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 믿고 막 간다-658화 (658/729)

# 658

제658장 습격

남궁혜는 정신을 통해 전투기를 조종했다.

현재 전투기의 마력은 충분했다. 각기 동력장치에서 마력이 끊임없이 방출되어 진법으로 이루어진 노선을 따라 마력진 조합에 제공되었다. 전투기 안팎으로, 부품 하나까지 마력에 뒤덮여 있었으며, 전투기 전체가 흐릿한 빛으로 보호막이 형성되어 있었다.

전투기는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해도 기체 손상이 없었다. 남궁혜가 폭발의 중심에서 솟구쳐 오르자, 그녀 뒤로 거대한 화염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최상급 천역 강자라도 순간적으로 이런 장관을 연출해내기 어렵다.

그러나 기적상회는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이루어 냈으니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적상회는 끊임없이 무기를 개선하였고, 현재 보유한 각종 고공 폭탄도 은색 원료로 만든 것이었다. 기적상회의 정유 및 제련 기술은 천남성 시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이 고공 폭탄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으로 100미터 이상 떨어진 목표에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천벌비행선 1대는 폭탄 수천 개를 발사할 수 있는데, 이런 비행선이 사대나 있으니 폭탄 규모만 해도 1만 개가 넘었다.

이토록 맹렬한 공격이라면, 도시 하나 초토화 시키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이번 기습작전은 매우 갑작스러웠고, 기적성 부대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데다 보호 결계까지 파괴되어 요새는 미처 대응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맥없이 불타 버렸다.

남궁혜는 시원스럽게 웃었다.

“파벽자 이거 정말 대단한데! 앞으로 어떤 도시든 마음만 먹으면 쓸어 버릴 수 있겠어!”

파벽자는 기적상회에서 최근에 개발한 미사일로 그 성분과 구조가 대단히 복잡하고 심오한 주문도 새겨져 있다. 주요 기능은 마력의 흐름을 막는 것. 이 미사일이 방패 혹은 결계에 떨어지면, 마력의 흐름을 방해하여, 결계를 응고시키고 쉽게 깨지는 성질로 바꾼다.

이러한 까닭에 남궁혜가 처음부터 방패를 공격하지 않은 것이다. 그녀는 파벽자를 발사해 결계 상단의 마력 방어막을 응고시킨 후 전투기에 탑재된 2세대 마력대포로 공격하여 손쉽게 결계를 무너뜨렸다.

“작전 성공!”

“비행선이 자폭하니, 각자 철수토록!”

천벌비행선 사대가 요새에 폭탄을 쏟아 붓는 상황에서 제아무리 천역 강자라 해도 피할 길이 없었다. 이 폭격이 쓸고 지나간 후 최소 절반 이상이 폐허로 변해 버렸다.

비행선은 적에게 노출되었다. 비행선 속력이 느린 관계로 장응국이 공군을 파병할 경우, 국경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따라서 아예 자폭 프로그램을 가동해 비행선을 포기하고, 비행선 조종사는 그리핀을 타고 각자 빠져나가도록 조치한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이자 비행선이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흑뢰 2호, 임무를 완수하였습니다!”

“흑뢰 3호, 임무를 완수하였습니다!”

남궁혜가 이곳을 평정하자 통신채널에서 다른 위치의 전황이 계속 들려왔다. 흑뢰 전투기가 모두 돌파 임무를 완수하였다. 전투기가 엄청난 폭격을 가했기에 주요 도시 10여 곳은 하나같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는 장응전국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손실을 가져왔다.

장응국의 매황이 알았다간 노발대발할 게 뻔했다.

이 주요 도시들은 막대한 군사적 가치를 지닐 뿐만 아니라 장응전국의 물자 보급지이자 전국의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식량을 책임지고 있었다. 또한 각지에 파병된 토벌군에게 후방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도시들이 하루아침에 전부 초토화 되어 버렸으니, 막강한 전투력을 지녔으나 물자 공급능력이 부족한 장응전국으로서는 버텨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공화련의 계획은 딱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남궁혜는 성에 차지 않았다. 게다가 파벽자 두 개는 아직 쓰지도 않았다. 그녀가 지도를 편 다음 결심한 듯 말했다.

“현재 우리는 장응전국의 왕성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다시 집결하여 이곳을 공격하자!”

남궁혜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결정을 내리다니.

어디 장응국 왕성이 그저 평범한 도시와 같을 수 있겠는가?

이는 대단히 위험한 결정이었으나, 남궁혜는 더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에 장응국의 주요 도시들을 향한 급습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장응전국의 정보 전달 능력으로 보아 왕성이 제아무리 기민하게 대응한다고 해도 전투기가 도착하기 전에 반격할 수는 없을 것이다.

흑뢰 10여 대가 한 곳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마치 삼각형 모양의 검은 금속 덩어리가 날아가는 것과 같았다. 흑뢰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장응국 왕성 부근에 도착했다.

역시 왕성다웠다.

장응국 왕성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훨씬 컸다. 대부분의 면적은 광야로 이루어져 성벽도 높은 건축물도 없었다. 언뜻 보기에는 어수선한 느낌이지만, 분명 남다른 번화함과 풍족함이 느껴졌다.

“파벽!”

남궁혜가 크게 소리쳤다.

파벽자 하나가 왕성의 보호 결계에 박혔다. 왕성의 보호 결계는 요새보다 훨씬 강력했기에 파벽자는 약간만 침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마력대포 발사!”

펑!

결계가 깨졌다.

삼각 대열을 이룬 흑뢰가 왕성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이 전투기에는 각종 무기를 비롯하여 2세대 마력을 압축하여 만든 초월급 폭탄도 탑재해 있었다. 이들은 곧장 왕성을 향해 폭탄을 투여하였고, 버섯구름이 끊임없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발포하라! 발포하라!”

중기관총, 마력대포, 각종 미사일까지 전부 인구 밀집지역을 향해 집중적으로 쏟아졌고, 이 모든 것은 일사불란하고 빠르게 이루어졌다. 왕성은 미처 대응할 새도 없이 불과 몇 분 만에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었다.

남궁혜는 자신이 직접 전투기를 몰아 장응국 왕성의 중간지점을 통과했고, 뒤이어 왕성 정중앙에 위치한 가장 눈에 띄는 왕궁을 조준했다.

쾅!

수많은 마력대포가 동시에 발포되었다.

왕궁은 폭격으로 인해 여기저기 커다란 구멍이 뚫려 버렸다.

미사일 몇 개가 비스듬히 날아간 바람에 주변 건축물도 산산이 부서졌다.

남궁혜는 고도를 끌어올려 전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성미가 불같긴 했으나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었다. 왕성에 오래 머물 수 없음을 알기에 그녀는 일부 건축물과 목초지를 파괴한 후 즉시 퇴각 명령을 내렸다.

“여기까지! 파벽, 철수!”

전투기 10여 대가 파괴된 결계를 통해 장응국 왕성을 빠르게 관통했고, 그 즉시 폭격과 공격을 가했다. 마지막에 파벽자를 다른 쪽에 발사하여 결계에 커다란 구멍을 낸 후 그쪽으로 이제 막 퇴각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바로 이때, 왕성 쪽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훌륭한 장비를 갖춘 군단이 거침없이 상공으로 날아올랐고, 각종 원격 화염, 폭탄, 바람칼 등의 공격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공격 받았습니다! 공격 받았습니다!”

“저놈들은 상관하지 마! 빨리 빠져 나가자!”

흑뢰 전투기는 기적성의 마력 방패로 보호하고 있어, 웬만한 공격을 받아도 짧은 시간 안에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흑뢰 전투기는 일반 비행마수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속력을 자랑했다. 따라서 왕성 영공만 빠져나올 수만 있다면, 이놈들은 절대 추격하지 못할 것이다.

전투기 10여 대가 무사히 결계에서 빠져나오자, 그 뒤로 수천 대에 달하는 공군부대가 빠르게 추격했다.

남궁혜가 생각한 것처럼 응인(鷹人)족 고수는 많지만, 흑뢰와 같은 속도에 이르려면 최소 천역 경지 이상이 되어야 가능했다. 문제는 저들 가운데 천역 강자가 얼마나 되는가이다. 마수의 경우, 엄청난 속력을 낼 수 있는 타고난 마수를 제외하고 일반 3급의 마수 역시 흑뢰를 뒤쫓아갈 수 없었다.

양측의 거리가 갈수록 벌어졌다. 흑뢰는 이따금 반격을 가하면서 퇴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 갑자기 적의 추격 부대에서 그림자 하나가 빠르게 돌격했다. 그의 속력은 장응족 고수보다 몇 배는 빨랐고, 심지어 기적성의 흑뢰 전투기보다도 빨랐다.

“이건…….”

남궁혜가 경악했다.

‘이렇게 빠른 사람이 있다니?’

상대는 천역 강자가 분명했다. 게다가 특수한 무공을 연마하여 속력 면에서 발굴의 기량을 가진 강자가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쫓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장응전국에서 이 같은 능력을 갖춘 인물은 장응전국의 국왕, 매황밖에는 없다.

남궁혜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저놈을 막을 테니 너희가 먼저 가!”

남궁혜는 말을 마치자마자 속도를 급격하게 늦춰 곧장 뒤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의 실력으로 매황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바로 죽임을 당할 게 뻔했으므로 최대한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 했다.

쾅쾅!

흑뢰와 마력대포가 연속으로 폭격을 가했다.

매황은 마력대포 공격에 맞닥뜨리자 속력이 잠시 느려졌으나 여전히 빠른 속도로 그녀와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이때 매황이 돌연 손을 휘둘러 거대한 칼날을 방출하였고, 이 칼날은 1~2만 미터를 가로질러 남궁혜 쪽으로 곧장 날아갔다.

남궁혜는 깜짝 놀라 황급히 기체를 기울여 피했다.

펑!

마력 칼날이 흑뢰 전투기의 마력 장막에 떨어지자마자 장막이 일정 부분 떨어져 나갔다.

기적상회의 방어기술이 최고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진령 강자의 공격 몇 차례 정도만 막을 수 있을 뿐 천역 강자의 공격은 당해낼 수 없었다. 남궁혜가 제때에 피하지 못했다면, 전투기는 이미 잿더미가 되었을 것이다.

“아이고, 놀래라!”

남궁혜는 미사일 몇 개를 더 발사했으나 전부 헛수고였다. 매황은 미사일을 손쉽게 피했고, 두 사람의 거리는 겨우 몇 천 미터로 좁혀졌다.

중형 마력총으로 매황을 향해 거침없이 발포했다.

이런 공격은 천역 강자의 호신마력에 생채기를 내고, 남궁혜에게 약간의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으나 그의 방어를 완전히 뚫을 수는 없었다.

매황이 양손을 하늘 높이 치켜들자 거대한 마력이 응집되기 시작했다. 그가 이 마력을 힘껏 던지자 수만 개의 선홍색 마력 바늘로 분리되면서 마치 폭우가 쏟아지듯 남궁혜를 향해 쏟아졌다.

앞서 공격한 마력 칼날은 피할 여지라도 있었지만, 지금 이 공격은 아예 피할 수가 없었다.

검은 전투기가 수백 군데의 공격을 받아 상공에서 폭발하였고, 이내 거대한 화염과 함께 활활 타올랐다.

매황이 싸늘하게 코웃음 쳤다. 그러나 매황이 전투기를 파괴한 후 다른 전투기로 향하려하던 찰나 이미 모든 전투기가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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