기류가 휘몰아치는 것이다.

강한 마력 기류가 솟구쳐 오르면 사물을 찢어버릴 만큼의 강력한 저항력이 생긴다. 이때문에 일반 비행 장치나 생물들이 우주로 진입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적성의 로켓은 이런 환경에 맞춰 설계되었다. 마력 공급도 충분할 뿐 아니라, 로켓에는 마력저항 주문과 진법이 대량으로 새겨져 있다.

미사일 제어용 알파브레인은 주변 상황을 분석해 탑재로켓 표면에 가득 새겨진 마력진을 활성화시켰다. 이 마력진들은 로켓을 강화하고, 강풍에 의한 파괴를 막아 로켓의 안정적인 비행을 돕는다.

통신기에서 공서련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비비안, 카라, 지금 상황은 어때요?”

비비안과 카라는 강한 마력을 갖고 있다. 비비안은 벌써 진령 7성 정점에 도달했다. 파샤성 성주인 카라는 온몸을 불사르며 훈련한 끝에 어느 새 천역 1성의 최강자가 됐다. 로켓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일반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압력이 생겨났지만, 두 사람은 그런대로 적응할 만 했다.

비비안은 얼른 통신기를 들고 답했다.

“안심해, 괜찮아. 우리는 지금 아주, 아주 높은 곳까지 왔어. 혼돈의 숲 전체가 다 보일 정도야. 정말 믿을 수가 없어!”

기적성에 있는 공화련이 통신기를 통해 두 사람에게 말했다.

“두 사람은 지금 우주에 진입했기 때문에 우리 통신도 곧 끊어질 거예요. 꼭 안전에 주의하고, 절대 방심하면 안 돼요!”

“응!”

비비안이 얼른 답했다.

“꼭 성공할거야!”

공화련의 말대로다. 기적성 통신의 신호범위가 아무리 넓다 해도 로켓의 목적지는 5만 킬로미터 떨어진 높이에 있다. 이미 천망비행선의 신호범위를 넘어섰다. 탑재로켓이 더 깊이 들어가면서 통신신호는 점점 희미해졌고, 결국 완전히 끊어지고 말았다.

“지금 지상에서 2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왔어!”

비비안이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몇 만 년 통틀어서 내가 가장 높은 곳까지 와 본 엘프일거야!”

카라가 웃으며 답했다.

“그럼 난 역사상 최고 높은 곳까지 온 인어네!”

두 사람은 창밖을 바라봤다. 화려한 색깔과 복잡한 지형으로 이루어진 대륙이 눈에 들어왔다. 산맥이 몇 만 리 걸쳐 이어진 곳도 있고, 녹색 숲으로 가득 덮인 곳도 있었다. 천만 개의 화산이 늘어선 곳도 있고, 끝없는 사막이 이어진 곳도 있다. 두 사람의 시야가 확 넓어졌다.

로켓이 점점 더 심하게 흔들렸다.

천만 개 쯤 되는 망치와 톱이 로켓 주변에서 공사라도 하는 것 같았다. 로켓이 견딜 수 있는 지 걱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비비안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기적성 제품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도 한몫했지만, 주머니에 전송 두루마리도 있었기 때문이다. 로켓 비행선이 폭발할 것처럼 보이면, 최소한 전송을 통해 돌아갈 수 있다.

모든 것이 생각보다 훨씬 순조롭게 돌아갔다.

로켓 마력이 다 소진될 무렵, 강풍이 휘몰아치는 구간을 드디어 통과했다. 비비안과 카라가 있는 조종석은 알파브레인의 도움 속에서 로켓과 분리되었다. 연료가 다 된 로켓을 우주에 버린 후, 두 사람은 비행선을 조종하여 다음 여정을 이어갔다.

어느 새 우주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에 카라는 매우 설레고 흥분되었다.

“다음은 뭘 하지?”

비비안은 임무계획을 꺼내 훑어보았다.

“5만 킬로미터 상공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어. 밖에 공기와 중력도 없으니 더 이상 위험한 강풍은 없을 거야. 우리 임무는 우주의 자원을 찾는 거야. 우주선을 착륙시킬 적당한 곳을 더 찾아보자.”

카라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우주 자원을 어떻게 알아보지?”

비비안이 웃었다.

“안 보여? 곳곳마다 가득하잖아!”

비비안이 우주선 전체를 화면 모드로 바꾸자 우주 정경이 보였다. 우주는 어두컴컴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석처럼 아름다운 보라색, 흰색, 푸른색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어째서 이런 모습일까?

대륙의 차원 구조 때문이다.

대륙이 탄생할 때, 죽음과 암흑을 상징하는 부정적인 마력은 모두 대륙 저 아래에 가라앉았고, 빛과 천둥번개 같은 긍정적인 마력은 모두 최고 꼭대기에 모였다. 바람, 불, 물, 흙과 같은 중성 원소는 중간에 모여 세상이 만들어졌다.

차원층의 가장 높은 곳에서는 대량의 광원소와 우레원소가 움직이고 있어 눈부시도록 밝게 빛나 보이는 것이다. 차원층은 평면이 아닌 곡면인데, 시공간층은 마력을 흡수하기 때문에 우레원소와 빛원소가 움직이면서 가장 구부러진 곳에 모이게 되고, 결국 거대한 발광체가 형성된다. 공 하나가 차원층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며 주기적으로 변한다. 이로 인해 밤과 낮이 생긴 것이다.

대륙에서 보는 태양이 바로 이것이다.

별은 그럼 무엇인가?

카라는 별이 거대한 운석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주에 온 후, 사실 사람들이 땅에서 우러러 보는 별들은 그저 거대한 마력 소용돌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 속성도 없는, 순수한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는 소용돌이였다. 그중앙에는 고밀도의 마력 응결체가 있다. 이는 순수한 마력이 무수한 세월 속에서 압축되어 만들어진 물질로, 이런 물질이 소용돌이 속에서 분출되어 나오면서 소용돌이 주변에 빛을 발하는 성석들이 만들어진다.

우주는 이런 소용돌이들로 가득했다.

모든 소용돌이 주변에는 수많은 성석들이 맴돌고 있었다.

성석은 기적상회가 발굴해야 할 중요한 우주 자원이다. 그중 제련된 성진석은 수련에 사용된다. 또 제련된 성철, 성동, 성금 역시 아주 중요한 재료다. 장비 강화와 각종 연구에 사용될 뿐 아니라 앞으로 차원비행선의 중요한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성석은 그 속에 성안을 응집시킬 수도 있다. 성안은 공간법칙을 함유하고 있어, 공간 표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전송탑과 공간문의 중요한 재료다.

온통 별의 소용돌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발굴된 적 없는 것들이다.

기적상회가 천 년 동안 발굴한다 해도 끝나지 않을 정도로 많다.

카라는 아름답고 신기한 우주를 본 것만으로도, 이 세계에 온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

“별의 소용돌이 주변에는 착륙할 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

“걱정 마, 천제현이 이미 다 준비해 놨으니.”

비비안이 계획서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우리 달 위에 기지를 세우자!”

“달?”

비비안도 잘은 모르지만, 천제현이 그러라고 했으면 거기에는 분명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녀는 비행선을 한 방향으로 조종했다. 얼마 후, 허공에 떠 있는 거대한 물체가 눈앞에 나타났다. 아주 큰 은백색 옥쟁반처럼 보이는 이것은 사실 둥근 모양을 한 달이었다. 이 세계의 달은 마력의 집합체로, 90% 이상이 액체 상태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도 표면에 대륙이 일부 분포되긴 했다.

“와, 정말 아름답다!”

비비안은 달에서 발견한 대륙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곳은 모두 순수하고 깨끗한 옥으로 된 곳이었다. 토양, 식물 등 그 어떤 물질도 보이지 않았다.

“좋아, 이제 착륙하자!”

비비안이 조심스럽게 달 표면에 착륙했다. 특별한 구조로 설계된 이 우주선은 매우 안정적으로 달 표면과 밀착하여 착륙했다.

“됐어! 안전하게 착륙했어!”

비비안은 기뻐하며 손뼉을 쳤다.

“이 우주선 안에는 전송탑이 있어. 공간창고를 통해 모두에게 소식을 알리면, 기적성은 바로 전송탑을 통해 사람을 보내줄 거야.”

카라는 모든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럼 뭘 기다려? 어서 기적성에 알리자!”

순조롭게 임무 완료.

비비안과 카라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우주선 안에 탑재된 알파브레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고! 우주선 부근에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나타났습니다. 아주 강력한 마력이 느껴집니다. 대응할 준비를 하십시오!”

두 사람은 너무 놀라 서로를 바라봤다.

‘이런 곳에 어떻게 생명체가 나타난다는 거지?’

카라는 다급해졌다. 겨우 임무를 완수했는데, 만약 이 생명체에게 습격을 받고 우주선이 망가진다면, 이번 임무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바깥은 진공 상태다. 카라는 천역 1성의 마력을 갖고 있어 진공 상태에서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지만, 알파브레인의 상황보고로 봐서는 생명체의 수가 적지는 않을 것 같다.

“장비실에 기적성에서 특수 개발한 기갑이 있어. 이 기갑을 입으면 밖으로 나갈 수 있어. 기적성에서 곧 사람이 올 테니, 우선 버텨보자!”

“좋아!”

두 사람은 장비실에 있는 이상한 모양의 갑옷으로 갈아입었다. 깡통 속에 사람을 집어넣는 것처럼 완전한 폐쇄형 갑옷이었지만 헬멧의 페이스 실드가 수정석으로 되어 있어 밖을 보는 데는 문제없었다. 이 안에는 무기와 동력이 설치되어 있어, 비행할 줄 모르는 사람도 쉽게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다.

“가자!”

두 사람이 조종실을 떠나려는 찰나, 우주선이 기괴한 생물체들에게 둘러 싸였다. 곤충처럼 생긴 생물이었는데, 양 쪽에 날카로운 칼날을 든 것이 사마귀와 닮았다. 몸체는 투명한 옥과 같아서 그 속에 흐르는 마력 액체가 선명하게 보였다.

대륙 생명체와 완전히 다르다.

절대 보통 생명체가 아니다. 원소 생명체도 아니다. 달의 마력을 흡수하면서 살아온 이들은 몸체마저 달의 수정석으로 만들어진, 자연환경 속에서 생겨난 합성 생명체였다.

“온다!”

“조심해, 우주선을 보호해!”

수많은 괴물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정신분노파!”

카라가 강력한 정신력을 뿜어내자 주변 거대한 괴물들이 순식간에 제압됐다. 곧 카라는 두 손을 합장하며 외쳤다.

“창해영역!”

갑자기 파도 같은 마력이 소환되어 우주선을 보호했다.

비비안은 놀란 눈으로 카라를 바라봤다. 카라는 쌍둥이의 정령의 소유자로, 물과 정신,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 아주 보기 드물고 귀한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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