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666화 (666/729)

# 666

제666장 우주 진출 계획

카라는 기적성에 오기 전에는 이렇게 황당한 계획에 참여하게 될 줄 몰랐다.

공화련이 그녀와 비비안을 불러 임무를 맡겼을 때, 카라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로 자원을 채굴하러 간다고? 말도 안 돼!”

아무리 꿈이라도 이런 생각은 너무 얼토당토않다.

그러나 비비안은 임무를 받고 나서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척 신이 나서 단숨에 임무를 수락했다. 그 후 20여 일 동안 두 공주 신분의 미녀는 미친 듯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비비안은 우선 그녀의 절친한 친구를 부르고 기적상회의 생산과 자원 관리를 담당하는 공서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공서련이 돕자 일은 훨씬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운문에서 경험이 풍부한 학자 수백 명을 차출했고, 천문에서는 타이탄산맥에서 데려온 장인들 수천 명을 차출했다. 대륙인들이 보기에 불가능한 임무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사실 천제현이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하늘 밖 광산을 채굴하려면 최소 5만 킬로미터 높이에 도달해야 한다. 기적상회 비행선의 최대 비행 고도는 5만 미터 안팎에 불과하다. 십만 미터 상공에는 강풍층이 있는데, 강풍이 너무 세서 강철조차 날려 버리기 때문에 더 높이 올라갈 수 없었다.

강풍층의 저항력이 너무 강했다.

강풍층을 돌파하기란 겹겹이 쌓인 강철을 뚫기처럼 어렵다. 우주선 소재와 마력 분야의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마력이 부족하면 충분한 동력을 만들 수 없다. 동력이 부족하면 강풍층을 뚫고 지나갈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하늘 밖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헛된 꿈에 불과하다.

5만 미터와 5만 킬로미터는 무려 1000배나 차이난다.

기적성이 우주의 광산을 채굴하려면 5만 킬로미터를 비행할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이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기적성의 최첨단 비행체인 흑뢰 전투기는 아직 연구 단계에 있다. 흑뢰 전투기의 기체 강도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마력이 동력이 너무 약해 강풍층을 뚫을 수 없었다.

‘변화가 필요하다.’

천제현이 비비안에게 방법을 제시했다. 바로 추진기와 우주선을 분리하는 것이다. 우주선에 충분한 마력을 탑재하지 못한다면 아예 마력을 꽉 채운 로켓을 만든다. 먼저 로켓을 이용하여 우주선을 우주까지 밀어낸 후 로켓을 버린다면 저항을 받지 않게 된다.

이 정도는 기적상회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적상회는 진즉에 미사일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로켓은 살상 능력이 없는 수백 배 커진 미사일이다. 장인들은 설계도에 따라 미사일을 로켓으로 개조했고, 학자들이 미사일 몸체에 강화 주문을 새기자 로켓이 정식으로 완성되었다.

이제 미사일을 발사할 날만 남았다.

우주로 로켓을 발사하는 일은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매우 뜻깊은 사건이며, 숲의 연맹의 경사였다. 공화련은 일부러 기자들을 초청하여 이번 일을 다각도로 전부 기록하고 숲의 연맹과 왕국연맹 전체에 방송했다.

며칠 동안 준비 작업을 마친 끝에 드디어 정식 발사일이 다가왔다.

왕국연맹을 포함한 숲의 연맹 일원 10여억 명이 이 일을 주시했다. 모든 방송매체와 온라인에서 동시 접속 신기록을 세웠다.

기적성에서 이번에는 우주로 진출하려고 한다.

이런 일에 세상이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일에 신기록이 수립되지 않을 수 있을까?

대륙에서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는 곳은 오직 숲의 연맹뿐일 것이다.

공화련은 일부러 풍채향에게 사회를 맡기고 기적성의 우주계획을 설명했다. 또한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숲의 왕국과 대륙에서 기적성과 기적상회의 영향력을 키웠다.

기적성이 진짜로 우주로 진출한다면 말할 것도 없고, 설령 황당무계한 계획이라고 해도 대륙을 들썩거리게 할 재미있는 화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기적상회의 제품 판매량은 열 배도 넘게 증가할 것이다.

비비안과 카라는 매우 감격했다.

둘이 주도하여 로켓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둘은 로켓에 탑승하여 첫 번째 우주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몹시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이번 시험 발사가 성공한다면 둘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기회를 상상이라도 할 수 있겠는가?

가장 기쁜 건 당연히 카라였다.

그녀는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실 카라는 아무것도 몰랐다. 카라는 이 계획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이로운 마음으로 옆에서 지켜봤을 뿐이다. 그녀는 영문도 모른 채 계획에 참가하여 결국 우주선에까지 탑승하게 됐다.

숲의 연맹은 이 일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숲과 왕국의 10여억 명뿐만 아니라 서해 쪽에서도 이 일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백만에 달하는 인어족들은 카라를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기적성의 로켓이 성공적으로 우주에 도달한다면, 카라는 영웅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인어족은 대대로 바다에서 살았다. 종족이 탄생한 순간부터 누구도 우주에 가본 적이 없다.

단연코 카라가 처음이다.

“비비안 부성주가 나왔다!”

“와, 비비안 공주님 오늘 너무 예쁘다!”

로켓 발사장 주위는 일찌감치 기적성 백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렇게 큰 사건을 백성들이 모를 수 있겠는가? 기적성 백성들은 모두 이번 일을 자랑스러워했다. 수십만 명의 백성들이 주위를 물 샐 틈 없이 가득 메웠다. 영웅 비비안이 모습을 드러내자 백성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저 금발 미녀는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이 바보야! 비비안, 카라 두 아름다운 공주가 함께 우주로 간다고 며칠 동안 내내 보도했잖아! 비비안 공주 옆에 있는 걸 보니 분명 아름답고 고귀한 인어족 카라 공주겠지!”

“다리가 있어서 인어가 아닌 줄 알았지!”

“인어가 꼬리로 기어 다니는 줄로만 알았어?”

“…….”

기적성 백성들은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이번 일에서 가장 화젯거리는 단연 두 공주였다.

비비안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녀는 기적성의 부성주이자 영원의 숲의 공주이다. 권력도 있고 신분도 고귀했지만 베일에 싸인 듯 신비로운 천제현이나, 닿을 수 없이 높은 곳에 있는 공화련과는 달랐다. 비비안은 부성주지만 줄곧 친근한 모습으로 여러 민간 활동에 참여했다.

천제현이 기적성의 정신적인 지주라면 공화련은 기적성의 심장이자 머리이고, 비비안은 기적성의 홍보대사이다. 그녀는 기적성에서 매우 높은 인기를 누렸다.

카라는 새로운 얼굴로 직책을 맡거나 화면에 출연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인어족 공주로 늘씬한 몸매와 고귀한 분위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고귀한 신분의 두 절세미녀는 기적성의 얼굴마담이 되기에 충분했다.

비비안과 카라는 이번 임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 터라 한껏 화려하게 차려입고 등장했다. 아무리 봐도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게 아니라 꼭 영화제에 참석하는 배우 같았다.

물론 천제현이 둘을 위험에 처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그는 전송 두루마리를 준비했다. 로켓 발사에 실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고장이 나면 두 사람은 곧바로 돌아올 수 있다. 풍채향이 마이크를 들고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왔다.

“두 분은 이제 곧 우주로 가는 여정에 오를 겁니다. 지금 대략 10억 명이 이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어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질문을 마친 풍채향이 마이크를 카라에게 건넸다.

“네?”

카라는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기자들이 촬영장비를 들고 그녀를 쳐다봤다. 자신의 말과 표정이 실시간으로 숲 전역과 인간족, 마수령 왕국까지 전달된다는 사실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저, 그게…….”

비비안은 카라가 한참 동안 머뭇거리자 곧바로 마이크를 낚아채더니 자랑스럽게 가슴을 내밀었다. 그녀는 이미 많은 일들을 겪어온 터라,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먼저 제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천 회장님에게 감사드려요. 천 회장님이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또 그는 기적상회를 창립했죠. 다음으로 지혜롭고 유능한 공화련 언니, 제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리고 로켓 제작에 많은 도움을 준 저의 가장 친한 친구 공서련, 너무 고마워.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나와 카라 언니에게 이렇게 자랑스러운 오늘은 없었을 거예요. 기적상회는 위대한 상회예요. 숲의 연맹 역시 위대한…….”

비비안은 10여 분 동안 계속 기적상회와 숲의 연맹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기적쇼핑몰과 엘프은행까지 언급하며 눈 하나 깜짝 않고 연이어 홍보했다.

10억이 넘는 시청자가 지켜보고 있으니 파급력이 엄청날 것이다.

이번에는 광고효과가 정말 컸다.

엘프성 성주와 엘프들은 비비안이 엘프은행과 엘프족의 가장 중요한 상회를 언급하자 모두 흐뭇한 얼굴로 랜스로드가 훌륭한 딸을 두었다고 칭찬했다. 편하게 몇 마디 한 것처럼 보이지만 엘프족에게 지대한 공을 세운 셈이다.

말이 너무 길어지자 풍채향이 비비안에게 눈짓을 했다. 비비안은 즉시 알아채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훌륭한 말씀이었어요!”

사람들이 일제히 손뼉을 쳤다.

풍채향이 마이크를 건네받으며 렌즈를 쳐다봤다.

“발사시간이 되었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모두 함께 지켜봅시다!”

비비안이 카라와 함께 우주선의 조종실로 들어갔다. 조종실 내부는 흑뢰 전투기와 매우 비슷했다. 조금 특별한 흑뢰 전투기 정도의 느낌이었다.

우주선의 문이 닫혔다.

알파브레인이 로켓의 상황을 점검했다.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10초 후에 로켓을 점화하겠습니다. 모두 함께 숫자를 세주세요!”

풍채향도 감격스러워하며 산골짜기에 우뚝 선 발사대를 바라보았다.

“10, 9, 8…… 3, 2, 1!”

로켓의 길이는 50미터가 넘었다. 온통 까맣고 주문이 가득 새겨진 몸체에 기적상회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로켓 하단부에서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지며 푸른빛 화염이 솟구쳤다. 로켓은 거대한 추진력을 받으며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올랐다.

순간 산골짜기, 숲, 왕국의 각 성에서 거대한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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